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3화 〉153화 인류를 멸망시키는 법
들어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 지하철 폐허를 빠져나왔다. 역시나 내가 통과했던 개찰구 옆 통로문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무래도 얼루벤 그 새끼가 게이트를 빠져나가면서 차원의 문 같은걸 닫아버린 모양.
나는 뚜벅뚜벅 계단을 올라와 역 밖으로 나왔다.
시발.
안개가 가득 차있어서 시야가 상당히 좁다는 사실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방금 전까지 네뷸라 괴수들과 싸우느라고 시끄럽던 내 아이들이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괴수들도 안보인다.
“얼루벤이 만든 세계인건가?”
- 흥미롭네. 그냥 세계인데? 환상은 아니야. 환상이라면 내가 간파 못할 이유가 없어.
도대체 얼루벤이라는 새끼는 진짜 어린놈이었을까? SSS급이 아니라 거의 신급에 육박하는 능력을 가진 녀석인가보다.
니체라는 놈의 히든카드는 내 상상을 능가하는 먼치킨이었다.
주변을 좀더 자세히 둘러봤다.
얼루벤이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세상은 그냥 현실의 복사판이었다. 무너져 있는 도시는 그대로.
모 유명게임에서 안개속에 갇힌 주인공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안개를 매개로 현실과 차원이 갈리는 바로 그 상황이 재현되었다.
“거기 아무도 없냐!!!”
버럭 소리를 질러보지만 안개가 소리까지 흡수를 하는 듯 메아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핸드폰을 꺼내서 봤더니 역시 통화불능 지역이다.
자동으로 로밍이 되는 핸드폰인데 아예 신호를 잡을 수 없었다.
“확실히 다른 세계인거 같네.”
나는 투덜대며 안개를 헤치고 박쥐날개를 펼쳐 날아올랐다.
펄럭펄럭.
안개가 하늘 끝까지 차있는 기묘한 세계.
산타모니카 비치도 그대로 재현되어있다.
바다로 날아서 그대로 한국으로 돌아갈까 싶었지만, 왠지 이곳을 떠나면 다시는 원래세계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덮쳤다.
나는 일단 다운타운 산타모니카 지하철 근처를 관찰해야했다.
- 어? 저기 시체가 있는데??
라크가 내 왼손을 움직여서 방향을 가리켰다.
정육점 고기처럼 널부러져 있는 시체.
그래도 반가운 마음에 시체를 향해 펄럭거리며 다가갔다.
머리가 깨져있고 아까 재생성했던 수지처럼 죽은지 한참 지나 보이는 시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 시체를 재생성했다.
최대한 단서를 얻어야한다. 이곳이 어디고, 여기를 어떻게 빠져나갈지 알아야 한다.
- 이상하네. 완벽한 인간의 시체야. 그런데 바이러스로 죽었는데... 그 바이러스네??
“뭐??”
- 그때 스위프트교수가 만들었던 그 바이러스... 그리고 트리거가 발동 되서 변형이 완료된 바이러스야.
이녀석은 그걸로 죽은 시체야.
“제기랄. 이걸 얼루벤이 상상으로 만든 세계라고?”
- 가능하지. 니체의 지구멸망 시나리오 중에 하나였으니까 얼루벤에게 실컷 이야기를 했었나보네.
꾸물럭 꾸물럭 내 펼쳐진 오른손에서 죽었던 시체가 다시 재생성이 완료가 되었다.
“안녕하세요? 제 주인님이시군요?”
되살아난 녀석은 똘망똘망한 눈빛을 가진 금발머리 소년. 고등학생 정도 되었을까?
역시 녀석을 통해서 정보를 들었는데, 바이러스로 인류가 멸망했다고 했다.
그리고 바이러스로 피를 통하고 그냥 즉사를 한게 아니었다.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 중 생존한 사람은... 뱀파이어 좀비가 되었어요...”
얼루벤 이새끼는 상상력이 어지간히 없나보다. 온갖 영화에서나 나오는 장면들을 짬뽕시킨 세상을 창조했다.
아니다 다를까.
“끼야아아아아!!!”
귀를 찢는 듯한 괴성을 포효하며 뒤에서 뛰어오는 나체의 여자.
젖을 출렁거리면서 뛰어오는데 눈은 뻘겋고 젖가슴 한쪽에 커다란 자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자상을 통해 내장이 살짝 삐져나오고 있었다.
움직이는 시체. 이 금발머리녀석이 이야기한 뱀파이어 좀비인가보다.
그녀는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달려오는데 꽤 움직임이 민첩했다.
귀찮아서 그냥 오른손을 펼쳐 바로 재생성을 시도했다.
라크의 힘은 모든 지성체를 신인류로 만들어주는 창조의 힘.
그녀도 인간을 베이스로 했었기에 뱀파이어 좀비에서 나긋나긋한 오피스걸의 모습으로 재생성이 되었다.
뉴요커 같은 도도한 눈빛에 꽤 우아한 느낌을 주는 그녀는 재생성이 되자 부끄러운 미소를 지으며 어색해하고 있었다.
“전 마리아라고 해요. 공항에서 스튜어디스로 근무하고 있었어요.”
