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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하자마자 VIP-247화 (247/345)

247화. < Chapter 45. This Is Africa - 6 >

- [엑스칼리버 - 디스페어(???)]를 얻었습니다.

강신혁은 허공에서 떨어져 내리는 칠흑의 검을 받아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괴인의 몸과 결합한 오주영은 모든 스테이터스를 현계한도까지 끌어올린 강신혁도 여러 보주의 도움 없이는 감히 덤빌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 막강한 기운을 자랑하고 있었다.

분명 그랬는데, 그것이 고작 번개 한 방에 죽음을 맞이하다니.

- 고작 번개 한 방은 아닙니다. 극한까지 벼려낸 번개였지요.

관리자가 짤막한 설명을 보탰다.

강신혁의 시선은 오주영을 번개로 토막 낸 사람, 즉 신은아에게로 향했다.

그녀는 마치 처음부터 그 공간에 존재했다는 것처럼 게이트의 상공에 몸을 두둥실 띄우고 있었다.

강신혁 역시 공간조율을 익혔고 하물며 바로 방금 스킬의 숙련도가 올라 공간지각능력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언제 그곳에 나타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

신은아는 오주영의 반으로 갈라진 육신에 연달아 번개를 내리쳐 그것을 말끔히 태워 소멸시키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봄버걸이 있었다.

“뭐야, 헉.”

브리짓 폴센과 싸우고 있던 봄버걸은 게이트를 가득 채우는 뇌성에 놀라 순간 몸을 움찔하고는,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곤 자신을 바라보는 신은아에게 두려움이 담긴 시선을 보냈다.

몸이 말벌처럼 마구 진동하는 것이 웃겼다.

“너, 너…… 어떻게? 아니, 아직 바깥에……."

“바깥 상황은 종료됐어.”

신은아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재차 마력을 발했다.

봄버걸은 그녀의 능력 발현을 막기 위해 어떻게든 자신의 특성으로 그녀의 마력을 변질시키고자 했지만, 그런 ‘잡’능력으로는 마나의 지배자의 권능을 감히 침범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음 순간 오주영이 그러했듯 반으로 토막 났다.

- 차마 인정하기 싫은 일입니다만, 저 불여우는 넘어선 것 같군요.

관리자의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 무척 짜증나지만 저 불여우는 지금 이 순간부터 히어로 유니버스의 VIP 회원입니다.

‘단순히 쌓은 포인트만으로 올라가는 위치는 아닌가보네요.’

- 물론입니다. 히어로 유니버스의 VIP 회원이 된다는 것은 다른 회원들을 이끌고 세상을 조율하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강신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그 대단한 모루조차 인생의 마지막 순간 신살검을 완성한 때에야 간신히 VIP가 되지 않았던가.

비단 그것으로 얻은 HP 때문만이 아니라, 신살검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었기에 VIP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이거, 본체가 아니었어.”

오주영에게 그러했듯 봄버걸의 남은 육신에 번개를 때려 박던 신은아가 문득 뭔가 깨달은 듯 중얼거렸다.

그녀의 말이 맞았음이 곧 밝혀졌다.

둘로 나뉜 봄버걸의 육신이, 얼마 가지 않아 허공에 스르륵 녹아 사라졌다.

“마력으로 만들어낸 분신. 이전엔 이 정도까지 강하지 않았는데……."

“그 여자도 오주영처럼 인간을 벗어난 거겠지.”

“어, 뭐야. 그럼 나 혹시 여태 분신하고 맞먹고 있었던 거야?”

봄버걸과 투닥거리고 있던 브리짓 폴센은 그 사실을 깨닫고 굉장히 큰 충격을 먹은 모양이었다.

충격을 달래려는 듯, 허공에 떠 있던 신은아를 향해 냅다 몸을 날리는 그녀!

“언니이, 어쨌든 저 도와주러 오신 거죠? 역시 우리의 사랑은 이제부…… 아.”

“후배.”

그러나 신은아는 브리짓 폴센을 무시하고 곧장 강신혁의 옆으로 공간이동했다.

이번엔 다행히도 그의 능력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난 괜찮아, 괜찮으니까 더듬어서 확인하려고 할 필요 없어.”

강신혁은 다짜고짜 그를 껴안으려 드는 신은아를 진정시키며 물었다.

“바깥 상황은 정말 종료된 거야?”

“응, 끝났어. 아직 모두 끝난 건 아니지만 제일 위험한 것들은 처리했어. 그런데……."

