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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하자마자 VIP-66화 (66/345)

66화. < Chapter 13. 어웨이크닝 - 3 >

- 오늘의 로그인 보너스로 스킬 증폭 버프가 적용됩니다! 만으로 하루 동안 모든 스킬의 효과가 30% 높아지며, 대성공 확률이 증가 합니다!

토요일 아침 . 강신혁은 마침 오늘의 로그인 보너스로 스킬 증폭 버프라는 듣도 보도 못했던 버프가 뜨는 것을 보며 오늘이 바로 날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아니, 여태껏 로그인 보너스를 겪어본 결과 아무래도 지금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 튀어나올 가능성이 제법 높은 것처럼 느껴지긴 했지만.

“이걸 가지고 말이지……."

어제 일일 알바의 대가로 클레어가 준 것은 일종의 포션이었다. 재생 포션이라는 것인데, 물건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주는 약이라고. 연금술사만이 만들 수 있는 상위 포션의 하나라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걸 그냥 뿌린다고 아티팩트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냐. 이걸 쓰고 동시에 [수리]를 해야만 복구할 수 있는 거지. 아티팩트 수리, 이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아니거든. 할 수 있겠어?’

그것을 주며 클레어가 하는 말에 강신혁은 즉답하지 못했다. 물론 관리자는 그는 이미 신풍의 보주를 수리했을 정도인데 뭐가 걱정이냐는 말을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영력 접착제, 거기에 더해 운이 좋았기 때문이니……!

“후, 그래도 일단 해봐야지. 밥 먹고 나서.”

- 뀨?

“그래, 너도 밥 먹어야지.”

강신혁은 오닉스에게 밥을 주고는 방을 나섰다. 아침은 원래 백인하와 맞춰 먹었던 것도 아닌지라 로열 클래스 전용 식당이라는 곳에서 한 번 먹어보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카드키는 굳이 챙기지 않았다.

사실 순금 카드키는 일종의 명예 신분증 같은 것이고, 실은 그의 스틱에도 기숙사 방이나 식당 같은 곳의 출입 코드가 기록되어 있어 스틱만 들고 다니면 문제없었다.

“어서 오세요. 즐거운 식사 되세요.”

로열 클래스 전용 식당은 다름 아닌 운유관에 있었다. 식당 외에도 로열 클래스만을 위한 시설이 운유관에 있다고 하니 사실상 운유관이야말로 일반 학생들과 로열 클래스의 신분 격차를 강조하기 위해 존재하는 시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대개 학생은 그런 시설이 위치해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지만. 당장 이전의 강신혁이 그랬듯이 말이다. ……그게 더 기분이 나빴다.

“어, 올해 신인왕이네. 벌써 들어왔구나.”

“협회 오퍼 받았다는 얘기가 있던데.”

“협회? 하. 돈도 없는 것들이잖아.”

식당은 일반 학생 식당과는 비교도 안 되게 넓었고, 호화로웠다. 반면 그 안에 있는 학생들의 숫자는 일반 식당과는 비교도 안 되게 적었는데, 대부분은 그를 본 체 만 체 했지만 그중에는 강신혁의 모습을 발견하곤 빤히 들으라는 듯이 속닥이는 사람도 있었다.

“음침하게……."

“신혁아, 이쪽으로 와.”

밝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역시나, 카렌이 그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차분히 앉아 그를 바라보고 있는 엘레노어 R. 알제의 모습은 덤이었다.

“적만 있었던 건 아니네.”

강신혁이 그녀들이 있는 테이블에 앉자 곧 서버가 다가와 그에게 못 먹는 것이 있냐는 질문을 해왔다. 그가 고개를 젓자 이번엔 학생 식당에도 없는 메뉴판을 내밀고는 원하는 것을 고르게 했지만 강신혁은 이번에도 고개를 저었다.

“다 줘요.”

“예?”

“다 달라고요. 아침은 든든하게 먹는 타입이라.”

