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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하자마자 VIP-246화 (246/345)

246화. < Chapter 45. This Is Africa - 5 >

생각해보면 자명한 이치였다.

아무리 제우스 길드가 담대해도 이만한 규모의 용병단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일에 스파이 한 명 투입하지 않았을 리가 없잖은가.

강신혁은 그것이 거너즈 내부에 있을 가능성을 놓고 처음부터 그들을 유심히 살폈으나, 설마 평소에도 그렇게나 제우스 길드의 욕을 하고 다닌다는 틸로 카우베, 용병단 대장이라는 놈이 배신자였을 줄이야!

‘그게 전부 연막이었구나.’

- 참 멀리 보는 작전이었군요. 거기에 보기 좋게 당해버린 회원님은 할 말이 없습니다만.

‘저도 알고 있으니까 두 번 죽일 필요 없어요.’

심지어 저 자는 제우스 길드와 일찍부터 정보를 공유하면서, 신은혁의 정체가 초인학교 학생인 강신혁임과 동시에 신입 용병 세 명과 같은 고아원 출신이라는 것마저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대뜸 그들을 향해 돌격하는 일이 없었겠지.

보기 좋게 적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꼴이라, 강신혁은 속이 무척 쓰렸다.

굉장히 완벽한 타이밍에, 전혀 예상치 못한 통수.

좋은 인생 공부가 되었지만 지금 당장은 이 아비규환을 어떻게든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일단 너 먼저다……!”

- 꾸아아아아아아아!

지원군이 온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는지 갑자기 펄펄한 척 날뛰는 곰.

하지만 놈의 몸도 멀쩡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은 강신혁도 깨닫고 있었다.

‘이대로 놈을 상대로 시간낭비를 할 수는 없어. 그렇다면……!’

그는 신풍의 보주와 물의 보주에서 끌어낸 냉기의 힘을 그로잉 사이드에 고스란히 집중시켰다.

본래 속성의 힘을 지니고 있지 않은 그로잉 사이드는 그 힘을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없을 터이나, 이미 무기를 가득 채우고 있던 황룡투기가 완충재 역할을 해주었다.

'오......?'

무기며 속성이며 가리지 않고 강화하는 황룡투기의 힘!

냉기를 받아들인 황룡투기에 푸른 기운이 섞였다.

무기가 은은하게 진동하며 주위로 서늘한 기세를 뿜어내고 있었다.

사실 별 생각 없이 한 일인데 그의 당초 예상보다 능력이 안정되는 낌새가 심상치 않았다.

‘이거 혹시…….'

- 크르르르르르르!

그로잉 사이드에 담겨 가다듬어지는 기운의 위험성을 눈치 챈 것일까, 날뛰던 곰이 우습게도 분화구 안으로 다시 몸을 던지는 것이 보였다.

강신혁은 놈의 뒤를 쫓을 것도 없이, 대낫에 담긴 황룡투기를 내던진다는 느낌으로 낫을 휘둘렀다.

‘그냥은 조금 힘들지만, 공간조율의 힘을 빌려 기의 형태를 고정시키면…… 된다!’

푸른 기운이 도는 황금빛으로 변한 기운이 대낫에서 발출되었다.

그것은 뚜렷한 초승달 형태를 그리며 쇄도하여…… 이미 용암 속에 들어가 있던 곰의 몸통을, 분화구 윗부분과 함께 통째로 가르고 얼렸다.

“와."

강신혁은 무기를 휘두르는 순간의 기운의 움직임을 되새기며 입을 쩍 벌렸다.

자신이 이제야 보주의 힘에 대해, 그리고 황룡투기에 대해 제대로 이해했음을 안 것이다.

- 황룡투(SS+) 스킬의 숙련도가 S+랭크로 성장합니다! 모든 신체 스테이터스에 긍정적인 보정이 더해집니다!

