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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하자마자 VIP-171화 (171/345)

171화. < Chapter 31. 액셀러레이터를 당기다. - 2 >

- 라이트 마스터리(SS)를 익혔습니다. 익히고 있는 스킬과 특성의 영향을 받아 숙련도가 B랭크로 성장합니다. 황룡투기가 SS-랭크로 성장합니다!

강신혁의 전신에서 눈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

그 빛은 순수한 백광이 아니라 황룡투기를 닮은 황금빛이었는데, 강신혁이 보기엔 그것이 황룡투기가 성장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느껴졌다.

스스로에게 집중해 방금 익힌 스킬 라이트 마스터리를 분석하다 보니 역시나, 그가 생각한 것이 맞았다.

- 윈드 마스터리는 본래 마력, 혹은 풍마력을 기반으로 발휘되는 힘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회원님께선 영력과 조화를 이루어 발휘하고 계십니다. 라이트 마스터리도 마찬가지로 마력 혹은 광마력, 혹은 신성력을 기반으로 발휘되는 힘입니다만, 회원님께선 황룡투기를 다루는 요령으로 그것을 다루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과연, 힘을 뿜어내는 방식인가요. 전 둘이 융합했다고 생각했지만, 하긴. 빛을 만들어낼 수만 있으면……."

어차피 힘의 근원은 하나. 그것을 해석하고 다룰 수만 있다면 표출하는 방식이 무엇이건 관계없었다.

오히려 강신혁은 마력과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에너지인 황룡투기로 빛을 다룰 수 있게 되었으니 다른 이와 같은 라이트 마스터리라도 한층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게 된 셈이었다.

그런 강신혁의 생각을 귀신같이 읽어낸 관리자가 송곳처럼 날카로운 태클을 날렸다.

- 라이트 마스터리를 다루는 이부터가 극히 적습니다. 빛의 힘을 쓸 줄 안다고 모두 라이트 마스터리를 보유한 것은 아니지요. 대표적으로 오주영이 그렇습니다.

‘그렇군요.’

- 라이트 마스터리는 지극히 희귀한 스킬입니다. 뒤늦게 라이트 마스터리가 거래 게시판에 올라왔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지금 자유 게시판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군요. 로키 회원이 광분의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 그래요?’

- 이미 라이트 마스터리를 갖고 있는 아스칼딘 회원이 로키 회원을 놀리다가 희귀도 SS랭크의 매물이었다는 말을 듣고는 분노의 브레이크 댄스를…….

‘그것까지 중계해주실 필요는 없어요.’

라이트 마스터리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강신혁의 몸에선 마치 스파크가 튀듯 연속적으로 환한 빛이 발산되었다.

그 빛에 섀도 엘레멘탈들의 몸이 치지직 타올랐다. 놈들은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면서도 이전보다 더 열성적으로 강신혁에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 저들이 빛을 증오하기 때문입니다. 회원님의 빛을 집어삼키려 덤벼들고 있습니다.

“빛에서 태어났으면서, 웃기는 놈들이네요.”

강신혁에게서 뿜어지는 빛에 실시간으로 타오르면서도 다가오는 섀도 엘레멘탈들이 마치 불나방처럼 보인다.

숙련도가 B랭크라 그리 효과가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효과가 좋은 것은 희귀도가 높기 때문일까, 아니면 황룡투기가 더해졌기 때문일까?

아무래도 상관없다. 강신혁은 즉각적으로 자신이 다루고 있는 실들에 공격성을 띤 빛의 투기를 섞었다.

“핫!"

- 샤아아아악!

- 키이이이이이이!

허공을 테이블 삼아 물감을 흩뿌리듯이 양손을 휘젓자 기기묘묘한 궤도를 그리며 뻗어나간 황금의 실들이 섀도 엘레멘탈들을 꿰뚫고 터트렸다.

영혼독과 빛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아까 섀도 이터들을 상대하던 것보다는 못해도, 일격에 놈들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수준으로 공격의 질이 상승했다.

‘다만 황룡투기의 소모량이 늘어났어…… 적절히 조절해야겠는데.’

황룡투기는 강신혁의 생명력 그 자체.

