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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 Chapter 18. 죽음의 인형사 신은혁 - 2 >

- 뛰어난 재료를 혼자 힘으로 조화로이 재배열하여 많은 영력을 담아낸 [베놈 프린세스 소울(A+)]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야금술 스킬의 숙련도가 상당히 올랐습니다!

- 동기화가 미약하게 가속됩니다. 현재 동화율 23.6%

[베놈 프린세스 소울]

[A+랭크]

[특수능력 - 맹독지주, 포획, 독희, 봉인]

*맹독지주 - 사출되는 실에 강력한 독성을 더하며, 실에 독성으로 인한 예기가 추가된다.

*포획 - 사냥감의 모습을 뚜렷이 확인했을 때에 한해 명중률이 높아지며, 사냥감을 대상으로 실의 독성과 구속력이 강화된다.

*독희(毒姬) - 독이라는 속성의 총애를 받아 탄생한 거미공주의 힘. 착용자의 민첩을 한 단계 증폭하며(최대 SS랭크) 추가로 순발력과 반사신경을 끌어올린다. 에너지를 주입해 무한히 실을 뽑아낼 수 있으며, 실의 독성을 끌어올린다.

*봉인

[여러 특별한 환경이 갖추어져 특별한 이레귤러로 거듭날 예정이었으나 끝내 여왕이 되지 못하고 죽은 거미공주의 능력을 담아낸 장갑. 각 손가락 부위에 위치한 다섯 개의 사출구로 자유로이 독실을 뿜어낼 수 있다. 제작자의 능력이 부족해 아티팩트의 한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발전의 여지가 남아있다.]

강신혁의 눈앞에 방금 그가 만들어낸 역작의 정보가 떠올랐다. 이만하면 히어로 유니버스의 회원들도 제법 감탄하지 않을까 싶은, 지구의 기준으로 본다면 누구나가 천금을 내고라도 사고 싶어할만 한 명품이었다.

특수능력이 세 개나 붙은 것만도 어마어마한데 그 세 가지의 특성 모두가 실의 독성을 강화하는 옵션이니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그중 하나는 스테이터스를 직접 강화해주는데다, 심지어 아직 나타나지 않은 특성이 하나 더 숨어있기까지 하니…… 감히 생애 최고의 아티팩트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으리라.

아티팩트에 따라붙은 감정 메시지에 제작자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부분이 살짝 울컥했지만 그의 능력이 모루에 비하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사실이었으니 순순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더 노력하면 될 일이고.

“흐음.”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 그의 마이 룸 한가운데에 나타난 존재감의 덩어리, 애써 그쪽에 시선을 주지 않아도 느껴지는 압도적인 존재감이 강신혁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과연…… 이래서야.”

어딘가 감탄한 목소리를 내며 그를 빤히 주시하는 그 존재…… 아니, 츠쿠요.

끈적끈적하게 귓가에 달라붙는 듯한 미성이 그의 귓가를 간질였다. 등골이 오싹하는 느낌에 반사적으로 비명을 지를 뻔했다.

- 회원님, 현실도피 하고 계실 여유가 없습니다. 여자가 회원님을 보고 있습니다!

관리자의 냉정한 말이 강신혁을 현실세계로 돌려놓았다. 그는 후우우, 깊은 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뒤돌아보니, 그곳에는 황금실로 자수가 놓인 검은 비단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가만히 서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비단옷은 그가 알고 있는 어떤 옷과도 달랐다. 아니, 몸에 착 달라붙어 몸매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그나마 중국의 치파오와 비슷할까? 허리 부분을 고급스러운 요대가 졸라매고 있어 시선을 끌었는데, 그로부터 조금만 시선을 내리면 깊숙이 옆트임이 들어가 빤히 드러나는 허벅지가 사람을 당황스럽게 했다.

그것을 보고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면 그녀의 몸매가 매우 좋다는 것과, 그녀가 입은 옷이 그것을 매우 잘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 여전히 현실도피하고 계시는군요.

‘맞아요, 젠장!’

츠쿠요가 고개를 갸웃했다. 허리까지 흘러내리는 흑단 같은 머리카락이 물결처럼 일렁였다. 동양미의 극치를 그려내는 먹물 같은 두 눈이 강신혁에게 꽂혔다.

