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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화. < Chapter 18. 죽음의 인형사 신은혁 - 6 >

갑작스레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준 정체불명의 남자에게서 엘레노어와 카렌 모두 시선을 떼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신혁은 그들의 시선을 애써 피해 고개를 돌렸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윽고 엘레노어가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카렌도 그녀를 따라 예를 취하는데, 평소 까불어대던 그녀도 지금만은 제법 귀족의 품위가 느껴졌다. 강신혁은 목소리를 내지 않고 고개만 끄덕여주곤 돌아섰다.

“앗, 잠깐만 기다…… 큭, 엘레노어님만 없었어도 내가!”

“내가 왜!?”

“가요, 안전한 곳으로 모실 테니까!”

“왜 화내는데!?”

강신혁을 붙잡으려다 말고 지금 상황을 깨닫곤 이를 악물며 돌아서는 카렌. 엘레노어는 그녀에게 끌려가며 억울함에 목소리를 높였다. 회장을 급습했던 자들에게 노려졌던 것치고는 제법 여유들이 있는 모양이었다.

하긴 강신혁이 없었더라도 엘레노어와 카렌의 능력이라면 그리 쉽게 당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자신도 주위를 살피며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마침 신은아에게서 다시 귓속말이 날아들었다.

- 은아 님의 귓속말 : 놈들의 메인 타겟이 뭔지 알았어.

- 제가 뭘 하면 되죠?

- 은아 님의 귓속말 : 아무것도. 내가 확보했으니까. 적들은 적당히 난동을 피우다 물러날 생각인 것 같아. 그러니까.......

- 그러니까?

- 은아 님의 귓속말 : 그 전에 한 놈이라도 더 때려잡자.

역시 뇌제 모드의 신은아는 적에게 인정사정이 없었다. 하지만 강신혁은 그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바닥을 박찼다. 그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 황금의 거미줄이 휘날렸다.

"큭!"

“눈치 채고 있었나!”

“붙잡......... 크악!?”

어느덧 그 뒤를 따라붙으려 들던 세 명의 사람이 그대로 거미줄에 엉켜 바닥을 나뒹굴었다. 영력을 최대로 주입해 방전하는 번개거미줄은 진짜 번개보다도 강렬한 충격을 놈들에게 안겼다.

“흡!”

강신혁은 그대로 오른손의 독거미줄을 쏘아내 놈들을 구속, 근처 벽으로 내동댕이쳤다. 점점 동작이 몸에 익는 것이 느껴졌다.

환룡무를 익히고 있어 이 무기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는 선명하게 파악하고 있지만, 그래도 직접 몸으로 다루면서 쌓이는 경험은 또 다른 것이다. 그는 장갑을 고쳐 끼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응?”

그때 강신혁의 뒷목을 노리고 뭔가 날아들었다. 그는 즉시 돌아서며 번개거미줄 다섯 가닥을 한데 뭉쳐 휘둘렀다.

번개거미줄의 특수능력 중 가장 강력한 것은 다름 아닌 여의. 그의 뜻에 따라 한 줄기로 뭉친 번개거미줄은 강력한 예기와 무게를 더해 그에게 날아든 것을 과감하게 잘라냈다.

그것이 문제였다.

- 이레귤러 게이트가 발생합니다! 회원님, 조심하세요!

번개거미줄이 베어낸 것은 검은 정십이면체 형태의 결정이었다.

그것이 깔끔하게 반토막 나며 그 안에 갇혀 있던 검고 찐득한 기운이 마치 물에 물감이 퍼지듯 서서히 공기 중으로 확산되더니, 허공 중에 다섯 개의 꼭지점을 그려내며 정오각형 형태의 검은 구멍…… 즉 게이트를 형성했다.

- A+급 이레귤러 게이트 [아이언 스토머 호넷(Iron stormer hornet)의 벌집]이 방출됩니다.

강신혁은 그 메시지를 보는 순간 뒤로 펄쩍 뛰어 물러나며 신은아와 클레어에게 즉시 귓속말을 넣었다. 세 사람이 동시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그룹 메시지 기능이었다.

- 방출형 이레귤러 게이트 발생! 그때랑 같은 수법인 것 같아요!

- 은아 님의 귓속말 : 그쪽도?

- 바텐더 님의 귓속말 : 미친 새끼들, 이 좁아터진 회장 안에서 게이트를 몇 개나 만들어내는 거야!

아무래도 나타난 게이트가 하나가 아닌 모양인데. 상황이 제대로 난장판이 되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어쩐지 신은아가 직접 움직이고 있는데도 소란이 가라앉을 기미가 없더라니, 설마 몬스터를 끌어들였을 줄이야!

