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Chapter 6. 알을 깨고 나오다. - 6
“하.”
강신혁의 대전 상대, 일본 유학생으로 신영 마도학과 1학년의 수석을 거머쥐고 있는 미츠이 유타는 시합이 시작되자마자 무턱대고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상대방을 보며 실소하고 말았다.
‘단순한 무술 실력으로는 신영 제일이라길래 긴장했는데······ 볼 것도 없군.’
차라리 준결승에서 맞서 싸웠던 영국인 여자는 빠르기라도 했다.
기사학과 학생들과의 전투를 상정하고 동체시력과 반응속도를 높여주는 아티팩트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완벽히 그 움직임을 눈으로 쫓아갈 수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이놈은 어떤가. 마법을 쏘아내기만 하면 그대로 맞출 수 있을 것처럼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었다. 본인은 최선을 다해 달리고 있는지 몰라도 아티팩트로 강화된 그의 안력에는 똑똑히 잡혔다.
‘역시 기사학과 놈들은 별 것 없네.’
그는 코웃음을 치며 스태프를 내밀었다. 가뜩이나 빠른 그의 마법영창을 더욱 빠르게 만들고, 동시에 생성되는 마법 발사체에 유도 기능을 부여하는 아티팩트!
고속영창과 다중영창을 가능케 하는 그의 특성과 이 스태프가 조화를 이루면, 감히 단언컨대 신영의 신입생 중 자신을 넘어설 수 있는 상대는······.
“없어!”
스태프 끝에서 화려한 꽃잎이 피어났다. 일순 스무 개 가까이 생성된 불꽃화살이 일제히 강신혁에게로 쇄도한다!
“후.”
놀랍게도 강신혁은 그것을 피하지 않았다. 그가 느긋이 들어 올린 검을 휘젓자 검이 일으킨 미약한 바람을 따라 불꽃화살 중 몇 개인가가 살짝 방향을 틀었다.
강신혁은 그렇게 만들어진 길을 따라 쭉 질주했다. 애초에 링은 그리 넓지 않았다.
마법사와의 싸움은 결국 간격의 승부. 선공을 피한 시점에서 강신혁에게 한없이 유리했다.
‘검풍으로 마법의 방향을 틀어? 단순한 무술은 아닌 모양인데······ 일시적으론 가능할지 몰라도, 유도 기능을 얕봤어!’
자신에게 대담하게 덤벼드는 검사를 보며 미츠이 유타가 작게 미소 짓는 그 순간, 강신혁에게서 빗나갔던 모든 불꽃화살이 허공에서 방향을 틀어 다시 그를 노리고 빠르게 질주했다!
강신혁은 그것을 늦지 않게 눈치챘지만 바보같이 뒤돌아보지는 않았다.
이미 그는 상대와의 간격을 최대한으로 좁혔다. 화살에 맞기 전에 상대를 무력화시키면 그 순간 시합은 끝난다.
“끝이야!”
미츠이 유타가 외쳤다. 강신혁이 그의 전면에 이른 순간 그의 마법지팡이 끝에서 다시 수십 개의 불꽃화살이 피어났다!
뒤와 앞에서 동시에 그를 덮쳐오는 무수한 마법의 세례는 어째서 미츠이 유타가 마법학과의 수석인지 알게 해주었다.
그의 나이에 이만한 화력을 뽑아낼 수 있는 이는, 아티팩트의 지원을 감안한다 해도, 그리 쉽게 찾아볼 수는 없을 터였다.
“후.”
허무하게 승부가 끝나버릴 것만 같던 상황에서 놀랍게도 강신혁은 전방으로 검을 그어 내렸다.
그 순간 누구나가 그것을 ‘스킬’이라고 인식했다. 왜냐하면, 그가 긋는 직선적인 검격의 궤적에 놓여있던 모든 불꽃화살이 무력하게 소멸했기 때문이다.
- 이럴 수가, 불꽃화살은 폭발의 성질을 담고 있습니다만 강신혁 선수의 검격에 베여 사라지고 있습니다! 마법을 소멸시키는 스킬은 근접전을 벌이는 모든 능력자들의 워너비 스킬이죠, 설마 그것을 강신혁 선수가 갖고 있었을 줄은 누구도 몰랐을 겁니다!
“반감시키는 것도 아니고 소멸이라, 물론 최하위 마법이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혹시라도 저게 성장형 스킬이라면 1군으로 키워볼만 하겠는데.”
“역시 저 정도 카드는 쥐고 있을 줄 알았어! 8강에선 저 스킬을 쓸 가치도 없었다는 거겠지.”
사회자의 호들갑스러운 반응과 함께 객석도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실 검격을 내지른 본인인 강신혁은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이젠 몸에 제법 익은 신살검무를 펼치면 저 화살을 그대로 얻어맞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직감이 들었기에 검을 휘둘렀을 뿐.
