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9화 〉139화 진화 2단계
오메가맨의 동공이 사정없이 떨리고 있다.
그는 지금 정신없이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구름을 뚫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성층권을 지나 대기권까지 돌파했다.
우주의 무중력 공간으로 올라오고 나서야 오메가맨은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씨발... 미친년들!!!”
프라다라고 불리는 깜둥이년은 어떻게 상대해볼만 했었지만 뒤늦게 나타난 유지선의 공간이동을 이용한 공격에 화들짝 놀랬었다.
자신은 어떤 공격도 먹히지 않는 완전방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유지선의 공격은 완전방어가 먹히지 않는 피부 안쪽에 물건을 이동시키는 공격이었다.
자신의 심장을 노린 유지선의 공격을 겨우 피했었다.
놀랍게도 자신의 어깨에 그녀의 손가락 한마디가 손톱채로 박혀 있었다.
오메가맨은 경악했다.
자신의 피부는 사람의 손톱이 박힐리가 없다고...
그리고 어깨 안쪽에서 느껴지는 이물감.
재빨리 자신의 손으로 후벼파서 꺼내지 않았다면 오른팔이 폭발로 날아갈 뻔했었다.
순간이동으로 폭탄을 자신의 몸에 박아넣은거다.
사실 유지선의 심장을 향한 공격을 피한 건 우연에 가까웠다.
자꾸 파괴광선을 쫓아다니던 박쥐 한마리가 신경쓰여 죽이려고 몸을 날렸을 뿐이었다.
진짜 운이 좋았다.
유지선의 계획대로 였다면 그녀의 오른팔 하나와 맞바꿔 오메가맨의 심장에 폭탄을 심는게 성공했을거다.
오메가맨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으면서 자신의 8면을 파괴광선으로 도배를 해버렸다.
유지선의 공간이동 능력은 무한히 반복할 수 있는 에너지가 많이 들지 않는 기술이라는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프라다가 더 맹렬하게 공격을 시작한다.
엎친데 덮친다고 자신을 노리는 또 한명이 있었으니...
바로 화이트스톰이었다.
지금 이곳 대기권을 벗어나서 지구 밖으로 도망친 이유는 유지선도 있었지만 화이트스톰이 보여준 능력 때문이었다.
화이트스톰이 어떤 방식으로 강해진건지 모르겠지만 눈에서 자신과 똑같은 파괴광선을 쏘고 마하의 속도인 자신을 따라 붙는 걸 보고 모골이 송연해졌었다.
자신과 거의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를 보니 전의가 꺽여서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개꼬랑지 말듯 도망치는 신세가 처량했다.
우주의 컴컴한 공간에서 사방을 둘러봤지만 다행히도 화이트스톰이 쫓아오지 않았다.
“우아아아악!!!!”
괜히 그는 우주에서 고함을 크게 질렀다.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눈흘기는 상황.
하지만 소리가 퍼지지 않으니 충격파만 발사될 뿐.
파랗게 떠있는 지구를 등지고 오메가맨은 연신 고함을 지르며 분노를 발산할 뿐이었다.
* * * *
“오빠가 위험하다고?”
도망치고 있는 오메가맨을 쫓아 하늘을 올라가던 화이트스톰을 유지선이 막았다.
“네. 언니. 지금 급한 상황이예요. 라크도 당한것 같아요. 이나희가 상당히 강력한 모양이예요.”
유지선이 기생라크를 통해 정보를 듣고 있어서 고스트의 위험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젠장... 오메가맨을 죽였어야 했는데!”
유지선의 자책에 화이트스톰 강아영이 위로를 건냈다.
“아까 거의 죽일뻔했었어. 다음에는 내가 녀석을 붙잡고 있을 때 폭탄을 심으면 아주 쉽게 죽일 수 있겠던데?”
“그러게요. 제가 너무 서둘렀어요. 미안해요. 언니.”
유지선은 고스트의 위험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듣고 있었기에 너무 서둘렀다. 그리고 그게 실책으로 이어진거다.
