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화. < Chapter 11. 환룡, 바람을 타고 - 4 >
[파마의 단창]
[B-랭크]
[특수능력-파마]
*파마 - 모든 마력 작용을 파훼한다. 그 확률은 공격력에 비례하여 상승한다.
강신혁이 처음으로 만들어낸 B-랭크의 걸작. 에이라이트라는 금속이 지닌 능력을 고스란히 발현해낸 단창은 쏘아내진 그 순간 금색의 잔상을 남기며 마법진의 정중앙에 틀어박혔다.
빛이 폭발하는 듯했다. 단창 안에 담긴 파마의 힘이 터져 나오는 것을 강신혁도 느낄 수 있었다. 파마의 확률이 공격력에 비례하여 상승한다고 했던가? S-랭크의 힘으로 내던져진 지금 저 마법진이 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파훼되지 않을 리 없었다!
- 키이이이이이!
- 딸깍딸깍
마법진이 불안한 스파크를 튀기는 것을 본 거미들이 당황하며 마법진 앞으로 몰려들었다. 아마 마법진에 꿎힌 단창을 어떻게든 해보려는 것 같은데…… 강신혁에게 그것은 기회였다.
거미들의 이목이 다른 데 쏠린 틈을 타 그는 공동 내부에 남아있던 다른 알집들을 모두 깔끔하게 파괴했다. 고작 20초도 걸리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 질서에 해를 끼치는 존재를 대량으로 제압했습니다. 회원등급에 보너스! 152,500HP를 얻었습니다! VIP 보너스로 보상의 50%에 해당하는 HP를 추가로 얻어, 총 228,750HP를 얻었습니다!
- 힘이 A-랭크로 성장합니다!
드디어! 순수한 힘이 A-랭크에 달하며 버프를 적용하면 S랭크에 이르렀다. 이쯤 되면 굳이 도망 다니면서 놈들을 상대할 필요조차 없었다. 그는 한데 뭉쳐있는 거미들을 향해 돌격하며 칼날 앞발을 거세게 휘둘렀다.
“뒈져!”
칼날 앞발이 휘둘러지는 궤적 안에 담긴 모든 것이 평등하게 동강났다. 거미들은 감히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갈라졌다. 무슨 케이크라도 가르는 듯한 상쾌감마저 느껴졌다.
그러나 놈들은 그럼에도 여전히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오직 마법진에 매달리고 있을 뿐…… 그 순간이었다.
- 콰직!
단창에 담긴 파마의 힘을 이겨내지 못한 마법진이 거미들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결국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쿠웅
마법진이 깨져 무수한 빛의 입자가 흩날리는 것과 동시에 공동 전체에 진동이 내달렸다.
거미들은 저마다 극도로 흥분한 울음소리를 내지르며 알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앞으로 몰려들었지만 그것은 강신혁에게 확신을 심어줄 뿐이었다. 저 알을 파괴하기만 하면 어떻게든 이 게이트의 끝을 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다 꺼져!”
버프의 남은 지속시간은 앞으로 2분. 그 안에 알을 파괴한다! 그는 사방으로 칼을 휘둘러대며 앞으로 전진했다.
바람의 칼날을 날려 알을 부술까 생각도 해봤지만 안타깝게도 바람의 칼날은 상승한 힘의 영향을 받지 않는 능력. 날아가다가 중간에 거미들의 육벽에 걸려 파쇄될 따름이었다.
“정말 귀찮게 하네……!”
칼날 앞발을 한 손으로 고쳐 쥐고는 파도처럼 밀려드는 거미들을 마구 베어내며, 다른 한 손으로는 투창기에 남은 단창을 장전했다.
이어서 S랭크에 이른 힘을 모조리 실어 재차 투창! 그러나 그것 역시 어떻게든 알을 보호하고자 애쓰는 거미들에 막혀 중간에 저지되었다. 빌어먹을!
- 뀨!
바로 그때, 오닉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대체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르게 그의 발치로 다가온 오닉스의 자그마한 양손. 그 손에 들려있는 것은…… 사마귀의 둥지에서도 발견했던 구슬의 반쪽……?
“너, 이거, 어디서?”
- 뀨뀨우뀨이뀨웃!
오닉스가 자랑스럽게 떠들었다. 처음부터 이것이 알에 꽂혀있는 걸 발견하고 접근했지만 마법진 때문에 빼낼 수가 없었는데, 강신혁이 마법진을 파훼한 덕분에 비로소 빼낼 수 있었다고…… 이게 알에 박혀있었다고?
