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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2화 〉152화 네뷸라 게이트2 (152/155)



〈 152화 〉152화 네뷸라 게이트2

녀석은 머리에 허연게 묻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울먹이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제발.. 도와주세요..  누나를.. 도와주세요..."


나는 발기된 자지를 검은색 수트로 얼른 가린  아무렇지 않게 녀석을 쳐다봤다.
덕분에 한번의 사정으로 아쉬운만 잔뜩 남은 잔디만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조그만 손으로 내 손을 잡고 이끌기 시작하는 꼬맹이.
내가 녀석에게 끌려갈리가 없지만 난 녀석의 움직임에 맞춰 발걸음을 옮겼다.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해치며  안에서 지하철 입구가 보였다.
다운타운 산타모니카. 엑스포라인의 마지막 지하철역.
일전에 웨스트사이드의 산타모니카 비치에 놀러  기억이 떠올랐다.
완전히 폐허가 된 이곳은 이전의 이국적인 모습을 하나도 볼 수 없었다.

파츠측 파츠측.

전선에서 스파크가 튀며 위험스러운 장면이 연출되는 곳.
지하철 계단을 지나 내려왔는데 그나마 전력이 아직 살아있는건지 비상구의 불빛과  깨진 형광등이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건물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먼지는 시야를 여전히 가리고 있었다.

부웅~
개찰구 옆에 있는 통로의 문을 지나가는데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조금만 더 가면 돼요..."

나는 이 꼬맹이가 엄청 귀엽다는것에 집중을 했다.
나이가 많아야 11살정도 밖에 안된거 같은데 눈이 크고 쌍커풀이 꽤 짙다.
분명히  녀석의 누나라는 여자도 꽤 귀여운 아가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침흘렸지.  누나 따먹을 생각하는거지!? 별로 이쁠것 같지도 않은데.

“어? 어떻게 알았냐??”

- 하아.. 졸라 인간이란 간사해... 초절정 미인이 와이프로 있어도 바람은 못난여자랑 핀다더니..  그모양이구만!

“가끔씩 불량식품도 먹어줘야지. 너도 가끔씩 8천원짜리 편의점 와인 사오면 맛있다고 먹잖아!!”

 인정.


내가 혼잣말로 한국어로 지껄이니 꼬맹이가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본다.


“아냐 너한테 한소리 아니야.”

일전에 일본에서 덧니가 잔뜩 나있는 일반인들을 몇번 따먹었는데 심하게 망가지지 않은 외모라도 이제 충분히 발기하고 사정이 가능해졌다.
나는 재생성체가 아닌 살아있는 일반 여자들에게도 내 2세를 임신할 축복을 내려주는거다!

“거의 다왔어요!!”


꼬맹이가 날 안내한곳은 냄새가 심하게 나는 낡은 옷으로 입구를 만든 쉘터였다.

웨애애앵.


파리가 잔뜩 꼬여있고 심한 악취가 풍기는 이곳.


“씨발.”

나는 그 악취의 정체를 알게되고 한숨을 가볍게 내쉬었다.
반쯤 썩어서 파리가 잔뜩 꼬여있는 시체.
살이 꺼멓게 될 정도로 죽은지 꽤 지난 여자의 시체였다.
팬티는 발목에 걸려있었고, 반 나체인 모습을 봤을 때 간살일 가능성이 높았다.


“우리.. 누나... 살려줘요... 크라이스트... 잖아요... 제발요..”


나는 입주위를 검지와 엄지손가락으로 훑어내렸다.
살짝 발기했던 자지가 수그러들은지 오래.


“니 누나는 왜 이모양인데?”

“이곳 지하철 갱단의 짓이예요. 누나를 서로 차지하려고...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어요...”


“갱단은 어디로 갔어? 내가 복수해줄까?”

“흑흑흑... 녀석들은... 다른곳으로 도망가고... 우리만 남았어요...전.. 누나의 곁에서 누나를... 지켜야 했어요...”


