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그인하자마자 VIP-40화 (40/345)

40화. < Chapter 8. 히로익 실드, 절망의 성벽 - 5 >

[구아아아아아아아!]

방패가 완전히 자신의 품에 들어오는 것과 때를 맞추어 대지가 격렬한 진동을 일으키고, 그보다 더 깊은 지하에서부터 깊고도 낮은 울음소리가 터져 나온 순간.

강신혁은 모든 것을 이해했다.

‘네가 슬퍼했던 것은 저 괴물 때문이었구나.’

- 우웅

어머니의 품에 안긴 갓난아이처럼 그의 손에 들린 방패가 고자질이라도 하듯 즉각 긍정했다.

히로익 실드가 미워하던 것은 자신을 사이에 두고 싸움을 벌이는 인간들이 아니었다. 본래 싸움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무구의 본질이었으니까, 그것은 본래부터 각오하고 있던 일일 터다.

녀석은 단지, 자신을 이용해 의태하고 먹잇감을 노리던 괴물을 미워하고 있던 것이다. 지난 세월 녀석은 전장에서 활약하는 무구가 아닌, 덫에나 쓰이는 미끼로서 이용당했다. 히로익 실드는 제 본분을 다하지 못한 것에 격한 슬픔과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모루, 피해라! 땅지옥이다!”

물론 강신혁은 그 말을 듣기도 전에 몸을 날리고 있었다. 삐죽빼죽한 울타리처럼 돋아난 이빨이 빼곡히 달린 아가리를 벌린 채 놈은 순식간에 지상으로 솟구쳤고, 성벽이 사라진 곳에 허물처럼 남아있던 성채는 단숨에 부서지고 말았다.

시커먼 키틴질의 육신, 몸 군데군데에서 바퀴벌레처럼 돋아난 다리. 얼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한 입까지. 보기만 해도 역겨운 모습이었다.

“꺄아아아아악!”

“사, 살려줘! 땅지옥이다!”

“살려줘, 살려주세요!”

강신혁은 어린아이며 노인을 비롯해 전투능력을 상실한 자들이 성채 안쪽에 있다가 땅지옥의 쫙 벌린 아가리 속으로 떨어지는 광경을 보며 입술을 짓씹었다.

생존연합이 말했던가, 싸울 수 없는 자들을 지켜줄 생각은 없다고? 그것은 거짓말이다. 생존연합이라고 군입을 달고 있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무리를 지켜내기 위해 오르드를 배척하고 약탈했을 뿐.

전장에서의 선악은 존재할지 몰라도, 이 세계에서 선악은 이미 그 의미를 잃은 지 오래였다.

‘어쩌면 저들은 첫 번째의 생존연합이 아닐지도 몰라.’

밀란이 땅지옥의 속성에 대해 얘기해주었던가. 적당한 사물에 의태하고 먹잇감을 기다린다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놈은 그저 히로익 실드를 이용해 먹잇감들을 끌어들였을 뿐이다.

그 먹잇감이 무리를 불려 탐스럽게 피어나면, 그 순간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다시 방패 밑에 숨어 다음 희생양을 기다리는 것.

그것이 이 좁은 계곡 안에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되었으리라.

‘이게 세상을 멸망으로 몰아간 재앙…….'

- 물러나세요, 회원님. 지금 직접 싸워 이기기는 힘든 적입니다. 퀘스트의 목표는 완수했으니, 이제 보다 한적한 곳에서 여유시간동안 야금술을 수련하는 게 더 좋아 보입니다.

관리자의 메시지가 그의 귓가를 두드렸다. 확실히 그것은 이상적인 조언으로 들렸다. 퀘스트의 목표를 완수한 이상 괜히 저 거대한 적과 대거리를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정말? 이걸로 퀘스트를 끝냈다고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 퀘스트를 만들어낸 원흉, 저 땅지옥이란 놈이 버젓이 살아 지금도 인간을 집어삼키고 있는데?

- 우우웅

그의 품에 안긴 히로익 실드가 또다시 울었다. 녀석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굳이 해석하려 들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고뇌하던 강신혁이 답변을 내놓으려던 그때, 밀란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그의 고막을 찢어버릴 듯이 두들겼다.

“땅지옥을 공격하라!”

강신혁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먹잇감을 집어삼키려는 땅지옥의 머리통에 수십 개의 투창이 일제히 날아드는 것이 보였다.

“더는 인간들이 저 괴물에게 먹히도록 놔두지 마!”

“빌어먹을 자식!”

“우리 인간을 또 이딴 식으로 농락하다니…… 죽일 거야, 죽여 버리겠어!”