- 체력 스테이터스가 SS+랭크로 성장합니다! 황룡투기가 한계를 넘어 SSS-랭크로 성장합니다!

- 공간조율(SSS) 스킬의 숙련도가 D+랭크로 성장합니다! 공간지각능력이 크게 상승합니다!

그 순간. 황룡투 스킬이 성장하며, 체력의 SS+랭크 도달은 물론이고 황룡투기가 그의 스테이터스 중 최초로 SSS랭크 영역대에 진입했다.

공간조율이 성장한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메시지가 다음 순간 찾아왔다.

- 특성 [수호황룡(SS)]이 진화의 조건을 하나 충족합니다. 나머지 두 개의 조건을 충족하는 순간 특성이 진화하게 됩니다.

지금도 SS랭크 특성인 수호황룡이 무려 두 번째 진화조건을 달성한 것!

SS랭크 특성이 진화를 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것이 한층 현실감 있게 다가온 것이다.

‘이건 진짜 어떻게 성장하는 건지 감이…… 아, 그런가? 황룡투기를 매개로 무기와 에너지를 연결시켜 조화를 이루게 한 게 능력 성장에 영향을 끼친 건가.’

- 아티팩트 제작에도 연결될 수 있을 법한 깨달음이군요.

‘맞아요. 수호황룡의 커버 범위는 무척 넓으니까…….'

강신혁은 직감적으로, 특성이 다음에 진화하면 그땐 신은아가 지닌 마나의 지배자와 동격의, 혹은 그 이상의 경지에 이를 것임을 깨달았다.

그것을 생각하면 흥분하지 않을 수 없으나, 지금은 차분히 자신의 특성의 앞날을 전망해볼 때가 아니었다.

- 질서에 해를 끼치는 존재를 제압했습니다! 회원등급에 보너스! 45,000,000HP를 얻었습니다! VIP 보너스로 보상의 50%에 해당하는 HP를 추가로 얻어, 총 67,500,000HP를 얻었습니다!

SSS랭크에 발을 걸친 몬스터여서인지 제법 되는 양의 HP가 들어왔다.

그러나 강신혁은 그 뒤로 마땅히 이어져야 할 메시지가 이어지지 않는 것에 역시나, 하며 인상을 구겼다.

게이트의 핵심이 되는 보스 몬스터를 잡았으니 응당 게이트의 폐쇄와 구성원의 퇴출이 이루어져야 할 터인데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미 게이트가 기운을 유지시켜줄 다른 코어를 얻었다는 얘기다.

그게 무엇인지는 이미 그도 알고 있었다.

‘썩을.’

이 이레귤러 게이트는 애초에 요르문간드의 본진으로 열리는 게이트와 이어지는 것을 전제로 생성된 게이트다.

전진기지라고 붙은 이름이 괜한 게 아닌 것이다.

‘막을 수 없어. 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그는 예정대로 허공에 열리는 구멍을 보며 나지막이 혀를 차곤, 공간조율로 곧장 선박 위에 올랐다.

선박 위는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틸로 카우베가 갑자기 단원을 죽이려 드니 당황하며 그를 제압하려 드는 용병들, 그를 정면에서 막아서는 오닉스, 그 뒤로 숨은 그의 동기들.

당황하며 선박들을 지키는 데 합류한 브리짓 폴센과, 그녀의 방해를 물리치고 게이트를 여는 데 성공해 의기양양해진 봄버걸까지.

순간적으로 상황을 판단한 강신혁은 우선적으로 틸로 카우베의 뒤를 급습했다.

"큿......!"

“늦었어.”

놈은 강신혁이 갑자기 나타난 것을 알아차리곤 깜짝 놀라며 뭔지 모를 마도구를 발동시키려 했으나, 그 전에 대낫이 놈의 목을 날렸다.

그는 허공에 불꽃을 피워내, 두둥실 떠오른 놈의 얼굴을 뇌세포 하나 남기지 않고 태워버렸다.