“후후.”

창백하리만치 새하얀 피부이기에 더더욱 도드라지는, 새빨갛게 루즈를 칠한 입술이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 강신혁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아차린 듯했다.

“그리 보아도 무엇도 나오지 않아요.”

히어로 유니버스를 통해 접했을 때와 달리, 그녀의 전체적인 인상은 어디까지고 고요한 달밤처럼 요요하고 신비로웠다. 그래, 그녀의 이름(月夜)과 같았다.

……덤으로, 모루가 살아있던 시절부터 그에게 적극적으로 사랑을 고백해온 처자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렸다. 기껏 해봐야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수준이었다.

“곤란해라, 반겨 주리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설마 의자도 없을 줄이야.”

“음, 미안한데 제가 작업을 하다 실수로 방문요청을 받은 거라서요. 손님을 대접할 준비도 제대로 안 됐고 해서.”

간신히 제정신을 찾은 강신혁이 귓가에 달라붙는 츠쿠요의 목소리를 털어내듯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돌아가라’는 뜻을 담아 완곡히 전달한 것인데 츠쿠요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 덕에 좋은 것을 보았으니, 이번엔 제가 참기로 하지요.”

하고 말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 순간 근처에 근사한 나무 탁자 하나와 의자 두 개가 생겨났다. 역시 순순히 돌아가 줄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후우, 그러면…… 얘기를 할까요.”

의자에 사뿐히 앉은 그녀가, 자신의 맞은편에 앉으라는 신호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려 보이며 먼저 화제를 꺼냈다.

“이전 거래 게시판에 올린 물건들은 모두 잘 받아보았어요.”

작업도 끝났겠다, 어쩔 수 없이 순순히 맞은편에 앉은 강신혁은 그녀의 말을 그냥 흘려보낸 직후 응? 하고 고개를 들었다.

“……모두?”

“모두.”

그러고 보면 어느 순간부터 판매완료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는데. 새삼 로그를 확인해보니 정말 그녀의 말이 사실이었다. 전부 츠쿠요가 구매했다! 그것도 호가의 두 배, 세 배 수준으로 금력을 점잖지 못하게 휘둘러 즉시 낙찰한 것들뿐이었다!

“무척 곤란했지요. 물건에 새겨진 흔적 모두가 모루의 것인데 동시에 모루의 것이 아니었으니…… 당신을 솔직하게 원망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어 많은 고민을 했어요.”

“음, 죄송하지만 전생에도 당신과는 연인 관계가 아니었을 텐데요.”

- 소신 있는 회원님께 3,000HP 보너스!

모루를 자신의 연인 취급하는 츠쿠요의 말을 견디지 못해 본능적으로 태클을 걸고 마는 강신혁, 그런 강신혁을 보며 신이 나서는 HP 보너스를 날려 오는 관리자! 그러나 츠쿠요는 그 말에도 은은한 미소를 띨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작품을 구하고 나서, 더는 혼자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떠올렸지요. 작품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면 실물을 보고 확인하면 되니까……."

- 어떻게든 감추고자 했습니다만.

무리였을 것이다. 왜냐면 저번 차원 퀘스트 당시 지저왕의 공개 요청에 의해 강신혁, 즉 아이디 모루의 회원등급이 VIP라는 것이 밝혀졌으니까.

강신혁은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는 동양 미인의 눈빛을 마주 보며 답했다.

“제가 드릴 답변은 그때로부터 달라진 게 없어요. 물론 당신이 저를 뭐라고 판단한들 아이디를 지울 생각도 없고요. 애초에 지울 방법도 모르고.”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요.”

“지울 필요가 없다고?”

“물론. 처음엔 그런 생각도 조금 했었지만……."

츠쿠요의 나직이 웃는 목소리는 매력적으로 들리는 만큼 괜히 무서웠다. 최면이라도 걸릴 것만 같았다.

“그걸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납득이 되어.”

그녀가 가리킨 것은 강신혁의 손에 쥐인 검은 가죽 장갑, 베놈 프린세스 소울이었다. 그러고 보니 작업 도중에 방문요청을 수락하는 바람에, 그녀가 왔을 때도 그것을 모르고 마무리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던가. 강신혁은 급격히 부끄러워졌다.

“납득, 했다고요.”