눈물을 삼키며 울부짖는 꼬맹이.
녀석은 지금껏 이 시체 곁을 지키면서 지냈던 모양이었다.
나는 냄새 때문에라도 빨리 재생성을 시켜야했다.


- 아.. 썩은 시체는 나도 좀...

“저번에 몇번 해봤잖아.”
나는 라크의 의견을 무시하고 오른손을 펼쳤다.
내 오른손이 확장되어 검은색 매질이 그녀의 시체를 부드럽게 감쌌다.
투덜투덜 대는 라크를 달래서 천천히 재생성을 시작했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다시 뭔가 맞춰지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꼬맹이는 움찔움찔 거렸다.


“와!! 진짜... 부활하는거 맞죠?? 혹시... 기억지워줄수 없어요?? 그.. 기억 지우는거도 되잖아요. TV에서 봤어요!”

“어? 그럼 누나가 너 기억 못할텐데??”

“괘.. 괜찮아요... 우리 누나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안 살리는게 더 좋을거 같아요... 남으로.. 지내도 좋아요...”


나야 기억 안살리고 빨리 되살리면 편하지. 아주 훌륭한 소년이로군!!


라크도 꼬맹이의 부탁을 듣고 좋아라 하는 상황인데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예감이 들었다.
아예 기억이 리셋되기를 원한다고??
스위프트 교수의 애원하던 모습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제발  딸만이라도... 기억하게 해주세요... 제발... 제 딸만...’


가족이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린다는 건 얼마나 큰 고통일까?
치매라는게 가족에게는 최악의 저주라고 하지 않던가.
게다가 누군가에게 잊혀진다는게 얼마나  고통인지 아주  알고 있었다.
가족도 아니었지만, 한미주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난 뒤 내 마음 한켠이 무거운게 사실이니까.

그런데 이 꼬맹이는 완전 딴판이다.
누나의 기억을 모두 지우길 원했다.
 중요한 것.
그녀의 시체 근처에서 같이 지냈다고 했는데, 그녀의 근처에는 누군가가 누워있던 흔적이 없었다.
이곳은 그냥 방치되어있는 곳이었다.

시발...


이 꼬맹이 새끼는 저 죽어있는 여자의 가족이 아니다.
난 내옆에서 열심히 눈물을 흘리고 있는 꼬맹이의 어깨를 부드럽게 잡았다.


“니 이름은 뭐지?”

“전.. 드니로예요.”


“누나의 이름은?”


“... 수지예요..”


바로 대답도 하지 못하고 살짝 흔들리는 꼬맹이의 눈동자를 확인했다.


거짓말이다.


나는 꼬맹이의 어깨를 잡은 손아귀에 힘을 조금씩 높였다.

“아... 아!!! 아파요오!!”

뚜둑!

꼬맹이의 견갑골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끄아!!!!!! 아!!! 아퍼 아퍼아퍼!!!!!”

그 자리에서 뒹굴거리는 꼬맹이.
나는 왼손을 이용해서 녀석의 양발의 아킬레스건을 잘라버렸다.
도망가는 걸 사전에 막는 방법.

“이 좃만한 새끼가 나를 속여먹으려 하다니!!?”


벽력같은 나의 고함소리에 뒹굴면서 고통을 호소하던 녀석이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아.. 아니예요... 사.. 살려줘요....”


“니 친누나가 아니잖아. 이 여자애는! 감히 날 속이려하다니!!”


“제...제가 언제 친누나라고 했나요??? 너무 아파요!! 날... 고쳐줘요!!! 아악!!”

 이새끼봐라.
오히려 더 소리소리 지르며 난리를 피는 꼬맹이.

나는 녀석이 소리도 못지르게 혀를 마비시켜버렸다.

“라크야. 저 여자애 기억  살려서 되살려줘. 무슨 사연인지 궁금하네.”


