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화. < Chapter 10. 용의 여의주 - 3 >
이레귤러 게이트란 예정되지 않은 게이트를 말한다. 그렇기에 언제 어디서 어떤 형식으로 나타나는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으나, 그래도 설마 그 이레귤러 게이트가 게이트 안에서 다른 몬스터의 몸을 빌려 입구를 드러낸다니 강신혁은 처음 듣는 얘기였다.
- 그 여자는 대단한 바보입니다.
관리자가 보내는 메시지에는 화가 가득 담겨있었다.
- 차라리 막지 않았더라면 다른 희생양을 끌어들여 회원님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었는데.
“아니 그런 무시무시한 생각은 보통 안 하죠……."
신은아는 강신혁을 포함한 이 모두를 구하려고 마법을 발현한 것이다. 강신혁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모두 구했으니 75%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체 어째서.”
- 이레귤러 게이트는 분명 발생시기와 규모, 위치조차 예측할 수 없는 게이트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레귤러 게이트를 조작할 수 있는 이도, 이 세상에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역시 그런가요.”
강신혁은 이전 있었던 이레귤러 게이트 사태에서 자신과 맞섰던 트롤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선지 모루가 만든 무기를 쥐고 영력을 찾아 헤매고 있던 트롤.
놈이 나타난 것은 아마도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강신혁의 존재를…… 최소한 신살검의 존재를 확인하고 있었기에 그런 놈이 나타난 것이 아닐까. 지금에 와서는 그런 확신을 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신살검이 목적일까요.”
-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아마 아닐 겁니다.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았습니다. 회원님과 함께 게이트 내부에 진입한 이들 모두, 혹은 그중 특정한 누군가를 노렸을 확률이 높습니다.
사람을 노리고 이레귤러 게이트로 끌어들인다라, 만약 이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어마어마한 소란이 일지 않을까. 하필이면 자신이 그 사건에 휘말린 첫 타자가 되었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도우러 와줄 수 있을까요.”
- 칭찬을 하는 것도 짜증나지만, 그 여자는 특성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허락된 마법 모두에 통달한 최고위의 마법사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히어로 유니버스의 회원이기도 하죠. 적절한 상품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회원님을 구하러 와줄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그 여자가 아니라…….
“아아, 밖에 있는 다른 아이들도 방치할 수 없다는 건가요.”
- 바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선순위로 따지면 그 무엇보다도 회원님의 우선순위가 높으니 그 점은 그 여자도 분명히 명심을 해야겠지요. 더욱이 자신의 실수로 회원님만을 이 위험한 곳에 방치한 셈이 되었으니…….
관리자는 끊임없이 신은아에 대한 악담을 퍼붓다 말고 돌연 뚝 메시지를 끊어버렸다. 어쩌면 평소 강신혁에게 그러하듯 지금 신은아와 어떤 종류의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강신혁은 멋대로 그런 추측을 하면서도 우선은 지금 자신이 떨어진 환경을 찬찬히 살펴보기로 했다.
“크네.”
하늘이 보이지는 않았다. 지금 강신혁이 있는 곳은 온통 어두컴컴하고 습한 기운이 느껴지는 동굴. 바닥에는 온통 끈적끈적한 점액 비슷한 것이 흩어져 있었고, 실가닥도 보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크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동굴은 명백히 인세에 존재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터무니없이 높은 천장, 트롤이라도 여유롭게 드나들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통로, 뭣보다 지금 자신의 주위에 굴러다니는 바윗덩어리들. 원래는 자갈이지 않았을까? 강신혁은 그런 추측을 했다.
‘여기서 나타나는 몬스터도 전부 거대하다는 뜻이겠지…… 젠장.’
B+급 게이트. 비록 강신혁이 지난 한 달간 급속도로 성장해 B급에 이르렀다고는 하나 그것보다도 급수가 높은 게이트다. 중요한 점은 바로 게이트에 들어갈 때는 최소한 자신보다 한 단계 이상 낮은 게이트에 들어가는 게 상식이라는 것.
게이트에서는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평범한 몬스터 가운데에서 돌연 엘리트가 나타날 수도 있고, 지극히 드문 확률로 본디 그 게이트에서 나타나지 않아야 할 몬스터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파티로 진입할 때는 한 단계, 솔로로 진입할 때에는 두 단계에서 세 단계 낮은 게이트에 들어가는 것이 상식이 된 것이다.
