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화. < Chapter 31. 액셀러레이터를 당기다. - 5 >
게이트가 열리고, 그 안에서 비교적 멀쩡한 차림새의 두 소년과 엉망진창이 된 남자 하나가 튀어나왔다.
게이트 주위에 바리케이드를 치고(물론 실제로 게이트가 폭주하면 바리케이드 따윈 아무 의미도 없지만) 감시하고 있던 일반 경찰들이 화들짝 놀라며 물러났다.
“무슨 일입니까! 게이트에서 비상사태가!?”
“게이트 클리어했는데요?”
백인하가 고개를 까딱이며 그들 뒤로 서서히 모습을 잃고 흩어지는 게이트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경찰들은 더욱 당황해하며 그들이 부축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살폈다.
“예!? 그럼 안형주 초인님은 왜 그렇게……."
아무래도 그들의 눈에는 게이트 안에서 비상사태가 발생, 안형주가 두 초인 수습생을 지켜내고 큰 부상을 입어 일단 물러난 것으로 보인 모양이었다.
강신혁은 백인하와 시선을 교환하곤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가드를 제대로 안 올리셨나보죠 뭐."
“어쩐지 스텝이 허접하더라고.”
그날 저녁 뉴스의 헤드라인을 강신혁과 백인하가 장식했다.
요즘 들어 신은혁으로 활동하면서는 뻔질나게 TV에 나왔지만, 강신혁의 모습으로 나온 것은 저번 아티팩트 경연대회 이후로 처음이었다.
강신혁은 병원의 간이침대 겸 소파에 걸터앉아 자신이 비추어지는 TV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며 관리자의 설명을 들었다.
- 영혼의 계약서라는 물품이 있습니다. 계약을 어기려고 할 경우 그 내용에 따라 심각한 페널티를 입거나, 심지어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는 무서운 아티팩트입니다. 히어로 유니버스에서만 독점으로 취급하는 상품이기도 하죠.
“그쯤 가면 이제 흑마법의 영역 같은데…… 하나 살게요.”
- 개당 3천만 HP입니다.
"......."
혼돈의 침전물을 죽여 HP를 쌓지 않았더라면 구매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강신혁은 손을 부들부들 떨며 그것을 구매했다.
다행히도 VIP 특별 할인가 2,250만 HP에 구매할 수 있었지만, 하나를 더 살 만큼의 돈은 남지 않았다.
백인하와의 계약은 서로를 믿고 평범한 서면계약으로 진행하는 수밖에.
“으으음…… 응?”
그때 마침 환자용 침대에 누워있던 안형주가 신음을 흘리며 눈을 떴다.
그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금방 파악하곤 눈을 크게 떴다.
“살아남았어!? 그 끔찍한 놈한테서 내가!”
“아저씨, 조용히 너무 떠들면 밖에 있는 뱅가드 사람들 들어오잖아요.”
안 그래도 게이트에서 안형주가 반죽음 상태로 돌아온 데다, 그의 몸에 마기라 불리는 더러운 마나의 흔적이 남아있었던 탓에 뱅가드는 물론이고 초인협회 한국지부 전체에 비상이 걸려 있는 상황이었다.
여태까지 강신혁만 몰랐다 뿐이지 마족이니 마기니 하는 것은 제법 잘 나가는 초인들 사이에는 널리 알려져 있는 얘기인 모양이었다.
특히나 요르문간드의 주력 멤버들은 모두 마족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하긴 프랑스 파리에 나타났던 그 갑주 괴인 역시 이번에 해치운 혼돈의 침전물과 비슷한 마나를 보유하고 있었던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혼돈의 침전물이 지니고 있던 것에 비해 훨씬 지독하고, 깊은 마나였지만.
“강신혁 학생은…… 괜찮아 보이네.”
“저야 당연히 멀쩡하죠. 병원은 그렇게 생각 안 하는 모양이긴 한데.”
그래서 일단 강신혁과 백인하도 마기의 영향을 받았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초인병원에 갇히게 되었다.
백인하는 백양에 전화를 하더니 좀 더 편한 병실로 옮기자며 그를 이끌었지만 강신혁은 안형주가 깨어나는 것을 기다리겠다며 우선 그를 먼저 내보낸 것이 지금의 상황이었다.
물론 안형주가 깨어나는 것을 기다린 이유는 그가 다른 이들에게 괜한 말을 하기 전에 입을 막기 위함이다.