“저는 빌리라고 해요! 주인님!”
아무래도 이곳 세상은 뱀파이어 좀비로 가득찬 곳인가보다.
마리아와 빌리를 노리고 사방에서 기괴한 괴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끼이에에에에!!”
나는 마리아와 빌리를 한손씩 들고 날개를 펼쳐 하늘로 올라갔다.
가득 낀 안개 사이로 수도 없이 많은 뱀파이어 좀비들이 닭쫓던 개 처럼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 어지간히도 많네. 아마 인간은 멸망을 했나보네.
“혹시 이것들을 다 죽이면 이 세계가 클리어되고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 그렇게 쉽게 돌아갈 수 있을리가 있나.
“그렇지? 그럼 니가 좀 수고해야겠네.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 아 시발롬!! 또 리세마라를 하겠다고? 설마 유지선의 힘을 가진 SSS급을 뽑으려는 거냐?
“아니면 얼루벤과 같은 힘을 가진 녀석을 뽑던가.”
나는 말을 마치자 마자 왼손을 펼쳐 남성형 뱀파이어 좀비의 머리통을 다 뚫어버려 죽였다.
나이들고 안이쁜 여자들도 골라서 죽여버렸다.
“아 지겹겠지만 어쩌겠어. 유일한 방법이 이것뿐인데!”
그리고 그 지겨운 리세마라를 이곳의 뱀파이어 좀비 여성형들을 상대로 시작해야했다.
* * * *
"아...지겹다."
네뷸라월드에 갇힌지 도대체 얼마나 지난걸까.
TV도 안나오고 스마트폰도 안되고, 전기도 없는 도시.
그나마 얼루벤이 자기가 사용하려고 세팅해놓은 편의점이 있어서 다행이랄까?
편의점 이름도 네뷸라 편의점.
영어로 Nebula 라고 써있고 번쩍거리는 간판을 보니 얼루벤의 취향을 알 것 같다.
모든 도시에 전기가 없어서 밤만 되면 완전한 어둠에 잠기는데 이곳만 환하다.
삼각김밥이 없는건 아쉬웠지만 라면에 전자레인지도 가동이 되는 신기한 공간.
도시에서 유일하게 전기가 들어오는곳.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냉동실은 동작되고 있는데 희안하게도 코드는 전부 연결이 안되어 있었다.
그리고 중요한점.
매일 늦은 밤에 전시되어있는 먹거리들이 리필이 된다.
그냥 스륵 하고 진열대의 빈곳이 채워졌다.
"응애~~ 응애~~"
편의점에서 애를 업고 물건을 고르고 있는 마리아.
- 인간의 아기는 저렇게 사람을 귀찮게 하는구나.
"그러게... 저 우는 소리만 들려도 노이로제에 걸리겠어. 유모한테 데려다주지 왜 업고 다니는건지... 쯧..."
남자녀석. 저놈은 내 아들이다.
그런데 정이 안간다. 섹스만 했다하면 임신.
뭐~ 워낙 많이 자식들을 싸질러 놓으니 섹스가 두려워질 정도.
내 자식들이 이 저주받은 공간에서 꽤 많이 늘어났다.
300명이 넘는 자식들.
제일 나이 많은 녀석이 3살이 되어가니까... 아마 이곳에 온지 3년이 되어가는 듯 싶다.
부모가 되면 자신의 DNA를 물려받아 감동을 받느니 어쩌니 말이 많던데, 300마리.. 아니 300명을 낳으면 솔직히 귀찮기만 했다.
이름도 안지었다.
육아에 피곤한 일은 딱 질색.
저 엄마년들도 리세마라를 해야하니 재생성할 때마다 자신의 자식을 잊어버린다.
마리아가 안고 있는 아기도 누구의 자식인지 모른다.
그냥. 그녀가 업고 싶다고 해서 업고 다니는 중.
덕분에 라크를 이용해서 유모라고 불리는 육아용 융합생명체를 하나 만들었다.
10명의 뱀파이어 좀비를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온몸에 유방이 달려있고 팔이 수십개가 달려있어서 아기들을 안고 젖을 먹이는데 특화되어 있는 기괴한 생명체를 만들어냈다.
말그대로 편의를 위해 만든거니 아름다운 모양으로 만들 이유가 없었다.
- 한국에 있는 뱀파이어 좀비들은 그냥 그대로 내버려둘꺼야?
"어. 괜히 재생성하면 정들어서 안돼."
라크의 말마따나 한국에도 다녀왔는데 원래 세상의 복제인 듯 내 아이들이 전부 복제되서 존재하고 있었다. 제일 먼저 그리운 펜트하우스에 가봤는데, 그곳에는 강아영과 이나희가 같이 살고 있었다.
물론 그녀들은 전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뱀파이어 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안보였다. 뱀파이어 좀비가 되어있는 내 모습이 궁금하긴 했는데.
결국 원래의 목적인 유지선만 겨우겨우 찾아 그녀석만 데리고 LA로 돌아왔다.
"주인님... 능력이 발현되었어요! 플라잉 능력과 염동력이네요!"
"젠장."