‘그런데 난 오히려 나보다 급수가 높은 게이트로 빨려 들어온 거고…….'
더욱이 최악인 점은 이 이레귤러 게이트를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내어 강신혁을 끌어들였다는 것. 이 안에 몬스터가 아닌, 그에게 악의를 품은 다른 존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 은아 님의 귓속말 : 할부지…….
은아에게서 메시지가 날아든 것은 그때였다.
- 은아 님의 귓속말 : 어떻게 해, 할부지. 어떡해. 어떻게 하지? 할부지, 도와줘. 도와줘……!
- 은아 님의 귓속말 : 할부지, 할부지이. 어떻게 해, 나 어떻게 해야……!
강신혁은 잠시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은아가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특히 더했으니까. 앞뒤 사정 얘기도 없이 다짜고짜 어떻게 하냐니? 그만큼 지금 그녀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혹은…….
하지만 그건 지금은 됐다. 은아가 자신을, 그러니까 모루가 아닌 강신혁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으니까.
- 은아 님의 귓속말 : 할부지, 할부지할부지……!
- 괜찮아요.
끊임없이 쏟아지던 그녀의 메시지를 읽던 강신혁은 문득 그렇게 대답했다. 자연스럽게 튀어나온 말이었다.
- 은아 님의 귓속말 : 응……?
- 괜찮아요.
- 은아 님의 귓속말 : 정말 괜찮아……?
- 네.
- 은아 님의 귓속말 : 왜, 어떻게……? 나,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 그건…… 조금 이따 말해줄게요.
강신혁은 그녀에게 그런 메시지를 보내면서 생각했다.
어쩌면 들킬지도 모르겠다고. 아니, 이미 들켰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그런 것보다는, 틀림없이 밖에서 자신을 걱정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은아를 달래주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였다.
- 그래도 정말 괜찮아요. 그러니까 믿고 기다려요.
사실 완벽하게 냉정한 판단은 아니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동화율이 점차로 높아지며 어느덧, 은아를 대하던 모루의 마음을 자신도 이해하게 되었으니까.
들킨 후에 일어날 일들보다는 지금 은아를 안정시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쩌면 여태껏 그녀를 속였다는 죄악감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 은아 님의 귓속말 : 응…….
- 은아 님의 귓속말 : 응!
다행히 그녀의 대답은 긍정적이었다. 강신혁은 미소를 지은 채 그 메시지를 확인하며…… 역시 망했다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나마 그를 위로해주는 것은 그 다음 순간 날아든 관리자의 메시지였다.
- 회원님의 조치는 매우 적절했습니다. 침착성을 되찾은 그 여자가 무척 경이로운 속도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5분 정도만 있으면 무사히 이레귤러 게이트의 입구를 찾아내 다시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5분만 버티면 된다고요? 그나마 다행이다……."
- 하지만 회원님은 다섯 시간을 버티셔야 합니다.
직후 날아든 메시지에 강신혁의 몸이 쩌저적 굳었다. 관리자가 흔히 있는 일이라는 투로 설명했다.
- 이레귤러 게이트는 바깥 차원과 시간의 괴리가 일어나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그리고 이건 그중에서도 악질에 속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단단히 작정했단 뜻이겠죠.
“하."
큰 소리로 고함을 내지르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그것이 뭣보다도 미련한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필사적으로 그것을 억눌렀다.
다섯 시간.
300분.
18,000초.
1초에도 한 번씩 죽음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격상의 게이트 안에서 18,000초를 버텨야 한다고?
- 키이이이이…….
하필이면 바로 그 타이밍에, 통로 저편에서 명백히 몬스터의 것으로밖엔 들리지 않는 소음이 들려왔다. 그는 최대한 숨을 죽이고 숨을 곳을 찾아 적당한 바위 뒤로 돌아갔다. 그 직후 공동 가득 농도 짙은 마나가 들어찼다.
- 키이이
몬스터의 울음소리에는 선명한 살의가 깃들어 있었다. 바로 방금 방 안을 가득 채운 마나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강신혁은 손에 쥔 투창기를 소리 나지 않게 꽉 쥐었다. 다행히도 그것에는 이미 단창이 하나 걸려 있었다. 휘두르기만 하면 언제든지 쏘아낼 수 있는 상태. 과연 그것이 적에게 먹힐지는, 그도 자신할 수 없지만.