- 요르문간드겠죠?

- 은아 님의 귓속말 : 아니, 아마 아닐 거야. 놈들은 이렇게 어설프게 움직이지 않아. 아마도 요르문간드와 연결된 다른 조직이겠지.

- 바텐더 님의 귓속말 : 그러니까 별 볼 일 없는 놈들조차 다룰 수 있을 만큼 저 ‘이레귤러 게이트 생성기’가 만만한 물건이라는 얘기?

어쩌면 이레귤러 게이트를 생성하는 것이 아직 완벽하지 않기에 일부러 시제품을 이 녀석들에게 맡긴 것일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위험한 물건을 마구잡이로 찍어낼 수 있었다면 이미 각국 정부는 폭삭 망했을 테니까.

- 하급 힘, 민첩, 체력 포션을 복용합니다. 30분간 해당 스테이터스가 한 단계 상승합니다.

강신혁은 유사시를 대비해 히어로 유니버스에 구비해둔 스테이터스 상승 포션 세 병을 동시에 까 한 입에 털어 넣었다. 그 동작에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었다.

‘이걸로 힘과 체력을 어떻게든 A+랭크로 맞췄어. 민첩은 하급 포션에 베놈 프린세스 소울의 효과까지 더해져 S랭크!’

영력은 A+랭크에 재생력은 B+랭크. 그의 능력을 감안해보면 어지간한 A+랭크 초인 행세는 하고도 남을 터였다. 문제는 지금 그의 눈 앞에서 개방되려 하는 이레귤러 게이트가 A+랭크라는 것이지만…….

- 은아 님의 귓속말 : 잠시만 버터줘. 정말로 조금이면 돼.

- 괜찮아요.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강신혁은 심호흡과 함께 양손을 앞으로 뻗었다. 게이트는 점점 더 크기를 키우고 있었다. 그 안에서 미미하게 붕붕, 말벌의 날개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언 스토머 호넷이라고 했던가, 강철의 습격자라? 아주 좋지 않은가.

“믿는다……!”

강신혁은 다른 포션을 하나 꺼냈다. 2차 해방이 진행된 이후에야 살 수 있게 된 중급 영력 회복 포션!

그것을 뚜껑만 따 입에 물고는, 오른손의 베놈 프린세스 소울을 조작해 게이트 주위에 쉴 새 없이 거미줄을 쳤다.

바닥과 천장에 각각 끝이 붙들려 고정된 직선 형태의 거미줄을 수십 개, 마구잡이로 교차시키며 완벽하게 게이트 주위를 거미줄로 둘러쳤다.

팽팽하게 당겨진 거미줄이 반투명하게 빛났다. 좁은 공간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그 모습이 마치 대나무 숲을 보는 듯했다.

그는 즉석에서 영력을 베놈 프린세스 소울에 주입해 추가로 거미줄을 뽑아내며 포션을 마셨다. 그 작업이 완료될 때쯤, 비로소 게이트 바깥으로 아이언 스토머 호넷이 돌격해왔다!

- 키이익!

그리고 게이트를 빠져나올 틈도 없이 그 앞에 설치된 거미줄에 걸려 끔찍한 비명을 토해내며 죽었다. 허공에서 수십 갈래로 교차하는 거미줄이 정면으로 돌진해오던 말벌의 몸통을 수십 조각으로 만들어버린 것!

물론 거미줄에도 하중이 가해졌지만, 그 거미줄을 지탱하는 바닥과 벽에 지금 신은아가 직접 시전했을 공간 강화 결계가 적용되어 있는 만큼 문제없이 버텨낼 수 있었다!

- 질서에 해를 끼치는 존재를 제압했습니다. 회원등급에 보너스! 20,000HP를 얻었습니다! VIP 보너스로 보상의 50%에 해당하는 HP를 추가로 얻어, 총 30,000HP를 얻었습니다!

- 자동 루팅 기능으로 [아이언 스토머 호넷의 독침]을 인벤토리로 회수합니다.

“좋아, 통하네.”

강신혁은 거대한 말벌이 순식간에 거미줄에 갈려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오르는 것을 보곤 흡족하게 중얼거렸다. A+급 이레귤러 게이트라기에 몬스터의 내구도가 독거미줄의 공격력을 상회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베놈 프린세스 소울로 만들어낸 독거미줄은 특수능력 [맹독지주]로 인해 독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예기가 강화된다. 그런데 나머지 두 개의 특수능력(포획, 독희)이 모두 독성을 높여주는 것인지라, 거기에 힘입어 예기가 추가로 증폭된 것.