- 오... 명탐정!! 어떻게 알았어? 저 꼬맹이가 거짓말하는걸?

“가족이란건 말야. 잊는게 아니야. 잊혀지지도 않고. 한미주가 자신의 아기들을 기억한걸 생각해봐.”


- 그렇지... 요 쪼그만 놈이 너무 쉽게 기억을 지운다고 생각했어.

“가족은 그렇게 지워지는 관계가 아니거든.”


- 오! 맞어!! 나도 널 영원히 기억할거야!! 넌 내 가족이니까!

“좆까. 기억했을거면 진작에 처음부터 날 알아봤어야지.”


- 근데..말야... 내가 저번에 모노리스를 만들어서 우주로 날려보냈잖아.


“알어! 그 중에 하나가 너가 되는거 아냐?  멍청하게 니체한테 이용당하고 김현준이랑 같이 사라질 운명이 되는거 아냐! 결국 내가 와인과 오일로  구해줄거고!”

- 이번에는 좀 다를거야. 내가 니 정보를 확실히 담았거든! 후후후.


“궁금한데? 뭔 짓을 했냐?”

- 만에 하나 저 우주로 날라간 모노리스들이 네 유전자를 감지하면 너를 마스터로 삼게 했지!


“뭐??”

- 저 모노리스들이 라크로 분화가 되더라도 그 라크들은 너를 찾기위해 최선을 다할 거야. 아마 너를 찾을 때까지 여러 주인들을 모시겠지만... 결국 널 찾으면 너를 주인으로 섬기게 될껄?


어???


어!!!!!!???

어?????????


라크도 지가 말해놓고 지가 깨닫는다.

“야. 이 병신아! 그럼 너란 놈은 날 찾아서 우주를 헤멘거야???? 신인류를 퍼트리려는  숭고한 목적은 도대체 뭔대??”

어. 시발. 잠깐만. 나 지금 오류날라고 그래.

지금 라크 녀석이 모노리스를 우주로 날려보내면서 신인류를 퍼트리는 목적을 부여하지 않은 모양이다.
이건 또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궁금했다.
아마도 지금의 니체같이 지구를 멸망시키느니 그런 뻘짓하는 인간은 탄생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주를 떠돌고 있는 모노리스의 목표는 다른 우주에 있는 나를 주인으로 삼는거니까.

“야. 너 솔직히 대답해봐. 내가 지구 멸망안시킨다고 하면 너 어떻게 반응할래?”

- 잠깐만 조용해봐. 오류날라고 그런다고. 시발.


“하으...응....”

때마침 눈을 뜨는 금발머리의 미녀. 재생성이 완료되서 기지개를 피며 눈을 떴다.
갸름한 턱선과 늘씬한 몸매.
전형적인 헐리웃 영화에서 에이프릴퀸으로 나오는 스타일의 미녀였다.


“어멋!! 여기는 어디죠??!!”

자신의 나체를 깨닫고 바닥에 떨어진 낡은 코트를 집어 몸을 가렸다.


“이름이 뭐지?  이 꼬맹이와 무슨 관계냐?”

재생성된 그녀는 나의 명령에는 무조건 복종.
뭔가 화를 내면서 부끄러운 반응을 하려다가 내가 질문을 던지니 다소곳이 답변하기 시작했다.

“네. 저는.. 수지라고해요...그리고  아이는...옆동네에 사는 친구의 동생...입니다.”


어? 수지라는 이름이 맞다고?


“저녀석 이름이 드니로지?”

“네? 아닌데요. 저녀석 이름은 얼루벤이예요. 드미트리 얼루벤.”


뭐지??

자신의 이름은 다르게 이야기하고 그녀의 이름은 맞게 말했었다.
몸을 베베꼬고 있는 드니로는 입은 마비가 되어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한참을 드니로를 바라보던 그녀의 표정에서 분노가 어리기 시작했다.