따라서 포션을 먹으면 어느 정도 회복이 되지만 무척 비효율적이고 전환 속도도 느려 그리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그런데 아직 이 이레귤러 게이트의 보스가 나타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기운을 낭비할 수는 없는 노릇.

강신혁은 적절한 수준으로 기운의 밀도를 낮추며 빠르게 손을 움직여 아직 숨이 붙어있는 놈들을 정리했다.

자동루팅 기능이 여전히 맹활약하고 있었지만, 워낙 주위가 어두운 덕에 일행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대신 그들은 다른 부분에 주목했다.

강신혁이 뿜어내는 찬란한 빛에.

“시뇩아 지금 그거 뭐냐!?”

“각성 비슷한 거야.”

“개구라 같은데!?”

빛을 찾던 녀석이 갑자기 빛을 다루기 시작했다.

의심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저들이 설마 히어로 유니버스에 대해 알 리도 없으므로 강신혁은 시치미를 뗐다.

“뭐지, 엄청난 숫자가 몰려드는데!”

하늘이 더욱 깊이 찢어지며 그 안에서 쏟아지는 빗줄기도 거세어졌다.

그뿐인가, 바닥에 떨어진 빗줄기가 그림자를 타고 바닥에서부터 그들을 향해 질주해오고 있었다.

마치 세상 전체를 적으로 삼은 듯한 착각이 들었다.

강신혁의 영사가 아니었으면, 그가 뒤늦게 습득한 라이트 마스터리가 아니었으면 제아무리 발이 빠른 백인하라 해도 자신의 그림자에서 솟구치는 적에게 큰 부상을 입었을지 몰랐다.

탱커라서 움직임이 느린 안형주는 말할 것도 없었다.

“정말 죽겠네!”

“제가 만들어낸 빛 때문에 그래요. 방패 고쳐들어요!”

“말은 쉽네! 이것만 이겨내고 나면 물어볼 게 많으니까 각오해둬!”

“그럼 목숨 값 받아낼 테니까 그것도 각오해둬요!”

안형주가 입을 다물고 다시 방패를 들었다!

그때 관리자가 짧은 메시지를 날려 왔다.

- 보스가 나타납니다. SS+급으로 측정되니 주의하시길!

“빨리 나타나줘서 다행이네요.”

강신혁은 준비해두었던 중급 스테이터스 포션 삼종세트를 마실까 하다가 멈칫했다.

그러고 보면 분명 스테이터스 포션은 하루에 하나만 마실 수 있다고 했었다.

그리고 지금 그에게는 상급 스테이터스 포션이라는 선택지도 있다…….

‘이거 남들한테 줄 수는 없죠?’

- 없습니다. 스테이터스 포션은 회원간에도 거래가 불가능한 품목입니다.

‘그렇겠죠, 그야.’

- 구강접촉을 통해 먹여주는 것은 아슬아슬하게 가능합니다. 다만 제대로 효과를 볼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괜찮아요.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 쳇.

‘쳇!?’

강신혁은 포션을 백인하에게 먹이는 것을 포기한 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으나, 관리자가 그에게 조언을 해주었다.

- 지금 상대하시게 되는 적은 영체입니다. 힘을 비롯한 기본적인 스테이터스보다는 영력과 황룡투기가 더욱 중요하니, 중급 포션만 마셔도 충분할 겁니다.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하지.

적어도 여태까지 관리자의 말을 따라 손해를 본 적은 없었으므로, 강신혁은 더 고민하지 않고 포션 세 개를 연달아 들이켰다.

그것으로 모든 신체 스테이터스가 SS랭크로 갖추어지고, 거기서 다시 소울 커넥터의 영향을 받아 SS+랭크로.

사실 이 정도만 되어도 현 인류 최강 수준이었다. 이나희가 있었더라면 그녀의 능력으로 여기서 더 강화될 수 있었을 텐데 그게 조금 아쉬웠다.

- 찢어진 세상의 틈으로부터 ‘혼돈의 침전물(SS+)’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주의하세요, 핵을 부수지 않는 한 적은 결코 죽거나 손상을 입지 않습니다!

강신혁의 전투 준비가 끝났을 무렵, 아프게 쏟아지는 그림자의 비 너머로 서서히 거대한 무엇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세상 모든 빛을 소멸시킬 듯 한없이 어둡고 어두운, 그 크기를 정확히 추정할 수 없이 거대한, 몸 전체에 눈이 달려있는 듯한, 무척이나 기괴하고 징그러운 구체 형태의 무엇인가였다.

