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6화 〉96화 교관 (96/155)



〈 96화 〉96화 교관

<비천병원>

황주영은 MC까페를 통해 알게된 쥬지스님의 병원을 찾아왔다.
6층 건물의 작은 종합병원.
분주히 간호사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음모론을 좋아하는 순수한 호기심과 형수님을 최면걸은 범인을 잡고 싶다는 욕망으로 이곳까지 발걸음을 한거다.

황주영은 주변의 인물부터 탐색을 했다.
경비를 보는 수위아저씨를 어제부터 눈여겨 봤었다.
주변에 말도 가는 사람도 없고 외롭게 본연의 업무를 하는 50대 중년인.

황주영은 그에게 박카스 한병을 사주면서 입원해 있는 환자처럼 위장하고 친해졌다.
환자복을 구하는건 세탁실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요즘 별다른일 없대요? 요즘 하두 어수선해서~"

황주영이 말꼬를 열자 경비아저씨는 수다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별관의 장례식장에 강주혜 원장 딸과 들락날락 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리에 솔깃해졌다.
6층에 입원실을 최근에 공사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엘레베이터에도 6층으로 가는 버튼이 막혀져있다보니 원래 안쓰는 층인가 싶었는데, 최근에 바뀐거라고 하니 부쩍 의심이 들었다.

6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막혀있어서 어떻게 가야될지 감도 안잡힌다.

하지만 그때 인터넷으로 얼굴을 이미 확인했던 강주혜와 어떤 사내 두명이 같이 걸어가는걸 볼 수 있었다.
어려보이는게 고등학생이나 갓 대학생이 된 사내들이다.

황주영은 그들과 최대한 근접하면서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를 엿들었는데 강주혜는  소년들에게 존댓말을 하고 있고 소년들은 강주혜에게 반말을 하고 있었다.

"기태님~ 오늘은 일찍 퇴근하실건가요?"

강주혜는 자신보다 어려보이는 조그만 녀석에게 기태님이라며 존대를 사용한다.


느낌이 이상하다.
저들이... 최면을 거는 능력자인걸까?
최근에 초인들이 등장하면서 최면을 거는 초인이 등장을  모양이다.

그들은 관계자외 출입금지라고 써있는 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갔다. 황주영은 그들의 뒤를 밟는건 무리라고 생각해서 씹고있던 껌을 걸쇠가 잠기는 부분에 살짝 붙여놨다.


조금 오래된 문인지라 잠기는 걸쇠만 껌으로 메꿔줘도 문이 잠기지 않기 때문.

이렇게 어설픈 방법이 먹힐까 싶었지만 다행히도 문이 안잠긴다는건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한 모양이다.
강주혜와 사내들도 6층에서 비밀리에 일을 한  해질녘이 되기 전에 1층으로 내려가 집으로 간 모양이다.

환자복을 입고 화장실에서 시간을 보낸 황주영은 저 비밀의 방에 뭐가 있을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형수를 갖게 된 이후로 자신의 욕망이 더 커져가는걸 막을 수 없었다.
이미 엎지러진 물.
초능력인지 최면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강주혜와 같이다니고 있는 두명이 너무 의심스럽다.

그리고 이 최면은 형수를 겪어봤지만 너무 허술한 최면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엉뚱한 요구를 해도  들어줘야 했고, 무엇보다도 과거를 기억못하는걸 숨겨야하는 알고리즘도 들어있는게 분명했다.


"옛날에는 이거 해줬었잖아!"
라는 표현으로 형수의 후장도 쉽게 딸 수 있었고, 오줌도 먹이는 행위가 가능했었다.
과거를 기억 못하고 있는 약점을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는게 분명했다.


MC까페에 아내가 바뀌었다는 아영간강이 쓴 글 처럼 아내가 로보트나 외계인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는게 너무도 당연할 정도.
그만큼 생각 방식이 평범한 인간과는 달랐다.
마치 모든게 리셋되고 다시 학습을 하는 어린아기와 같다고 할까.


저녁이  되어 사람이 뜸하게 지날 무렵.
황주영은 환자복을 입은채 천천히 6층 비밀의 문을 향해 들어갔다.


환한 계단이 놓여있어 6층까지 올라갔는데 다행히도 6층에는 문이 없이 뻥 뚤려있는 복도로 이어졌다.

큰 복도와 왔다갔다 하는 여자 두명이 보이는데 간호사의 복장은 아니다. 군복같은 바지를 입고 위에는 하얀색 나시를 껴 입고 있는 그녀들. 브라를 하지 않아 젖꼭지가 멀리서도 보인다.

꽤 예쁘장한 얼굴에 몸매가 환상인 여자다. 나연수도 이뻤지만 그녀는 성형없이 이쁜 스타일이고, 지금 앞에 보이는 두명의 여자는 마치 성형수술로 찍어낸 듯한 미녀였다.
아니, 두명의 얼굴이 상당히 닮았다는걸 황주영은 깨달을 수 있었다.
오똑한 콧날에 쌍커풀이 없는 커다란 눈매.
어디서 봤던 연애인과 닮은것 같기도 하다.

