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6화 〉86화 윤미애 (86/155)



〈 86화 〉86화 윤미애

새하얀 색으로 인테리어를 한 회의실에 나체로 앉아서 회의를 하는 상황.
어차피 이곳 사무실은 아직 오픈을 안했기 때문에 우리들 밖에 없는 곳이다.

유지선은 내 몸을 핥아주며 내 자지를 빨고 있었다.
내가 윤미애 경위를 상대로 쾌감을 느꼈다는 것에 유지선 스스로가 부끄러워하고 있는 상황.
황시영의 여자를 뺐는다는 상황이 그런 쾌감을 이끌어낸건데 유지선이 오해를 하고 있었다.

대화에 끼지도 않고 열심히 자지만 빨고 있는 유지선.
그녀의 뇌가 갑자기 퇴화해버린 듯 싶다.
여자의 자존심은 이렇게 무서운거다.

“여기에 있는 자료를 다 외워. 윤재율은 네 친오빠다.”

“네~”


“라크야. 김득렬이 심어놓은 알고리즘이 어떻게 되지?”

- 조금 복잡하던데. 재밌어. 황시영검사의 환심을 사서 자연스럽게 섹스를 하는 것. 그리고 자궁에 정액을 뿌리는 순간 무슨 수를 써서라도 황시영 검사를 살해하는 것. 그리고 경찰에 살해범으로 잡히게 되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자살할 것.


“이 알고리즘은 다 포맷된거지?”

- 응 내가 재생성했으니까.
라크가 뿌듯하게 말하는게 느껴진다.


“윤미애 경위. 내가 무조건 명령을 내린다. 이 명령은  지켜야되는거야.”

“네. 말씀주십시요.”

“황시영 검사가 자궁에 정액을 싸면 황시영 검사를 죽이려는 척만 해라. 진짜 죽이지는 말고.”

“네. 명심하겠습니다.”


최소한 황시영 검사가 윤미애 경위가 나로 인해 재생성되었다는걸 눈치채면 안된다.
그는 내가 라크의 주인인 줄 모르기 때문.
나대신 김득렬을 상대해서 움직이는 좋은 패를 놓치기는 아쉽다.

황시영 검사가 유페미아테크를 조사하러 갔다가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사실은 조금 우려스러운 사안이었다.
현지 경찰에 신고를 하며 황시영 검사의 행방을 찾았지만 CCTV가 한국처럼 많은것도 아니고 유페미아테크에서 제출한 CCTV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고 했다.


윤미애 경위는 황시영 검사를 꼭 구해야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지금 내가 미국에 당장 가서 그들에게 노출될 필요가 있을까?
말도 안되는 일이다.
지금 내가 라크의 주인인걸 아는 사람은 현재 없는 상황.
이 유리한 상황을 내 스스로 깨고 싶지는 않았다.
황시영 검사가 좀 아쉽긴 하지만 그렇다고  정체가 드러나는 리스크를 짊어질 만큼의 가치가 있는건 아니다.

그리고 윤미애 경위의 역할은 오메가맨 윤재율을 컨트롤하기 위한 열쇠일 뿐이다.
그리고 90%에 거짓 10%를 섞는다면 윤재율이 김득렬에 대한 분노를 갖게 만들 수 있다.
자신의 동생이 가장 사랑하는 황시영 검사를 납치해서 죽였을지도 모르니까.


윤미애 경위의 집도 이곳 청담 PIAS타워에 마련해줬다. 윤재율도 미혼이니 둘이 같이 살기 딱 좋다.
내일 오메가맨 윤재율과 만나기로 했으니 극적인 남매 상봉과 함께 파격적인 대우로 그를 섭외하면 된다.

윤미애는 지금 기억에도 없는 오빠에 대한 정보를 열심히 외우고 있다.


이제부터 모든 건 계획대로다.


* * * * * * *

“처음 뵙겠습니다. 윤재율 입니다.”


윤재율 그는 상당히 잘생긴 외모를 하고 있었다.
짙은 눈썹과 쌍커풀 없는 눈에 오똑한 콧날.
요즘에 인기있는 영화배우라고 이야기를 해도 믿을 만한 외모.
사진으로 봤을 때도 괜찮다 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실물로 보니 실물이  괜찮다.


양복을 입고 나에게 손을 내미는데 그 당당함에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될 정도다.

“반갑습니다.”

나는 오메가맨 윤재율과 손을 맞잡았다.


오메가맨 오메가맨 하도 소리를 들어서 나는 그가 히어로 복장을 하고 올줄 알았는데 회사 면접을 보듯 양복을 단정히 입고 왔다.


비공식적인 만남이었지만 조국일보의 백현국 대표의 부탁으로 여기자 한명을 동석했다.
성공적인 계약이 된다면 곧바로 이를 뉴스에 내보내기 위해서다.