- 구오오오옹......!

“혼돈의 침전물…… 이라고.”

“큭…… 크핫!?”

아직 놈이 제대로 된 공격을 가해오지도 않았는데 안형주가 신음을 토해내며 주저앉았다.

그의 귀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이 보였다. 설마 놈이 강화될 대로 강화된 강신혁의 눈마저 속일 만큼 빠른 공격을 가해왔단 말인가?

- 저것은 마족의 일종입니다. 그곳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더러운 마나를 토해내는데, 보유마나량이 충분치 못하거나 마력으로 스스로를 보호할 줄 모르는 이는 그 여파만으로 체내마력이 오염되어 부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안형주는 지금 단지 보스와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 지속 데미지를 입는 상태라는 얘기였다.

이런 말은 미안하지만 정말 게이트에 들어와서부터 도움이 하나도 되질 않는 인간이다.

“저 자식, 안 좋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데. 미안, 저거랑 맞서 싸울 뾰족한 방법이 안 보인다.”

“안 쓰러지는 것만으로 도움이 돼. 저 짐 덩어리 데리고 물러나 있어.”

실을 쓸까? 아니, 가이아 시스템이 알려주지 않았는가. 핵을 부수지 않는 한 놈은 절대 손상을 입지 않는다고.

그 핵이 어디에 있겠는가, 저 거대한 몸뚱이의 가장 안쪽에 처박혀 있지 않겠는가.

그의 영사가 신기도 아니고, 몸 길이가 족히 수백 미터 이상은 되어 보이는 놈의 몸을 가르고 핵을 찾아부술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그래도 일단 시험 삼아 실 한 가닥을 쏘아보았으나 역시나, 실이 놈의 몸통에 파묻히는 순간 강한 저항력과 함께 끊겨버리고 말았다.

- 구오오오오……!

그나마 영혼독은 영향을 조금 미쳤는지 놈이 노골적으로 분노한 목소리를 내며 몸을 강신혁 쪽으로 미세하게 틀었는데, 그와 동시에 놈의 몸에서 검은 가스가 분사되었다.

- 회원님.

“흡!”

강신혁은 빠르게 양손으로 뽑아낸 실을 격자무늬로 교차시키며 전방에 커다란 방어막을 구축했다.

그것에 황룡투기와 영력을 실어 강화하자 순식간에 번쩍이는 황금의 사각방패가 탄생했다.

- 치직, 치지지직

분사된 가스가 방패와 부딪히며 소름끼치는 소리를 냈다. 강신혁은 방패가 풀어지지 않게 기운을 덧대며 눈을 가늘게 떴다.

‘자체적으로 독기도 포함하고 있는 것 같고, 관리자 말마따나 마력의 성질도 더러워.’

그게 무엇을 뜻하는가.

강신혁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 공격이라는 뜻이다.

“백인하, 이 녀석 공격범위 밖으로 안형주 데리고 피신해. 할 수 있지?”

“지금 그것만이 아니라 이 빌어먹을 그림자들이…… 에이잇 좋아, 내가 이 정도도 못할 것 같냐!”

자연스럽게 보스전에서 배제된 백인하가 이를 빠득 갈며 호기롭게 외쳤다.

실제로 혼돈의 침전물이 나타난 순간부터 섀도 엘레멘탈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었는데, 백인하는 안형주를 보호하랴 섀도 엘레멘탈들을 상대하라 정신이 없었다.

“대신 시뇨기, 바이크 좀 빌려줘!”

“맡겨놨냐? 좋다 가져가라!”

“오케이 땡큐!”

인벤토리에서 푸른 소를 꺼내자 강신혁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지시를 알아들은 푸른 소가 곧장 백인하에게로 향했다.

강신혁은 여태 자신의 품에 숨어있던 오닉스에게도 당부했다.

“만약의 상황에 인하가 다치지 않게 지켜줘.”

- 뀨…… 뀨웃!

오닉스는 잠시 고민하는 듯 했지만 이내 그 정도는 할 수 있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이곤 허공을 폴짝폴짝 뛰어 백인하의 곁으로 향했다.

