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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4화 〉84화 오메가맨 (84/155)



〈 84화 〉84화 오메가맨

김규현대리와 마주치면서 방긋 웃는 유지선의 모습.
키가 5cm나 커졌는데  다들 모르는거지?
하기사 너무 상식밖의 일이니 거북목 교정하고 몸매 교정했다는 말 한마디에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요즘 일부러 힐을  안신고 출근하는 조심성도 한몫 했다.


김규현대리의 표정이 살짝 애매하다. 유지선이 회의실로 들어가자 작은 한숨을 내쉬는게 보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유지선에게 무슨 약점을 잡힌걸까?


김성은 차장도 유지선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게 보이고 남새동 과장은 요즘 한숨을 계속 쉬는게 조금 이상하긴 하다.
유지선이 너무 날뛰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오늘은 한마디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에게 다가오는 최가인 사원.

“실장님. 저 잠시만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

“어. 그래 무슨일이지?”

“저번 회식때 느꼈는데요. 유지선 선배요. 김성은 차장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같아요.”

아니 이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오늘 김성은 차장님이 유지선 선배의 업무를 대신 해주더라니까요.”

내 귀를 간지럽히며 조용하게 이야기하는 최가인.
조용하게 속삭이겠다고 이야기하다가 내가 살짝 움직이는 바람에 그녀의 입술에 내 귓볼이 살짝 닿았다.


“어머. 죄송해요 실장님.”


얼굴이 벌개지는 최가인을 바라보며 나는 살짝 웃어줬다.


“이제 내가 최가인씨의 업무를 대신 해줘야되는건가?”

더 얼굴이 빨개지는 최가인을 두고 나는 그녀의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그럴리는 없잖아. 유지선씨와 김성은 차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 둘이 키스를 하거나 사랑을 나누는걸 본것도 아니잖아. 그렇지?”

“그.. 그건 아닌데..”


“그리고 동료끼리 일을 도와줄 수 있는거니 너무 신경쓰지 말도록해. 이번 SB엔터테인먼트의 초인연합 기획을 유지선씨가 전부 진행한건 알고 있지?”


“네??”


최가인이 깜짝 놀라는 모습.

“나이도 동갑인 유지선씨에게 밀린다는 느낌을 가질 필요는 없어. 가인씨도 잘하는게 있을테니 경쟁심리를 가질 필요도 없고.”


“그건 아니고요...제가 유지선씨가 김성은 차장에게 반말로 업무를 명령하듯 이야기하는 걸 들었어요.”

어?
유지선이 그렇게 눈치가 없는 아이가 아닌데 어떻게 최가인이 알게 된거지?

“반말로 명령을 내렸다고?”


“네... 제가 분명히 들었어요.”


“허허허. 재밌군. 재밌어. 알았어. 일단 사적인 영역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없지만 업무에 영향이 간다면 이야기는 해야겠지.”


나는 그녀를 조용히 쳐다봤다.


“지금 이 말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나?”

“네. 실장님.”

최가인은 분명히 유지선이 하는 이야기를 들은거다.

“그래도 유지선씨에 대한 경쟁심리로 그녀를 개인적으로 감시한다거나 의심하는 그런 행동은 같은 팀원이 해야하는 행동은 아니라고 봐. 그녀에 대한 경쟁심리가 하나도 없이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건 아니겠지?”


“네.. 실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실장님 말씀대로 경쟁심리를 가지고 있었나봐요. 그래도 실장님이 아셔야될것 같아서 말씀드렸어요.”


나는 그녀에게 가보라고 손짓을 하고 회의실로 향했다.
여자들의 사내 정치질은 다 이런식으로 시작한다.
보스에게 서로 잘보이려고 노력하면서 상대방을 깎아내릴 함정을 파는 습성.
유지선의 천부적인 머리와 아름다운 모습에 최가인이 자격지심을 가지게 된게 분명했다.
그래서 유지선 그녀를 감시를 한것 같은데 유지선이 김성은 차장에게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노출 시켰다는게 의아스러웠다.


회의실 문을 열자 여전히 노팬티를 자랑하며 핑크빛 속살로 유혹을 하는 유지선.
가끔씩 내가 따먹히는것 같다는 생각이  정도라서 오늘은 발기하려는 자지를 억지로 잠재웠다.


“실장님 회의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나는 한가지 의심을 떠올랐다.
유지선이 그렇게 쉽게 노출될만한 아이가 아니다.
최가인이 도청을 하고 있는거다.


나는 조용히 검지손가락을 입으로 올리고 그녀에게 눈빛을 던졌다.
눈치 빠른 유지선은 이내 가랑이를 닫고 컴퓨터 화면을 스크린에 올리면서 메모장을 열었다.


“잠시만 이것좀 처리하고 시작하도록 하지.”
나는 일단 시간을 벌고 그녀의 컴퓨터 앞에 앉아서 메모장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김성은차장에게 업무 명령을 내린걸 최가인씨가 알고 있던데 일부러 흘린거야?]