‘뭐, 스킬이긴 하지. 신살검무는 그대로 아룡환무에 편입되었으니까.’
아마도 검의 궤적에 따라 움직인 영력이 뭔가 작용한 것 같지만 지금은 그 이치를 곰곰이 따져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이 공격하기 가장 좋은 찬스였으니까!
그는 냅다 전방에 검을 찔러 넣었다. 텅 빈 상대의 명치를 노린 것인데, 빌어먹게도 그것을 막는 무언가가 있었다.
“핫!”
결국 강신혁의 검은 방어마법을 깨부수는 선에서 힘을 다했다. 직후 사방에서 날아든 불꽃화살이 그를 노렸다. 추가타를 넣어보려 해도 아마 그 전에 그가 가격당할 것이다.
“칫······!”
“실드!”
강신혁은 재차 검을 휘둘러 빠져나갈 공간을 만들어내며 뒤로 굴렀고, 상대는 그를 무리하게 쫓는 대신 그 자리에 불꽃화살들을 띄워놓은 채 견제하며 다시 방어마법을 영창했다.
- 전초전이 끝났습니다. 강신혁 선수, 정확하고 날카로운 움직임이었는데요. 마법의 흐름을 유도하며 그중 일부를 지우기까지 하는 스킬은 무척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양의 마법화살을 동시에 만들어내며 자유로이 컨트롤하는 미츠이 유타 선수 또한 놀랍기는 마찬가지. 방어마법을 영창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것도 고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 그게 문제지. 강신혁은 신살검을 쥔 손에 힘을 주어 비틀며 심호흡했다.
자유자재로 조종 가능한 수십 개의 마법화살을 다루며, 아무리 얻어맞아 깨져봤자 센서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방어막까지 두르고 있는 마법사.
맞서는 것만으로 답답하고 짜증난다. 차라리 치열한 검투를 벌이는 쪽이 나을 것이다. 솔직히 전사 상대로는 불합리하지 않은가 싶은 구성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져봤자 의미가 없었다.
‘내 힘이 조금만 더 강했어도 지금 끝낼 수 있었는데. 하지만, 어렵지만······ 그래도 할 만해. 다시 가자.’
시간을 더 주면 상대는 더 많은 마법화살을 영창하거나 다른 보조마법으로 그를 귀찮게 할 것이다.
그는 생각이 마무리되는 즉시 바닥을 박차고 다시 상대에게 돌진했다. 짧은 순간 활성화된 영력이 그의 전신을 휘돌고, 나아가 신살검을 타고 흐르며 검신에 선명한 용을 그려냈다. 그것을 누구나가 확인할 수 있었다.
- 강신혁 선수의 검에 용이 나타났습니다! 이전 경기에서도 나타난 적이 있습니다만, 저것은 아티팩트의 능력일까요, 아님 저것도 스킬일까요!? 아니, 마법을 지워낼 때 저 문양이 있었습니까?
맹렬히 돌진하는 강신혁을 향해 다시 쇄도하는 마법화살. 그는 이번엔 그것을 피하지 않았다. 이미 마법을 한 번 베어내며 거기에 소모되는 영력을 측정한 후다. 결론은 이 정도라면 별 부담이 없다는 것이었다.
“흣.”
그는 빠르게 내달리며 검을 휘둘러 자신에게 날아드는 마법화살들을 마구 베어냈다. 화려한 검무 속에서 은빛이 번뜩일 때마다 최소한 한 개 이상의 마법화살이 사라졌다.
팔, 다리, 머리, 어깨, 다시 머리, 가슴, 팔!
검은 마치 한 마리 제비처럼 허공을 뛰놀았다. 그 속도는 아까보다 한층 빨랐고, 보다 가벼웠다.
- 쾅! 쾅! 콰광! 쾅!
기감을 극도로 활성화한 강신혁에게 사각이란 없었고, 마법화살들은 그를 기습하기엔 지나치게 존재감이 컸다.
벨트가 찬란한 빛을 발하며 그의 특성을 실시간으로 강화시켰다. 사방에서 쇄도하는 마법화살들을 가까운 것부터 차례대로 베어내며 앞으로 내달리는 강신혁의 모습이 실로 눈부셨다.
그러나 그가 마법화살의 절반 가량을 여유롭게 베어내고 다시 바닥을 박찬 그 순간,
- 콰아아아앙!
“씁!”
베이지 않고 남아있던 모든 마법화살이 일제히 폭발을 일으켰다!
- 강신혁 선수, 마법화살은 폭발의 타이밍을 미리 정해둘 수 있다는 것을 몰랐던 모양입니다. 만약 대비해둔 것이 없다면 아마도 이 타이밍에 센서가······ 울리지 않았습니다!
