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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하자마자 VIP-87화 (87/345)

87화. < Chapter 1 7. 성장이 너무 빠른 남자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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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혁 - A랭크]

[특성]

금안의 환룡(幻龍)(S)

[신체능력]

힘 - A

민첩 - A+

체력 - A

[특수능력]

영력 - A

재생력 - B+

[스킬]

환룡무(S+) - A

윈드 마스터리(A-) - C

야금술 - A-

감정 - A-

[내성]

레지스트 포이즌(SS+) - A-

레지스트 파이어 (S) - A

"으음."

강신혁은 두 달간의 이세계 여행을 마친 결과 또 한 차례 성장을 거듭한 자신의 스테이터스를 살피며 침음을 냈다.

‘너무 세졌는데.’

물론 저쪽에 있을 때엔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뇌제 신은아와, 그녀보다는 쳐진다고 해도 엄연히 세계랭킹 500위 안에 들어가는 하이 랭커인 클레어와 함께 있었던 탓에 그의 성장은 그리 눈에 띠지도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지구로 돌아와 냉정히 생각해보니 재생력을 제외한 모든 스테이터스가 A랭크를 돌파해버린 지금 그의 상태는 결코 정상이 아니었다. 물론 이것도 학교의 탑에 비하면 처지는 수준이랄 수 있지만, 문제는 기간이다.

‘바로 얼마 전에 스테이터스 측정을 했었으니까…… 두 달 만에 이만한 수치가 성장한 것도 터무니없이 빠르다고 할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고작 주말이 흘렀을 뿐이니.’

강신혁은 잠시 생각하다 뭐 됐나, 하고 깔끔하게 생각을 포기했다. 차원 퀘스트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이런 일이 앞으로도 있을 텐데 그때마다 성장을 숨기려 드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겠는가?

애초에 그는 급성장으로 주목을 받던 신세였다. 그 주목도가 조금 더 높아질 뿐이다.

‘스테이터스도 스테이터스인데, 스킬도 상당하단 말이지.’

윈드 마스터리를 다루는 데에도 제법 노력을 기울인 만큼 이젠 순간적으로 빠르게 움직이거나 참격의 위력을 강화하는 바람의 칼날을 만들어 내거나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빠르게 성장한 스킬이 있었으니 바로 레지스트 파이어. 처음 스킬을 익혔을 때부터 숙련도가 높긴 했지만 그것이 성장하는 속도도 무시무시하게 빨랐다. 특히 지난 두 달간은 거의 항상 화덕 옆에 있었다보니 그 덕을 본 듯했다.

그리고 지구에서 이틀이 조금 넘게 흐르는 동안 두 달의 시간을 지내며 혜택을 본 이는 비단 강신혁뿐만이 아니었으니.

“우리 이제 나갈게. 후배 덕분에 두 달간 업무 없이 편히 쉬었어. ……능력도 강해졌고.”

“하, 진짜 즐거웠다. 오늘 밤 시프트 잡혀있는 거 잊지 말고!”

“네네. 들어가세요.”

지금 시간은 월요일 이른 아침. 아슬아슬한 시간까지 그로마스에 머무르다 온 탓에 당연히 아직 신은아와 클레어도 강신혁의 방에 있었다.

아무래도 두 달간을 같이 있다 보니 강신혁도 한결 스스럼없는 태도로 두 사람을 대하게 되었다. 클레어와의 사이에 존재하던 묘하게 낯간지럽고 창피한 분위기도 완벽히 사라져 있었다. 적어도 겉으로는 말이다.

“그래도 뭔가 아쉬운데…… 은아야, 우리 밥만 먹고 갈까? 있잖아, 신영의 로열 클래스 레스토랑이 밥이 그렇게 맛있대.”

“알아. 나도 3년 내내 이용했으니까.”

“역시! 신혁이한테 꼽사리껴서 어떻게 같이 들어갈 수 없나?”

“그것만은 진짜 봐줘요.”

그 식당에 외부 손님을 대동할 수 있을 리가 없을 뿐더러 그 손님이 뇌제와 연금술사라는 것을 알게 되면 학교 전체가 뒤집어질 터였다. 강신혁이 기겁하자 클레어가 깔깔거리며 농담이라는 말과 함께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신혁이는 리액션이 훌륭해서 좋다니까.”