그녀의 눈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남은 게이트로 향했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부정할 수도 없이 뚜렷한 마기.

“내가 오길 잘했어.”

“닫을 수 있을까?”

“아니, 하지만 축소할 수는 있어.”

신은아는 그 말과 함께 냅다 번개를 날렸다.

이번엔 한두 방도 아니었다.

그녀의 전신에서 콸콸 쏟아져 나오는 마나가 모조리 예리한 번개의 창으로 화하여, 게이트를 향해 정신없이 쏟아져 내렸다.

강신혁도 그녀에게 보태기로 했다.

포션을 마셔 확장된 영력으로 게이트를 파악하고, 그것과 지금 이곳을 잇는 연결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영력이 SSS+랭크쯤 되니 그리 어렵지도 않네요.’

- 지금 이 감각을 잘 기억해두시면 영력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겁니다.

관리자가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자신의 영혼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이 느낌은 그가 잊고 싶어도 쉬이 잊을 수 없을 터다.

그는 포이보스를 꺼내는 동시에 라이트 마스터리를 발동, 자신의 힘을 빛으로 치환해 최고 강도의 탄환을 빚어냈다.

악을 추적해 멸하는 성탄이라면 틀림없이 게이트에도 영향을 줄 터!

거기에 더해서…….

“그 구슬 다시 줘요.”

“앙, 우리 사귀는 기념 선물로 주는 거 아니었어요?”

“어디서 앙탈이야?”

멍하니 그들이 하는 일을 지켜보고 있던 브리짓 폴센에게서 극천신주를 빼앗아, 그 안에 담긴 힘…… 마력을 변질시키는 봄버걸(분신)의 힘을 탄환에 집중시켰다!

“이 힘으로 게이트를 열었으니 닫는 것도 가능하겠지……!”

“오오……? 잠깐만 쏘지 말고 있어 봐요, 나도 도와줄게!”

그때, 강신혁이 하는 짓의 의미를 깨달은 브리짓 폴센이 난데없이 제자리에서 스텝을 밟으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강신혁은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탄환에 집중된 기운이, 가뜩이나 거대했던 그 기운이 한차례 더 몸집을 불리는 것을 느꼈다.

‘뭐야 이거, 이런 게 가능해? 심지어 내가 다루는 기운은 마력도 아닌데!’

그러나 가능했다.

그녀의 춤에는 처음부터 버프와 공격, 두 가지 능력이 있었으니까.

괜히 탑 랭커로 추천된 것이 아니구나, 강신혁은 통렬한 깨달음을 얻었다.

- 이 정도라면 게이트를 닫을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

이젠 망설일 틈도 없다. 그는 게이트를 향해 빛의 탄환을 쏘아냈다!

-쾅!

어둠을 멸하는 힘에 더해 ‘게이트의 마력을 변질시키는’ 힘까지 담긴 빛의 탄환이 게이트 정중앙을 관통한 그 순간, 확연히 게이트가 이지러졌다.

신은아가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거대한 번개를 후려쳤다!

“흡!”

강신혁은 게이트가 부서지면서 나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았다.

그 안에서 쏜살같이 뛰쳐나오는 무언가를 확인하는 순간 강신혁은 초월 포션으로 인해 불어난 자신의 모든 영력을 담아 열 줄기의 영사를 쏘아냈다.

[키이이이이이!?]

게이트가 부서진 탓이리라, 거대한 마력을 지닌 놈들은 나오지 못하고 간신히 가장 약한 축에 드는 괴물 한 마리만이 뛰쳐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계한도에 이르러 있었다는 것이 실로 가공할 일이지만, 강신혁의 영사가 놈을 꽁꽁 묶은 덕에 놈이 힘을 자랑할 일은 없었다.

- 이런, 보물포식자입니다!

“뭐라고요?”

“공간계열 몬스터일 줄 알았어.”

사람 세 명을 합쳐놓은 크기의 애벌레, 놈을 보며 단순히 징그럽다는 생각만 하는 강신혁과는 달리 신은아는 이를 뿌득 갈며 놈을 번개로 강타했다.

- 키이이이이이!?

그런데 번개에 직격되는 순간, 놈은 놀랍게도 그 부위의 공간을 비틀어 공격을 튕겨내는 수작을 부렸다.

“어딜!”

강신혁의 공간조율 스킬의 숙련도로는 차마 흉내도 낼 수 없는 짓이었고 놈의 수작을 막을 수도 없었으나, 놈을 포착한 순간 영사를 쏘아낸 덕에 영력으로 공간 능력을 캔슬하는 정도는 가능했다!