그렇다는 건 혹시 마법진의 목적은 단순히 알을 보호하는 게 아니었단 말인가……?
- 알에 영력을 주입하기 위한 재료로 쓰였던 모양입니다. 손상이 심하군요. 이 자리에서 당장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습니다.
“그렇다는 건 혹시 거미 놈들이 사마귀 소굴을 뒤졌던 것도 구슬의 나머지 반쪽을 회수하기 위해서였다는 건가……?”
강신혁은 사마귀의 둥지를 뒤지다 당황한 기색을 보였던 거미의 모습을 떠올리며 비로소 납득했다. 그것은 사마귀의 둥지 안에서 일어난 참상을 보고 놀란 것이 아니라, 둥지 안에 있어야 하는 무언가를 찾지 못해서 당황했던 것이다.
‘일단 인벤토리에 넣고.’
그는 그것을 곧장 인벤토리에 넣고는 오닉스를 칭찬해주며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1분이었다. 저 거대한 알과 남은 거리는 이제 고작 해야 30미터!
모르긴 몰라도 구슬 파편을 빼앗겼으니 정상적으로 부화할 수 없게 되었을 터, 저것을 깔끔하게 부수고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강신혁이 그 30미터를 메우는 일은 없었다.
- 우우우웅
알이 갑자기 살아있는 것처럼 부르르 떠는가 싶더니, 그 안에서 검은 촉수 같은 것이 뻗어 나왔다.
뭔가를 찾듯이 허공을 더듬던 그것은 이내 가장 가까이에 있던 거미의 몸통을 꿰뚫었다! 이어서 수십 줄기에 이르는 촉수가 더 튀어나와 마찬가지로 거미를 꿰뚫고, 그 안의 기운을 흡수했다.
- 딸깍딸깍딸깍
- 기이이이이이이이!
_ -
거미들은 흥분하여 기성을 내지르면서도 그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 모습이 마치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는 헌신적인 연인과도 같았다.
그것이 부화 과정임을 깨달은 강신혁은 어떻게든 방해하기 위해 급한 대로 단창을 하나 투창했지만, 그것은 촉수 몇 개를 부수었을 뿐 본체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거미들 역시 죽을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몸을 내던져 그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했다.
"큭......!"
이윽고 촉수가 다시 알 안으로 빨려 들어갔을 때, 이미 그 자리에 살아남은 거미는 없었다.
알의 첨단에 실금이 갔다.
이윽고 금이 번개 치듯 바닥까지 쫙 그어지더니, 양옆으로 갈라졌다.
그 안에서…… 거대한, 아주 거대한 거미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게이트의 주인, 여왕거미의 등장이었다.
“흐으…… 하아아아아아아!”
강신혁은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힘을 담아 있는 힘껏 투창기를 휘둘렀다. 벽력처럼 내쏘아진 단창은 똑바로 거미의 머리통을 노렸으나, 명중 직전 휘둘러진 다리를 미처 꿰뚫지 못했다.
- 꾸우우오오오오오오!
그나마 다리를 하나 부숴놨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여왕거미는 태어나자마자 입은 부상에 극도로 분노하여 울부짖었다. 이 게이트를 A-랭크로 변화시킨 원흉답게 끔찍한 힘을 담은 포효였다. 직후 이미 예상하고 있던 일이 그에게 닥쳐왔다.
- 모든 스테이터스 포션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 폭주환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부작용으로 심각한 부상과 함께 힘과 체력 스테이터스가 30분간 2단계 하락합니다.
관리자의 메시지와는 다른 무기질적인 메시지가 망막을 가득 채운 다음 순간, 강신혁은 전신의 근육이 수축하는 듯한 고통에 이를 악물어야만 했다.
전신의 피가 빠져나가는 듯했다.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뼈가 비틀리고 갈리는 것만 같다. 한계를 넘어 혹사당했던 몸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약속된 무적의 3분은 이미 지났고, 스스로 말했던 것처럼 그는 망한 것이다.
- 쿠우우오오오오!
- 회원님!
너무 고통이 심해 뒤이어 날아든 관리자의 메시지에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아니, 반응할 시간이 있다면 어떻게든 피해야만 했다. 자신을 가두고 있던 알껍질을 밀어내고 비로소 공동을 밟고 선 여왕거미가 그를 노리고 거미줄을 쏘아내고 있었으므로.