“놈을 죽여! 죽이고…… 큭, 일단 죽이고 나서 생각해!”

그것은…… 실로 기묘한 광경이었다. 땅지옥에게 포식당하고 있는 생존연합을 놔둔 채 도망치면 그들은 목숨을 건질 수 있을 터인데, 오르드 병사들은 누구 한 명 물러설 생각을 하지 않고 땅지옥에게 투창을 던져대고 있었으니까.

투창기가 없는 이는 손으로 단창을 쥐어 내던졌고, 그것조차 불가능한 이들은 검을 꼬나쥐고 돌격했다.

어느덧 지상으로 완전히 몸을 드러낸 땅지옥은 몸길이만 십 미터를 넘기는 진정한 괴물이었음에도 그들에겐 주저가 없었다.

‘빼앗긴 물의 보주 때문에? 아니.’

그런 이유라면 결사대를 조직해 물의 보주만 탈환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생존연합에 물의 보주를 빼앗긴 사실은 잊어버린 양 진심으로 분노하여 땅지옥을 공격하고 있었다.

“저기 떨어진다!”

“달려, 아직 구할 수 있어! 젠장……!”

“끄집어내!”

그것은 그들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자신과 같은 인간이 저 괴물에게 농락당한 끝에 덧없이 먹혀 죽는 광경을, 도저히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안에는 강신혁이 모르는, 기나긴 세월 땅지옥이라는 것들과 적대하며 쌓인 인류 전체의 분노가 더해졌을지도 모르지만…… 그것까지 강신혁이 헤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우우웅

“그래, 알겠어. 네 소원을 들어줄게.”

하지만 인간들은 모르는, 어떤 무구의 진심어린 분노가 더해졌기에.

끝내 강신혁도 다른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땅지옥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가기에 이르렀다.

- 회원님의 목숨이 위험해진다는 판단이 들면, 바로 마이 룸으로 송환하겠습니다.

“고마워요.”

관리자는 그의 선택에 대해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마도 그를 원망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 오늘의 로그인 보너스로, 순간 영력 증폭제를 얻었습니다!

강신혁은 빙긋 웃었다. 지구의 시간에 맞추어 지급되는 만큼 이곳에서는 로그인 보너스를 열흘에 한 번밖에 확인할 수 없었다. 하필이면 그 쿨이 지금에 맞춰 돈 것일까, 그게 아니면…….

“아무렴 어때.”

강신혁은 순간 영력 증폭제를 바로 따 마셔버렸다. 이전 클레어의 포션을 마셨을 때와는 다른 종류의 쾌감이 그의 전신을 지배했다.

그의 혼이 여태껏 깊숙한 동굴 안에 갇혀있었다고 한다면, 하늘 위에서 내려온 손이 그것을 강제로 잡아끌고 보다 크고 넓은 세상으로 끄집어내는 듯한 느낌. 모든 감각이 증폭되며 그에게 내보이지 않던 세상의 단면을 드러냈다.

- 영력이 일시적으로(10분간) B+등급으로 증폭됩니다.

강신혁은 뭔가에 홀린 것처럼 투창기를 쥐고, 브레나이트 스피어를 그것에 걸었다. 투창기와 투창에 일제히 꿈틀거리는 용의 문양이 새겨지고 있었다.

그는 투창기를 있는 힘껏 쥐어 영력을 흘려보내며…… 허공에 툭 튀어나온 놈의 턱을 노리고 단창을 뿌려냈다!

- 특수능력 분열이 발동합니다.

- 특수능력 분열이 발동합니다.

투창기의 특수능력 분열(30%)과, 단창의 특수능력 분열(50%)이 동시에 발동했다.

그 결과는 사뭇 굉장했다. 분열에는 창을 두 개 더 생성하는 기능이 붙어있었는데, 투창기의 특수능력이 발동해 세 개로 나뉜 단창이 각각 세 개로 나뉘면서 도합 아홉 개의 투창이 일제히 땅지옥의 턱에 꽂힌 것이다!

[쿠아아아아아악!]

다른 병사들이 던진 투창에는 그저 짜증스런 울음소리를 낼 뿐이었던 땅지옥이 아홉 개의 브레나이트 스피어에 명중당하는 순간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며 몸을 뒤틀었다.

놈의 입 안에서 튕겨져 나간 사람들이 사방으로 떨어져 내리자, 뚫리지 않는 놈의 갑각에 대고 칼을 휘두르며 욕을 해대던 병사들이 다급히 사람들을 구하려 움직였다.

“이걸론 안 돼.”

