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화 〉80화 신입사원
강아영과 강지영, 한미주와 한미선, 그리고 늘 불안했던 김하늘 모두가 나에 종속되는 재생성 피조물이 되었다. 기억도 그대로 유지되고 기존의 그녀들이었지만 나를 배반하지 못한다는 족쇄는 걸어놓을 수 있었다.
또한 본의아니게 재생성했던 엘리사김과 11명의 재생성품들도 리리스의 DNA를 첨가하여 재생성을 했다.
리리스의 DNA가 재생성체의 DNA를 돌연변이 시키기 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개체마다 다르다고 했다.
덕분에 능력이 발현되기까지는 길게는 한달이상도 걸릴 수 있는 상황.
그래도 SB엔터테인먼트를 만들기 위한 초인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카톨릭에서 만든 초인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모르겠지만 아담이라는 DNA를 이용하지 않을까라는 가설을 세워봤다.
유지선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이를 검증하려면 초인을 붙잡아서 해체쇼를 하면 해결되긴 하지만.
리리스는 초인으로 각성을 했기에 집으로 데려왔다.
교회에서 썩히기에는 아까웠다.
그리고 그녀 또한 강아영의 너튜브 채널에 등장시켜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려놨다.
화장을 하는 모델로 등장시켜 색조화장 모델로 활용했는데 그녀의 외모는 강아영의 외국인 버전인지라 네티즌 사이에서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리리스의 훈련도 지속적으로 시켰다.
순간적으로 자신의 육체를 고무처럼 변화시킬 수 있어 전투에서도 꽤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태와 재민이.
녀석들에게 현금을 건냈더니 고3짜리답게 바로 차를 사려고 했다.
면허도 없으면서 바로 따겠다고 너스레를 떠는 녀석들.
나는 간만에 럭셔리케이파 노훙수에게 부탁을 해서 명의를 빌려 명의와 추적이 불가능한 깔끔한 벤츠를 녀석들에게 한대씩 선물해줬더니 입이 찢어진다.
녀석들의 충성도가 오르는게 느껴졌다.
나는 기태와 재민이에게 미정소프트를 계속 감시하게 하는 임무를 내려놨다.
아마조네스와 관련된 정보는 기태와 재민이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박영선은 재민이에게 선물로 줬다.
아무리 그래도 내 눈높이는 상당히 올라가 있기 때문에 처녀를 따먹은걸로 그녀는 상품가치는 없어졌다.
강주헤와 박영선을 데리고 즐거운 성생활을 하겠지.
대신 감시를 하는 명령을 몰래 심어놓는건 잊지 않았다.
출근해서 서류를 검토하고 있는데 갑자기 벨소리가 울렸다.
뚜르르르.
재민이다.
- 고스트형! 니체한테 답메일이왔어요!!
“어? 만나기로 한거야?”
- 아뇨. 지금 미국에 있다고 두어달 뒤 귀국하면 보자고 하네요.
“그래 알았어. 내가 있다는걸 니체는 절대 알면 안돼.”
- 네 당연하죠!!
뚜욱.
또 미국이다. 니체가 김득렬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승연 아나운서에게 엘리사김과 김은정 아나운서를 붙였다. 특히 엘리사김과 같이 되살렸던 김은정 아나운서는 게임 인터뷰어로 시작하여 아나운서가 된 신인 이었지만 네티즌들에게 꽤 인기가 좋은 아이였다.
김승연 아나운서와 인연이 있다고 해서 밀착 감시가 가능한 상황이였다.
그리고 한미주가 이전에 찍었던 사진.
강주영의 사진 이외에 여러명의 사진이 있었는데 이 사진들이 김현준과 김득렬과 관계있는 사진들이었다.
나는 유지선에게 그 사진을 넘기고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
나는 아무리 그 사진으로 뭔가를 찾으려고 해도 답이 안나왔었다.
해야될게 너무 많았는데 유지선이라는 똑똑한 사이드킥이 생겨서 일을 시킬 수 있다는게 정말 편했다.
“근데 요즘 유지선씨 키가 커진 것 같지 않어?”
“원래 컸는데 구부리고 다녔었대요.”
“하기사 개발자 처럼 거북목이었으니까. 교정이라도 받았나보네”
확실히 5cm가 커지다보니 그녀의 느낌이 확 달라지긴 했다.
유지선은 김규현 대리와 아직도 사귀고 있는데 성적인 접촉을 막아놔서 어떻게 둘이 지낼지는 지금도 궁금하다.
김규현대리는 여전히 남서희와 툭하면 비서실 비밀의 방에서 섹스를 하는데 남서희는 이번 명랑 운동회 때 유지선과 친해져서 둘이 재밌는 작당을 준비하고 있는 듯 보였다.