“클레어, 후배를 유혹하면 안 돼.”

“은아는 슬슬 남녀관계에 대한 접근법을 초등학교 수준에서 졸업할 때가 된 것 같아.”

비록 유혹은 안 했어도 강신혁은 클레어한테 확실히 넘어갔었지만……. 강신혁은 쓴웃음을 지으며 두 사람을 배웅했다.

“밤에, 나도 바에 갈 테니까.”

“알았으니까 일은 제대로 끝내고 와주세요.”

신은아도 그대로 가기가 아쉬운지 몇 번을 머뭇거렸지만, 결국 클레어와 함께 이동마법을 구사해 그의 방에서 사라졌다.

두 사람이 사라진 자리에는 희미한 향기만이 남아 감돌고 있었다. 두 달간 계속 붙어있던 사람들이 사라지니 허전한 것은 강신혁도 마찬가지인지라, 괜히 잔향을 좇아 코를 킁킁거리다가 이내 자신이 하는 짓을 깨닫곤 핫, 하고 정신을 차렸다.

“이거 완전 변태잖아.”

- 뀨우…….

강신혁의 품에서 고개를 내민 오닉스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지그시 바라보며 울었다. 녀석의 등의 가시는 이미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지만, 그로마스에 머무르는 동안은 상당히 오랫동안 구현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이쪽이 더 낯설게 느껴졌다.

“클레어 누나의 특제 포션이 아니었으면 힘들었겠지…… 가만, 그러면 너 지금.”

- 뀨?

강신혁은 문득 드는 생각에 녀석의 스테이터스를 확인해보았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오닉스 - C+랭크]

[신체능력]

힘 - D+

민첩 - B+

체력 - C-

[특수능력]

금마력 - B

[스킬]

쇠붙이 포식(S+) - C

구현(SS) - C+

방어자세 - C+

은신(A) - B-

[상태]

강신혁에게 종속 - 충성도 74

“구현 스킬이 C+랭크까지 성장한 건 어찌어찌 이해한다고 해도 모든 스테이터스가, 것보다 마력이 어마어마하게 올랐잖아……. 아니, 여태까지 아티팩트를 먹으면서 성장한 걸 감안해도 이건.”

강신혁이 두 달간 무엇을 가장 많이 했는가? 바로 야금술이다.

이건 히어로 유니버스에 팔아도 되겠다 싶은 것들은 거래 게시판에 업로드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했고 따라서 전부 오닉스가 먹어치웠다. 재료는 오닉스가 두더지들을 이끌고 땅을 파며 확보했으므로 어찌 보면 제법 맞물리는 생산과 소비활동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B랭크는 터무니없다. 어지간한 현역 초인을 뛰어넘는 수준이지 않은가!

- 과연, 파악했습니다.

강신혁이 자신보다도 성장이 빠른 오닉스의 모습에 곤혹스러워하고 있자니, 관리자가 이제야 알겠다는 듯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 스테이터스 증폭 버프나 포션의 효과를 펫이 일부 공유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력으로 맺어진 주종관계라서 그런 것 같군요. 관리자도 처음 보는 현상입니다.

“제가 마신 포션의 효과까지 공유한다고요? 아니 대체.”

- 뀨우뀨웃!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놀란 눈으로 바라보니 조금 잘난 척을 해도 되겠지, 같은 느낌으로 오닉스가 으쓱거렸다. 강신혁은 그런 녀석을 쓰다듬어주며 솔직히 칭찬해주었다.

“두 달간 그 응석받이들 돌보느라 고생했어.”

- 뀨우우.

누군가 믿음직한 대표가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근성이 완전히 썩어버린 금은서족.

오닉스는 그것을 보다 못해(어쩌면 그저 지저왕의 발톱을 먹고 싶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나섰고, 두 달 동안 금은서족은 어찌어찌 지하에서 다시 살아갈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물론 오닉스가 다시 그들을 떠나 강신혁 일행과 함께 지구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자 전원이 울며불며 오닉스를 붙잡으려 무진 애를 썼지만, 그래도 지저왕이 죽었을 때처럼 모든 것을 내팽개치지는 않았으니 다행이었다.