“예에, 이래저래 할 말이 많았지만 이젠 그것으로 되었어요. 무생물에 숨을 불어넣어 스스로 완성되도록 이끄는 재주는 당신에게밖엔 없을 테니까. 전 당신이 만드는 물건들을…… 아니죠, 당신을 앞으로도 지켜보기로 정했답니다.”

더 이상 아이디를 지우라느니, 넌 모루가 아니라느니 하는 메시지를 받지 않게 된 것은 기쁜 일이었다. 아니, 실은 제법 이전부터 그런 메시지가 오지 않게 되었지만 그래도 본인에게 직접 그 얘기를 듣는 게 어디란 말인가.

“자, 해야 할 이야기를 모두 했으니 이제 함께 차를 들죠.”

“……차?”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차에 제법 조예가 있답니다.”

알고 있다. 바로 오늘 꾼 꿈에서 똑같은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것을 알고 있는 티를 냈다간 어쩐지 신변에 위험이 닥쳐올 것 같았기에 가만히 있기로 했다.

그녀는 자신의 인벤토리에서 찻잔과 찻주전자를 꺼냈다. 손을 튕겨 주전자에 물을 채우고, 다시 손을 튕겨 그것을 끓였다. 그리고 물을 조금 식혀 찻잎을 넣고 우렸다. 하나하나의 동작이 너무나 섬세하고 미려한 나머지 강신혁은 넋을 잃고 그것을 지켜보았다.

- 회원님.

‘네?’

- 혹시 적의 정신공격에 당하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제가 저 불여우를 바로 추방하겠습니다.

‘적은 아닌 것 같은데…….'

- 적입니다.

시원스레 단언하는 관리자! 어이가 없어 뭐라 대꾸하려는 그때 그의 눈앞에 찻잔이 놓였다. 기분 좋은 향기를 내는 찻잔 너머, 츠쿠요가 씐 것이 날아간 듯 맑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부디.”

“음…… 그럼 감사히.”

강신혁은 순순히 찻잔을 들어 마셨다. 차를 마시기에 가장 적절한, 지나치게 뜨겁지도 그렇다고 미지근하지도 않은 기분 좋은 온도.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상쾌한 향이 입 안과 콧속을 가득 채웠다. 적잖이 혼란스러웠던 머릿속까지 맑게 개는 기분에, 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후후, 마음에 들어 하시니 다행입니다. 다과도 드시지요. 제가 직접 만든 양갱입니다. 이곳에 오기 전 이틀 내내 푹 끓이고 모양을 내어 굳힌 것이지요.”

그것도 안다. 그것도 오늘 꾼 꿈에 나왔다! 물론 강신혁은 이번에도 차마 입을 열지 못하고 순순히 양갱을 집어먹었다.

솔직히 양갱이라니 완전 노인네 취향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한 입 먹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부드럽고 아찔하게 씹히는 식감, 은은하게 퍼지는 단 맛……! 신영에 들어와 제법 고급스러운 것들을 먹어본 강신혁이었으나 단언컨대 이 양갱은 그중에서도 제일가는 고급스러움이었다.

“맛있어요.”

“기뻐요. 당신에게 이것을 먹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강신혁이 솔직히 감상을 전하자 츠쿠요가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찻잔을 입에 대었다. 그녀가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사르륵 흩날리는 검은 머릿결이 강신혁에게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상을 안겼다.

그로부터 잠시간 두 사람은 묵묵히 차를 마시고 양갱을 먹었다. 처음 그녀로부터 메시지를 받았을 때만 해도 그녀와 이렇게 온화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역시 인생은 알 수가 없다. 그런 생각을 하던 그때.

“칫, 벌써? 이 망할 년이.”

문득 츠쿠요가 허공을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강신혁은 어쩐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도 관리자의 짓이다.

“이만 가야할 것 같네요. 마이 룸 방문이 이렇게 까다로운 것일 줄은 몰랐는데.”

“다른 회원끼리는 흔히 이러는 거 아녔어요?”

“그럴 리가. 애초에 히어로 유니버스에는 VIP가 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밖에 없는데, 그중에 내가 관심을 두는 것은 당신뿐인걸요.”