“여하간 오메가맨은 도망쳤으니 오빠를 빨리 구하러가자. 프라다. 너도 같이 따라와줘.”
“네!”
강아영은 유지선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고 공중을 가로질러 날아가기 시작했다.
처음 전투가 벌어졌던 워싱턴에서 너무 멀리 날아왔었다.
“그런데... 지금 대표님은.. 지금 이나희와 섹스하고 있어요.”
강아영은 유지선의 말에 그녀를 놓칠 뻔 했다.
* * * *
펜트하우스에 살면서 미투와의 섹스를 꿈꿨던 적이 있었다.
강아영과 이나희를 동시에 안는 상상을 하며 자위를 얼마나 많이 했던가.
이나희의 구멍은 솔직히 한미주나 프라다에 비해서는 부족하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 호텔로 직행하는 기분이랄까?
길거리에서 우연히 첫사랑과 마주친 뒤 안부를 묻고 자연스럽게 술한잔을 마신 뒤 호텔방으로 직행을 한다.
그리고 서로의 인생과 삶에 대해서는 묻지도 않고 오로지 육체만 탐닉하는 섹스.
내가 예전부터 원하던 그녀였기에 섹스는 아주 짜릿하고 쾌감이 높다.
반면에 추억은 퇴색되고 괜히 섹스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짜릿하지만 기분 찜찜한 섹스라고 말할 수 있었다.
나는 그녀의 자궁에 정액을 쏟아 부으면서 여러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녀는 섹스를 하는 내내 그녀의 하얀색 라크를 몸에서 벗겨내지를 않았다. 자지가 출입되는 구멍만 열어놓고 나체를 드러내지도 않고 있었다.
“재생성체와 섹스하는 것보다 좋지 않아? 내 보지 꽤 쓸만하잖아?”
나는 노코멘트를 하며 그녀의 얼굴을 응시했다.
“이브라고 불리던데... 니체 그 늙은이의 좆집이된거냐? 늙은놈의 자지보다 내거가 낫겠지.”
“어머~ 뭔가 오해를 하고 있구나? 니체는 나와 협력관계지 기둥서방이 아니야~ 네가 내 기둥서방이 되줄래?”
“도대체 니체와 같이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의도가 뭐야 공생도 가능하고... 인류를 지배하는 것도 가능하잖아?
“호호호~ 글쎄. 니체와 내 목적은 그렇게 근시안적인 목적이 아니거든?”
나는 니체의 목적을 이미 스위프트교수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신이 되면 뭐가 달라지는건데?”
“어머어머. 거기까지 알았어? 글쎄... 나도 아직 안되봐서 모르겠지만 말야~ 꽤 즐거운 일이 아닐까?”
부르르 떨면서 뭔가를 상상하는 그녀의 즐거운 표정.
“신디에게는 도대체 무슨 실험을 하고 있는거지?”
“호호호. 네가 그녀를 풀어줬으면 아마 트리거가 동작했을거야. 그녀는 지금 인류에게 퍼져있는 바이러스를 변종으로 돌리는 트리거거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이나희의 말에 나는 깜짝놀랬다. 바이러스를 변종으로 만드는 트리거.
설마 신디 그 소녀가 숨만쉬어도 뭔가를 내뿜는 존재로 만들어졌다는 건가?
스위프트 교수의 절망하는 모습이 눈가에 떠오른다.
“네뷸라프로젝트는...”
“호호호. 질문이 너무 많네? 마치 나한테서 도망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건가?”
이나희가 꺄르르 웃으면서 다시 내 자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때였다.
- 나 문 앞에 있어. 이제 그만 즐기고 다시 싸워봐야지? 저 곰팡이에 오염된 라크 녀석을 작살내버리자고!
라크의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얀색 라크의 정체는 특정한 곰팡이에 오염되어 매질이 반대의 성격으로 바뀐 모양이다.
게다가 인간에게 완벽히 조종을 당하는 상태.
