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화. < Chapter 18. 죽음의 인형사 신은혁 - 1 >
멸망한 세계의 구석진 대피소, 그 안에 홀로 고독히 남겨진 대장장이는 오늘도 철을 두드리고 있었다.
- 야누스 님의 귓속말 : 모루 할배는 어디서 작업해?
- 작업실.
- 야누스 님의 귓속말 : 아따 그걸 내가 모르는가! 작업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 달라 이 말이지!
-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말투를 쓰지 마라, 이놈아.
대장장이가 처한 상황을 알면서도 언제나 밝은 어투로 말을 걸어오는 친구의 메시지에, 대장장이는 무심코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평소엔 자신의 현실을 재인식하는 것이 싫어 주변조차 잘 둘러보지 않지만, 지금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실을 살필 수 있었다.
- 이곳은…… 화로에서 나오는 불을 제외하면 등불 하나만 달려 있는 방이다. 화로의 불을 끄면 어두워지지.
- 야누스 님의 귓속말 : 어차피 할배는 잘 때 빼면 맨날 쇠 두드리느라 화로에 불 때고 있을 거잖아.
- 시끄럽다. 큼, 벽지도, 바닥도 잿빛이구나. 군데군데 핏빛으로 물들어있지만 말이다.
- 야누스 님의 귓속말 : 뒷말은 안 듣는 게 좋을 뻔했는데.
물론 그도 한때는 벽의 타일에 튀긴 핏방울 하나하나를 되새기며 울음을 삼킨 적이 있지만, 이제와선 담담하게 그것을 입에 담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젠 우는 것도 지친 것이다.
- 그리고…… 작은 책상과, 침대가 있다.
- 야누스 님의 귓속말 : 작업실에?
- 그래. 숙식을 이곳에서 한다.
- 야누스 님의 귓속말 : 숙은 알겠는데 식은?
- 이전엔 이곳에 쌓여있던 통조림으로 해결했지. 지금은…… 거래 게시판에서 적당한 것을 사먹고 있다.
- 야누스 님의 귓속말 : 할배요…… 내가 놀러가서 맛있는 거 요리해줄 테니까 빨리 VIP 찍어, 알겠지?
- 네놈이 퍽이나 그럴 듯한 걸 만들겠구나.
하지만 우연히도 그와 같은 날, 그를 다소 과하게 좋아하는 여성회원 역시 그 비슷한 얘기를 늘어놓았다.
- 츠쿠요 님의 귓속말 : 어서 모루가 VIP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루 종일이라도 같이 있을 수 있을 텐데. 내 품에 그대를 안을 수 있을 텐데!
- 아내와 사별한 이후로 여자와는 접하지 않기로 다짐했소.
- 츠쿠요 님의 귓속말 : 어쩜, 사자에 대한 예의마저 잊지 않다니 이렇게 품위 있을 데가……! 아아, 빨리 모루와 만나고 싶어요.
- 당신은 여전히 내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군.
그 얘기를 하다 보니 평소 대장장이의 생활에 대해서마저 이야기가 흘렀다. 그녀 또한 야누스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 츠쿠요 님의 귓속말 : 자랑은 아니지만 요리에는 자신이 있답니다. 언제까지고 나의 사랑하는 그대가 해괴한 것들로 속을 채우게 놔둘 수는 없지요. 모루가 VIP가 되는 그 날, HP를 얼마를 소비해서라도 찾아가 제대로 된 식사를 하게 도와드리겠어요.
- 불여우년.
츠쿠요의 애정 넘치는 메시지 뒤로 쏜살같이 작은 메시지가 나타났다가 사라졌지만, 대장장이는 다행히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갔다.
- 츠쿠요 님의 귓속말 : 당신에게 해드리고 싶은 것이 무척 많답니다! 요리도 자신이 있지만 사실 저는 차에 조예가 제법 깊은 편이에요. 차에 어울리는 다과도 직접 만드는데, 그중에 양갱이라는 물건이 있어요.
- 양갱이라, 잘 모르겠군.
- 츠쿠요 님의 귓속말 : 어쩜! 이틀 동안 끓이고 굳혀야 해 손이 무척 많이 가지만 그런 만큼 무척 맛있답니다. 모루가 VIP가 되는 그 날, 제가 직접 만든 양갱과 함께 차를 마셔요.
- 고마운 말이군. 하지만 이미 말했듯이 내겐 죽은 아내가…….