"큭!"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어떻게든 몸을 날려 공격을 피했다. 거미줄은 그 대신 지면을 덮쳐 광범위한 영역을 뒤덮고 음산한 보랏빛을 뿜어냈다. 직감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저것에 닿으면 죽는다.
- 쿠아아! 꾸우우우오오오오!
여왕거미는 조심스레 바닥을 딛고 기어오며(앞다리가 깔끔하게 파괴된 탓에 이동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연신 거미줄을 토해냈다.
만약 힘과 체력 대신 민첩이 하락했더라면 그 순간 전투가 끝났으리라, 강신혁은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그것을 피해 계속 몸을 날렸지만, 그 와중에도 이것이 그리 좋지 않은 일임은 깨닫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알집과 거미의 잔해로 가득했던 공동 바닥을 차례차례 거미줄이 메우며 강신혁이 있을 공간을 없애나가고 있었으니까.
조금만 닿아도 그대로 죽게 될 함정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본인은 빈사 상태에 힘과 체력까지 하락한 상황. 게임이었더라면 밸런스가 안 맞는다며 폭발했을 것이다.
‘좋지 않아.’
퇴각할 길조차 없는 상황. 놈을 이기려면 어떻게든 접근해야 했다. 이대로 계속 피하고 있으면 확정된 죽음에 몸을 던지는 꼴이 된다.
하지만 어떻게? B랭크로 하락해버린 힘과 체력으로 대체 어떻게 놈과 정면대결을 해서 이긴단 말인가?
‘……생각해도 소용없나. 지금은 써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써서라도 녀석을 으깰 뿐.’
- 뀨우우……!
피를 너무 흘린 탓이리라, 머리가 조금씩 몽롱해져왔다. 그것을 알아챈 오닉스가 걱정스레 울었다.
“오닉스…… 괜찮아. 고생했어.”
- 뀨!?
그는 괜찮다는 뜻을 담아 녀석을 가볍게 쓰다듬어주곤, 인벤토리를 열어 녀석을 넣어버렸다.
녀석은 구슬을 빼온 것만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여왕거미가 계속해서 뱉어내는 거미줄 탓에 공동 전체에 독연이 피어오르는 상황, 녀석을 더 꺼내두고 있어봤자 좋을 일이 없었다.
“관리자님, 지금 있는 HP로 제게 있는 부작용을 없애고 상처를 회복해줄 수 있는 아이템을 추천해주세요. 기왕이면 지금 상황에 맞는 아이템도 같이 추천해주시면 좋겠는데.”
- 회원님.
강신혁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에겐 히어로 유니버스가 있었다. 애초에 그가 필사적으로 알집을 으깨고 다녔던 이유가 무엇이던가, 바로 여차할 상황에 그의 목숨을 보전해주고 상황을 타파할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여태껏 확보한 HP의 양은 어림잡아도 500만 이상일 터, 그 정도라면 어떻게든 저 빌어먹을 거미를 이길 수 있는 수단을……!
- 죄송합니다, 회원님. 지금 단계에서 폭주환의 부작용을 없애주는 포션은 판매가 불가능합니다. 원래라면 제 권한으로 어떻게든 제한사항을 무시했겠지만.
재차 날아드는 거미줄을 피해 몸을 날렸다. 황당하게도 놈은 다음 순간 멀쩡한 다리를 휘둘러 바람의 칼날을 쏘아냈다.
사마귀들을 양분으로 삼아 자라난 덕에 바람의 칼날까지 다룰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면, 몬스터라는 족속은 정말이지 비겁한 것들이다. 만약 윈드 마스터리가 아니었다면 그 흐름을 읽어내지 못해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으리라.
- 다행히도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저 빌어먹을…… 네?”
언제나 강신혁의 편을 들어주었던 관리자가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했다. 이 게이트에 들어와 나약한 모습을 보인 탓에 그에게 실망이라도 했단 말인가? 머리가 워낙 몽롱한 탓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던 강신혁에게.
- 바텐더 님께서 선물을 보내셨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아무런 예고도 없이 천사의 선물이 날아들었다.
“누나가……!? 아니, 확인! 바로 주세요!”
- 연금술사 특제 초월 포션(SS-)을 얻었습니다.
선물이란 히어로 유니버스가 제공하는 시스템 중 하나다. 서로를 친구로 등록한 사람들 사이에 한해서, 또한 ‘히어로 유니버스가 제공하지 않는 물건’에 한해서 직접 물건을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
하지만 선물을 보내는 데에도 상당한 양의 HP가 소모되고, 선물을 보내는 횟수에도 제한이 걸려 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턱턱 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클레어가 그에게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선물을 보낸 것이다.
