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8화 〉88화 구미호 (88/155)



〈 88화 〉88화 구미호

오메가맨은  상황이 유지선의 작품인지도 모르고 열심히 막아줬다.
저번주의 마포대교 유조탱크의 사고로 인해 폭발할 뻔한걸 막은 것도 계획된 작전이었다.
이로써 오메가맨은 예상대로 대중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할거다.

벌써부터 초인연합으로 걸려오는 전화에 한미선과 남태희, 남서희가 정신없이 전화응대를 하고 있었다.

SB엔터테인먼트는 성공적으로 출범을 했다.
초인연합, 일명 슈퍼유니온.
한글로는 조금은 촌스러운 이름이라서 영문으로 슈퍼유니온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초인들을 매니징하고 관리하는 최초의 단체이기 때문에 외신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표님! 벌써 방송국 3군데에서 인터뷰 요청이왔어요! SB엔터테인먼트의 비상장 주식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어요!”

한미선이 흥분된 목소리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제는 오메가맨이 얼마만큼 대중의 인기를 얻느냐에 따라 초인연합의 성패가 달려있다.


“어! 저기 오메가맨이 복귀를 해요!”
공중에서 날아오는 유지선이 이제야 오메가맨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오메가맨은 공중에서 테라스를 통해 사무실로 들어왔다.


“수고했어요.”

나는 그에게 칭찬을 했지만 그의 눈빛이 상당히 불안하다.
그의 갑옷이 일부 찢어져있고 온몸에 피가 묻어있다.
자신의 피는 아니지만 살과 피를 가진 인간이 바로 앞에서 터져 죽는걸 오메가맨은 본적이 없을거다.

“김득렬의 테러집단이 정보대로 대한은행을 치고 있더군요. 그런데... 그들이 제 앞에서 자폭을 했습니다.”


“테러리스트들이 다 그렇죠. 고생하셨습니다. 좀 씻으시죠.”

나는 그의 멘탈관리도 해줘야했다.

“오메가맨의 영웅적인 행동으로 모두를 살릴  있었습니다. 아마 막지 않았다면 경찰을 포함해서 수십명이 죽었겠죠.”


“네...”
오메가맨의 눈빛이 상당히 거칠게 흔들리고 있었다.
잘못하다가 PTSD가 오면 안된다.


“오빠!! 고생했어요.. 고마워요.. 오빠!”


오메가맨의 멘탈관리를 위해 준비된 윤미애경위가 등장해서 그녀의 오빠를 다독거려줬다.


“레이져의 효과가 상당히 강력해졌습니다. 사용할수록 확실히 강해지더군요.”

오메가맨은 스스로 자신의 힘이 어떤지를 조금씩 파악해나가는 중이었다.

“네.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폭발을 견디는 힘도 우리의 예측보다  대단합니다. 혹시 고통을 느꼈나요?”


“아뇨. 전혀 고통이 없었습니다.”


역시 대단했다. 수류탄을 온몸으로 막았지만 그는  한올도 다치지 않았다.

유지선이 오메가맨을 바라보며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번 데이터를 통해 훈련 프로세스를 다시 짜보겠습니다. 정말 대단했어요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짝짝짝.

유지선이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장내의 모두는 오메가맨을 향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멋쩍은 듯 한 표정을 짓고 있던 오메가맨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맺혔다.
그의 흔들리던 눈빛도 어느정도 안정화가 되어가는게 보였다.

됐다.
오메가맨은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웅으로 거듭나는  시간 문제다.


“그리고 대표님. 구미호가 또 연습장을 이탈했습니다. 위치추적기를 통해 위치는 파악이 되는데 어떻게 할까요?”

한미선이 걱정하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구미호...


나는 갑자기 골치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오메가맨은 윤미애라도 있어서 컨트롤 되는데 구미호 저년은 진짜 답이 없다.

또 사내의 정기를 빨아먹으러 나간 모양이다.

“일단 오늘은 모니터링만 해줘. 나중에 구미호와 상담을 해볼테니.”

“네 대표님.”

재생성체가 아닌 초인들을 다루는건 쉬운일이 아니다.
특히 구미호 같이 출생의 기원조차 알기 어려운 초인은 더욱 더.

나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저런 뚱딴지 같은 초인은 어디서 나타난거야?”

슈퍼유니온, 초인연합의 병동에는 CT기계를 위장하여 라크가 숨어들어가 여자 초인들의 몸을 스캔을 하는 장치가 있었다.
CT랑 동일하게 얼굴만 내밀고 있으면 라크가 들어가서 여자 초인들의 몸을 구석구석 점검하는 기계.
 아이디어도 유지선이 냈었다.


재생성을 하면 초능력이 사라지니 DNA를 검사하기 위한 용도였었다.
그런데 구미호는 전혀 다른 이레귤러였다.
아담의 DNA가 없는 순수한 초능력의 소유자.
처음에는 라크의 결과에 다들 깜짝 놀랐었다.


