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4화 〉144화 슈퍼유니온의 위기
공중에 떠있는 남자는 일본인 특유의 야비한 표정으로 공중에 떠있었다.
금속재질의 수트를 입고 있는데, 외견상 칼이 여러개 달려있어 꽤 위협적인 모습이었다.
"항복을 하면 살려주겠다. 우리는 이 나라를 다시 우리 대일본제국의 식민지로 삼으려고 한다! 너희들이 반항만 하지 않는다면 대가는 지불하도록 하겠다."
김잔디는 기가찼다.
특히 역사에 관심이 있던 그녀였기에 그의 도발적인 선전포고는 그녀를 참지 못하게 만들었다.
"미친거 아니예요?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한다고? 돌았나 저 미친새끼가!"
핫토리노조라고 스스로 밝힌 녀석이 김잔디에게 손가락을 가리켰다.
위기를 느낀 강지영이 화염의 벽을 만들어 그녀의 앞을 막았고 리리스가 자신의 손을 고무로 만들어 그 뒤를 방패로 만들었다.
역시 중력파가 발사되어 김잔디를 노렸다.
러버걸 리리스의 고무로 만들어 펼쳐진 손이 김잔디를 가까스로 상처없이 막아냈다.
"잔디. 너는 피해있어!"
리리스와 강지영도 그동안 놀고 있던게 아니었다.
옆에 있던 SS급 초인으로 등극한 스파이더우먼 주상희가 공중에 떠있던 녀석을 향해 거미줄을 날렸지만 그의 앞에서 무력화 되어 바닥으로 떨어졌다.
"파워버프걸! 나와 리리스에게 버프를 줘!!!"
강지영이 뒤에있던 이진실에게 부탁을 했다.
이 건물에서 싸우다가 건물이 무너지기라도 하면 오빠한테 한소리 들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이곳에 살고 있는 초인들의 가족이 위험했다.
강지영은 전장을 옮기기 위해 모든 초인들에게 다급히 외쳤다.
"전원 총 공격! 건물 밖으로 나가 녀석들을 상대해!!"
슈퍼유니온의 초인들과 아카데미에서 훈련했던 훈련생 중 S급 이상은 모두 호출해 놓은 상태였다.
50명에 가까운 슈퍼유니온의 초인들이 있는데 3:50이면 해볼만하다.
초인들이 35층 건물에서 점프를 하고 내려가며 각종 공격으로 그들을 지상으로 내려오게 유도시켰다.
"날파리 같군요? 오메가맨이 없으니 한국의 초인들은 아주 형편없군요?"
그의 볼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리리스의 고무펀치.
핫토리노조의 옆을 지키고 있던 여자들 두명이 자신의 검을 꺼내더니 공중에서 하강을 하기 시작했다.
"제가 말입니다. 상당히 강력하거든요? 제 힘을 보여드리죠."
핫토리노조와 강지영, 리리스가 대치 하고 있었다.
말을 마치자 마자 그의 금속갑옷에 부착되어있던 칼들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약 10개의 검이 허공에 둥실 떠올랐다.
강지영은 그 모습을 보고 눈이 커졌다.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런게 바로 검법의 극의라고 하는 이기어검이라고 하죠."
"헛소리!! 중력장을 이용해서 움직이는걸 누가 모를줄 아냐!"
리리스가 소리를 지르며 그의 허풍을 간파했지만, 중력장을 저렇게 세밀하게 다루는 솜씨는 핫토리 노조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거였다.
"조심해. 리리스. 버프시간이 10분 남았어."
파워버프걸의 버프가 10분밖에 안남았기에 초반부터 실력을 발휘해야했다.
"헬파이어!!!"
슈슈슈슈슈슉!!
마치 유도탄인듯 강지영의 의지에 따라 방향을 바꾸며 핫토리노조를 향해 날아가는 헬파이어.
강지영이 리리스와 신경전을 하고 있던 핫토리노조를 향해 발사한거다.
최근 연습에 연습을 더해서 새로 만들어낸 최고의 파괴력을 갖고 있는 신기술.
게다가 파워버프걸의 버프를 통해 평상시 위력의 곱절이었다.
파란색 불의 회오리를 보고 공중에서 몸을 피하는 핫토리노조는 즐거운듯 유쾌한 웃음을 흘렸다.
"케케케케! 이게 뭡니까? 이런 느린 공격에 맞을거라고 생각하는겁니까?"
으드드득.
이를 악물어 강지영의 볼에 주름이 살짝 잡힌다.
화이트스톰 강아영만 있었어도 바람에 실어 내보내면 쉽게 타격시킬 수 있었지만 녀석의 말대로 강지영의 공격은 강력하긴 했지만 재빠른 상대에 대한 살상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러버걸 리리스도 녀석의 움직임을 봉쇄하기위해 자신의 양팔을 늘려서 공격을 했지만, 녀석은 미꾸라지처럼 리리스의 공격에 한대도 맞지 않았다.