나는 내 위에 걸터앉아 내 자지를 어루만지고 있던 이나희의 손목을 잡았다.
“잠깐만. 그 손 멈춰봐.”
그녀가 기가막힌다는 듯 나의 반항을 물끄러미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까처럼 쉽게 당하지는 않을꺼야.”
“뭐??”
내말이 떨어지자마자 라크가 섬전같은 속도로 날아온다.
급습에 놀란 이나희는 백덤블링으로 자리를 피했다.
“라크가... 또 있다고??”
그녀가 벗어난 1초 남짓한 시간에 라크는 내 몸을 감싸고 다시 수트같은 모양으로 변했다.
“반갑다 라크.”
- 매질 절반을 잃었지만 확실히 저 하얀색 곰팡이 라크 새끼한테는 당하지 않을 수 있어.”
“이제 안당할 수 있는거지?”
- 니 마음대로 싸워봐.
라크의 검은색 매질이 얼굴을 뒤덮자 시야가 다시 디지털 화면으로 바뀐다.
나는 검은색 라텍스 전사가 되어 이나희를 바라봤다.
“너. 이나희. 오늘 나한테 재생성될 줄 알어.”
“호호호호호!! 아직도 뜨거운 맛을 못봤구나!”
그녀의 발목 부근에 근육이 잡히는게 보였다.
쐐애애액!
나를 향해 쇄도하며 발차기를 허공에 가르는 이나희.
나는 오른팔을 들어 그녀의 발차기를 막았다.
"호오. 조금 빨라진것 같네? 그래봤자 진화 1단계밖에 못 벗어난 녀석 따위에게 질것 같냐?"
나는 그녀의 발차기를 막고 그대로 그녀의 발목을 잡아 바닥에 매치려고 했다.
하지만 반대편 발이 얼굴을 향해 날라왔다.
짧은 기간에 격렬한 공격이 두세번 더 오가고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발목을 놓고 뒤로 물러나야했다.
"진화 단계라는게 뭐지?"
"라크에게 조종당하는 인간이 그걸 알아낼리가 없지!"
무슨 말일까?
라크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뜻일까?
"그래도 아까 나를 즐겁게 해줬으니 내가 진화 2단계를 보여주지."
그녀의 하얀색 수트가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듯 하더니 수트 위로 근육이 잡히기 시작했다.
키가 좀더 커지고 마치 장갑을 입은 듯한 모습으로 바뀌는 그녀의 수트.
"진화 2단계는 바로 이런거란다 애송이!!"
키 차이와 덩치의 차이가 역전되어버렸다.
나는 2미터 정도로 커져버린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온몸에 실린 힘의 크기가 두려워질 정도였다.
"라크 저거뭐야?"
- 어? 신기하네?? 다른 개체의 DNA를 강제로 합체해서 마스터에게 제공을 한다고?? 마치 리리스가 만들어지는것과 비슷하잖아??
나는 라크의 설명에 깜짝 놀랬다.
리리스는 한미주, 강아영, 김현준의 어머니 등 여러개체의 DNA를 복합해서 창조해낸 키메라 같은 존재였었다.
지금 이나희의 수트가 변신한건 리리스를 만들었던 방식으로 힘을 부여했다는 말이다.
후욱-
팡!!!!!
공기를 가르는 소리에 본능적으로 양팔로 앞을 막았지만 엄청난 충격과 함께 뒤의 벽을 뚫어버리며 몸이 날라간다.
이나희의 기습공격이었다.
등이 깨질 듯 아프다.
쿨럭..
나는 8미터는 넘게 뒤로 날라갔고 겨우 뒷꿈치로 브레이크를 걸며 멈춰설 수 있었다.
이나희는 정권지르기 한 자세에서 멈춰서 있고 손가락만 까딱거리면서 나를 도발했다.
"무섭지?"
"어. 조금 무섭네?"
나는 굽혀진 무릎을 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드득 콘크리트 먼지들이 내 몸에 뽀얗게 일어난다.