“그건 불가능한데…… 음, 그럼 메인 디쉬를 늘려보겠습니다.”

“많이요. 한 3명 먹인다 생각하시고.”

“알겠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주눅이 들 법도 한데 당당하게 아침 곱빼기를 주문하는 강신혁의 모습에 카렌은 감탄하고 말았다. 한편 엘레노어는 처음부터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았다는 듯 강신혁의 아침 주문을 무시하고 그에게 물어왔다.

“수리는 어때?”

“방법은 찾았어요. 성공할지 어떨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오늘 중으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고마워.”

“그 말은 성공한 다음에 들을게요.”

“와 재수 없어.”

그런데 그들이 식사를 기다리던 때 식당 안에 세 명의 남자가 들어왔다. 이전 측정실에서도 보았던 비룡기사단장 더글러스 페인과 다른 3학년 남성 두 명이었다.

그들은 엘레노어, 카렌과 강신혁이 같은 테이블에 앉은 것을 보고 움찔하더니 이내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부단장.”

더글러스 페인이 말했다.

“외부인과 동석인가?”

"......."

엘레노어는 그에게 대꾸하지 않았다. 불합리한 단장의 요구에 모두 따르고 있다기에 뭔가 약점이라도 잡힌 건가 했는데 지금 그녀의 태도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었다.

“넌…… 그때 그 녀석과 같이 있던.”

그는 이어서 강신혁을 보곤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아마도 그 녀석이라는 것은 투왕전에게 그를 패퇴시켰던 백인하를 말하는 것이겠지. 강신혁이 어깨를 으쓱이자 그는 작게 코웃음을 치곤 재차 엘레노어에게 고개를 돌렸다.

“용의 증표가 필요하게 됐어. 오후에 받으러 가지.”

“그것을 스스로 고장 냈다는 것을 잊었나요?”

드디어 엘레노어가 입을 열었다. 또박또박 정확한 한국어였지만 어딘가 영국의 악센트가 묻어나는 특이한 느낌. 강신혁은 조금 감동했다. 혀를 깨물던 때와는 아예 다른 사람 같다.

“고칠 방도가 생겼어. 가문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

아마 용의 증표란 그 테이밍 전용 아티팩트를 말하는 것인 모양인데…… 가문의 지원이라. 그 말에 엘레노어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외부인을 개입시키겠다고요.”

“너야말로 외부인을 훈련소 안에 들였던 모양이던데.”

아무래도 정보가 샜나 보다. 하긴 오히려 새지 않을 이유가 없긴 했다. 강신혁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남자 셋의 시선을 가볍게 무시했다.

“그는 신영의 인물입니다. 단원 후보이기도 하고. 외부인, 하물며 단장의 가문을 개입시키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얘기입니다.”

"그래서 볼튼 선배님을 모실 생각이다. 초대 단장이시며 우리에게 아티팩트를 넘겨주신 그분께서 직접 참관해주신다면 괜찮겠지? 부단장도 그 자리에 오도록.”

“……마음대로 하시지요.”

엘레노어는 완전히 질린 표정으로 그렇게 대꾸하곤 고개를 돌렸다. 더는 말을 섞지 않겠다는 의사표명이었다. 더글러스 페인은 그 모습을 보며 희미하게 웃곤 재차 강신혁에게 시선을 준 후 물러섰다.

“아무래도 엘레노어 선배님이 안장을 수리하려는 것도 알고 있는 모양인데.”

“그러게 여태 가만히 있다가 하필이면 지금 그걸 수리하겠다고 나서는지.”

강신혁은 그들이 제 자리를 찾아 앉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나직이 그 말을 입 밖에 냈다. 카렌이 무척 불쾌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지가 멋대로 고장내놓고 가문을 개입시키면서 그 정당성 확보를 위해 초대 단장까지 부른다고? 일을 멋대로 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진짜. 그럴 거였으면 애초에 왜 부단장님한테 그걸 맡긴 건데?”

“그건 어쩌면 선의로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겠는데.”