"이번에는 제가 보여드리죠."
피하기만 하던 핫토리노조가 그자리에서 우뚝 멈췄다.
여전히 헬파이어는 그를 향해 날라가고 있지만, 멀리 떨어진 그는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
"이기어검!"
자신의 몸 주변을 인공위성처럼 돌고 있던 10개의 검을 공중에서 촤르륵 펼쳐졌다.
그리고 한개씩 순서대로 강지영에게 발사되는 검.
10개의 검이 꼬리를 물고 날아오는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지영아 조심해!"
러버걸 리리스가 녀석의 공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날아가는 검 중에 두개를 노려 겨우 붙잡을 수 있었다.
날아가던 검의 손잡이를 그랩하여 무력화를 시켰지만, 나머지 8개는 살아있는 듯 강지영을 향해 계속 날아간다.
강지영은 헬파이어를 컨트롤 하는걸 포기하고 자리에서 피해야했다.
덕분에 헬파이어는 공중으로 한없이 올라가면서 타겟을 잃고 사라져버렸고 이제는 강지영이 도망칠 차례였다.
하지만 그녀의 헬파이어처럼 핫토리노조의 8개의 검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강지영을 집요하게 쫓기 시작했다.
"파이어쉴드!"
불의 쉴드를 거대하게 펼치며 핫토리노조의 시야를 막는게 유일하게 피할 수 있는 방법.
하지만 검을 피하는데 10분의 시간도 금방 사라져버렸다.
하늘을 날수도 없고 땅에서 피하기만 하는 비참한 신세가 되어버린 강지영.
그때였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에서 그녀의 심장을 향해 날아오는 두개의 검.
"안돼!!!!"
리리스는 강지영이 도망을 치다가 핫토리노조가 덫을 쳐놓은 2개의 검에 스스로 달려가는 모습을 봐야했다.
"젠장!!!"
피할수 없음을 직감한 강지영에게 주마등이 펼쳐졌다.
"포기하지마! 지영!!!"
챙!챙!!!
갑자기 순간이동한 빠르기로 그녀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검은색 라텍스를 입은 닌자의 모습.
양손에 검을 들고 있는 그녀는 자신이 쳐낸 검과 강지영을 같이 바라봤다.
"괜찮아?"
대답을 건성으로 하고 들고 있던 검 대신 자신이 후려쳐서 떨어트린 검을 주웠다.
핫토리 노조의 검은 상당한 명검이었다.
"아니. 괜찮냐고 물어보면서 검에 욕심내는건 뭔대! 왜이렇게 늦었어?!?"
두건을 벗은 그녀의 모습.
한미주의 귀환이었다.
"저는 저 일본년들을 좀 상대할게요. 벌써 S급 초인 몇명이 죽었네요!"
그리고 뒤에 스르륵 나타나는 하얀색 복장의 닌자.
한미선이었다.
그녀는 짧은 검을 들고 강지영과 눈이 마주치자 코를 찡긋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미주 한미선 자매.
그녀들은 지옥의 훈련을 한다고 슈퍼유니온에서 따로 나가 행방불명이 되어있었다.
다시 돌아온 바람의검 한미주에게서 느껴지는 힘은 어마어마해보였다.
"진실아!! 파워버프를 한미주하고 한미선에게 지원해줘!!!"
뒤에 숨어있던 이진실에게 명령을 내린 강지영은 이제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원거리 포지션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아. 검을 쓰는 네년! 네년이 바람의검이라는 그년 이구나!!"
"어머? 내가 일본에서 알려졌어?? 의외네??"
한미주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공중에 떠있는 핫토리노조를 올려다봤다.
"야. 고개 아프니까 이리 내려와. 검을 쓰는 녀석이라면 검술로 싸워보자고. 도망갈 생각하지 말고."
"건방진 조센진 닌자 같으니라고!!"
한미주의 도발에 땅으로 내려온 핫토리노조는 자신의 날려보낸 검 중에 6개만 회수가 된것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었다.
그리고 그 중 검 두개가 앞의 바람의 검이라고 불리는 년이 들고 있는게 아닌가?
그는 자신의 검 6개를 자신의 금속 갑옷에 다시 부착을 하고 자신의 등에서 거대한 대도를 하나 꺼냈다.
대검을 양손으로 붙잡는 핫토리노조.
자신의 키만한 검이 어떤 방식으로 그의 몸에 들어가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거대한 도가 내뿜는 기세가 만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니 녀석이랑 저 두명으로 우리를 상대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니??"
한미주는 한미선과 상대하고 있는 일본여자와 리리스와 나머지 초인들과 상대하고 있는 다른 일본여자를 가리켰다.
"우리가 대 일본제국의 선봉이다! SSS급 초인도 우리를 상대하지 못한다!!"
"뭐래. 그런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거냐? 아 시발 냄새나. 쪽빠리새끼."