[아니요.]

[최가인씨에게 도청당하고 있는거 같은데 도청당할만한 장치가 있나?]


[전혀요. 제 전문이라 절대 그럴일은 없어요. 항상 조심하고 있거든요.]


[이곳에 도청장치가 있는지 확인해봐.]

내 명령에 유지선은 한참을 확인했다. 하지만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유지선.
도청장치는 전혀 없다.

“아. 유지선씨. 최가인씨와 자꾸 부딪히는거 같은데 최가인씨를 총무부로 발령내려고 하니까 총무부에 TO가 있는지 알아줘봐. 나는 잠시 물좀 마시고 올게.”

“네 실장님.”


나는 조용히 회의실 밖으로 나와 물을 마시러 걸어갔다.
그때였다.


“실장님. 제가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저 전략기획실에서 계속 일하게 해주십시요.  초인연합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가인이 바로  뒤를 따라왔다.
그녀는 회의실에서 나와 유지선이 대화를 나누는것을 확실히 들었다.
어떻게 들은거지??
나는 짐짓 모르는 척 하며 되물었다.


“네? 무슨일이죠?”


“죄송합니다 실장님. 유지선씨와 대화 나눈것을 다 들었습니다. 총무부서로 발령내지 말아주세요.”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자세히 바라봤다.

“아니 그걸 어떻게 들었다는 거죠?”


“혹시 에이시드우먼 김보라 명단이 올라왔죠? 제가 보라의 친구인데요.”

“그런데요?”

“보라와 미국에 있을 때 우연히 먹었던 약의 부작용으로 저도 능력이 생겼습니다.”


뭐래는거야?
지금 자신이 초인이라는걸 이야기하려는 모양이다.

“저는 5감이 다른 사람보다 크게 발달했습니다. 들리는것 보는것 냄새맡는거는 누구보다 잘할 수 있게 되었죠. 이번에 초인연합에도 메일을 보내 신청을 했었는데 아쉽게도 탈락했었습니다.“

이제 이해가 되었다.
최가인 그녀는 직접 유지선의 대화를 들은게 맞다.
그것도 초능력으로.

“음... 같이 회의실로 잠깐 와볼래?”

아담의 DNA를 가지고 있는 초인을 근처에 두고도 알지 못했다니.
그리고 섬뜩한게 그동안 바뻐서 유지선과 관계를 맺지 않은게 다행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유지선을 계속 주시하고 있던 그녀였기에 나와 유지선이 섹스하는 소리를 들었다면 꽤 골치 아파지기 때문이다.


유지선은 최가인을 같이 데리고 오자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나는 문을 닫고 라크를 바로 불러 최가인의 몸을 감싸버렸다.


순식간에 라크에게 뒤덮혀 버리는 최가인.
유지선도 나의 돌발행동에 깜짝 놀란 모양이다.


뿌드드드드득.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뼈를 부수고 최가인을 흡수하기 시작한 라크는 다시 바닥에서 슬라임처럼 변해 꾸물거리고 있었다.

“최가인이 초인이었어. 귀가 엄청 밝았던거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에이시드우먼인 김보라와 친구였대. 미국에서 마약같은걸 하고 난뒤 초인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따 재생성되면 물어보자고.”

“깜짝놀랬잖아요. 실장님이 다짜고짜 최가인을 분해해버릴줄이야.”


“가지고 놀라면 제대로 가지고 놀던가. 오히려 약점잡히고 잘하는 짓이다.”

내 힐난에 유지선은 얼굴이 빨개졌다.
최가인이 그렇게 발칙한 여자인지 몰랐기 때문이었을까?


“어차피 기억 유지하면서 재생성하려면 시간은 넉넉하니까 네가 기획했던 기획서 이야기나 듣자고. 아 그리고 김성은 차장한테 일 그만 시켜.  저러다가 퇴사하면 나만 피곤해져.”

“네. 알았어요.”

유지선은 준비해온 영상과 사진을 빔프로젝터로 쏘기 시작했다.


잘생긴 경찰복장을 입고 있는 사내였다.
윤재율 경사가 제복을 입고 경찰로 근무할 때의 사진.

“SSS급으로 레벨을 정했는데 실제로 이 등급은 다분히 개인적으로 내린 레벨이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S급과 SS급, SSS급의 기준이 뭔대?”


“S급은 군대로 치면 대대정도는 혼자서 상대할 수 있고요. SS급은 사단을 혼자 상대할 수 있고요. SSS급은  이상 측정되지 않을 때 부여되요.”

기준 지표를 만든건 아무래도 유지선이 직접 작업을  모양이다.

“윤재율이라는 사내가 그렇게 강하다고?”

“이 영상을 한번 보시죠.”


윤재율이 공중을 날아가는 걸 찍은 영상이다.
왼쪽 상단에 부대마크와 기밀이라는 글자가 써있는 걸로 봐서 공군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추정되었다.