여기서 끝이 아니다. VIP 룰렛으로 얻은 장비 슬롯 전환 기능에는 슬롯에 저장된 모든 무구의 능력을 10% 올려준다는 옵션이 있다. 그것으로 성능이 10% 증폭되고, 다시 오늘 오전에 얻은 VIP 로그인 보너스로 인해 공격력이 30% 추가로 증가한다. 이쯤 되면 적을 죽이지 못하는 게 이상할 지경이었다.

- 키이이이익!

- 키익!

- 질서에 해를 끼치는 존재를 제압했습니다. 회원등급에 보너스! 21,000HP를 얻었습니다! VIP 보너스로 보상의 50%에 해당하는 HP를 추가로 얻어, 총 31,500HP를 얻었습니다!

- 질서에 해를 끼치는 존재를 제압했습니다. 회원등급에 보너스! 20.000HP…….

게이트 밖으로 나간 동료가 어떻게 되었는지 깨닫지 못한 것인지 그 뒤를 이어 나오던 말벌들이 추가로 거미줄에 몸통이 갈려 쓰러졌다.

그때 자신의 뒤로 다가오는 무언가를 느낀 강신혁은 거세게 번개거미줄을 쏘아냈다.

"커헉!"

그를 등 뒤에서 기습하려던 남자의 복부를 거미줄 한 줄기가 관통했다. 번개거미줄의 예기도 그리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느낌이 아무래도 만족스럽지 않다.

강신혁은 혀를 차며 거미줄을 휘둘러 놈을 내동댕이쳤다. 관통하는 순간 번개를 흘렸기에 어쩌면 내장이 심하게 손상되었을지도 모른다. 죽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심했나? 아니, 하지만 민간인이 넘쳐나는 곳에 게이트를 풀어놓는 놈들이란 말이지…….'

강신혁이 쾌락살인마도 아니고, 어지간하면 사람을 죽이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놈들이 게이트를 만들어낸 것을 보고나니 자연스레 손속이 독해진 것이다.

이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깔끔하게 죽이는 쪽이 좋지 않았을까. 그는 이런 면에서는 아직도 자신이 한참 애송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실감했다.

‘좋아, 마음을 다잡자. ……앞으로는 흔히 겪을 일이야.’

바로 그 순간, 회장 내에 쿠우웅, 큰 진동이 내달렸다. 천장 일부가 부서지며 끔찍한 몬스터의 포효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직후 모든 존재의 시야를 번쩍이는 빛이 차단했다. 신은아가 발한 공격임에 분명했다.

‘공간 강화 결계도 펼치고 있었을 텐데, 저쪽은 저쪽대로 어마어마한 놈인가 보네.’

강신혁은 추가로 거미줄을 쳐 함정을 보수했다. 처음에 나왔던 몇 마리는 아마도 선발대였던 것이리라, 곧 게이트 입구 부근에서 말벌이 내는 날갯짓 소리가 터무니없이 시끄럽게 들려왔다.

“이쪽에도 게이트가! 바로 지원하겠습니다…… 읏!?”

바로 그 타이밍에 지원군이 당도했다. 강신혁과 똑같이 초인협회 특무부 제복을 입고 있는 여자였다.

거미줄을 날려 모든 적을 원거리에서 처리하느라 여전히 옷이 깔끔한 강신혁과는 달리 여자의 제복은 피와 이물로 더럽혀져 있었는데, 강신혁의 모습을 발견하곤 그 자리에 멈추어섰다.

“특무부 대원인가요!? 못 보던 분인데……! 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게이트를……!”

“다가가지 마세요.”

“그게 무슨…… 힉!?”

강신혁은 게이트로 다가가려는 그녀를 붙잡아 멈추었다. 그녀도 그제야 자신의 코앞을 예리한 실이 가로지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직후 게이트가 크게 진동하며 한꺼번에 수십 마리의 아이언 스토머 호넷을 토해내…….

- 키이이이이이익!

- 캬아아아아!

- 질서에 해를 끼치는 존재를 대량으로 제압했습니다! 회원등급에 보너스! 457,000HP를 얻었습니다! VIP 보너스로 보상의 50%에 해당하는 HP를 추가로 얻어, 총 685,500HP를 얻었습니다!

그 모두가 게이트 주위에 쳐진 거미줄을 통과하지 못하고 토막 나 죽었다.