……허공을 뛰어? 강신혁이 모르는 사이 또 뭔가 좋은 걸 주워먹고 이상한 능력이 추가된 모양이었다.

“좋아, 그러면.”

강신혁은 무너져가는 성벽의 잔해 위로 일행이 옮겨가는 것을 보며 과감하게 실의 방패를 풀어버렸다.

그러자 적, 혼돈의 침전물은 그가 힘이 부쳐 방어막을 놓친 줄 알고 이 기회에 그를 끝장내려는지 한층 더 강한 기운을 쏟아 부었다.

아마도 이것은 드래곤들이 쏘아낸다는 브레스와 비슷한 게 아닐까. 드래곤과 싸워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 구오……!?

“좋아, 역시 아무렇지도 않네.”

검고 찐득찐득한 브레스가 강신혁의 전신을 덮쳤다.

한 모금 들이키기만 해도 폐가 시커멓게 변할 것 같은 가스는, 그러나 강신혁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첫째로는 강신혁이 지니고 있는 스킬 영혼독(SSS)이 주는 모든 종류의 독에 대한 강한 내성 덕분이었고.

둘째로는 놈이 뿜어내는 더러운 마나에 의해 오염될 마나가 아예 없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라면…… 놈의 몸속에 파고들어 핵을 부수는 게 제일 빠르겠어.”

- 물론 영체 속으로 파고드는 것은 제법 간단한 일이지만, 결국 그것은 영혼과 영혼의 대결이 됩니다. 저 거대한 존재의 압력을 견뎌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버티고 있어도 수가 없으니 결국 그렇게 하는 게 낫겠어요.”

강신혁은 상급 포션을 그 자리에서 구입해 입에 물고는, 망설임 없이 바닥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윈드 마스터리의 힘으로 발밑에 공기를 압축시켰다가 터트렸다. 몸이 순식간에 수십 미터 이상 치솟았다.

“흐아아아압!"

- 구으으으으오오오오!

오천 개의 드럼 세탁기가 동시에 회전하는 소리를 내며 놈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또 가스를 뿜어내려는 것인가, 싶어 신살검을 쥐고 바람의 힘으로 그것을 날려보내려다 말고 문득 깨달았다.

“어 망할, 신풍의 보주 아직 푸른 소에 박은 채네.”

- 옵니다!

어디서부터 온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다음 순간 시야가 온통 새카맣게 물들었기 때문이다.

“큭!?”

가스 분사 따위가 아니다.

놈의 이름은 혼돈의 침전물. 강신혁이 인식하고 있던 놈의 몸통과는 다른 곳에서 무엇인가가 일어나 그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어쩌면 게이트가 이레귤러화한 그 순간부터 놈의 몸통이 이 게이트 곳곳에 흩어져 있던 것이 아니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강신혁보다도 백인하와 안형주가, 오닉스가 위험하다. 문제는 지금 그가 일행을 챙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끄읍……!’

황룡투기가 그의 몸속을 빠르게 질주하며, 체내로 파고드는 불쾌한 기운들을 밀어냈다.

영력이 그 위에 두꺼운 갑옷을 씌우고 독을 흘려 놈이 얼마나 몸에 안 좋은 것을 집어삼켰는지 깨닫게 했다.

하지만 부족했다. 놈의 핵으로 향하는 길이 일직선으로 뚫려도 버거울 지경인데, 강신혁은 지금 자신이 놈의 몸통 정확히 어디에 갇힌 것인지조차 인식하기가 힘들었다.

‘일단, 극천신주로……!’

지금 이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찌릿찌릿한 데미지가 들어온다. 관리자의 말마따나 자신의 영력과 놈의 영력이 일대일 승부를 벌이는 상황.

극천신주로 적의 에너지를 빨아들인다면 지금 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타당한 결론을 내린 강신혁이 손을 품 안에 넣었다.

그 안에서 강하게 자기주장을 하는 것이 있어 꺼내보았더니, 그것은 흑영신주였다.

강신혁은 뭔가에 홀린 것처럼 그것을 신살검의 구멍에 끼웠다.

검이 어둠으로 물드는 것과 동시에 강신혁의 망막에 짤막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 신살검이 ‘엑스칼리버 - 마룡의 송곳니’를 완전히 소화합니다.

이 타이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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