사정이고자시고 들을 것도 없다.

보나마나 저들이 진행한다는 인공초인 프로젝트에 끼워주는 조건이었겠지.

“시…… 인형사!”

“다들 제 몸만 지켜, 여긴 예정대로 이 고슴도치가 지켜줄 테니까 너희는 얌전히 숨어서……."

“그게 아니라……!”

뭔가 굉장히 할 말이 있는 것 같은 목소리를 낸 이진석이 종종 달려와 그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자그맣게 외쳤다.

“야, 우리 각성했는데……!”

“뭐?”

하필이면 인공초인 프로젝트를 저지하고 있는 이 순간에, 하필이면 그의 고아원 동기들이 각성을 했다는 말을 한다고?

그게 무슨 지독한 농담인가 싶어 정신이 와중에도 고개를 돌려 동기들을 확인하는 강신혁.

그러자 느껴졌다.

세 녀석들의 몸에서 넘실거리는 마나가!

‘뭐야. 진짜 각성했잖아!?’

심지어 그들은 이제 막 각성한 주제에 최소 C랭크 이상으로 느껴지는 마나를 품고 있었다.

아니, 평범한 마나도 아닌 것 같다.

굳이 말하자면 오닉스나 백인하와 비슷한, 속성을 지닌 마나 같은데…….

그가 이 기묘한 동시 각성을 두고 공황 상태에 빠지려는 찰나였다.

가이아 시스템 메시지가 그에게 답을 알려주었다.

- 특성 [수호황룡(SS)]이 진화의 조건을 하나 충족합니다. 나머지 하나의 조건을 충족하는 순간 특성이 진화하게 됩니다.

가만히 그 메시지를 읽어본 강신혁이 빠르게 관리자를 불렀다.

‘관리자님.’

- 관리자도 모르는 일입니다. 다만 추측컨대, 회원님께서 지난 몇 주간 저 일반인들에게 황룡투기와 영력을 불어넣어 고된 단련을 반복하게 한 것이 그들의 능력 각성의 트리거가 되고, 그런 행위가 수호황룡의 본질과 연결되어 그 업을 성장시켰는지도 모릅니다.

‘거의 정답 수준인데요?’

물론 그도 동기들을 단련시키면서, ‘단기간에 이 정도로 힘이 세지는 건 거의 능력자급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

그 원인이 자신의 영력과 황룡투기에 있다는 것도 대충 눈치는 챘다.

하지만 수호황룡의 힘이 영구적으로 동기들의 능력을 성장시켜주는 것으로도 모자라, 심지어는 그들을 능력자로 각성시키기까지 하다니!

얼결에 수호황룡의 진화조건을 하나 더 달성하게 되어, 이젠 정말로 SS랭크 특성의 진화가 목전까지 다가오게 되었다!

“아까 마스터한테 급습을 당했을 때 진짜 우리 다 죽을 뻔했거든? 그때 죽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아, 그래. 능력 각성 너만 해본 줄 아냐, 거기서부턴 나도 알아. 알았으니까 일단 숨어있어. 거기에 대해선 나중에 얘기해.”

“그, 그래!”

그는 두 배를 영사로 연결하고, 영사의 덫을 보강하여 방어막을 보다 튼튼히 만들었다.

“오닉스, 잘하고 있어 이대로만 있어.”

- 뀨…….

“괜찮아. 안 죽어.”

아까 준비해둔 포션을 손에 들고, 고개를 들었다.

봄버걸이 이젠 도망칠 필요도 없다는 듯 브리짓 폴센에게 돌격하고 있었다.

하지만 봄버걸을 죽여 버리려 낫을 들어 올린 그때, 게이트 안에서 뻗어 나온 한기가 강신혁의 몸을 붙들었다.

대충 그럴 것이라 예상은 했지.

그 안에서 가장 처음으로 나온 존재는 강신혁의 기억에도 있는 자였다.