유지선의 밝게 웃는 모습을 향해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나는 그녀를 향해 오른손을 펼쳐서 다시 재생성을 시작했다.
11번째 리세마라.
아직까지도 양자이동의 능력은 발현되지 않고 있었다.
쟤를 데리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면 진짜 유지선이 많이 짜증을 내겠지?
그래도 난 이곳을 하루라도 빨리 떠나고 싶다.
그리고 갑자기 생각나는 슬픈 생각.
현재로 돌아가도... 임신해 있던 내 아이들이 잔뜩 내 자식을 낳아서 키우고 있을 듯 싶다.
무려 1000명이나!!
나는 자식을 낳아서 키우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렸다.
"아... 피자 먹고 싶다... 치킨 먹고 싶다...."
- 치킨 만들어줄까?
"싫어!! 너 그거 인간을 매개로 만들거잖아!!"
- 이 세상에 고기는 인간 밖에 없어.
나는 라크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세워줬다.
이상하게도 이곳은 원래의 세상과 똑같이 재생성체들로 가득 한 곳이지만 정이 안간다.
강아영, 강지영, 한미주, 한미선, 김잔디 등등... 내 아이들이 너무 그리웠다.
게다가 이곳을 빠져나갈 때는 양자이동의 SSS급 초인과 같이 단 둘만 나가야되는데 정을 주면 곤란하다.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3년이 넘도록 리세마라를 했는데 양자이동과 관련된 SSS급 초인은 나타날 생각이 없다.
오메가맨과 강아영의 능력인 슈퍼파워 초인은 5번이나 나왔었다.
한국에서 유지선을 데리고 왔음에도 양자이동 능력은 발현될 기미가 안보였다.
* * * * *
덥수룩한 수염을 깍지도 않은채, 금발 미녀의 항문에 연달아 정액을 싸지르고 있었다.
이제는 보지에 사정하는게 두렵다.
라크 덕분에 나이는 먹지 않는다. 얼마나 지났을까? 라크에게 물어보면 칼같이 계산해서 알려주겠지만, 10년을 세고 난뒤 더이상 무의미했다.
지금 박고 있는 금발 미녀의 쫀득한 항문이 일품이다.
그녀는 내 자식일 수도 있다. 뭐. 아니면 말고.
길을 걸어가다가 졸라 이쁜 년이 보이길래 납치해와서 지금 박고 있는 중이다.
"하응~~ 너무.. 좋아요~~ 자지~~"
1000여명으로 늘어난 자식들은 대부분 SSS급 초인으로 각성했다.
하지만 이녀석들은 내가 아버지인걸 모른다.
남자녀석들이 지네 어미일지도 모르는 재생성체들의 자궁에 연신 정액을 쏟아낸다.
리세마라를 하는 인원은 100명정도가 한계였기 때문에 그녀들만 리세마라를 하고,
나머지는 자유스럽게 풀어줬더니 시궁창의 쥐새끼들 마냥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주 내 피를 물려받아서 그런지 남자새끼건 여자새끼건 서로 박느라 정신없다.
니네 근친상간이라고... 시발.
말그대로 자식이 엄마를 박고 여동생이 오빠의 자지를 빠는 기묘한 세상.
완벽한 근친상간의 월드다.
그리고...
뱀파이어 좀비들은 모두 멸종해버렸다.
심심했던 SSS급 초인 몇명이 지저분하다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안개도 자연현상을 조절하는 SSS급 초인이 나타나서 깔끔하게 없애서 마치 살기 좋은 지구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난 여전히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어???"
유지선이 나체로 나에게 달려왔다.
"주인님이 이야기하신 능력이 각성된거 같은데요?? 저... 공간이동도 되고... 시간도 조절이 가능해요."
"뭐... 뭐라고????"
나는 감동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 축하해. 30년하고 121일 걸렸네.
"시발 날짜 알려주지 말라고!!!"
그리고...드디어 기대했던 유지선이 양자이동의 능력을 각성한거다.
나는 그녀의 보지에 바로 검은색 자지를 박아넣었다.
내 검은색 자지는 버프의 능력.
가즈아 최고 출력의 힘이여!
"지선아! 원래의 세계로 이동하자!!!"
"저....주인님... 그런데... 어디가 원래의 세계인지 제가 몰라요..."
"..."
"라크야... 방법이 없냐??"
- 음. 이 세계는 원래 세계의 복제 세계니까 동일한곳의 다른 차원으로 양자이동을 하면 되지 않을까?
"아??"
나 대신 유지선이 감탄사를 내뱉더니 이해하는 눈치다. 역시 이곳 세계의 유지선도 천재다.
"그럼... 된거지?? 가자. 이 근친상간의 세계를 벗어나고 싶다."
- 니가 실행하려는 인류의 멸망이 정확히 이 그림인데?
"아.. 시발... 고민 좀 해봐야겠어."
유지선의 보지에 검은색 자지를 박고 그녀를 껴안았다.
"지선아. 가즈아! 양자이동!!"
몸이 순간 붕 뜨는 느낌.
그와 동시에 내 시야는 까맣게 되더니 새하얀 눈밭에 머리를 박은 것처럼 하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