- 츠쿠요 님의 귓속말 : 그렇다면 그분을 위한 다과도 함께 만들어갈게요.
- .......
대장장이는 기가 막혀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막무가내 여자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듣지 않을 터였다.
다만 히어로 유니버스에 속한 초월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죽은 아내를 존중해주고 있다는 것만은 느껴졌기에, 거기에 더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 ……그래, 잘 부탁하지.
- 츠쿠요 님의 귓속말 : 후훗.
떨떠름함을 애써 감추며 보낸 메시지에, 여자는 본인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메시지로 답해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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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 룸에 입장합니다. 지구와의 시간비율이 1대2로 조정됩니다. 마이 룸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지구 기준으로 하루 다섯 시간이며, HP를 소모해 더욱 긴 시간 동안 머무르는 것이 가능합니다.
“후, 확실히 비슷한 느낌이네.”
강신혁은 오늘 꿨던 꿈을 떠올리며 마이 룸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마이 룸의 기능을 제법 해방했기 때문일까, 오늘 꿈속에선 모루가 유독 마이 룸과 관련된 언급을 많이 했더랬다.
“벽지도 등불도 완전히 똑같고, 그리고……."
이 화로와 모루도, 똑같다.
강신혁은 눈앞에서 불이 붙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식은 화로를 보며 새삼 자신이 오늘 꾼 꿈의 주인공임을 실감했다.
그렇다. 강신혁은 지난번 차원 퀘스트의 완벽한 달성으로 인해 모루의 공방에 있던 화로와 모루를 자신의 마이 룸에 들여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1대2라고 했죠.”
- 3차 해방이 되면 더욱 그 비율이 늘어날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니다. VIP권한 2차 해방이 되며 무려 마이 룸의 시간비율이 지구보다 빨라진 것이다. 마이 룸에서 10시간을 보내도 지구에선 고작 5시간이 흐르는 셈!
물론 다른 차원에 갈 때와 마찬가지로, 마이 룸에서 아무리 오래 머물러도 지구에서 흐른 시간만큼만 노화가 진행된다고 하니 이쯤 되면 마이 룸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바보였다.
“모루랑 화로가 생긴 건 좋지만 가능하면 체력단련시설도 들여놓고 싶은데요.”
- 전생의 공방을 모두 복원한 다음부터는 그것을 들여놓도록 하지요.
관리자는 그의 말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전생의 근엄한 대장장이라면 공방에서 역기를 들어 올리고 있는 모습 따위 상상할 수도 없지만 강신혁은 아닌 것이다!
- 하지만 지금은 단련을 하시려는 게 아니겠지요.
“당연하죠.”
단련은 좋은 시설이 갖춰진 신영에서 하면 된다. 아니, 오늘 아침에도 이미 몇 시간이나 했다. 그가 하려는 것은 제작이었다.
그것도 아까 이나희와 함께 만든 물건의 형제가 되는 물건을 만들 셈이었다.
“사실 여태까지는 여기에 손을 대서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들 자신이 없었거든요……."
강신혁이 그 말과 함께 인벤토리에서 꺼낸 것이 무엇인가 하면, 이전 요르문간드와의 충돌로 인해 이레귤러 게이트로 빨려 들어갔던 그때 상대했던 거미…… 그중에서도 여왕거미의 실샘과 방적돌기였다.
어째서 강신혁이 금속실을 만들어 그것을 다룰 생각을 했는가? 그것은 이전 강신혁이 거미들과 싸운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 회수했던 거미의 실을 가지고 무기를 만들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발전해 ‘일단 먼저’ 금속으로 그 비슷한 무기를 만들어 보면 감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번개거미줄이었다. 설마 시험 삼아 만든 것에서 잭팟이 터질 줄은 몰랐지만.
- 그땐 정보확인도 불가능했었지요.
“감정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로마스에서 보낸 알차고 유익한 시간은 강신혁을 A-랭크의 감정을 보유한 제법 괜찮은 수준의 초인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감정!”
[베놈 프린세스 스파이더의 실샘]
[A+랭크]
[방대한 양의 거미줄을 뽑아낼 수 있는 실샘. 심지어 단백질 원료를 주입해 추가로 거미줄을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거미줄은 끔찍한 독성과 예기를 갖고 있으므로 함부로 다루는 것은 위험하다.]