“저... 저녀석이... 절 계속...범했어요... 10년... 동안....그리고 제가...죽을 때까지...”


분노에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잠깐만. 난 그녀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10년 동안이라고??  지금 몇살인데??”

“저... 26살이예요... 전... 16살때부터... 저녀석에게... 강간을 당했어요...”

간살한 범인이 저 꼬맹이라고?? 10년전에??

아 씨발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저 녀석이 10년전이면 갓난아기였을  같은데??”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전... 이 페허에 갇혔어요... 저녀석의 상상이 만들어낸 곳에 가둬진거예요...”

난 살짝 벙떠졌다.
그녀는 내가 재생성했기에 거짓말을 할 수 없다.

“이... 이곳은 저녀석의 상상이 만들어낸 공간이예요...얼루벤.. 저녀석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요..”

나는 수지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아... 라크야.. 너 이 상황이 이해가 가냐?”

- 나 아까부터 오류중이라고 이야기했지. 말시키지마. 시발.


“수지야...내가 이해갈 만한 표현으로 설명해줄래?”


그때였다.

“아 진짜 빡대가리네. 어떻게 니체는 이런 병신한테 당했다는거지?”

고통으로 몸부림치고 있던 드니로가 어느새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입은 멀쩡했고 부서진 견갑골도 정상이 되었다.


“어?!”

나는 깜짝놀라 왼손을 펼쳐 드니로를 공격했다.
순간 헛깨비가 사라지듯 그 자리에서 없어지는 드니로.

그리고 녀석의 깔깔거리는 목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병신아. 어린애가 끌고 가니까 좆대가리 세우고 쫓아오는 꼴이라니. 고스트 넌 왜이리 대가리가 안돌아가냐? 드미트리 얼루벤이  이름이야.”

나는 함정에 빠졌다는걸 깨달았다.
쓸데없는 친절. 그리고 어린아이라는 방심. 나는 내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Dmitry aluben!!”

녀석이 자신의 이름을 한번  불렀다.

“Aluben!!!”


아. 시발.
아 빡쳐!!!!
저새끼가 나를 놀리고 있었다. 저녀석의 이름은 얼루벤....


네뷸라월드라는건 다른 세계를 가리키는 이름이 아니었다.
이새끼가 만들어내는 세계를 말하는거였다.
Aluben.(얼루벤) 거꾸로 읽으면 Nebula.(네뷸라)

이새끼는 자신의 상상하는 세계를 게이트를 통해서 만드는 초인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새끼에게 속아서 녀석이 만든 세계로 나도 모르게 넘어와버렸다.
아까전 개찰구  통로문이 게이트의 입구였던거다.

“내 124번째 세계에 온걸 환영해. 고스트! 지구는 니체에게 주기로 했으니까. 넌 여기나 가져! 여기도  정성스럽게 만든 곳이거든? 아 그리고 수지 부활시켜줘서 고마워. 얘는 내가 아끼던 좆집이었거든! 잘쓸게~~”


“야. 잠깐. 얼루벤! 이 새끼야 잠깐만!”

녀석의 목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지하철 지하의 적막한 세상. 그나마 다행인건 수지를 부활시켜서 썩은냄새는 나지 않는다는거?
그녀는 얼루벤이 데리고 같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와 씨발.”


- 아.. 오류 날뻔했네. 휴.. 그래서.. 여기는 어디냐?


“참.. 마음 편한 라크님 나셨네...무슨 일 있었는지 다 봤잖아!”

- 내가 있고, 니가 있는데 못할게 뭐가 있어? 아까 그 꼬맹이가 만든 세상? 뭐 있어? 다 부숴버리고 돌아가면 되지.


나는 라크의 이런 무한 긍정적인 마인드가 너무 좋다.

“흐흐흐. 그래... 게이트의 입구를 못찾으면 세상을 다 부숴버리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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