강신혁이 반사적으로 한 말이 카렌의 움직임을 굳게 했다. 그녀가 끼기긱 소리 나게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신혁아, 세상에 해도 될 말이 있고 하면 안 되는 말이 있는 법이야. 선의가 뭐가 어쨌다고?”

“아니, 너 모르겠어?”

“응!? 방금 뭔가 있었어!?”

강신혁은 진심으로 영문을 몰라하는 카렌에게서 시선을 떼어내 엘레노어를 보았다. 그러나 그녀 역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대체 강신혁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의아해하는 모양.

그러나 강신혁은 더글러스 페인의 행동이나 방금 했던 말들을 그의 가부장적인 마인드와 이어보며 한 가지 사실을 희미하게 깨달을 수 있었는데…….

“아니, 그래도 이건 확실하지 않으니까 나중에 얘기할게요. 그래서 결국 어떻게 할까요? 고쳐볼까요?”

엘레노어는 한참 생각하더니 이내 강신혁에게 고개를 숙였다.

“미안, 아무래도 되돌려놔야 할 것 같아. 수리를 하는 건 저들이 실패한 다음에.”

“성공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시는 군요.”

“영국의 믿을 만한 사람들한테 문의한 적이 있어. 그랬더니 적어도 지금, 그걸 고칠 만한 사람은 없다고.”

과연, 그녀의 가문에 도움을 요청한 결과 무리였으므로 더글러스 페인의 가문도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은근히 가문 부심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웃고 있는데, 엘레노어가 그런 강신혁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정말 미안한데, 한 가지 부탁을 더 하고 싶오.”

“어미가 언제 뭉개지는 건지 정말 종잡을 수가 없네요.”

피식 웃고는 말해보라는 듯 그녀를 마주하는 강신혁에게, 엘레노어가 무척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고개를 깊이 숙여 부탁했다.

“임시라도 좋으니까 비룡기사단에 들어와 줬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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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기사단은 최대인원 20명으로 유지되는 것이 창립 이래 절대적으로 지켜져 온 규칙이었다.

따라서 정원이 차 있는 상황에서 신입이 들어오기 위해선 임원 전원의 찬성 하에 기존의 인원을 방출하고 새로 들이든가, 부단장 이상의 임원 승인 하에 기존의 단원과 정당한 시합을 벌여 그 자리를 탈환해야만 했다.

- 신인왕 강신혁, 비룡기사단 입단 테스트! 부단장 엘레노어 R. 알제의 승인 하에 3학년 C클래스 에단 밀란과 결투!

비룡기사단은 신영 설립 초기부터 이어져온 전통 있는 집단이다. 보통은 단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단원을 직접 선발해 별다른 마찰 없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이어받아왔으며, 기존의 단원과 결투를 벌여 끌어내리는 경우는 정말로 적었다.

“너."

실력이 모자라 2관으로 쫓겨난 이래 단원으로서 활동하기보단 망토를 입고 교내를 돌아다니기를 즐겼던 에단 밀란은 결투 불응 시 단원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메시지를 받고 다급히 체육관으로 뛰어왔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겠어?”

“악의는 없습니다. 그냥 그 자리가 필요해져서요.”

"큭......."

신영에서 비룡기사단이란 이름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은 만큼 단원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결투에는 상당히 많은 구경꾼이 몰린다.

특히나 수업이 없는 휴일이다 보니 할 일이 없어 기숙사에 처박혀 있던 잉여들이 전부 체육관으로 몰려들었다.

“양자 준비.”

기본전투훈련 교과목의 담당을 맡은 교사 역시 오랜만에 벌어지는 비룡기사단 선정 결투에 선선히 심판 역을 수락해주었다. 어제 외부로 지원을 나갔다 와서 그런지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긴 했지만.

“시합...... 개시!”

“핫!”

강신혁이 신인왕이며 만만치 않은 인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는 선빵만이 필승이라고 생각했다.

“흐아아아아아!”