‘들었구나.’
처음 신은아에게 연락을 받고, 바깥과의 시간 차이가 60배에 달한다는 것을 알고 클레어에게 연락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부러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괜한 걱정만 시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클레어는 신은아를 통해 강신혁이 게이트에 갇혔음을 알게 되고는 그 순간부터 바로 포션제작에 돌입, 그에게 그것을 보내준 것이다.
너무 감동스러운 나머지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그는 그것을 곧장 따서 마셨다.
- 연금술사 특제 초월 포션(SS-)을 섭취합니다.
그 순간 전신에 폭발적인 힘이 내달리며, 그의 육신을 갉아먹고 있던 모든 통증과 부작용을 깔끔하게 불태워버렸다.
- 치명상 이하의 모든 상처가 완쾌됩니다. 포션에 포함된 영력을 효율적으로 받아들여 효과가 증폭되었습니다. 모든 상처와 상태이상이 완쾌되며, 남은 치유력이 당분간 육신에 감돌며 당신을 보호합니다!
- 일시적으로(10분) 모든 스테이터스가 두 단계 상승합니다. 포션에 포함된 영력을 효율적으로 받아들여 효과가 증폭되었습니다. 일시적으로(20분) 모든 스테이터스가 세 단계 증폭됩니다!
- 본인의 영력으로 포션에 담긴 영력의 한계 그 이상을 끌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포션의 잠재력을 끌어내어, 포션의 효과가 유지되는 시간 동안 모든 스킬의 ‘희귀도’와 ‘숙련도’가 한 단계씩 오르며 특성의 힘이 강화됩니다!
이전에 포션을 마셨을 때와 비교해 그의 능력이 터무니없이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능력이 무려 세 단계나 증폭되었다. 문자 그대로 ‘초월’에 가까운 힘.
그것은 아마도 클레어가 강신혁과 만난 후로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포션의 질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리라. 어쩌면 거기에 그녀의 조수역으로 참가하게 된 강신혁의 지분도 조금은 있을지 몰랐다.
- 쿠우우우우우......!
강신혁이 풍겨내는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라졌음을 파악한 것일까, 여왕거미가 긴장한 기색으로 기세를 가다듬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달라질 것은 없었다. 폭주환의 부작용이 사라지고 포션의 효과까지 받은 지금, 강신혁의 스테이터스는 S-급에 달하는 수준이었으니까.
“고마워요, 누나.”
그는 작게 중얼거리며 양손에 쥔 검에 힘을 주었다. 마음 같아선 그녀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지만, 그것은 직접 마주보고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래, 은아에게도 그 말을 해야겠지.
강신혁은 작게 웃으며 바닥을 박찼다. 여왕거미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거미줄을 쏘아내며 바람의 칼날을 날려 왔지만, 이젠 그것을 피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칼날 앞발을 휘둘러 쏘아낸 바람의 칼날로 그것을 가볍게 날려버리곤 재차 도약했다. 희귀도와 숙련도가 강화되어 한결 능숙해진 윈드 마스터리의 힘으로 도약을 보조했다.
여왕거미와의 간격이 3미터 이하로 좁혀진 순간. 여왕거미는 다리를 휘둘러 그를 공격하려 했지만 그는 허공에 뜬 채 신살검을 휘둘러 어렵지 않게 그것을 베어냈다.
- 꾸아아아아아아아악!
"후."
윈드 마스터리의 힘으로 발생한 바람이 그의 몸을 조금 더 띄웠다. 몇 미터나 뛰어오른 것일까, 그의 바로 눈앞에 여왕거미의 모습이 있었다.
거대한 몸체, 그것에 달린 조금은 왜소한 머리통. 어쩌면 중간에 영력 구슬을 빼앗은 탓에 완벽하지 못한 상태로 부화했는지도 모른다.
- 회원님, 적의 공격이……!
“네, 알고 있어요.”
놈의 거대한 몸통이 번쩍였다. 뒤꽁무니가 음산한 보랏빛을 발산하는 것이 보였다. 강신혁은 지체하지 않고 한 손의 칼날 앞발을 내 던져 놈의 꽁무니를 그대로 벽에 꿰어 고정시킨 후에…….
- 꾸우우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
“하!"
마구 발광하며 독침과 바람의 칼날을 섞어 토해내는 여왕거미의 머리통에, 있는 힘껏 신살검을 박아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