이제 그들은 금은서족답게 다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관리자도 세상이 많이 안정되었으니 지구와의 시간비율도 곧 조정될 거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 퀘스트 보상은 마이 룸에 직접 보내졌으니 나중에 확인하세요.

“고마워요, 관리자님.”

강신혁은 오닉스를 방에 두고 옷을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다른 학생들에게는 고작 이틀 주말이 지났을 뿐이지만 강신혁에게는 두 달이다. 그는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기숙사 방을 나섰다.

“오, 신혁아 오늘 왜 식당에 안 왔어? 부단장님도 널 기다리고 있었는…… 데?”

그런데 1학년 C클래스 교실에 강신혁이 들어선 순간, 그를 발견하고 반갑게 손을 흔들어오던 카렌이 고개를 갸웃했다.

참고로 식당에 가지 못한 것은 신은아와 클레어를 배웅하거나 자신과 오닉스의 스테이터스를 살피거나 하는 와중에 시간이 많이 지나 아침을 먹을 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혁이 너, 주말 사이에 키라도 컸어?”

“글쎄?”

사실 1cm 정도 컸다. 하지만 그걸 솔직히 말해줄 수는 없어 얼버무렸더니, 카렌이 더욱 깊게 추궁해왔다.

“왜 갑자기 뭐가 달라진 것 같지? 성숙해진 느낌인데……."

“넌 남이 성숙했는지 눈으로 보고 아냐?”

거 참 예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단은 튕기는 강신혁에게 카렌이 눈을 빛내며 달려들었다.

“신경계 강화 특성을 무시하는 거야? 분명히 너한테 변화가 있었어!”

“신경계 강화 특성이랑은 조금도 상관없는 것 아니냐 그거.”

“여자? 여자구나! 갑자기 남자애가 변할 만한 일이라면 그것밖에 없지!”

“……여, 여자한테 차이긴 했는데.”

“풉.”

기세에 밀려 무심코 솔직히 대답했더니 카렌이 웃음을 터트렸다. 강신혁은 카렌의 뺨을 세게 꼬집었다.

“재, 재성해여……."

“실연을 비웃으면 안 되지.”

“아니 그래서가 아니라 거짓말 같아서……."

카렌이 얼얼한 뺨을 쓰다듬으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지금 신혁이 네 주가가 하늘을 뚫을 기세로 오르고 있는데, 너를 찰 여자가 우리 학교에 있을 리가 없잖아. 성격도 괜찮고 얼굴은 원래부터 잘생겼고…… 어라? 얼굴도 더 잘생겨졌나?”

“까분다.”

“아니 진짜로! 그래서, 누군데?”

“솔직하게 말할 것 같아?”

“그야 아니겠지……."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리던 카렌이 핫, 하고 정신을 차리며 외쳤다.

“설마 뇌제!”

“절대 아냐.”

강신혁이 싸늘한 목소리로 단언했다. 목소리에서 진심을 읽어낸 카렌이 당황스러워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으, 응. 어느 쪽인가 하면 뇌제님이 널 신경 쓰는 느낌이었지……."

“저번에도 말했지만 평범한 선후배 관계야.”

“그러면 누구지? 마법학과의 나희 선배 정도가 아니면 널 찰 리가 없는데. 그 선배랑 접점 있어?”

“그건……."

뜻밖의 타이밍에 튀어나온 이나희의 이름에 강신혁이 잠깐 망설이자 카렌이 입을 헤 벌리며 놀라워했다.

“접점이 있구나.”

“같은 동아리야. 너야말로 이름으로 부르는걸 보면 혹시 그 선배랑 친하냐?”

“응, 어쩌다보니 나랑도 조금? 그래서, 진짜 나희 선배한테 차인 거야?”

진실을 감춰봤자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에 솔직히 얘기하자 카렌의 눈빛이 묘하게 변했다. 강신혁은 황급히 덧붙였다.