윤재율을 쫓고 있던 전투기에서 찍은 영상.


“지금 계기판 보이시죠? 마하 1의 속도예요.”

윤재율은 뒤에 쫓아오는 전투기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모습이다.
그만 쫓아와달라고 애원을 하는 모습.

“윤재율이 일본을 지나 미국으로 가려던걸 막고 있는 장면이예요. 그대로 일본을 지나갔더라면 국제 분쟁의 시발점이 되었겠죠.”


“윤재율은 국방부에서 비밀리에 실험을 하고 있던 실험체였어요. 너무 강력했기에 국방부는 그를 가둬두지 못했죠. 지금도 국방부에서 우리 초인연합으로 그가 초인연합에 합세하게 된다면 국가 비상시에 그의 힘을 빌리게 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왔을 정도예요.”


“무슨일이 있었던거지?”


“그리고 이건 국방부에서 실험할때 찍은 화면이예요.”

윤재율이 눈에서 빨간색 레이져를 발사하여 탱크를 녹이는 장면이었다.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르는 탱크가 금방 쇳물이 되어 흘러내리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국방부에서 지어준 이름이 오메가맨이예요. 말그대로 모든걸 끝낼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죠. 비밀 문서에는 그의 기억력을 없애서 완전히 무기로 사용하려다가 실패한 내용도 있어요. 본인은 모르겠지만.”


역시 유지선이 해킹으로 국방부의 기밀을 다 캐온 모양이다.

“오메가맨은 제가 끌어들였어요. 제가 그에게 메일을 보냈죠. 그가  미국으로 가려고 했는지를 알아냈기 때문이예요.”


“초인연합 광고를 보고 자발적으로 온게 아니라 네가 끌어드렸다고?”

“네. 제가 봤을 때 오메가맨 윤재율만 끌어들인다면 우리는 엄청난 힘을 갖게 되는거예요.”

“어떻게 끌어들였는데?”


“동생을 찾아주기로 했어요. 어디에 있는지도 이미 수배해놨구요. 국방부보다 먼저 확보했어요. 이따가 청담 PIAS타워 35층으로 올거예요.”


“윤재율이 동생이 있어?”


“네. 황시영검사 알죠? 그와 같이 미국에 출장을 갔었는데 황시영 검사는 행방불명이 되었죠. 그녀 혼자만 남아서 귀국을 거부하고 황시영 검사를 찾고 있더라구요. 황시영검사를 찾아주는 조건으로 귀국을 일단 시켰어요.”

화면이 딸칵 소리와 함께 바뀌면서  아리따운 아가씨의 사진이 화면을 채웠다.

“윤미애 경위 꽤 예쁘죠? 제가 조사한바에 따르면 황시영검사의 특임수사대에서 같이 일했었는데, 이상하게도 결혼한 황시영 검사와 동거를 하고 있었어요.”


“재생성체. 황시영검사의 아내와 같이 재생성된 녀석이다.”

“네?? 그걸 실장님이 어떻게...”

황시영 검사가 얼핏 이야기를 했었던게 기억이 났다.
자신을 죽이려고 한 부하직원의 이야기.

“이 아이가 윤재율의 여동생이라고?”


“네 맞아요. 행방불명이 되서 윤재율이 눈에 불을 키고 찾고 있었죠. 실장님이 윤재율보다 빨리 그녀를 확보하셔서 재생성해줘야 해요.”

“그렇다면 우리가 윤재율을 쉽게 확보할 수 있겠군.”

“네 맞아요!”


그때였다.


- 이 최가인이라는 여자 재생성 완료 했는데 문제가 생겼어.

라크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최가인이 나체의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며 방긋 웃고 있었다.


“무슨일인데??”


- 아담의 DNA가 재생성하면 사라진다.


“뭐라고??”


- 아담의 DNA를 가진 사람을 재생성하면 능력을 잃게돼.

“언제는 아담의 능력을 복제할  있다면서!”

- 어.. 쉽게 생각했었는데... 리리스의 DNA와 같이 섞어서 재생성을 했는데 둘다 소멸되어버렸어. 마치 쌍소멸효과와 같어.

“예상은 했지만 쌍소멸이라니... 이건 더 문제인데요?”
유지선이 라크의 말을 듣고 머리를 부여잡았다.
유지선도 이전에 라크의 소리를 같이 들을 수 있게 했었다.

“흠.. 아담의 DNA로 능력이 생긴 녀석을 재생성하면 능력이 없어지는거야? 아니면 리리스의 DNA를 추가했기때문에 쌍소멸로 없어진거야?”


- 한번 더 테스트를 해봐야 명확히  수 있을 것 같아.

“제기랄!”

아담의 DNA로 생성된 여자들을 재생성해서 모두를 부리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 역시 인생이란 참 재밌는것 같아. 생각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잖아.


씨발아 그건 내가 할 소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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