- 콰아아아앙!

- 끼이이익!

그녀의 무한한 마력이 오롯이 한 점에 집약되어 적을 끊임없이 후려쳤다.

놈은 번개에 맞을 때마다 몸을 비틀며 어떻게든 공간 능력을 발휘하고자 했으나 그것은 강신혁의 영사를 끊어놓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

영사에 담긴 영력은 SSS+랭크의 강도를 갖고 있었기에, 신은아의 번개를 맞아가며 영사를 풀어내는 것도 불가능했다.

- 키이이이이이이잇!

결국 놈은 필사적으로 게이트를 빠져나온 목적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번개에 맞아 타죽고 말았다.

- 초월자의 영역에 도전하는 동료와 함께 질서에 해를 끼치는 존재를 제압했습니다! 회원등급에 보너스! 155,000,000HP를 얻었습니다! VIP 보너스로 보상의 50%에 해당하는 HP를 추가로 얻어, 총 232,500,000HP를 얻었습니다!

보상으로 들어온 HP는 신은아와 함께 사냥한 것으로 간주되어 절반으로 나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양이었는데, 아마도 강신혁과 똑같은 메시지를 확인했을 신은아는 그것을 보며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

“VIP 보너스, 엄청나……!”

- 칫.

관리자가 노골적으로 혀를 찼다.

강신혁이 그 메시지를 무시해주려 노력하는데, 문득 그들이 여태껏 존재하던 공간이 통째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 어떻게든 끝났네.”

강신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때는 어찌되나 했지만 신은아의 등장으로 놀라우리만치 쉽게 상황이 종료되었다.

기왕 도와주러 올 거면 초월 포션을 마시기 전에 와줬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가 없다.

클레어가 챙겨준 포션이 하나 남아있기도 하고, 지금도 차오르고 있는 영력과 황룡투기로 미리 준비해둘 수 있는 것도 있으니…….

“후배!”

“그래그래. 나도 내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선배.”

강신혁과 마찬가지로 상황이 종료되었음을 확신한 신은아가 다짜고짜 그에게 안겨들었다.

사실 그녀가 계속 이러려고 했다는 것은 대충 예상하고 있었기에, 그는 그녀의 분이 풀릴 만큼 그를 껴안고 있도록 해주었다.

“언니! 저도, 저도 안아주시면 안 돼요?”

“하……."

“끝났, 다……."

상대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초인들과는 달리, 용병들은 절망의 아가리에서 간신히 기어 나온 표정이었다.

그도 그렇지 않겠는가.

갑자기 끔찍한 난이도의 이레귤러 게이트에 납치되질 않나, 거너즈 길드의 마스터가 갑자기 아군을 죽이려들지를 않나, 인류의 배신자가 나타나질 않나, 이미 죽었음이 확인된 오주영이 모습을 드러내질 않나…….

“우아아아아아아.”

그의 동기들도 안도했는지 강신혁을 향해 달려오다, 강신혁을 끌어안고 있던 신은아가 찌릿 눈치를 주자 머뭇거리며 물러나 지들끼리 껴안았다.

“……이제 그만 떨어지지?”

“조금만 더.”

“이제 바로 게이트에서 나가게 될 거야.”

“그래도 조금만.”

강신혁은 그녀를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그녀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신이 먼저 위험한 이레귤러 게이트 안으로 몸을 던진 상황.

심지어 요르문간드의 본진을 잇는 게이트까지 열릴 뻔한 상황에서, 신은아는 결코 침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녀가 번개 한 방에 오주영을 끝장낸 것도, 강신혁을 걱정하던 그녀의 마음이 각성을 불러일으킨 결과일지도 몰랐다.

‘그래, 이럴 만한 이유가 충분하긴 하지.’

그의 안전만을 생각하며 안절부절했을 신은아의 모습을 상상하면, 지금 여기서 억지로 떼어놓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었다.

강신혁은 팔을 뻗어 마주 그녀를 안아주며, 그녀의 등을 살살 토닥여주었다.

어린 딸에게 하듯, 혹은 손녀에게 하듯.

"아......."

신은아는 배부른 고양이 같은 표정을 지으며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브리짓 폴센만은 그 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지만, 그는 입술에 집게손가락을 세워 그녀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로부터 얼마 안 가 게이트는 완전히 파괴되었고, 용병은 거너즈의 마스터를 비롯한 극소수의 희생만을 남기고 게이트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허나 아프리카의 세례는 이제 시작일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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