“이게 대체 무슨 스킬이죠!? 아니, 아티팩트? 저만한 기운이면 족히 A-랭크는 될 텐데 그런 몬스터를 단숨에 죽일 수 있는 건가요!?”

“쉿."

강신혁은 두 병째의 영력 포션을 꺼내 입에 물며 여자를 조용히 시켰다. 추가로 거미줄을 둘러쳐 아예 게이트 주위를 빽빽하게 뒤덮어버리며 그가 직접 입을 열어 말했다.

“1조장님 직속으로 움직이고 있는 신은혁 대원입니다. 이쪽은 제게 맡겨주셔도 됩니다. 위험하니 게이트 쪽으로 다가가지 마세요.”

“아, 아 옙! 그런가요, 조장님 직속! ……신은혁?”

그렇겠지, 신은아와 이름이 한 글자밖에 차이나지 않는다고 하면 그야 당연히 의심을 하겠지! 신은아 이 바보 같으니!

“혹시 조장님의 숨겨진 남동생!?”

“대화를 나눌 여유가 없습니다. 민간인 구출을 부탁드립니다.”

“민간인은 전부 대피 끝났습니다. 적도 대부분 제압완료하여 지금은 게이트만 처리하면 되는 상황입니다!”

“지원하겠다! ……엇!?”

얼씨구, 빨리 혹을 떼어내려 했는데 그 사이 혹이 하나 더 붙어버리고 말았다! 이번엔 30대로 보이는 남성이었는데, 마찬가지로 특무부 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 남자 역시 1차로 강신혁을, 2차로 게이트 주위에 쳐진 거미줄을 보고 경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동요를 알아차린 여자가 그에게 잽싸게 달려갔다.

“선배, 이분 조장님 직속으로 따로 움직이신다던데 들으신 거 없어요? 이름은 신은혁이래요!”

“그러고 보니 1조와는 별개로 움직일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셨었는데…… 아니, 이름이 신은혁이라고?”

이 바보 같은 촌극은 언제쯤 끝나는 걸까. 강신혁은 쥐구멍에 숨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그가 섬세하게 설치한 거미줄 함정은 게이트 바깥으로 나오려는 말벌들을 한 마리도 빠짐없이 갈아버리고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HP가 천만 단위로 쌓였을 터였다.

“굉장한데, 이런 트랩을 매번 설치할 수 있다면 방출형 게이트를 처리하는 건 일도 아니잖아?”

“초창기에 연구되었다가 비용 문제로 결국 좌절됐잖아요. 그 돈으로 차라리 좋은 무기를 맞추는 게 훨씬 싸게 먹힌다고. 그런데 대체 어떻게……?”

그야 에너지만 주입하면 무한히 만들어낼 수 있는 거미줄이니까. 그러나 강신혁이 거기에 솔직히 대답해줄 수 있을 리도 없고, 자신에게 꽂히는 두 사람의 시선을 쓱, 피할 뿐이었다.

- 곧 보스 몬스터가 나타납니다.

“일단 저거 이기고 얘기해요.”

“설마 조장님이 이렇게 갑자기 비밀스레 감춰져 있던 동생 분을 데뷔시킬 줄은……."

두 사람의 의심 가득한 시선은 보스 몬스터가 나타난다는 가이아 시스템의 메시지 덕분에 바로 거두어졌다. 강신혁 역시 호흡을 고르며 게이트 입구를 응시했다.

추가로 거미줄을 둘러치지는 않았다. 보스 몬스터도 허무하게 거미줄에 걸려 죽을 리는 없다. 조금 정도는 베일지 몰라도 그것으로는 아무 의미도 없다. 그래서…….

- 끼0|이이이0|이0|이이이!

게이트를 아예 터트릴 기세로 튀어나온 거대한 여왕말벌이 거미줄에 걸리는 순간, 강신혁은 오른손을 움켜쥐었다.

여태껏 게이트 주위에 둘러쳐진 거미줄이 일제히 수축하며 여왕말벌을 감쌌다.

- 캬아아아아아아악!

“심지어 저 상태에서 원거리 조종까지 할 수 있다고!?”

“저도 하나 갖고 싶은데요! 저도 저거 잘할 수 있는데요!”

설마 대한민국 초인협회 특무부에도 중2병 환자가 있었을 줄이야. 이것도 전부 강신혁의 잘못이다. 그는 업보를 모두 받아들이리라 담담하게 다짐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여태껏 그가 만들어낸 수백, 수천 줄기의 거미줄이 일시에 녹아내리며 여왕말벌의 몸통에 끔찍한 양의 맹독을 주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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