폭발을 뚫고 쏜살같이 뛰쳐나온 강신혁이 미츠이 유타를 향해 돌진했다.
그의 옷에는 조금의 그을림이 남아있었으나,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리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답은 신살검에 있었다. 검을 휘감는 용의 각인! 그 크기가 뚜렷이 보일 만큼 커져 있었다!
“홀드!”
혹시나 방금의 일격으로 끝나지 않을 것을 대비해 구속 마법을 영창해두고 있던 미츠이 유타가 곧장 그것을 발동해 강신혁을 제자리에 묶었으나, 오히려 그것이야말로 강신혁이 노리고 있던 타이밍이었다.
“흡!”
발이 멈추는 순간 그 자리에 다리를 굳건히 디디고 선 강신혁이 허리를 비틀어 힘을 끌어올리더니 있는 힘껏 신살검을 내던져 상대를 공격한 것이다!
- 나왔습니다, 8강 상대를 바로 끝장냈던 바로 그 투척기술입니다! 하지만 미츠이 유타 선수, 그것을 대비하고 있던 것처럼 석벽과 돌화살 마법의 다중영창으로 간신히 막아냅니다!
끔찍한 굉음과 함께 석벽이 무너졌지만 미츠이 유타 본인에게는 일절 피해가 없었다.
비장의 일격이 막혀 이를 악무는 강신혁이었으나, 다음 순간 그는 마법족쇄에 걸린 힘이 느슨해지는 것을 느꼈다. 방어마법의 다중영창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강신혁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강하게 발을 굴러 족쇄에서 벗어나 상대에게로 쇄도하며 한 손에 신살검을 소환했다. 그러나 검은 돌아오지 않았다.
“윽!?”
“역시 그런 아티팩트일 거라고 생각했어. 회수 기능이 붙은 아티팩트는 잘 안 쓰이니까 긴가 민가 하긴 했는데.”
미츠이 유타가 영창한 돌화살들이 신살검과 엉켜 붙은 채 링 바닥에 어느덧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놀랍게도 그는 두 개의 방어마법을 구사하며 동시에 또 하나의 마법을 구사해 신살검을 완벽하게 무력화한 것이다.
“그래도 되찾을 수단이 없어서야 그렇게 마구 내던지지는 않을 테니까. 다행히 저렇게 해놓으면 다시 못 가져오나보네.”
“······.”
전투 와중에 그런 생각을 해내고 마법까지 부려 신살검을 봉인하다니, 그가 단순히 아티팩트의 능력만으로 선전한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었다.
저래서야 바닥을 통째로 들어 옮길 것이 아닌 이상 신살검을 불러오지 못한다. 강신혁은 회귀 옵션의 단점을 하나 깨닫게 되었다.
“마법을 베어내면서도 실금 하나 안 생기는 걸 보고 경계했단 말이지. 마법을 베어내는 게 네 스킬이든 아티팩트의 능력이든 상관없어. 어쨌든 아티팩트를 무효화하면 끝이니까!”
굉장히 잘난 듯이 말하고 있었지만 미츠이 유타도 조급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바닥에 달라붙은 신살검이 들썩이며 구속에서 빠져나오려 발악하고 있었으니까!
미츠이 유타는 더는 여유를 부리지 못하고 곧장 공격마법을 영창했다.
“그럼 잘 가라!”
바로 그 순간이었다.
상대의 공격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강신혁은 본능적으로 그를 향해 팔을 뻗었다.
그렇다고 그가 쥐고 있는 스태프를 낚아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가 만들어낸 마법을 막아낼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 우우웅
그의 허리춤의 벨트가 진동했다.
특성 활성화를 보조하는 힘이라고 말해버리면 쉽지만, 기실 그것은 능력자의 근간을 이루는 핵을 자극하는 힘이라고 봐야 했다.
아마도 그 덕이리라.
‘아······!’
그의 내부 깊숙한 곳, 아직 강신혁이 도달하지 못한 의식의 심층 속에서 또아리를 틀고 잠들어 있던 용이.
아주 잠깐, 아주 살짝······ 눈을 뜬 것은.
- 주제를 알아라.
황금의 눈이 번쩍이며, 거대한 권능의 지극히 미약한 일부를 토해냈다.
“무, 뭐야, 이, 이건.”
마법을 쏘아내려던 미츠이 유타는 다음 순간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몸을 벌벌 떨었다. 그의 몸에 아예 마나가 통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무시무시한 기운을 품고 있는 굵은 구렁이가 자신의 스태프를 둘둘 휘감고 있었으니까. 아티팩트와의 마나 동조가 강제로 끊긴 결과 그에게 마나 쇼크가 일어난 것이다.
“아티팩트를 무효화한다. 좋은 가르침이야.”