“끄으으…… 앗! 그렇지, 이대로 있으면 홍대 거리가!”
아직까지 혼란스러운 것일까, 제 머리를 부여잡고 신음을 흘리던 안형주가 문득 자신이 기절하기 전까지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곤 퍼뜩 고개를 들었다.
강신혁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게이트 클리어했어요.”
“뭐……?”
“저랑 백인하 힘으로 해결했다고요.”
강신혁이 TV를 가리켰다.
요즘은 S급 게이트 클리어 정도론 별 화젯거리도 되지 않았으나 그 게이트 안에서 마기가 검출되었다는 점, 뱅가드의 엘리트 전투원이 실신했는데 학생 두 명은 멀쩡하게 걸어나왔다는 점으로 인해 아직까지 뉴스로 그 장면이 반복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화면을 본 안형주의 표정이 쩌적 굳어버렸다. 그야 굴욕이겠지.
강신혁은 그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계약서를 내밀었다.
“아무튼 그래서 이제 걱정할 필요 없으니까 아저씨는 여기 사인이나 해요.”
“계약서? 그건 또 무슨…… 아.”
마음을 추스를 틈도 없이 강신혁이 내민 계약서를 받아든 안형주가 그대로 동작을 정지했다.
영혼의 계약서에 깃든 막대한 마력을 느끼고 있다면 그야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네 정체를 발설하지 말라니, 오직 이 문구만을 위해 아티팩트를 쓰는 거야?”
“어차피 앞으로 실습은 아저씨랑 같이 하게 될 테니 지금 단계에서 확답을 받아놓고 싶어서요. 대신 여기도 써놨듯이 아저씨를 통해 뱅가드에 무구를 팔아줄게요. 그러면 아저씨도 실적 좀 쌓이겠지.”
“무구? 네가 무슨 무구를…… 아아, 그랬지."
안형주는 강신혁이 아티팩트 경연대회 우승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떠올렸다.
물론 그 타이틀은 굉장하다.
그로부터 10년쯤 지나 정식으로 장인이 된 강신혁에게서 무구를 팔아주겠다는 말을 들었더라면 훨씬 기뻐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루키들 사이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뿐인 초인학교 1년생이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해봤자…… 가만.
“……혹시 오늘 다뤘던 무구들 전부 네가 만든 거냐?”
“확인해볼래요?”
어차피 아까 보인 것, 강신혁은 손에 착용하고 있는 장갑을 한 쪽만 벗어 안형주에게 보여주었다.
안형주는 감정 능력이 없어 아이템의 자세한 내역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강신혁이 일부러 풀어준 정보…… 그러니까 이 아티팩트를 만든 장인이 강신혁 본인이라는 것만은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이럴 때 가이아 시스템은 편리했다. 절대적인 진실만을 눈에 새겨주니까.
“말도 안 돼. 네 나이에 어떻게!?”
“선배랑 같이 만든 거긴 한데, 아무튼 그래요. 이 정도 거래조건이면 제 정체를 발설하지 않는 대가로는 충분하겠죠.”
“착각하나본데 처음부터 내게 그럴 생각은 없었어. 만약 발설한다고 하면 초인협회가, 뭣보다 뇌제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으니까......."
초인협회는 강신혁의 정체를 모르지만 확실히 신은아라면 그의 정보를 퍼트린 이를 가만히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그 모습을 떠올린 강신혁은 작게 웃으며 그에게 재차 계약서를 내밀었다.
“그러니까 그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자고요. 자, 사인. 빨리.”
“제법 좋은 아티팩트 같아 보이는데. 이런 걸 써가면서까지 신분을 감추려는 이유가 있나?”
“들켜버리면 신은혁 이름으로 지금처럼 자유롭게 활동을 못하잖아요. 초인학교 졸업 즈음에는 밝히려고요.”
“하이랭커의 좋은 부분만 받아먹으려는 심보구나. 그래, 어쨌든 네가 한국인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니 거기에 만족하도록 할까.”
안형주가 사인을 마쳤다. 그는 자신을 구속하는 영혼의 계약의 힘을 느끼며 인상을 살짝 찌푸렸지만 이내 표정을 담담하게 고쳤다.
“원래 임시직으로 끝낼 예정이었는데…… 왠지 앞으로 네 전담으로 뛰게 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드네.”