- 키이이이
놈이 한 발짝 더 안으로 들어오며 짧은 울음소리를 냈다. 그와 함께 미약한 바람 소리가 났다.
강신혁은 본능적으로 영력을 활성화하며 앞으로 굴렀다. 직후 그가 몸을 숨기고 있던 바위가 산산조각 났다.
- 키이이이이이!
아마도 그 울음소리는 ‘역시나!’ 정도의 뜻을 담고 있었을 것이다. 놈은 처음부터 강신혁이 이 방 안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고 왔던 것이다.
강신혁은 이를 빠득 갈며 뒤돌아섰다. 거대한 몬스터…… 전신이 검보랏빛의 단단한 갑각에 휩싸여있는 사마귀의 모습이 두 눈 가득 들어왔다. 키는 거의 4미터쯤 될까? 앞발에 달린 기다란 칼날이 번뜩이고 있었다.
- 베놈 블레이드 맨티스, B+급의 몬스터입니다.
“베놈이라는 건 독이 있단 뜻인가요?”
- 정답입니다.
그것 참 환장하겠군. 강신혁은 나직이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재차 몸을 날렸다. 놈의 어깻죽지가 까딱인다 싶은 순간 날이 휘둘러지고, 그 궤적을 따라 바람의 칼날이 날아들었다.
강신혁이 있던 곳은 다시 박살이 났다. 이제야 제법 자갈이라고 부를 만한 돌들이 많아졌다. 그러니까, 아마 놈의 입장에선 모래알 같은 것들이.
- 키이이이이이이이이!
“흡!”
놈이 다시 칼날을 휘두르려던 때, 이번엔 강신혁이 먼저 투창기를 휘둘렀다.
제아무리 놈의 갑각이 딱딱하다지만 관절 부위는 취약할 터, 칼날을 지탱하고 있는 팔꿈치 쪽 관절을 정확히 노리고 쏘아낸 투창은 과연 B급 몬스터도 쉬이 반응하기 힘든 빠른 속도로 날아들어……!
- 팅!
놈의 관절부위에 명중한 직후, 어이없게 튕겨났다.
“실화냐.”
- 캬아아아아악!
강신혁은 그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두고 그저 가만히 그렇게 중얼거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때, 그래도 아프기는 했는지 비명을 지르며 놈이 입에서 뭔가를 토해냈다!
강신혁은 볼 것도 없이 재차 몸을 날렸다. 간발의 차로 그의 교복 끝을 뭔가가 스치고 지나갔는데…….
직후 교복 상의가 완전히 녹아 사라졌다. 돌아보니 놈의 보랏빛 침이 바닥 일부를 뒤덮어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일대를 무너트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실화냐……."
울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참으며 재차 움직였다. 그나마 다행한 점은 B+랭크에 달하는 민첩에 영력까지 더해지니 어떻게든 놈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
지금 그에겐 민첩 중급 포션도 있으니, 그것을 마시면 속도 면에서는 적을 상회할 수 있겠지만…….
‘안돼.’
이제 겨우 첫 번째 적을 만났을 뿐인데 벌써 포션을 마셔? 게임이었으면 배드 루트로 직행하는 코스다. 이 포션을 마셔야 하는 순간은 적어도 지금이 아니다. 그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빌어먹을.”
맞서 싸우는 수밖에 없다. 강신혁은 재차 강철 단창을 하나 투창기에 끼워, 놈의 팔이 휘둘러지는 순간 공격을 피해내며 재차 놈의 관절부위를 노리고 투창했다.
있는 힘껏, 영력을 더해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파워를 담아서. 그러나 그것은 이번에도 맥없이 튕겨 나오고 말았다. 그로써 평범한 강철 단창으로는 놈에게 일절 유효한 데미지를 입힐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 캬아아아아아아아!
좁쌀만 한 인간이 요리조리 공격을 피해대며 아픈 가시를 날려 오는 게 짜증났으리라, 사마귀가 마구 고함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놈이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쿠우웅, 둔중한 진동이 공동 전체에 울려 퍼지는 듯했다.
강신혁은 필사적으로 몸을 날리며 머리를 굴렸다. 차라리 간격을 좁힐까? 바람의 칼날을 피하는 것보다는 그냥 근거리에서 놈의 팔을 막아내는 쪽이 더 쉽지 않을까…….