“남들한테 얘기하고 다니진 마라. 그리고 그 선배한테 차인 것도 아냐.”

“우와 그럼 대체 누구냐. 좋아, 학생은 아닌 것 같아. 외부인이지?”

“그래.”

“오오…… 어쨌든 차였다니 다행, 아이 덩말 데덩애여(아니 정말 죄송해요)……."

강신혁이 손을 놓자 카렌이 팅팅 불은 뺨을 만지며 울상을 지었다.

“비웃는 게 아니라! 사권다면 신영에서 찾아보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에서 한 말이었지! 우리 부단장님이라든가!”

“그 사람은 등에 짊어지고 있는 게 너무 많아서 싫어.”

“너 진짜 가차 없다.”

카렌이 강신혁과 엘레노어를 이어보려고 마음을 쓰는 것은 그도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클레어 외의 사람은 마음에 들어올 틈이 없었다.

“게다가 엘레노어 선배님도 지금 한가로이 남자나 만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강신혁이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

영국 왕가의 출신으로, 주목도를 높여 좋을 것이 없는 상황에 신영의 투왕전 우승에 이은 비룡기사단장 취임하게 된 그녀. 어딜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모를 만큼 정신없는 상황에 연애를 할 심리적 여유는 없을 터였다.

그러나 카렌은 생각이 다른 모양이었다.

"난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남자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그것도 신혁이처럼 능력 있고 포용력 있고 배려심 넘치는 남자를.”

“그거 호구라는 표현을 돌려 말한 거 아니냐?”

“헛!”

강신혁은 일단 ‘어떻게 알아챘지!?’ 라는 표정으로 화들짝 놀라고 있는 카렌의 뺨을 재차 잡아당겨 벌하기로 했다.

@@@

방과 후,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아무 망설임 없이 초인상가로 놀러가자고 달라붙는 백인하를 떼어낸 강신혁이 동아리방에 들어가니, 그 안에서 캔커피를 마시며 뭔가를 집어먹고 있던 이나희가 강신혁을 보며 눈을 게슴츠레하게 떴다.

“너 여자한테 차였다며?”

“선배님이 대체 그걸 어떻게 알고 있죠!?”

“엘리한테 들었는데?”

강신혁은 그 말을 듣고 엘리가 누군지 잠시 생각하다가, 곧 그것이 엘레노어의 애칭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는 것은 엘레노어가 이나희와 잡담을 나늘 정도로 친한 사이라는 얘기다. 아니, 그 이전에 카렌 이 망할 녀석이 엘레노어한테 그 말을 흘렸다고!

“진짜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구나.”

"엘리가 남자애를 신경 쓰는 건 처음 봤어. 이번에 신입으로 들어온 애가 여자한테 차인 것 같다면서 멘탈이 괜찮을지 걱정하던데…… 비룡기사단에 신입으로 들어간 애는 너밖에 없잖아?”

정말 친절한 사람이지만 신경 꺼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 멘탈은 인간의 유리처럼 튼튼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줘요. 가능하면 제 앞에선 그런 화제는 꺼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도......."

“그래, 그럴게. 미안한데 지금 네 얼굴표정 되게 재밌다.”

선배가 아니었으면 저 탱탱한 볼따구를 잡아당겼을 것이다.

강신혁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자리에 가방을 놓다 말고 이나희가 집어먹던 것의 정체를 파악하곤 기겁했다. 그것은 각설탕이었다.

이나희는 각설탕을 안주로 블랙커피를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누군데?”

“대답 안 할 걸 알면서도 그렇게 물어보는 게 여자들 공통점이죠?”

강신혁은 입고 있던 하복 셔츠를 벗고 반팔 차림이 되었다. 그 위에 작업용 앞치마를 걸친 후, 히죽히죽 웃고 있는 이나희에게 한숨과 함께 선언했다.

“그보다 저랑 작업 하나만 같이 하시죠, 선배님.”

“작업? 뭐 만들자고? 하지만 아티팩트 경연에는 이미 제출 끝났는데.”

“그거랑은 상관없이 만들고 싶어져서요.”

강신혁의 눈이 반짝였다.

“아마 이전 것보다는 잘 만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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