사실 강신혁도 처음부터 그럴 의도였다. 그를 통해 뱅가드와 거래를 하기 시작하면 둘은 더 긴밀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으니까.
뱅가드 쪽에 자신의 편의를 봐주는 초인이 한 명 있으면 편하지 않겠는가. 겸사겸사 앞으로의 활동에도 참고가 되어줄 수 있을 테고.
“앞으론 실력 좀 키워요. 솔직히 게이트 안에서 기절해있던 시간이 더 길지 않았나?”
“그건 너희 둘이 규격 외라 그런 거다! 그 마족 상대로 대체 어떻게 멀쩡했던 건지 알 수가 없어……."
안형주는 버럭 큰 소리를 내다가는 이윽고 의기소침해져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하면…… 너처럼 어린 나이에 그렇게 강해질 수 있는 거냐?”
“천운과 재능과 노력을 겸비했으니까 그렇죠.”
“확실하게 말해주는구나.”
“그야 예습 복습 철저히 하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는 것만으로 이렇게 강해질 리가 없잖아요.”
노력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운과 재능도 만만치 않았기에 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신혁은 솔직히 인정했다.
“운하고 재능은 지금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니까 노력이라도 죽어라 해봐요.”
“그래야겠지……."
“그렇지, 아저씨 무구라면 제가 만들어줄 수 있어요.”
“정말!?”
강신혁이 착용하고 있는 소울 커넥터의 성능의 절반만 되는 물건이 나와도 자신의 능력이 대폭 증가하리라 안형주는 확신했다. 강신혁은 흡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공짜는 아니고, 싸게 팔아줄 테니까 그거 쓰고 다니면서 뱅가드 사람들한테 자랑해요. 내가 만든 거라고.”
자신의 무구를 비싸게 팔아먹으려면 그의 무구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증명해줄 예시가 필요하니까.
물론 앞으로 이만우를 통해 다른 많은 세력과 거래할 예정이지만, 강신혁은 이만우의 도움 없이도 확실한 거래 루트를 뚫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싸게, 라는 건 어느 정도인지……."
“일단 쌈짓돈까지 털어와 봐요, 예산 보고 뭐 만들지 정할 테니까. 그럼 전 갑니다.”
할 말을 모두 마친 강신혁은 침대 옆의 호출 벨을 누르곤 자리에서 일어섰다.
문을 열자 복도에 나서자, 이 병실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는 간호사와 그 뒤로 따라붙는 뱅가드의 면면들이 보였다.
개중 유독 어린…… 말하자면 자신보다 조금 연하로 보이는 여자애가 섞여있어 그의 눈길을 끌었다.
뱅가드의 전투원 복장인 코트 차림에 소름끼치도록 단정한 외모. 겉으로 보이는 나이에 비해 표정이 너무 차분한 것이 ‘혹시 어려보 일 뿐이지 성인인 게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 회원님?
‘왜 요즘 관리자님은 제가 여자를 보기만 하면 뭐라고 하세요?’
- 70,000HP 보너스!
‘보너스로 얼버무리는 거 봐.’
물론 예쁘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녀에게 시선이 끌린 것은 다른 이유에서였다.
그녀의 머리카락과 눈이 쪽빛보다 푸른 천연 파랑이었던 것이다.
현실적으로 피부가 새하얗고 이목구비가 뚜렷해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고 있었다. 순간이나마 시선이 가지 않는 것이 무리였다.
클레어가 각성의 영향으로 눈과 머리카락이 붉게 물들었듯, 아마 그녀도 각성의 영향을 받았으리라.
- 제법 재능이 있는 불여우로군요. 매번 회원님을 따라오는 강아지 수준의 재능은 있는 듯합니다.
‘아직 말 한 마디 안 섞었는데 불여우 취급.’
참고로 관리자가 말하는 강아지란 백인하를 말하는 것이다.
그 녀석이 이번에 게이트 안에서 뭔지는 몰라도 더 강해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저 소녀의 재능도 범상치 않으리라 짐작할 수 있었다.
“강신혁 군.”
강신혁이 그들을 발견하지 않은 척 슬쩍 스쳐지나가려는데, 일행의 선두에 있던 남자가 강신혁을 붙들었다.
원래 뱅가드의 서브 마스터였던 데인 브룩이 마스터에 취임하고, 새로이 서브 마스터에 오른 전 뱅가드 1팀장 임훈이었다.