하지만 강신혁은 처음으로 놈에게 유효타를 넣었으면서도 이를 빠득 갈았다.

방금 공격은 지금 그가 발할 수 있는 최선의 공격이었다. 영력을 B+등급으로 증폭시키고 가장 강한 단창을 골라 영력을 최대한 불어 넣었다. 분열 옵션도 두 개 다 발동했고, 아홉 개의 단창으로 적을 두들기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적을 몰아넣을 수 없었다. 유효타? 강신혁 같은 이가 열 명쯤 더 있어 방금과 같은 공격을 연달아 갈길 수 있었으면 그것으로 충분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한 번 한정의 공격으로 유효타를 내고 끝이면 안 되는 것이다. 더구나 영력이 증폭된 채 유지되는 것은 앞으로 채 9분도 남지 않았다.

[구아아아아아!]

- 우우웅

강신혁을 명확한 적으로 인식한 땅지옥이 짜증스런 울음소리를 터트리며 몸을 비틀었다.

평소 땅속에 숨어 먹잇감을 기다리는 괴물인만큼 이동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워낙 덩치가 위협적이라 놈이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강신혁에게는 태산이 비틀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다급히 놈을 피해 재차 몸을 날리면서도 끊임없이 생각했다.

‘신살검으로 놈의 몸뚱이에 구멍을 낼 수 있다고 해도…… 별 의미가 없겠지.’

검보다 훨씬 길고 두꺼운 단창이 아홉 개가 박혀 구멍을 뚫었어도 저걸로 끝이다. 목숨을 걸고 놈에게 접근해 신살검으로 구멍을 뚫어봤자 여기서 투창 하나 날리는 것만 못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진짜 투창을 계속 날려? 아니.’

그보다 근본적인 해결법이 필요하다.

놈의 아가리에 지금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크고 아름다운 죽창을 먹여줄 방법이.

생각해야만 한다. 자신의 증폭된 영력으로 시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 우우웅

그때 누군가가 강한 전의를 품고 울었다.

히로익 실드? 아니다. 녀석은 그저 빨리 저 나쁜 괴물을 무찔러달라며 아이처럼 강신혁을 조르고 있을 뿐이다.

투창기에는 아직 명확하게 제 의사를 표시할 만한 자아가 없다. 브레나이드 스피어도 물론 마찬가지이고, 애초에 녀석은 지금 땅지옥의 턱에 꽂혀있다.

“신살검? 하지만 너를 쥔다고 해도.”

- 우웅

녀석이 재차 강하게 울었다. 이 정도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은 어쩌면 녀석과 만나고 처음일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간신히 강신혁도 신살검의 생각을 명확하게 읽어낼 수 있었다.

녀석은 자신의 격이 히로익 실드보다 까마득히 높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자신도 히로익 실드처럼, 아니 그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스스로 격을 갖춘 무구는 모든 것이 작아지는 이 세상에서도 본래의 크기를 유지할 수 있다. 히로익 실드가 평범한 방패에서 성벽이 되었듯, 신살검 역시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는 크기로…… 문자 그대로 신이라도 베어죽일 거검으로 화할 수 있다는 것.

그야 확실히 그렇게 되면 저런 벌레 한 마리 해치우는 것쯤은 일도 아닐 것이다. 문제는 지금 신살검은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 비교해 많이 약화되어 있는 상태라는 것인데…….

‘아니, 해볼만한가.’

강신혁은 증폭된 자신의 영력을 점검하며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비록 앞으로 몇 분 지나지 않아 신기루처럼 꺼져버릴 것이라고는 해도, 지금 당장 그에게 주어진 영력은 감히 끝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다.

그 영력을 전부 투자한다면, 신살검의 격을 잠시나마 조금이라도 회복시켜주지 못할 이유는 또 무어란 말인가.

“그래, 좋아. 해보자고.”

강신혁은 신살검을 뽑아 쥐려다말고 문득 드는 생각이 있어 그것을 투창기에 맞추어보았다.

신살검의 검손잡이 끝부분, 폼멜 끄트머리에 약간 홈이 파인 부분이 있었던 탓에 다행히도 딱 들어맞았다. 세월의 풍파에 장식이 떨어져나간 덕이다.

- 우웅

“아니, 이젠 이 녀석까지 투정이네.”

자신을 고물취급하지 말라는 신살검의 말에 그저 픽 웃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지난 열흘간 야금술과 영력의 경지가 올라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후우……."

[쿠아아아아아아!]

그는 심호흡을 했다. 땅지옥은 여전히 자신을 경계하고 있지만, 다른 무수한 인간들이 나서서 전력으로 놈을 공격하고 있는 탓에 그를 노리고 다가오지는 못하고 있었다.