강신혁이 중얼거렸다. 본래 자신과 자신의 무기에만 적용되던 특성의 힘이 어느덧 타인의 물건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그 또한 깨닫고 있었다.
미츠이 유타의 말을 듣는 순간 어쩌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즉흥적으로 시도에 옮겼지만 설마 아예 아티팩트를 봉인하는 수준일 줄은 몰랐다. 아마도 벨트 덕에 특성의 힘이 일시적으로 강화된 덕분이리라.
“이걸로 공평해졌지?”
“익, 너······!”
스태프의 보조를 받아 생성된 마법이 일제히 흩어지고, 미츠이 유타가 당황하면서도 다시 새로운 마법을 영창하려 마음을 가다듬은 다음 순간에는······.
“핫!”
- 쾅!
“으헉!”
이미 강신혁이 혼신의 힘을 다해 뻗은 발차기가 그의 방어마법을 깨부수고 있었다.
- 강신혁 선수! 어떻게 한 거죠? 상대의 마법이 영창되는 것을 막았습니다! 이것도 아까 그 스킬의 연장선일까요? 더욱이 무려 발차기로 방어마법을 해제해버립니다! 모든 무예에 능통하다고는 들었는데 격투술도 포함되는 얘기였군요! 아, 잽이 들어갑니다! 원투! 원! 투!
마법사의 마법 영창을 방해하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바로 물리, 정신적인 충격을 끊임없이 주어 상대가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을 아는 강신혁은 물론 그렇게 했다.
“컥! 억, 그만, 아악!”
“그래. 그럼 잘 가라!”
- 쾅!
신살검무의 위용을 미약하게나마 담아낸 그의 오른손 주먹이 적의 면상을 보기 좋게 강타했다.
미처 해소되지 못한 충격이 미츠이 유타의 얼굴을 찐빵으로 만든 그 순간, 그의 몸에 부착된 센서가 울려 비로소 승부가 갈렸다.
- 강신혁 선수, 통쾌한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미츠이 유타 선수를 완전히 보내버렸습니다! 아니 설마 신인전 결승까지 와서 주먹질로 피니시를 칠 줄은······ 큽, 승자는 강신혁 선수! 올해 신인왕은 기사학과에서 탄생했습니다! 이제 마법학과 신입생들은 1년 동안 밥맛이 안 나겠군요!
아마 저 사회자는 나중에 단단히 혼이 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강신혁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한 팔을 들어올렸다. 센스 좋게도 그 타이밍에 마법의 구속에서 풀려난 신살검이 그의 손에 돌아와 들렸다.
순간 장내가 환호성과 박수로 가득 찼다.
“와아아아아아아!”
“저 녀석이 진짜 해냈어! B급 몬스터도 대적할 수 있을 마법의 포화를 정면으로 뚫고 마법사를 주먹으로 쓰러트렸다고!”
“새로운 마법 킬러 후보생이라. 재밌는데.”
“강신혁! 강신혁! 강신혁!”
“뱅가드 측도 맘먹었나본데?”
“······이봐, 내가 꿈을 꾸나? 방금 뇌제가 웃는 모습을 본 것 같은데.”
드라마나 만화에서나 봤던 장면인데, 설마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되는 날이 올 줄이야. 절로 웃음이 나오는 광경이었다.
혹시 이건 꿈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강신혁이 멍하니 서 있자니 그의 망막 위로 스르륵 두 줄의 문자가 나타났다.
- 특성 [깨어난 아룡(A+)]이 성장의 조건을 하나 충족합니다. 나머지 하나의 조건을 충족하는 순간 특성이 성장하게 됩니다.
- 회원님의 자랑스러운 모습에 감격한 관리자의 100HP 보너스!
아, 역시 꿈은 아니었다. 강신혁은 키득키득 웃으며 더욱 높이 자신의 팔을 들어올렸다. 끝없이 거세지는 환호성 속에서 무수한 시선이 그에게로 꽂히고 있었다.
강신혁은 고개를 돌려 아까 자신이 찬 벨트를 보고 경악했던 이, 유민준의 모습을 찾았다.
“이익······!”
“하.”
그놈은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두 눈을 부릅뜨고 있다가, 강신혁과 눈이 맞자 이를 갈며 황급히 밖으로 달려 나갔다. 놈이 도망치는 모습을 보니 속이 다 후련했다.
‘도우진은 조금 고생할 수도 있겠지만······ 뭐 그 녀석도 각오하고 있었겠지.’
경악하는 이도, 감탄하는 이도, 경계하는 이도, 즐거워하는 이도, 분해하는 이도, 순수하게 놀라워하는 이도, 살의를 불태우는 이도 있었으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순간부로 강신혁의 이름 석 자가 신영에서 갖는 의미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