그녀들을 보자마자 순간 숨어야 될지 고민했지만 그녀들은 황주영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그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미 엎지러진 물이라 황주영은 오히려 긴장하지 않고 떳떳히 그녀들을 향해 걸어갔다.
오히려 당황하기 시작하는 그녀들.


"환자분들은 이곳에 올라오면 안됩니다. 내려가주세요."

왼쪽에 있던 긴머리 아가씨가 먼저 황주영을 만류했다.
황주영은 순간 기지를 발휘했다.


"어?  기억 못하나보네. 난 이 층을 원래 담당하던 사람이야. 입원하고 있다가 다들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올라왔는데 날 기억 못하나?"


순간 두명의 여자들은 동공지진을 하며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이건 나연수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지어냈을 때 그녀가 행동하던 조건반사와 동일한 방식이었다.

이들도 역시 최면에 걸린 여자들이다.
황주영은 그 생각을 하니 마음이 좀더 편해졌다.
그리고 아까전의 그 작은 덩치의 사내이름이 떠올랐다.


내가 어? 느그 사장이랑 어? 사우나도 같이 가고 어?
영화의 한장면이 떠올랐을 뿐이다.

"내가 어! 기태를 어떻게 키웠는데! 어? 기태가 잘못 가르쳤네.  상황을 내가 기태한테 이야기하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어?"

여기에서 일이 꼬이면 그냥 철수하고 다음 기회를 노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 말도 안되는 협박이 제대로 먹힌것 같다.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는 그녀들.
급기야 나에게 다가와서 양 바짓고리를 잡고 무릎을 꿇었다.
눈물이 글썽거리고 공포에 질린 그녀들의 얼굴.

"잘못했습니다. 제발 기태님께 말씀주지 말아주세요. 제발요. 다 기억났어요. 이 6층을 담당하시는 분 맞잖아요. 제발 재생성만 시키지 말아주세요..."

와 시발.
기태라는 새끼는 신이라도 되는거야?
그런데 재생성이라는건 뭐를 말하는거지?

황주영은 그녀들이 애원하는 상황에 그녀들이 진짜 최면에 걸렸는지를 확인하는 마지막 질문을 날렸다.


"가슴 보여주면 기태에게 이야기 안하는걸 고려해보지. 재생성도 걱정안해도 될거야."

순간 그녀들은 동시에 나시를 훌러덩 올렸다.
귀로 포릉 소리가 들리는 착각이 일어날 정도로 육중한 유방의 흔들림.
태닝이 되어있는지 갈색으로 살짝 물들여진 육중한 유방이 황주영의 다리 밑에서 출렁거렸다.


"이.. 이제 됐나요?"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하는 행동이 아니다.
그녀들도 완벽히 최면으로 당해있다는 걸 황주영은 확신할 수 있었다.

일단 이곳은 복도다. 다른 사람이 보기 전에 그녀들을 일으켜 세우고 궁금한걸 물어봐야했다.

"어 그래. 됐어. 일어나봐. 너희들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었던거야?"

옷매무새를 정돈한 그녀들은 황주영을 두려운 눈빛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저희는 유격 훈련을 마치고 정신교육을 진행하러 가는 길이었어요."


그녀들의 말을 듣고 보니 온몸에 근육이 꽤 잡혀있는 몸이다. 헬쓰트레이너로 이야기해도 손색이 없는 몸매.

"요즘 훈련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궁금하네. 네 이름이 뭐지?"

왼쪽에 있는 여자에게 턱짓을 했다.


"전 11호입니다."


"전 13호입니다."


뭐야. 이름도 없어?


황주영은 11호를 바라봤다.


"지금 이층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지?"

"지금 제 앞에 계시는...분... 입니다!"


"아.. 나 이전에 여기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야?"

"기태님과 재민님, 주혜님이... 직접 훈련을 담당해주셔서.."

재민? 아까 기태랑 같이 있던 덩치  고딩이 재민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가?


황주영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훈련이 어떻게 바뀐게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데 너희들이 안내를 해라."


"네!! 그런데..."


동공지진을 하며 어쩔줄 몰라하는 그녀들.
아까 대화에서 캐치를 했지만 아무래도 내 이름을 모르는데 아는척 하려니 부르기도 애매한 상황인 듯 싶었다.


"아. 혹시 내 이름을 잊었을까봐 다시 이야기해주지만. 난 0호다."


"아.. 역시.. 아.. 네.. 알고 있었습니다. 0호님."

"혹시.. 0호님도 저희처럼 재생성된..."

아까의 미스테리같은 단어가 또 나왔다. 재생성이라는게 도대체 뭘까.
하지만 그녀들과 같은 레벨이라고 인식하게 하면 안된다.

"그럴리가 있나. 나는 기태의 윗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 넵!!"