"물러나, 놈의 공격이 온다!”

"부상자는 물러나, 바보같으니, 진영은 나중에 생각하란 말이다!”

"괴물을 죽여! 지금은, 괴물이 우리의 적이다!”

그는 그것이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인간이 한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불과 조금 전까지 서로 죽일 기세로 투쟁했던 인간들이, 한순간에 이해관계를 초월해 인간이라는 종으로 묶여 괴물과, 세상과 투쟁하고 있었다.

모순투성이라고 딱 잘라 말해버리면 편하겠지. 어리석을 뿐이라고 무시하면 간단하겠지. 하지만 강신혁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이 감각을 하찮은 단어로 정의하고 싶지 않았다.

“부탁해.”

- 우웅

만약 실패하더라도 그땐 혼자서 마이 룸으로 도망치면 된다.

그렇지만 자신은 그러자고 초인의 길을 결심한 것이 아니다.

도망치지 않기 위해 초인이 되려는 것이다.

싸워 이기기 위해 능력을 단련한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저 빌어먹을 괴물을…… 죽여버려!”

그는 영력을 비롯한 자신의 모든 힘을 담아 신살검을 쏘아냈다. 신살검은 까마득히 높은 곳, 창공으로 치솟아 순식간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투창기가 한계 이상의 힘을 발휘한 덕에 수 킬로미터 이상 높이 날아오른 것이다.

“허억, 허어억……."

- 뀨우?

“일찍도 걱정해준다…… 괜찮아, 아마.”

모든 영력을 소진한 탓에 머리가 멍했다. 배가 터무니없이 고파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것 같았다.

강신혁은 미리 까놓았던 하급 영력 회복 포션을 물고 필사적으로 그 자리에서 버텼다. 느낄 수 있었다. 드높이 솟은 신살검이, 그의 의지에 따라 어느 순간 역전해 하강하는 것을.

‘아직 안 끝났어…….'

모든 영력을 담아 쏘아낸 것까지는 계산대로다. 하지만 아직 신살검의 격을 높여 거대화하지는 못했다.

그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아까 투창보다는 좀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놈을 죽일 수는 없다.

‘강해져라.’

자신과 신살검을 잇는 희미한 영력의 끈에 의지해, 강신혁은 중얼거렸다.

‘강해져.’

지금이라면 멀리 떨어져 있는 신살검의 울음소리라도 잡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떻게든 녀석의 힘을 더 북돋워주어야만 했다.

하지만 어떻게? 강신혁은 이를 악물고 신살검에, 그리고 그것과 이어져 있는 자기자신에게 집중했다.

‘네 원래 모습을 되찾아!’

지금 신살검의 힘만으로 부족하다면 자신의 힘을 더해주면 된다. 영력은 이미 충분했다. 그렇다면?

강신혁은 자연스레 해답을 찾았다. 자신의 특성이라면 가능할 터였다. 반드시.

그는 전력으로 그것에 집중해, 자신의 특성이 지닌 잠재력을 한 톨도 남김없이 끌어내어, 희미한 영력의 끈에 태워 모조리 신살검에 쏟아 부었다.

[쿠아아아악! 키히이이이이!]

땅지옥이 꿈틀거렸다. 두 명의 사람이 더 잡아먹혔다. 칼과 창을 휘두르는 전사들이 강신혁을 스쳐지나가며 달렸다.

놈의 아가리에서 빠져나온 생존연합 전사들이 오르드의 병사들과 함께 땅지옥의 몸에 있는 힘껏 칼과 창을 박아 넣고 있었다.

“모두……."

그리고 그와 때를 맞추어, 강신혁은 퍼뜩 고개를 들었다.

그 눈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괴물한테서 떨어져라아아아아!”

소리를 지를 기력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강신혁은 혼신의 힘을 다해 목이 찢어져라 외쳤다.

그의 말에 인간들이 본능적으로 반응해 물러선 순간.

땅에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 특성 [깨어난 아룡(A+)]이 진화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여 [금안의 환룡(S)]으로 진화합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대폭 성장합니다. 특성스킬 [아룡환무(S-)]가 [환룡무(S+)]로 진화합니다.

- 신살검이 본래의 격을 일부 되찾아 B급으로 성장합니다.

하늘이 열렸다.

거대한, 두 눈으로는 미처 그 모습을 전부 담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용이 지상으로 하강하여…….

[쿠하아아…… 카하아악!]

지상에서 꿈틀거리던 하찮은 벌레를 단숨에 물어 죽였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