PIAS 타워 35층에 새로 꾸민 사무실.
초인연합의 프론트와 비서역할은 한미선에게 맡겼다.
정식으로 직원으로 뽑아 프론트 세팅을 맡겼고 한미선은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외에 SB엔터테인먼트의 정식 출범 이전에 임시로 업무를 담당해줄 인력은 한미주의 지원아래 남태희, 남서희 자매, 전략기획실의 남새동과장과 김규현 대리와 최가인 사원, 유지선 사원이 내 지휘아래 합류했다.
정식은 아니고 임시로 한 두달만 지원을 해주는 부분이라 큰 불만은 없었다.


“상당히 멋진 곳이군요.”

윤재율은 한강뷰로 한쪽 면이 통유리로 되어있는 사무실의 광경을 보고 감탄을 금치 않았다.


“네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재율씨도 이야기를 들었겠지만 저는 재율씨가 오메가맨으로 저희 팀에 합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너무 높이 평가해주시는군요. 부끄럽습니다. 저도 아직 제 힘을.”

“월급여 2억을 드리겠습니다. 연봉으로 따지면 24억원입니다.”


윤재율은 준비했던 이야기를 멈추고 나를 멍하니 쳐다볼 뿐이었다.


“대신 저희가 요청하는 부분들을 따라주셔야 하는 제약이 있습니다.”

윤재율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너무 큰 돈이군요. 정의에 어긋나고 도덕에 어긋난 부분이 있다면 저는 따를 수 없습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주셔도 그건 따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하하하.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마십시요. 모든 일은 윤재율님의 자율에 맡기고 프로젝트나 미션 등도 윤재율님이 동의를 한 일들 만 진행할겁니다.”

윤재율은 의아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신 저희의 요구는 심플합니다.”

오른 손을 올리자 유지선이 준비된 오메가맨의 복장을 들고 왔다.
타이즈에 빤스를 입힌 부끄러운 복장은 아니고 조선시대 무장의 갑옷같은 느낌을 현대화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복장이었다.
가슴에는 오메가의 마크가 멋드러지게 새겨져있었다.


“외부 활동을 할 때는 이 복장을 입으셔야합니다. 방염, 방검, 방탄이 되는 복장입니다. 물론 필요는 없으시겠지만 실용성을 더했죠.”

그 안에 위치추적기와 도청기, 마이크로 카메라가 있다는 이야기는 굳이 할 필요는 없었다.

“하하.. 이거 조금 부끄러울 것 같군요.”

“저희 대한민국을 지키는 영웅의 역할입니다. 아마 윤재율씨는 지금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초인일 수 있습니다. 저희는 오메가맨 윤재율씨의 그 가치를 사는 겁니다. 정의를 위하고, 약자를 도와주며,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영웅으로써.”


이정도 띄워주니 윤재율의 입가에 미소가 걸리기 시작했다.


됐다.

나는 여기에 방점을 찍어야했다.
“여동생의 생사에 많은 고민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저희가 어제 밤 극비리에 여동생분을 구출해 왔습니다.”

“네???”


아마 음악이 배경에 깔렸으면 더 효과적이었을것 같지만 그건 너무 연출티가 난다.

강지영의 안내를 받으며 윤미애 경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오... 오빠??”

“미애야!!”

윤재율이 빠르게 윤미애 경위 앞으로 날듯이 이동했다.
그리고 다칠새라 부드럽게 안아주는 윤재율.

“어디 갔었던거야? 갑자기 사라졌다가 초인이 되서 나타난건 뭔데?”


“아.. 특수 임무라고 해서 갔더니 납치를 하더라고. 걱정 많이 했지?”


“다행이야.. 그래도 무사해서... 오빠. 여기 대표님이  건물 15층에 집을 마련해주셨어. 오빠랑 같이 살 수 있는 아주 멋드러진 집이야.”


“뭐?”

“아.. 깜짝쇼로 천천히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하하하. 여기 15층에 거처를 마련해놨습니다. 이쪽으로 이사를 오시죠. 여동생분과 같이 머물  있는 고급 인테리어로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여동생분은 김득렬에게서 구해올때 부분 기억상실 증세가 있어 좀더 치료를 받아야합니다.”

“네???”

윤재율은 내쪽으로 빠르게 다가와서 내 양어깨를 잡으려다가 깜짝놀라 손을 내렸다.
아마 저 손에 잡혔다면  양어깨는 박살이 났을거다.

“그.. 그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김득렬이라고 카톨릭의 힘을 빌린 악당이 있습니다. 동생분의 남자친구를 납치해서 윤재율씨가 당했던 초인 실험을 당하고 있다고 하는데,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역시 내 화법에 윤재율은 분노를 하고 있었다.
국방부에서 당했던 실험에 그는 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게 분명했다.


“미애야..  괜찮아? 기억 상실이 왔었다고?”