[베놈 프린세스 스파이더의 방적돌기]
[A랭크]
[거미줄을 강력하고 빠르게 사출하며 조종하는 기관. 꽁무니에 부착한다 해도 다룰 수 없다. 그러나 물질의 근원을 이해하고 다른 형태로 재정립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다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거미줄이 별도로 필요하다.]
강신혁이 두 전리품을 살피고 가장 먼저 깨달은 점은 우선.
“여왕이 아니라 공주였어!?”
- 정말이지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군요. 하지만 회원님께서 놀라는 모습을 보았으니 500HP 보너스!
“어째서!”
정말 터무니없이 훌륭한 전리품이 아닌가.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각지에서 활동하는 초인들이 다종다양한 몬스터로부터 얻어낸 부산물 가운데에는 이것보다 대단한 것도 있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좀처럼 손에 들어오지 않는 희귀품임에는 분명했다.
- 몬스터의 부산물이라고 해서 모두가 그 몬스터의 능력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모로 특수한 상황에서 탄생한 보스였기에 그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모로 특수한 상황이라. 아마도 신풍의 보주와도 관련이 있겠지. 만약 강신혁이 정말 최강의 무기를 만들어내고자 했더라면 다짜고짜 신풍의 보주를 여기에 꼴아 박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럴 필요는 없었다. 여왕거미, 아니 공주거미는 그에게 다른 결실을 남겨주고 갔으니까.
[베놈 프린세스 스파이더의 마석]
[S-랭크]
[고차원의 에너지를 빨아먹어 진화한생명체의 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존재의 근원이자 핵심. 이 마석은 일반 마석과는 한 차원 다른 마력을 뿜어낸다. 일반적인 마력만을 다루는 존재는 이 마석의 진정한 힘을 눈치챌 수 없다.]
그렇다. 바로 거미의 마석이었다. 신풍의 보주의 잘려나간 반쪽으로부터 영력을 쪽쪽 빨아먹어 탄생한 거미에게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이겠는가? 당연히 마나 스톤, 즉 마석이 아니겠는가.
“사실 스킬 스톤이길 조금 바라긴 했는데.”
- 정말로 손목에서 독실을 뿜어내는 실 생산 스킬이었더라면 좋았겠군요.
“……아니, 역시 취소. 취소할게요.”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길고 긴 법적 공방을 버텨낼 자신이 없었던 강신혁은 순순히 자신의 생각을 철회했다. 중요한 것은 이 마석을 사용하여 방적돌기와 실샘을 재료로 삼는 아티팩트를 만들어낼 준비가 되었다는 것.
그렇다. 강신혁은 지금, 생애 최초로 마나 크래프트에 도전하고자 하고 있었다. 아니, 자신은 마력이 없으니 소울 크래프트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 최초는 아닙니다. 이전에도 신풍의 보주를 복원하셨고, 그 후로도 몇 번 비슷한 경험을 하셨지요. 무엇보다 극천신주를 만들어내셨습니다. 그것은 명백히 올 크래프트의 영역에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땐 필사적이었고 처음부터 그럴 의도는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확고하게 알고 있죠.”
관리자는 야금술 스킬밖에 없었던 전생의 그도 올 크래프트의 영역에 이르러 거의 모든 제작관련 능력에 통달했다고 말해주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전생의 자신.
만약 그로마스에서 겪은 일들이 아니었더라면 그가 직접 이 재료…… 야금술의 재료로는 도저히 쓸 수 없는 두 부산물들을 가공해볼 생각은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 지금은 자신이 있으십니까.
“자신은 여전히 없어요. 하지만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그로마스에서 그것이 있으면 충분하다는 것을 배웠다. 강신혁의 대꾸에 만족한 둣, 관리자는 짧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 2,000HP 보너스!
“고마워요.”
강신혁은 공방 안에 자리를 잡았다.
눈앞에 실샘과 방적돌기, 마석을 놓고 가만히 집중했다.
떠올리는 것은 이전 극천신주를 만들어냈던 때의 감각.
가상의 모루 위에 재료를 놓고, 가상의 망치로 그것을 두들겨 물건을 만들어냈던 그 감각.
물론 지금은 그때와 많은 것이 달랐지만 근본적으로는 더 나은 상황이었다. 재료는 오히려 더 다루기 쉬웠고, 강신혁은 그때에 비해 많이 성장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미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완성된 물건이 어떤 형태를 띠어야 하는지 알고 있으니까.’