아직 임훈이 30대의 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파격적인 인사였지만, 뱅가드가 원래 한국에 본부를 둔 길드라는 점, 임훈이 뱅가드에 속한 한국인 초인 중 가장 강하고 인망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묘한 인사이기도 했다.
“오랜만이네요.”
“안녕하세요.”
출세를 축하한다고도, 잘 지냈냐고도 물을 수가 없다.
둘 다 지금 상황의 뱅가드에는 감히 할 수가 없는 말이었다.
"강신혁 군은 정말 괜찮아보이는군요. 인하도 그렇게 말했었는데,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더 놀라워요. 신영은 이번 배팅을 제대로 성공했네요.”
“안형주 씨가 우리를 지키려고 노력한 덕이죠.”
강신혁은 안형주의 실드를 쳐주었다. 기왕 손을 잡은 것 뱅가드 내에서 그가 출세해주었으면 해서다.
그러나 그 말이 잘 먹히지 않았는지, 임훈은 그를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더니 자못 심각한 투로 입을 열어 말했다.
“이전 만났을 때 강신혁 군이 말했었죠. 다음에 만나게 될 땐 계약서를 크게 수정해서 가져와야 할 것이라고…… 저도 그렇게 될 것이라곤 생각했었지만, 아무래도 제가 물렀던 모양이네요. 제 예상보다도 족히 2년은 빨라졌으니.”
“오, 계약서 가져오셨어요?”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만, 강신혁 군이 받을 것 같지가 않네요.”
“맞아요. 사실 그래요. 그러니까 졸업할 때 다시 한 번 얘기하죠.”
“하하, 기회가 남아는 있다는 거죠. 언질은 잡았습니다.”
임훈은 애써 얼굴에 웃음을 띠며 대꾸하곤 돌연 그의 뒤에 선 여자애…… 그러니까 아까 강신혁이 눈여겨본 소녀를 앞으로 끌어냈다.
“우리 길드의 차기 유망주입니다. 인사할까, 혜나야.”
“싫어. 나 먼저 들어갈게.”
소녀는 생긴 대로 놀았다. 강신혁을 훑어보더니 전심전력으로 못마땅한 표정을 짓곤 그를 지나쳐 병실 안으로 쓱 들어가 버린 것이다.
- 첫 만남에 저렇게 나오는 여자는 높은 확률로 회원님께 반합니다. 역시 지금 처리해두는 게 좋겠습니다.
‘그 정보는 어떤 데이터베이스에서 나온 거죠? 관리자님 요즘 취미생활이 뭔지 얘기를 좀 해봐야겠는데.’
강신혁이 관리자와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충격을 받아 굳은 것처럼 보였는지, 임훈이 다급히 수습에 나섰다.
“미안합니다. 혜나가 보기에는 성숙해보여도 아직 나이가 어려서……."
“괜찮아요. 신경도 안 쓰여요.”
“음, 그건 조금은 신경을 써주셨으면 했습니다만. 혜나도 검사거든요.”
강신혁은 모든 무기를 다 잘 다루지만, 공식무대에서는 검을 제일 많이 쓴 만큼 외부에는 검술 계열 특성을 진화시켰다는 식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과연, 그래서 등에 검을.”
검은 코트 뒤에 매단 푸른 대검이 제법 로망이 있어 중2병의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더랬다. 그런데 강신혁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을 모르는 임훈이 씁쓸한 어조로 뒷말을 이었다.
“전 길드 마스터의 딸입니다. 검도 부친에게 직접 배웠지요."
"......."
뱅가드의 전 길드 마스터, 오주영의 목을 베어 날린 전적이 있는 강신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그 침묵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임훈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잘 부탁드립니다. 내년에 신영 기사학과에 입학 예정인 아이입니다.”
“네. 싸가지 없게 굴어도 한 번은 봐줄게요.”
“고맙습니다.”
강신혁의 말에 임훈은 재차 쓴웃음을 지으며 감사를 표하고는, 다른 길드원들을 이끌고 안형주의 병실로 들어갔다.
- 나중에 아버지를 죽인 원수라며 달려들 것이 뻔히 보입니다. 지금 죽이죠.
“아 글쎄 됐다고요.”
복도에 홀로 남은 강신혁은 마지막으로 병실을 돌아보고는, 목 놓아 소녀의 죽음을 부르짖는 관리자와 함께 백인하가 기다리는 개인 병실로 향했다.
그렇게 두 번째의 노예계약도 성공적으로 체결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