일본인 특유의 허풍에 기가막힌 한미주가 불쾌한 똥을 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코를 막았다.
"코노야로!!!"
핫토리노조는 자신의 대도를 횡으로 그으며 그녀의 상반신을 갈랐다.
뒤로 여유있게 물러선 한미주.
"조금 짧. 헉!"
분명히 피했다고 생각했는데 검의 기운이 2미터는 넘게 늘어났다.
"검기??!!"
채앵!!
겨우 쌍검으로 막으며 뒤로 밀려나야했다.
핫토리노조라는 녀석은 검기를 다스리는 진짜 검의 고수였다.
녀석의 자신감의 정체를 깨달은 한미주는 자신의 방심에 자책을 했다.
미소를 걷고 한미주는 전력을 다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특수능력. 시간이 느려질 정도의 빠른 움직임으로 핫토리 노조를 공격했다.
거기다가 10분 버프를 받고 곱절이 빨라진 상황.
파워버프걸의 버프는 1시간에 10분밖에 받을 수 없다.
"이힉? 이렇게 빠르다니!!?"
팅팅팅팅팅팅!!
유효타가 수십번이 핫토리노조를 공격했지만, 그의 갑옷은 뭐로 이뤄졌는지 타격이 전혀 입지 않았다.
그녀가 속도가 빠르다는걸 눈치챈 핫토리노조는 자신의 안면부터 갑옷으로 둘러 완전한 금속체 로봇같은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검의 고수라는 녀석이 과학기술 뒤로 숨어버리는군. 부끄러운줄 알아라."
"하하. 이것도 실력이다! 조센진년!"
10분 버프의 시간이 끝나자 움직임을 따라잡는 핫토리노조.
역시 녀석의 실력은 보통이 아니었다.
대검을 휘두르면서 내뿜어지는 검기는 주변의 건물들을 흔들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핫토리노조가 데리고온 여인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전의 게이코니무라보다 중력장을 잘 사용하고 검술도 뛰어나서 아군의 피해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리리스의 고무공격은 최강의 방어는 되지만 아무래도 파괴력이 부족하다.
그나마 리리스가 잘리지 않는 자신의 몸을 무기로 일본 여인 한명을 커버하고 있어서 희생이 더 확산되지는 않고 있었다.
"어딜 딴눈을 파는거냐 멍청한년!"
대검을 휘두르던 핫토리노조가 갑자기 검날을 90도로 세워 넓은 검면으로 부채를 부치 듯 한미주를 공격했다.
풍압공격.
그리고 풍압에 실려있는 중력파가 더해져 어마어마한 힘이 발산되었다.
한미주는 이거를 맞으면 죽는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하지만 핫토리노조가 노리는 건 그녀의 뒤에 서 있던 두명의 아이들이었다.
5살정도 일까? 쌍둥이처럼 꼭 닮은 아이들이었다.
부모는 보이지 않고 어린 녀석들 둘만 덩그러니 서로를 껴안고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그녀가 피하면 그 아이들이 풍압에 피떡이 되어 죽는다.
"이런 얕은 수에 내가 넘어갈줄 알았냐?"
한미주는 콧웃음을 쳤다.
전쟁을 할 때는 주변에 피해가 있는건 당연한거다.
핫토리노조가 자신을 착한 사람으로 오해를 하고 무리수를 던진거다.
자신은 그 자리에서 피하고 아이들이 죽던 말던 지금 녀석의 비어있는 옆구리를 공격하면 그만이다.
그때 한미주의 뇌리에 갑자기 떠오르는 환상.
자신이 아이를 키우고 있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것도 쌍둥이를.
젖을 먹여 키우고 사랑을 주며 키우던 환상이 보였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자신이 애를 낳던 환상.
의사가 쌍둥이라고 이야기해주던 장면.
환상은 순서에 상관없이 뒤섞여서 떠오른다.
잘생긴 외국인 남자를 남편이라고 부르며 행복해하던 자신의 얼굴을 가진 여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마치 자신의 DNA에 새겨져 있는 듯한 이상한 환상에 한미주의 부동심이 흐트려지려고 했다.
"이게 뭐야!!!"
검술에 있어서 정신집중을 깨는 주화입마라는게 있다는 이야기를 검술 스승에게 들은 적이 있다.
한미주는 혀를 깨물며 더 집중을 해야했다.
쌔한 피맛이 느껴지자 그 짧은 환상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찰나의 순간동안 벌어진 일이었다.
당황스러운 환상이었을 뿐인데 자신의 양눈에서 눈물이 주륵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기억에는 전혀 없는 내용이다.
그런데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이 다급한 순간에 이게 무슨 일인걸까.
눈물이 멈춰지지 않았다.
"으허허허헝.."
한미주는 급기야 소리내며 오열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핫토리노조의 빈틈을 공격하려던 방향을 바꿔 아이들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