아마 남서희와 섹스할 때 유지선을 불러서 김규현 대리를 능욕하는 재밌는 놀이를 할 것 같다는 예감인데 유지선이 나는 관여하지 말라고 해서 살짝 속이 상했었다.
재밌는건 같이 구경해야지!
“실장님. 신입사원 최가인씨가 오늘부터 출근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은 제가 진행할까요?”
김성은 차장의 이야기에 상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가 낙하산을 꽂은 최학수 검찰총장의 딸이 오늘부터 출근했다.
“아니야. 내가 할께.”
나는 구석자리에 마련되어있는 신입을 직접 보러 갔다.
이미 그룹 차원의 오리엔테이션은 진행 했겠지만 전략기획실 업무는 일반 업무와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했다.
자리에 조신하게 앉아있는 최가인.
아버지의 날카로운 느낌은 들지 않고 하얀피부에 눈썹이 진한게 꽤 예쁜 얼굴이었다.
난 그녀를 제2회의실로 불렀다.
“안녕하세요 실장님! 아버지께 말씀 많이 들었어요!!”
먼저 자리에 앉으면서 씨익 웃는 그녀.
나는 피식 웃었다.
시작부터 아버지를 판다. 건방진 년.
자신의 아버지한테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의도가 담겨있어서 알아서 잘 하라는 경고로 보인다.
신입사원인데 긴장한 표정은 하나도 없다.
마치 편한 산책이라도 나온 여유있는 표정.
아버지가 최학수 검찰총장이라는 뒷배는 엄청나긴 하다. 지금까지 그녀 앞에서 기지 않는 사람은 없었을 테니까.
“최가인씨? 회사는 회사니까 업무로 평가를 합니다. 부친과의 친분으로 가인씨의 업무가 편해진다거나 쉬운 직장생활은 어려울거에요.”
내가 차갑게 대꾸하자 그녀의 표정도 덩달아 서늘해졌다.
“어머 제가 언제 그런 이야기를 했나요? 실장님!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닌데 곡해하시는 건 곤란하죠.”
따박따박 맞받아치는 그녀의 당돌함은 요즘 세대의 스타일인건가? 아니면 그녀가 유달리 다른건지 모르겠다.
한마디도 지지 않는다. 신입사원인데도.
“아 그렇군요. 정정하죠. 가인씨는 SB그룹의 최핵심 부서인 전략기획실의 신입입니다. 상황에 따라 야근을 하면 야근수당이 있으니 잘 챙기시구요.”
“실장님~ 저 저녁에 필라테스 운동해야되는데 야근 빼주시면 안되나요?”
출근 첫날 물어보는 질문 치고는 꽤 대담하다고 해야하나.
“저희 부서는 주간단위 스프린트 업무로 진행하기 때문에 맡은 업무를 그날 마무리 못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지장이 생겨요. 야근을 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맡은 업무는 다 해결해줘야 합니다.”
“아.”
아?
내가 꼰대가 된건지 살짝 부글거리기 시작했다.
업무가 다 연계성이 있기 때문에 한명도 요령을 피울수 없는게 우리 조직이다.
아. 예외가 있긴하지. 유지선과 내일을 도맡아 해주고 있는 김성은 차장.
요즘 김성은 차장이 부쩍 늙어보인다.
“원하면 다른 부서 재배치를 요청하세요. 워라벨 챙길수 있는 부서들 많습니다. 일단 SB그룹의 인원이 되었으니 본인의 능력이 안되면 이자리를 원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포기해야죠.”
이런 애들은 자존심을 살짝 긁어주면 한동안 열심히 할거다.
“아뇨. 열심히 하겠습니다. 실장님. 실례했습니다.”
“네 앞으로 잘 부탁할게요.”
나는 그녀와의 첫만남부터 불안한 낌새를 느꼈다.
공주처럼 자라온 귀족의 딸.
어려움 없이 자란 느낌이 팍팍 드는 아이.
검찰총장을 조종하기 위해 이년은 곧 재생성을 시킬 예정이다.
검찰총장의 아내도 재생성을 하고 정치인들의 가족들도 하나 둘씩 재생성을 하면서 나의 세력을 만들어갈 생각이다.
그런데 유지선이라는 복병이 생겼다.
“실장님. 최가인씨 재생성하지 말아주세요. 저 미친년 제가 좀 가지고 놀다가 자살시킬래요.”
유지선이 나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같은 사원급인데 아무래도 유지선이 그녀에게 뭔가 기분 나쁜일을 당한 모양이다.
“뭔일 있었어?”
“아니예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실수로 죽여버릴까봐 저 열심히 참고 있는 중이거든요?”
하튼 최가인은 딱 봐도 성질이 보통이 아닐것 같지만 상대가 유지선이다.
어떻게 신입을 다룰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마지막에 그녀를 죽이던 살리던 나는 그녀를 재생성해서 내 히든카드로 사용해야한다.