진짜 요괴였던거다.
기본 골격과 DNA는 인간인데, 여우의 DNA도 포착이되었었다.
인간들 틈에서 얼마나 살았는지 모르지만 수명도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오래 되었고 희안하게도 다른 재생성체와 마찬가지로 노화세포는 제거되어있는 상태.
혹시 오래 전 존재했던 라크의 마스터가 여우의 DNA와 조합해서 만든 재생성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은 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상당히 당돌했다.
나와 첫번째 만나는 날 나를 홀리려고 했었다.
일종의 가벼운 최면인데 라크가 말하기로는 내가 아닌 일반 남성들이 당했다면 그녀에게 큰 호감을 갖게되는 일종의 매혹술을 시전했다라고 전해주었다.

“아. 구미호씨. 저는 그런 매혹술 안당합니다.”


내 말 한마디에 깜짝놀라 고개를 숙였던 그녀.
더 황당한건 구미호의 얼굴은 시시각각 바뀔  있다는 점.
근육을 움직여 얼굴의 모습을 더욱 매력적인 모습으로 바꾸는 능력도 있었다.

운동능력 테스트와 필살기를 보여주는 부분에서 S급을 받을  있었던 건 그녀의 여우구슬이 주는 어마어마한 에너지파동 때문이었다.

그녀의 의지로 움직이는 구슬은 총 9개였는데 마치 조그마한 드론처럼 컨트롤이 되는 에너지구슬.

파괴력도 꽤 강력하여 그녀는 초인연합의 대표 캐릭터로 발돋움  수 있는 매력이 충분했다.
게다가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는 구미호라는 캐릭터성과 새끈한 외모, 출중한 몸매.
그리고 노출을 좋아하는 그녀의 특징으로 오메가맨 이후로 섹시컨셉을 담당할 차세대 히로인이었다.


“구미호는 지금 어디에 있지?”

“이태원 클럽에서 놀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태원 클럽이라.
나도 한때 즐기던 곳이라 예전 생각이 난다.
어차피 구미호와 이야기도 나눠야되고 간만에 이태원으로 놀러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난 구미호를 만나러 갔다올게. 다들 마무리 짓고 퇴근하도록해.”

퇴근이래봤자 35층에서 10층에서 15층 사이에 마련된 자신의 집으로 가는 것.
청담 PIAS타워는 이제 명실상부한 슈퍼유니온의 본부로 자리매김을 했다.

강아영, 강지영, 유지선들이 같이 따라오겠다는 걸 뿌리치고 혼자 이태원으로 향했다.
너무 예쁜 그녀들과 같이 움직이다보면 내가 더 피곤해진다.


젊음이 넘치는 밤거리.
지나가던 커플들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물론 나정도로 키크고 잘생긴 남자는 드물기 때문에 거리를 걸어다니면 이런 경험은 상당히 흔한 편이다.


나는 씨익 웃으면서 고개를 까닥이며 인사를 해준다.
나도 강지영이랑 같이 연예인같은걸 해볼까?

구미호가 있는 클럽 앞에 도착했다.
보통 클럽 앞을 지키는 기도들이 있어야하는데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
쿵쾅쿵쾅. 저절로 심장이 뛰게 만드는 음악소리.
베이스음이 내장 깊숙히 스며드는 사운드는 심장박동으로 착각하게 만들어 클럽에서 술을 마시면 이성에게 금방 반해 원나잇으로 쉽게 이어진다.


오?


“하응응~~ 하앙~~”
입구부터 벽치기를 하고 있는 커플이 보인다.
지퍼만 내리고 여자를 들어올리며 섹스를 하고 있는 젊은 커플.

요즘 클럽은 이렇게 대담했었던가?
5년정도 안갔다보니 그때보다 더 대담해진 것 같다.
보통 마약을 하고 화장실이나 화장실 앞에서 떡을 치는 애들은 있었어도 이렇게 대놓고 출입구 앞에서부터 떡을 치다니.


어?

장내는 아수라장이었다.
지금 이 클럽의 정체가 뭔지 정신이 혼돈해질 지경.
나체가  여자도 있고 하의만 벗은 사람도 있는데 다들 짝을 찾아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고 있는 광경.

음악소리에 맞춰 광란의 난교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스테이지 중앙에서 춤을 추고 있는 구미호.

- 정신저항 발동.

라크의 조심스러운 경고.
지금 구미호는 자신의 능력을 개방해서 이곳을 난교파티로 만들어버린거다.

기가 막혔다.
마치 내가 오늘은 난파교티요리사! 이러는 표정으로 홀로 춤을 추고 있는데 주변의 모두는 그녀에게 홀린건지 섹스에 미쳐 아무나 붙잡고 자지와 보지를 본능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잘못했다가 언론에라도 나면 큰일이다.
나는 구미호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내가 경고했었죠? 구미호씨.”