그러나 그의 B랭크 특성 [충격량 증폭]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거대한 워해머를 들고 냅다 뛰어올라 강신혁을 내려찍으려는 순간, 강신혁이 검을 뽑아들며 바닥을 박찼다.

"후."

정면으로 격돌하기도 전부터 워해머가 발하는 막대한 풍압이 그를 짓늘러왔다. 공격 궤도를 뻔히 알면서도 저항하지 못하게 하는 강 력한 힘은 과연 비룡기사단원 자리를 화투 쳐서 얻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으나…….

강신혁은 그것에 전혀 영향 받지 않는 듯 몸을 가볍게 비틀어 공격을 피하며 검면으로 에단 밀란의 복부를 거세게 가격했다. 컥, 신 음을 토해내며 워해머를 놓치고 마는 에단 밀란.

“흡!”

"끅......!"

강신혁은 한 발로 착지하는 순간 그 발을 축으로 삼아 반 회전하며 그의 등을 걷어찼다. 에단 밀란은 재차 억눌린 신음소리를 토해내며 쓰러져,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강신혁 승리! 결투의 패배자 에단 밀란에게서 비룡기사단원 자격을 박탈하고, 지금 이 순간부로 강신혁을 비룡기사단원으로 인정합니다.”

에단 밀란이 일어날 수 없는 상황임을 확인한 교사가 담담히 강신혁의 승리를 선언했다. 결투가 시작되고 고작 30초도 지나지 않아 깔끔하게 정리된 상황에 사람들은 제 눈을 의심했다.

“너무 압도적이라 뭘 판단할 겨를도 없었는데. 에단 밀란이 원래 저렇게 약했냐?”

“비룡기사단 기존 단원 중에서는 제일 쳐진다는 얘기가 있긴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렇게 맥없이 당한다고? 힘 하나는 셌잖아.”

“그것보다…… 강신혁이 신인왕전에 비해서 더 강해진 거 아냐?”

“맞아. 이전하고 움직임이 명백히 달라졌어. 훨씬 심플하고 스마트했어.”

강신혁은 주위에서 들려오는 말소리나 자신에게 쏟아지는 시선을 무시하며 검을 거두었다. 실제로 실력이 가장 딸려서 쫓겨났다는 것만 들어도 알 수 있듯 에단 밀란은 3학년 단원치고는 굉장히 약했다.

힘 하나만 그럭저럭 괜찮고 민첩도 체력도 부족하니 카렌과 붙여놓으면 아슬아슬한 승부가 될 것이다. 도우진이 특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한다면 그에게도 질 수도 있었다.

“신혁아, 망토 걸치자!”

“아, 쫌.”

카렌 역시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달려와 그의 등에 억지로 망토를 걸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유치뽕짝인 망토를 직접 착용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임시니까 어쩔 수 없다. 임시니까.

“이걸로 오후에 그 자리에 참석할 최소한의 조건은 얻은 거지.”

“응. 아마 재밌어질 거야.”

강신혁은 카렌이 킥킥 웃으며 하는 말에 쓴웃음으로 대꾸하곤 고개를 들었다. 체육관에 모인 이들 중 기존 비룡기사단원은 2관의 부단장파를 제외하면 단 한 명도 없었다. 어쩌면 일부러 무시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조금 귀엽게 느껴졌다.

그런 생각을 하던 강신혁에게로 엘레노어가 다가왔다. 그녀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매단 채 그에게 악수를 청했다.

“앞으로 잘 부탁해.”

“임시라니까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을 내세우면서도 강신혁은 그녀의 악수를 거절하지는 않았다.

‘자, 그럼 이제.’

그들이 아티팩트 수리에 실패하기만을 빌어야 하는데 말이지.

강신혁은 새로이 얻은 망토를 펄럭이며 환호하는 단원들과 함께 블랙우드 훈련소 2관으로 향했다.

그로부터 다섯 시간 후, 현 단장 더글러스 페인과 초대 단장이 함께 그곳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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