츠쿠요는 우스운 농담을 들었다는 투로 대꾸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강신혁이 마찬가지로 자리에서 일어서자 손을 휘저어 탁자와 의자를 없애고는, 그에게 사뿐사뿐 다가와 인벤토리에서 꺼낸 커다란 보자기를 내밀었다.

“제가 만든 도시락입니다. 기왕이면 당신이 먹는 것을 보고 감상을 듣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군요.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으니, 분명 속을 해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받아주시겠어요?”

성숙한 여성의 체향이 강신혁의 콧가를 간질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둘 사이의 거리가 좁아져 그를 당황스럽게 했다.

강신혁은 당황하면서도 얌전히 양손으로 도시락을 받았다. 츠쿠요가 헤어지기 아쉽다는 듯 보자기의 끝자락을 붙들고는 그에게 물었다.

“앞으로 당신을 무어라 불러야 할까요. 당신은 무엇이고 싶나요?”

“제가 무엇이든 괜찮다는 말인가요?”

“예에. 당신이 변했다면, 그것까지 포함해 앞으로 당신을 알아가고 싶으니까.”

……이 사람, 은아보다 훨씬 성숙하지 않은가!? 첫 인상이 나빠서 오해했지만 오히려 은아에 비하면 훨씬 사리판단을 바르게 할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은가!

강신혁은 당황하면서도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말했다.

“전생을 부정할 생각도, 거기에 지나치게 집착할 생각도 없어요. 그러니 당신도 저를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주세요. 모루든, 강신혁이든 상관없습니다. 전부 저라고 생각해요.”

“후후, 과연…… 만족스럽습니다. 그럼 저는 앞으로도 당신을 모루라고 부르도록 할까요. 이전과는 다른, 하지만 분명히 모루인 당신을......."

그것은 관리자의 가르침이다. 그 덕에 강신혁은 비로소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츠쿠요 역시 그의 대답에 무척 흡족한 모양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도시락을 살며시 그의 품에 안겼다. 강신혁은 양손으로 받은 그것을 인벤토리 포켓에 넣으려 했다.

직후 어깨를 츠쿠요에게 붙들린다 싶더니, 다음 순간에는 둘의 입술이 정확히 맞닿아 있었다!

- 즈큐우우우웅!

"!?"

"응......."

실로 완벽한 기습이었다. 도시락을 적절한 타이밍에 내밀어 강신혁의 양손을 봉하고, 그가 도시락을 조심스레 받아들이는 순간 그의 양어깨를 붙들고 정확한 각도에서의 돌진!

강신혁은 작살에 맞은 상어처럼 꼼짝도 못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츠쿠요는 그를 충분히 맛보고서야 간신히 만족하여 입술을 떼어냈다.

두 사람의 입술 사이에 투명한 타액의 아치가 걸렸다가 끊어졌다. 침에 젖은 그녀의 붉은 입술이 요염하게 빛났다.

“쿠쿠…… 모루, 은아라는 계집과의 키스는 아직이겠죠? 그래요, 그렇겠죠. 당신의 첫 키스 상대는 은아가 아녜요, 이 츠쿠요……!”

그 직후 츠쿠요의 모습이 마이 룸에서 사라졌다. 관리자의 메시지가 강신혁의 눈앞을 메웠다.

- 방심했습니다. 그 여자가 함께 차를 마시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돌아갈 리 없었는데……! 마이 룸의 주인에게 불온한 행동을 한 회원에게 적합한 처벌을 가했습니다. 회원님께서 허락하시지 않는 한 두 번 다시 마이 룸에 방문하지 못하게 됩니다. ……허락하실 생각은 아니겠지요?

“……관리자님?”

- 아니겠지요?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오는 관리자에게, 강신혁은 차마 그리 불쾌하지만은 않았다는 자신의 솔직한 감상을 전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고 말았다. 오히려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만큼 클레어에게 막대한 죄책감이 들었지만!

“일단 흙탕물로 입술을 씻어둘까요.”

- 회원님, 혹시 그 입맞춤에 정신공격이!?

“아뇨, 부탁이니까 진정해줘요, 관리자님.”

전혀 예기치 못했던 방식으로 어른의 계단을 한 발짝 오르고 만 강신혁은 워낙 동요하고 있었기에 마이 룸 구석에 나타난 변화를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찻잔과, 작은 접시에 다소곳이 담긴 양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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