-가만있어 보자...
라크가 뭔가 계산을 하더니 내 몸안에서 이상한 느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 아! 이렇게 하는거네! 쉽네!!
나는 간지러운 느낌이 나서 수트로 된 라크를 철썩 치며 말려야했다.
"야.. 뭐하는 짓이야??"
간지러운 느낌은 심장에서 시작해서 손끝과 발끝까지 전달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몸이 조금씩 커지는 기분.
아닌가??
몸이 조금 커진거 같긴한데 라크의 수트는 그보다 더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 이렇게 하는거네!
"아니.. 너... 어떻게?? 라크가 2단계 진화를 스스로 이끌어냈다고?? 말도 안돼!!"
이나희가 깜짝놀라 나를 바라봤다.
부풀어 오르며 커진 몸집에 검은 근육이 외부로 돋아났다. 그리고 풍뎅이 장갑같은 느낌으로 윤기가 흐르기 시작하는 라크의 수트.
라크 이녀석!
마치 한번 보면 무공을 따라하는 천재 무림인 같은거냐?
"라크.. 이거 외골격 같잖어??"
- 맞어. 인간의 가장단단한 부위인 치아의 법랑질을 모아서 밀집하고 축적하고, 인간의 가장 강한 근육인 교근를 모아서 관절의 근육에 배치하는 방식이야. 지금 저 앞의 여자가 잘난척 할 만하네.
상상을 초월했다.
인간의 가장 강한 근육은 라크의 말대로 음식물을 씹을 때 사용하는 교근이다. 그리고 치아의 법랑질은 쇠보다 단단하다.
말그대로 라크는 인간의 몸에 있는 가장 강한걸로 상상을 초월한 외골격을 만들어 낸거다.
그리고 중요한 점.
라크는 그 한번의 부딪힘으로 그 소재의 정체를 알아낸거다.
"와.. 몸이 엄청 가벼워?"
- 당연하지! 법랑질과 교근을 이용한 가볍고 강력한 수트니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그녀를 향해 몸을 날렸다.
쐐액!
와 시발 소름! 몸이 이동하는데 시간이 멈춘것 같아!
나는 SSS급 초인의 힘을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공격과 똑같이 정권지르기로 그녀의 가슴을 향해 내질렀다.
후욱 -
팡!!!!!
그녀의 등뒤로 충격파가 나오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한없이 뒤로 날아가는 이나희.
"감힛!!! 라크 따위가!!!"
당황했는지 이나희의 목소리에서 쇳소리가 섞였다.
"진화 2단계 별거 아닌데요?"
나는 씨익 웃으며 다시 그녀를 따라잡고 정권지르기와 동시에 발차기를 콤보로 날렸다.
팡팡!!
동일한 상황이라면 내가 우위다.
나의 공격을 겨우 막기만 하는 이나희에게 당혹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가 재생성해준다고 했지? 너 벌레처럼 바닥에 기어다니게 해줄게."
그녀의 수트도 압축된 법랑질로 만들어져있어서 그런지 그녀가 어느정도의 데미지를 입었는지는 불분명했다.
그래도 연달아 공격하는 건 내몫이었다.
"어!!??"
하지만 갑작스러운 반격.
그녀가 내 공중에 지른 내 주먹을 잡고 갑자기 유도기술로 나를 메쳐버렸다.
바닥에 메쳐진 내 위로 올라타며 그녀가 일갈했다.
"이번에도 막아보시지!!!"
그녀의 하얀색 외골격이 벗겨지며 나를 가두기 시작했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하얀색라크의 장점인 빛의 힘으로 내 라크를 녹이겠다는 심산이다.
촤락!!
그녀의 외골격은 보자기처럼 더 크게 펼쳐지며 나를 덮치기 시작했다.
얼핏 비치는 그녀의 얼굴에서 승리감이 보인다.
하지만 바로 들리는 라크의 목소리
- 쫄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