아니, 하지만 저 독침은? 근거리에서 쏘아내지는 것을 피하지 못하면 그 순간 끝장이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한 번만.’
연속으로 크게 회피 동작을 취하느라 가쁘게 달아오르는 숨을 가라앉히며 , 어떻게든 투창기에 투창을 장전했다. 매의 강철 단창이었다.
- 캬아아아아아!
“흡!"
놈의 바람 칼날을 피하며, 신중하게 창을 쏘아낸다. 운이 좋았다. 투창기의 옵션이 발동해 강철 단창이 셋으로 분리된 것이다!
투창 속도는 원래부터 놈이 따라잡을 수 없었으므로, 투창은 무사히 놈의 팔꿈치에 틀어 박혔다.
- 콰직
끔찍한 소음, 그러나 강신혁에게는 듣기 좋은 소음이었다.
세 개의 단창이 일시에 놈의 팔꿈치 관절을 찢어발겼다. 놈의 왼쪽 팔에 달려있던 칼날이 깔끔하게 바닥으로 떨어졌다.
-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마귀가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며 사방으로 독침을 분사했다. 강신혁은 기겁해 자신이 찾을 수 있는 가장 거대한 바위를 찾아 그 뒤에 숨었다. 이윽고 그 바위조차 녹아내렸지만 어찌 독에 직격당하는 것만은 막을 수 있었다.
“통하네.”
- 통하네요.
자신이 만든 아티팩트가 멋진 효과를 낸다. 장인에게 그것만큼 기쁜 일은 없다. 단 한 가지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매의 강철 단창은 하나뿐이라는 것.
- 갸으오아아아아아아!
소중한 팔 한 짝을 잃어버린 사마귀는 세상이라도 잃어버린 것처럼 마구 난동을 피우고 있었다. 강신혁은 놈의 발밑에 떨어진 놈의 팔, 그리고 관절부위에 꽂힌 채 같이 떨어져 있는 매의 강철 단창을 주시했다.
저것을 회수해서 놈의 나머지 팔도 같은 신세로 만들어준다. 가능할까? 어려울 것 같았지만 해봐야만 했다.
그러나 그 다음 순간 허공에서 날아든 실가닥이 강신혁의 모든 생각을 깔끔하게 절단 냈다.
- 갸아아아!
사마귀가 비명을 지르며 난동을 피웠다. 그러나 놈의 남은 한 팔을 단단히 붙든 실가닥은 결코 끊어지는 법이 없었다. 이어서 천장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내리는 실가닥이 차차 사마귀를 구속해, 이윽고 놈을 허공에 띄웠다.
- 딸깍딸깍
사마귀의 울음소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기분 나쁜 소리가 울렸다. 천장에서.
강신혁은 조심스럽게, 숨소리조차 내지 않으려 의식하며 시선만을 천장에 두었다.
순식간에 고치가 되어버린 사마귀를 끌어올리는 거대 거미의 모습이 보였다.
"......."
그 타이밍에 어떠한 소리도 내지 않은 자신을 강신혁은 격하게 칭찬해주고 싶은 기분이었다. 거미는 놀랍게도 강신혁을 눈치 채지 못 했고, 사마귀만을 회수하여 천장을 기어 사라졌다.
- 아주 잘하셨습니다. 회원님께 200HP 보너스.
보너스를 주는 관리자의 메시지마저 지극히 가라앉아 있었다. 강신혁은 혹여 소리가 날까 두려워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다가, 거미의 기척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확신이 들고 나서야 간신히 한 마디 내뱉었다.
“그래서, 사마귀의 무덤.”
- 평범한 게이트는 몬스터가 서로 적대하는 경우가 드뭅니다만 이레귤러 게이트에선 이런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좋은 거…… 배웠네요.”
지나치게 오래 숨을 참고 있었던 탓에 머리가 어지러워질 것 같았다. 아마 재생력이 아니었다면 진즉 한계가 찾아왔겠지. 그는 재생력에 무한한 감사를 하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자신이 내던졌던 투창을 회수하고, 사마귀의 칼날이 달린 팔을 쥐었다.
그 순간 그의 영력이 사마귀의 칼날 안으로 스며들어가며 그 안의 근원과 자그맣게 공명했다.
뜻하지 않게 이루어진 소통의 끝에, 강신혁은 한 가지 귀중한 정보를 얻었다.
거대한 위기, 그리고 거대한 기회가 함께 왔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