“웅.. 지금은 괜찮아... 김득렬.. 아니.. 니체라는 악당이 있는데... 정말 나쁜놈이야...여기에 있는 이분이 날 구해주지 않았으면 나도 아마 오빠를 만나지 못했을 거야.”

윤미애는 옆에 있는 강지영을 소개시켜줬다.

“안녕하세요. 강아영이라고 해요. 이곳 초인연합에서는 파이어폭스라고 불러주세요.”


강아영이 자신의 손에서 불을 불러 일으켜 보여줬다.


“아.. 강아영씨.. 광고에서 뵜습니다. 불의 능력이 CG가 아니라 진짜 능력이셨군요.  동생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혼자서는 못했어요.”
그리고 등장하는 러버걸과 화이트스톰.

“S급 초인 러버걸과 화이트스톰이예요. 다같이 힘을 모아 구출해냈죠.”

리리스와 강아영이 복장을 갖춰입고 등장했다.
환상적인 몸매의 여자들이 멋진 코스튬을 입고 등장하자 윤재율도 자신의 코스튬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

됐다!
윤재율이 코스튬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는걸 느낄  있었다.

“초대 초인연합은 10명의 인원이 선발되었습니다. 윤재율씨만 허락한다면 초인연합의 리더는 오메가맨, 윤재율씨를 추대하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초인 빌런들에게서 우리나라를 지켜주세요.”


아 씨발 낯간지러워.
이런 말을 나도 참 잘도 내뱉는다.

“대표님... 제.. 제가 어떤일을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구요.”


“적이 쳐들어오지 않는 한 별다른 일은 없을 겁니다. SB엔터테인먼트의 윤재율 부장으로 별도 업무를 드릴게요. SB엔터테인먼트의 부장직급으로 별도의 연봉계약도 할겁니다.”

“아...”


윤재율의 눈빛은 감동에 젖어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시다니.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뇨!!
아니 이새끼는 자신의 능력을 진짜 모르는거야?
내가 저 힘이 있다면 그냥 지구를 다 휘어잡을텐데.
하기사 이 녀석을 잘 부려먹을 수 있는 약점 잡기를 이제부터 슬슬 준비해야된다.


“프론트에서  받아서 바로 집에 들어가 쉬세요. 필요한건 관리소에서 직접 처리해줄겁니다. SB엔터테인먼트의 출범은 다음주 월요일이니 너무 부담갖지 마시고 편하게 쉬고 계시면 됩니다.”

나는 다시 윤재율과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윤재율이 상당히 만족을 하고 있어요. 세르토닌의 양이 확 늘어나는걸 느꼈어요. 그는 헤어질때 안정감과 편안한 감정을 느꼈네요.”

강지영의 말에 강아영과 리리스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처음에는 코르티솔이 분비되고 있었어요. 감정상태가 처음에는 불안했다가 마지막에는 실장님을 아니 대표님을 완전히 믿고 있었어요.”

리리스의 말에 다들 공감을 하고 있었다.

“아.. 처음에 분비되었던 그 냄새가 코르티솔이었구나!”
강아영은 새로 알았는지 눈빛이 반짝반짝해졌다.

그녀들은 라크가 야콥슨 기관을 뇌에 연결을 해서 냄새를 통해 분비되는 호르몬을 파악하여 감정을 느끼는 능력이 있었다.
공포와 두려움에 연관된 코르티솔,
안정감과 믿음에 관련된 세르토닌.
성적인 만족감과 사랑에 관련된 옥시토신.
이들의 분비량을 야콥슨 기관으로 구별할 수 있다는건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라크가 재생성체 들의 야콥슨 기관을 뇌에 연결한 덕분에 그녀들은 사람의 마음을 어느정도 읽을  있는 초능력이 생긴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왠지 강력해진 그녀들 때문에 피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니네들 내 냄새는 맡으려고 시도하지도 마라?”


“네~~”

“아참 그리고 초인들의 듣기 능력이 뛰어날 수 있으니 비밀 이야기가 필요하면 필담으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해.”

나는 최가인의 사건을 아이들에게 공유해줬다.
재생성을 하면 초능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섭외하는 초인들은 다른 방법으로 우리의 말을 듣게 만들어야 한다는 나의 의견에는 모두 동의를 했다.

그리고 나는 한가지를 확실히  수 있었다.
초인들을 재생성으로 포섭하기 힘들다면 오메가맨을 포섭한것과 같은 방법이 제일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너희들 이번에 지원한 초인들의 가족관계, 특히 어머니나 자매들이 있는지 파악을 하고 친한관계인 모든여자들을 알아내도록 해.”


내 명령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은 그녀들이 씨익 웃었다.

“우리 SB엔터테인먼트 대표님다운 사악한 아이디어네요! 존경스러워요!!”

유지선이 감탄을 했는지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고 있었다.
왠지 쟤한테 칭찬 받으면 내가 진짜 나쁜놈이 된거 같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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