“오주영이냐, 어쩐지 그놈이 목을 부지런히도 들고 튀더만.”

[예상하고 있었냐. 재미없게.]

“솔직히 너무 뻔했지.”

강신혁은 오주영의 얼굴을 갖고 있는 마물을 향해 냉소하며 대꾸했다.

놈은 이전 파리의 게이트에서 보았던 괴인이 착용하고 있던, 강신혁이 과거 모루였던 시절 야누스에게 선물했던 바로 그 흑갑을 입고 있었다.

당시 갑옷을 입고 있던, 강신혁을 아버지라고 부르던 괴인은 어찌 되었을까?

그는 오주영의 얼굴 표정에서 그 답을 대충 읽어냈다.

굳이 오주영과 놈을 분리해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인공초인 프로젝트는 혹시 요르문간드가 후원하고 있는 사업이냐?”

[벌써 거기까지 읽어냈나? 대단해, 대단해.]

“서로 참 업이 깊어.”

강신혁은 쯔, 혀를 차며 포션병의 내용물을 단숨에 비웠다.

- 연금술사의 애정이 담긴 특제 초월 포션(SS+)을 섭취합니다!

- 치명상 이하의 모든 상처가 완쾌됩니다. 포션에 포함된 영력을 효율적으로 받아들여 효과가 증폭되었습니다. 모든 상처와 상태이상이 완쾌되며, 남은 치유력이 당분간 육신에 감돌며 당신을 보호합니다!

- 일시적으로(15분) 모든 스테이터스가 두 단계 상승합니다. 포션에 포함된 영력을 효율적으로 받아들여 효과가 증폭되었습니다. 일시적으로(30분) 모든 스테이터스가 세 단계 상승합니다! 영력이 추가로 한 단계 상승합니다!

- 포션에 담긴 영력의 근원과 연결되어, 포션의 효과를 받는 시간 동안 영력이 보다 굳건해지며 침투력이 강화됩니다. 포션의 효과가 10분 추가됩니다!

- 모든 스테이터스가 한계점(SSS+)에 도달합니다. 이 이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특별한 경험으로 한계를 돌파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에 초월 포션을 마셨을 땐 힘과 체력, 영력만이 한계점에 이르렀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소울 커넥터의 영향으로 신체 스테이터스가 한 단계씩 증폭된 상태에서 초월 포션을 복용한 결과 단숨에 모든 스테이터스가 SSS+랭크의 영역에 이른 것이다.

[어라. 그래봤자 도핑인 줄 알았는데, 너…….]

“해볼 만하겠지?”

[하긴 그냥 썰어버리는 건 재미가 없겠다고 생각하긴 했어. 차라리 잘 됐지.]

오주영은 몸통을 바꿔버린 후로 제법 성격이 바뀐 모양이었다.

하지만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놈의 손에 들린 검을 확인하며 강신혁은 작게 웃었다.

“신살검은 아니네.”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만, 이 검보다 좋지는 않을 거다.]

어두운 마기가 놈의 검을 잠식하며 짙은 암광을 피워냈다.

변질되어 저주로 뒤바뀐 빛이 그것으로부터 느껴졌다.

강신혁은 저 검에 오주영의 기운을 모두 담아낸다면, 저번에 얻었던 엑스칼리버만큼이나 굉장한 것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대낫을 높이 들어올렸다.

시간을 끌 수는 없다. 오주영이 끝이 아니라, 저 게이트에서는 점점 더 무시무시한 것들이 튀어나올 테니까.

‘최대한 빨리 놈을 끝내고 게이트를 파괴한다. 그 수밖에 없어……!’

그런데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겠다만, 너 정도 힘으로 이 게이트를……!]

-콰직!

하늘에서 내리친 황금의 번개가 오주영을 반으로 갈라 죽였다.

“……어!?”

정말로 죽었다.

검 하나만 남겨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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