음악에 파묻혀 잘 들리지 않는 모양.

“야!!!!!”

나른한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구미호는 지금 강아영과 유지선을 합쳐놓은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슬립원피스에 매칭해서 입던 가디건은 어디다 벗어뒀는지 새틴 원피스사이에 가슴골이 얼핏 얼핏 보인다.
우아하게 춤을 추던 그녀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뇌쇄적인 미소를 지었다.


나는 손가락을 까닥까닥 거렸다.
나에게 사뿐사뿐 걸어오는 구미호.
 귀에 대고 단내음을 흘리며 속삭였다.

“하아.. 대표님.. 언제 오셨어요?  지금 잔뜩 젖었는데... 박아주시면 안돼요?”

사방팔방 들리는 신음소리와 섹스로 가득찬 클럽안의 모습은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직원과 섹스는 하지 않습니다만.”

“어머~ 대표님~~ 말씀과 몸은 전혀 반대잖아요~”


바지를 뚫고 나올듯  발기한 자지를 그녀가 부드럽게 손가락으로 훑었다.
나는 그녀의 손목을 꾸욱 잡았다.

“자꾸 이렇게 이슈를 만들면 곤란해요. 같이 와인이나 한잔하러 가요.”

내 썩은 표정을 본 구미호는 살짝 당황하더니 한손으로 스냅을 딱하고 쳤다.
순간 장내의 남녀의 몸에서 동그란 빛나는 원이 생성되더니 그녀의 몸으로 흡수가 되는게 아닌가?


음. 이런식으로 정기를 흡수하는 건가?
섹스를 하고 있던 그들은 그제서야 옷매무새를 정돈하고는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언제 섹스를 했었는지 모르게 다시 자연스러워지는 클럽의 내부.
사람들은 멍한 표정으로 있다가 점점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나는 클럽안에 있는 CCTV를 가리켰다.

“저거 잘 처리해요.”


“호호~ 당연히 이미 처리했죠~~ 대표님도 참~ 우리나라는 CCTV가 미쳤어요~ 정말 조심해야되요~”

구미호가 자신의 자리에서 가디건과 클러치백을 들더니 나에게 팔짱을 꼈다.
옆가슴의 말캉거림이  오른팔에 느껴진다.


“와인 저 좋아해요~ 대표님과 둘이 데이트를 하다니 너무 영광인데요?”


끈적하고 섹스러운 공기를 벗어나 밖으로 나오니 신선한 공기가 코를 간지럽혔다.


“단체로 강제 섹스를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건가?”


나는 그녀의 가공할 능력이 궁금해졌다.


“아니예요. 나는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걸 이뤄지게 하는 환상을 보여줬을 뿐이예요. 클럽에 있는 애들은 다 섹스하고 싶어 환장한 애들 뿐이거든요. 그걸 이뤄주면 그들에게서 보답으로 정기를 조금씩 추출 할 수 있어요~”

바라는걸 이뤄지게 하는 환상을 심어주는 능력이라.
나중에 활용 가능한 광역기술임은 분명했다.

“그런데 왜~ 대표님과 우리 사무실 직원분들은  능력이 먹히지 않는거죠?”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우리는 초인연합이잖아요. 평범한 인간은 없어요. 우리들이 힘을 합쳐 지구의 멸망을 막아야 돼요.”

“그게  이상해요. 지구가 왜 멸망을 하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그건 동기부여가 안되고~ 우리 잘생긴 대표님이 궁금해서 가입한  뿐이예요.”

구미호의 전혀 뜻밖의 고백에 나는 어리둥절해졌다.

“네??”


“대표님과 저는 뭔가 이어진거 같아요. 제가 천년을 넘게 산거 이야기했나요?”


“아.. 아니요.. 몇백년 정도로 예상은 했었지만...”

“절 태어나게 해주셨던..제 아버지가 주던 그 오싹한 느낌... 그 두려움을 대표님이 저한테 주시고 있어요.
너무 무섭기도하고~ 그립기도 하고~~ 호호호”

설마 라크를 느낄 수 있는걸까?
내가 라크의 주인인거는 슈퍼유니온의 초인들은 몰라야한다.
혹시 그녀를 태어나게 했다는건  다른 라크인걸까?
설마 김득렬은 아니겠지?


“아버지가 계셨었다고??”


“네~~”

구미호는  팔을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아버지는 요즘 뭐하시고?”


“헤헤. 아버지는 천년전에 돌아가셨어요~”

침울하게 고개를 숙이며 이야기하는 그녀.

“아 미안. 아픈기억을 꺼냈구나.”

“아니예요~ 아픈기억이라기보다는 맛있던 기억을 꺼내주신거예요.”

그녀는 침을 쥬륵 흘리고 있었다.

 시발년아. 너 니 아버지 잡아먹었다는거냐고!!!
왜 내 주변에는 유지선 이후에 정상인 것들이 없는거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