이건 굳이 유지선에게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오늘 오후 박한욱 전무의 태클이 들어왔다.
- 박한욱전무님이 전무실로 지금 오라고 하십니다.
사내 전화로 박한욱 전무의 비서가 연락을 했다.
나와 정치싸움을 하고 있는 그가 또 무슨 태클을 걸려고 하는걸까.
SB엔터테인먼트의 설립을 막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쓰는 박전무였다.
똑똑똑.
“전무님 부르셨습니까?”
의자에 앉아서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맞이하는 박한욱 전무.
그는 결제판에 들려있는 결제서류를 유심히 보는 척하더니 그 너머로 나를 쬐려봤다.
“요즘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어? 우리 전략기획실장님이 인사처장에게 압력을 줬다고 하던데?”
“무슨 압력을 말씀입니까?”
“낙하산이 들어왔다고 하던데, 나중에 문제 생기면 자네가 다 책임질건가? 회장님은 알고 계시는 일이고? 요즘 같은 시대에 낙하산이라니 언론에라도 나면 어떻게 하려고 그렇게 섯부른 짓을 한겐가?”
역시 입이 가벼운 인사처장이 박한욱 전무에게 일러바쳤다.
그렇지 않아도 SB엔터테인먼트 설립과 관련해서 정치싸움을 걸어온 박한욱 전무가 내 약점을 잡았다는 듯 유쾌하게 웃으며 나를 조롱하고 있었다.
“하하하. 아무래도 회장님의 심기가 불편하실 것 같은데. 아주 많이 불편하실거야. 사위라고... 에잉...”
나도 박한욱 전무의 눈빛을 피하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로얄패밀리란 말이다. 너는 강재도의 종놈이고!
“박전무님. 그 아이가 누군지 알아보시고 저한테 이러시는겁니까?”
“뭐? 그걸 왜 내가.”
“최학수 검찰총장의 영애입니다.”
“어?? 그으래애??”
박한욱 전무가 깜짝 놀란 모양이다. 들고 있던 결제서류를 책상위로 떨궜다.
그리고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
아마 할말이 없을거다.
박한욱 전무는 똑똑한 사람이다.
최학수의 권력의 힘을 알고 있는 박전무 입장에서는 오히려 나에게 잘보여야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아이~ 미리 언질을 좀 해주지. 회장님도 좋아하시겠구만. 허허허.”
“네. 그룹 차원에서 나중에 문제 생기면 잘라낼 인원도 생각해놨으니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허허허! 역시 철두철미하구만!! 우리 SB그룹의 미래! SB엔터테인먼트 설립에 필요한 것들 있으면 알려주게나 내 성심성의껏 도와주겠네.”
“말씀만으로도 힘이 솟습니다. 전무님! 감사합니다! 조국일보 백현국 대표도 힘을 실어주기로 했으니 SB그룹에 다른 문제가 있으면 저한테 말씀 주십시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어허? 조국일보까지? 참나.. 우리 마케팅팀에서도 못한걸 전략기획실장이 다 하는 구만.”
“부끄럽습니다. 그럼 전 이만.”
나는 박한욱전무에게 고개를 90도로 숙였다.
그리고 전무실을 나와 천천히 사무실로 복귀했다.
고개를 숙인건 나였지만 실제로 고개를 숙인건 박한욱전무였다.
SB엔터테인먼트 설립을 막기위해서 뒷공작을 했던 것도 박한욱 전무 그 였다.
하지만 내 뒷배에 검찰총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니 백기항복을 한거다.
최소한 뒤통수를 치기 위한 뒷공작은 안하겠다는 뜻이니 SB엔터테인먼트 설립에 가장 큰 암초는 저절로 해결이 되었다.
최가인씨 덕분에 나에게 검찰총장 뒷배가 있다는걸 알릴 수 있었다.
입이 가벼운 인사처장에게 청탁한 것도 사실 지금 이그림을 그리기 위한 계획이었다.
생뚱맞게 박한욱 전무를 찾아가서 제 뒷배에 검찰총장이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없지 않은가?
박한욱 전무의 공격을 나는 공격으로 맞받아치면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
이나라에서 검찰의 힘은 진정한 권력의 힘이다.
그리고 나는 언론의 힘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초인들까지 다 거느리고 SB엔터테인먼트로 힘을 갖게 된다면?
강재도는 물려주기 싫어도 SB그룹을 나에게 물려줄 수 밖에 없을거다.
나는 SB그룹에서 제일 골치아팠던 정치싸움을 최가인씨 카드 하나로 깨끗하게 잠재울 수 있었다.
나는 사무실로 돌아와서 박한욱 전무와의 정치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기쁨을 포효로 대신했다.
“오늘 저녁 전략기획실 회식이다!!!”
“우오오!!”
김성은 차장이 역시 제일 반응이 좋다.
충성스러운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