번개거미줄을 만들었을 때와 달리 이나희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중에 인챈트를 부탁할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지금 제작 과정에서는 그녀가 도와줄 방법도 없었다.
“해볼까.”
마음을 완벽히 다스린 후, 그는 눈을 감았다.
자신의 체내 깊숙이 깃든 영력을 자극해 깨워내, 눈앞에 놓인 재료들의 근원과 공명했다.
‘자, 내 뜻에 따라 움직여라.’
영력을 빨아먹고 부화한 거미가 남긴 부산물이기 때문일까, 반응이 오는 것도 금방이었다. 강신혁이 뻗어낸 영력을 탐욕스레 흡수한 마석이 눈부신 빛을 발해 실샘과 방적돌기를 동시에 감싸 안았다.
직후 강신혁의 감은 두 눈 사이로 희미한 황금빛이 터져 나왔다. 마석이 뿜어내던 빛에 황금빛이 섞이며, 실샘과 방적돌기가 서서히 마석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강신혁 본인도 슬슬 자각하고 있었지만, 이젠 뭔가를 만들 때면 지극히 자연스럽게 금안의 환룡이 발동하고 있었다.
‘내 능력이나 무기의 능력만을 증폭시키는 게 아니라 거의 모든 물질, 모든 행위에 관여하며 그것을 보다 상질의 무언가로 승화시키고 있어. 이건.......'
결코 S랭크에서 끝날 특성이 아니다. 아직 특성을 진화시키기 위한 조건이 한 가지 더 남아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도 이미 단순한 S랭크의 특성은 아니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이제 집중하자.’
영력으로 재료를 모두 덮어 본격적인 공정에 돌입했다. 이나희와 함께 며칠 동안 금속의 실을 뽑아내고 그것을 다룰 장갑을 만들어냈던 경험을 되새기며 그것을 이 이계의 괴물들이 남긴 재료를 통해 구현하고자 했다.
사실, 그것은 긴장했던 것에 비해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이미 SS랭크의 물건을 만들어냈던 강신혁이 아닌가. 더욱이 나날이 높아져가는 모루와의 동화율이 그가 시도한 소울 크래프트가 보다 능숙하게 이루어지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좋아. 바뀌어가는 게 느껴져.’
실샘은 언제든 거미줄을 뽑아낼 수 있는 탄환과 그것이 담긴 탄환집으로.
방적돌기는 그 근원이 되는 능력만을 남긴 채 축소되어 아까 이나희와 만들었던 것과 동일한 형태의 장갑으로.
강신혁은 보다 강하게 집중했다. 필사적으로 영력을 끌어올려 쏟아 부으며, 마석이 담고 있는 힘을 온전히 그것들에 옮겨 담을 수 있게끔 노력했다. 아니, 오히려 증폭할 수 있게 했다.
그러는 와중 깨달았다.
‘인챈트는 힘들겠네. 재료의 수준이 워낙 높아서 이나희 선배가 제대로 된 가공을 못 할 테니까.’
그녀의 능력이 더 강화되면 그때, 다시 부탁하는 것으로 하자. 강신혁은 슬며시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마무리 공정에 들어갔다.
금안이 더욱 찬란하게 빛을 발하며 완성되어가는 물건을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승화시켰다. 실샘이 변화한 탄환집…… 케이스와 장갑이 보다 유기적으로 결합되며, 번개거미줄과 번개거미집에 비해 한결 컴팩트한 형태로 변화했다.
- 츠쿠요 님께서 마이 룸에 방문하고자 합니다. 허락하시겠습니까?
- 불여우입니다. 거절하세요.
그 순간 난데없이 날아든 메시지에 고조되었던 집중력이 풀릴 뻔했다. 관리자는 그를 배려한다고 하는 것일지 몰라도 오히려 더욱 동요하게 만들 뿐이었다! 강신혁은 어떻게든 정신을 다잡았지만, 워낙 작업에 집중하는 바람에 한 가지 실수를 하고 말았다.
- 방문요청을 승낙했습니다. 곧 츠쿠요 님께서 마이 룸에 입장합니다.
- 안 돼!
관리자의 느낌표라니 오랜만에 보는걸, 하고 멍하니 생각하며 어떻게든 무사히 작업을 완료하고 고개를 든 강신혁은.
“뭐라고!?”
뒤늦게 자신이 한 짓을 알아차리고는 전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