"기태는 성질이 더러워서 나를 이야기 안했을지도 몰라. 나중에도 0호가 왔었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그자리에서 재생성될지 모르니 함구하고 있어라. 모든게 다 기태를 위한거니깐 의심하지도 말고."

이걸로 황주영은 자신의 존재도 숨길 수 있다.
 단순한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는 여자들은 상대하는건 엄청나게 쉬운일이었다.


복도를 걸어가는데 왼쪽에 보이는 창문안쪽에서 열심히 PT운동을 하고 있는 무리가 보였다.


"이곳이 유격훈련장입니다."


브라를 입지 않고 나시만 입고 출렁출렁 거리는 유방들이 흔들리는 PT의 현장.

황주영은 입이 쫙 벌어져야했다.
뒤를 돌아 11호와 13호를 다시 바라봤다.
그녀들은 닮은게 아니었다.
13호는 머리를 짧게 잘라서 달라보인거지 그녀들의 얼굴과 몸매는 완벽히 동일했다.
지금 PT를 하고 있는 십수명의 여자들도 11화 13호와 얼굴이 완전히 동일했다.


그녀들은 클론이다.

황주영은 충격에 빠졌지만 표정관리를 해야했다.
다른 훈련장에도 그녀들과 똑같이 생긴 여자들이 총기를 들고 총검술을 훈련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그녀들이 왜 군복바지에 나시만을 입고 있는지 알것 같았다.
황주영은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이곳은 클론 여군들을 양성하는 군대였다.


"지금 이곳에는  몇명이 훈련하고 있지?"


"일일이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격투 실전훈련때 죽는 인원들을 제외하면 150명 내외가 될것 같습니다."

죽는다고?

"죽는 인원들은 바로 재생성해서 투입이 되지만, 기태님의 기분에 따라 재수없다고 화장되는 경우도 있고 매일 장례식장에서 재생성체들이 투입되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저희도 모릅니다."


그녀들이 말하는 재생성의 의미는 뭔지 모르겠지만 부활과 가까운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황주영은 속으로 설마설마 하면서 네크로맨서의 개념을 떠올렸다.
지금 재생성이라는 개념은 사람을 죽인뒤 다시 부활시키는 개념인것 같다.


"그럼 장례식장의 시체로 재생성을 한다는 거지?"


"네 맞습니다."

비천병원의 쥬지스님을 목표로 잡은건 어떻게 보면 가장 완벽한 플랜이다.
장례식장에 들어오는 시체를 미녀로 되살려 미녀군대를 계속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다.

황주영은 숨이 멎을  한 충격에 빠졌지만 재생성의 비밀과 나연수의 비밀을 한번에 알게된 것 같다.
자신의 형수 나연수도 죽고 난뒤 다시 부활한 재생성체인거다.
기억이 당연히 단절되고 부활시킨 네크로맨서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 재생성체.


손에 땀이 쥐어졌다.
현실계에 네크로맨서라니.
판타지 소설에서만 보던 일이 실존한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려지기 시작했다.
어떻게하면 네크로맨서의 힘을 얻을 수 있는걸까?


지금 강주혜의 주변에 있던 기태와 재민이라는 두녀석이 네크로맨서인것 같은데 그 녀석들을 평범한 자신이 이길 수 있으리라는 법은 없었다.


도대체 이 네크로맨서들은 누구와 전쟁을 하기 위해 클론 병사들을 대규모로 만들고 훈련시키고 있는걸까?
현대식 군훈련 방식과 비슷한 커리큘럼에 총기 사용 훈련까지 진행하고 있다.

복도 맨 마지막에 있는 방은 자지가 달린 마네킨이 눕혀있고 그 위에서 헐떡이는 여군들을 볼 수 있었다.
정면에 커다란 TV에는 야동이 틀어져있었다.

"여기는 뭐였지?"


"요인 암살을 위한 섹스훈련입니다. 오르가즘에 오르는 방법, 남성을 빠르게 사정하게 하는 방법등을 훈련합니다. 지금은 영상을 통한 훈련만 하지만 가끔씩 재민님과 기태님이 직접 훈련시켜주십니다."


황주영은 갑자기 발기하는 자지를 주체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주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 여군 부대를 이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
재생성된 그녀들은 거의 백치에 가깝다.
그녀들에게 자신만의 알고리즘을 섹스와 더불어서 주입하는게 가능한 상황.


"오늘부터 재민과 기태, 강주혜가 없을 때는 내가 섹스훈련 교관을 한다. 이 내용은 나머지들에게 다 전달하도록. 그리고 기태와 재민, 강주혜는 이 사실을 알면 안된다. 이건 전부 기태를 깜짝 놀라게 하기 위한 나의 서프라이즈 선물이니까 절대 비밀을 유지하도록."

"네!!"

일단 황주영은 그날부로 클론부대의 섹스훈련교관으로 취임을 했다.
만약 그의 생각대로 일이 돌아간다면 클론 부대를 이용해 네크로맨서를 오히려 잡을 수 있을거라 기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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