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6화 〉76화 라벤져스 (76/155)



〈 76화 〉76화 라벤져스

재민이는 오늘도 김미정대표가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것까지 확인을 해야했다.
원래 기태가 해야될 일인데, 그새끼는 유지선이라는 여자를 찾는다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기태와 재민이는 니체의 부탁으로 김미정대표를 지켜주고 있었다.
니체는 자신들을 구해준 정체불명의 사내이자 라크에 대하여 알려준 사람이었다.
니체는 저 여자가 죽으면 지구가 끝날 것처럼 이야기를 해서 한달만 집중적으로 지켜주기로 약속했었다.


정의의 상징으로 불리며 독재나 인권탄압 등에 앞장서서 약자를 도와주던 카톨릭이 갑자기 왜 나쁜놈이 된건지는 잘 몰랐다.
니체가 거짓말을 했을리는 없었다.
인천공항 폭파 테러도 하워드그린이라는 신부가 했었고 라크를 가진 사람은 카톨릭이 무조건 죽이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기태와 재민이는 유정혁과 같이 수련회를 갔다가 계곡 밑의 동굴에서 모노리스를 발견했었다.
짙은 검은색의 직사각형 모양에 빛이 반사되지 않는 모노리스.
깊은 동굴 속에 조명도 설치를 해놓고 뭔가를 연구하고 있었던 모양인데 그들이 우연히 발견한 것이었다.

그리고 세명은 모노리스를 만지고 감전된  같이 기절을 했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마음속에서 울리는 라크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은 얼마나 당황했었던가.

그때 나타난게 니체였다.
처음에는 모노리스를 만진 그들을 원망했지만, 어쩔 수 없다며 라크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걸 알려주며, 사용법들을 알려줬었다.

연구복 복장의 니체는 입을 덮을 정도로 풍성한 콧수염의 기괴한 얼굴의 가면을 쓰고 있었는데 나중에야 그게 철학가 니체의 얼굴을 형상화한 가면이라는 걸 알수 있었다.

니체. 그는 그들에게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겼었다.
’낙타처럼 살았으니 이제는 사자처럼 규범을 부수고 원하는 힘을 누려라.’


그때 정혁이형이 되묻지 않았으면 무슨 말인지 몰랐을거다.

’법과 규범을 지키지않고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는 건가요?’

’그래. 모든 심연은 올라와야 한다. 나의 높이까지. 내게는 이것이 곧 앎이니. 너희들은 위대한 정오이자 정오의 태양이되어 원하는 삶을 얻어라.’


그 후로는 필요한게 있을 때, 이메일로 니체가 연락을 했었다.

정혁이형은 그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연락이 끊겼고 기태와 재민이는 행동을 같이 했었다.
라크는 생긴건 검은색 슬라임처럼 생겼는데 대화도 되고 몸에 문신처럼 동화가 되는 인공지능 나노로봇이었다.
기태가 가지고 있는 생성계 라크는 사람을 되살리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용할 수록 진화가 된다고 했는데, 니체는 기태에게는 최대한 많이 재생성을 하면 된다고만 조언했고 재민에게는 훈련을 많이하면 강력해진다고 했었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어. 왜.”

- 우리 양재동 아지트로 와라. 나 오늘부터 거기서 산다. 꼰대놈 장례까지 끝내서 이제 우리집이야.


“하 새끼. 결국 해치웠냐.”


- 이건 게임같은거야. 박사님이 그랬잖아. 이 능력은 양심의 가책을 받으면서 할수 없는 능력이라고.

“하긴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미친 능력이니까. 완전히 네크로맨서잖어!”


 기사나 전사 그런거잖아. 아~ 격투가에 가깝다고 해야되나? 난 기껏해야 야스만 원없이 하는 수준이라고. 싸우는 능력이 아니야.


“시끄러워. 니 능력이 더 부러우니까.”


얼른 양재동으로 오셔. 멋진 저녁을 누나가 준비해놨을테니까.


재민이는 갑자기 배가 고파져서 주머니에 있던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버스를 탔다.

그리고 지금.
양재동 아지트에  뒤, 지금의 상황이 발생한거다.

“음흐흐흐흐흐흐흐....라크를 가지고 있다보니 귀가 밝은가보군.”


냉장고 옆에서 숨어있다가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아저씨.
덩치도 상당히 크고 186에서 188정도의 키로 보였다.
그리고 잘생긴 외모는 만화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듯한 모습이다.
외모에 맞지 않는 음흉한 웃음소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민이는  아저씨의 눈빛이 무서웠다.

라크를 가지고 있는 기태와 재민이였지만 그도 라크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특히 방금 전 그가 자신의 라크에게 작게 물어보는 질문을 재민이는 분명히 들었다.
강화계로 청각수준이 높았기 때문.

’라크.  쟤네들 다 죽일 수 있겠어?
아.. 죽이는게 쉽다고? 그럼 그냥 제압하는거는?’


“어린이들. 쫄지마 쫄지마 안죽일테니까. 궁금한게 있어서.”


한바탕 웃던 잘생긴 사내가 말과는 다르게 지금 그의 팔에 라크로 만들어진 기다란 검을 생성했다.

라크가 변형되서 무기가 된다고?
재민이는 조용히 자신의 라크인 라임이에게 물어봤다.

“라임아. 저 아저씨랑 싸우는거 시뮬레이션해봐.”

- 도망쳐.

라임이의 대답은 간결했지만 재민이는 라임이의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재민이는 갈등을 해야했다.
자신은 강화계로 빨리 도망칠  있지만 기태는 불가능하다. 그래도 가장 친한 친구를 두고 도망갈 수는 없었다.

기태는 재민이의 속도 모르고 그를 향해 맞서 싸우라고 눈치를 주고 있었다.

“기태야. 난 상대가 안된다.”

기태의 눈이 잔뜩 커졌다. 재민이의 초인과 같은 파괴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의 사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느낄 수 있었다.

“저 아저씨.  검은 거두시죠. 항복이요 항복.”
재민이가 먼저 양손을 들었다.
이내 기태도 자신의 양손을 들고 반항하지 않겠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제서야 손에 두른 검을 거두는 사내.
“주혜 너는 부엌에서 다과나 준비해.”


사내의 명령을 따르는 강주혜.
이번에는 기태의 눈이 잔뜩 커졌다.


“니네들 이름이 뭐야?”

기태와 재민이는 안심을 했다.
이름을 묻는다는 건 죽이지는 않겠다는 의미니까.


“전 박재민이구요.”

“전 박기태입니다.”


“반가워.  고스트라고해.”


사내는 씨익 웃으며 소파에 털썩 앉았다.
그제서야 재민과 기태는 긴장이 풀려 한숨을 길게 내쉴 수 있었다.


* * * * *

생각보다 애들이 쫄보라서 다행이었다.
강주혜가 가져온 과일을 하나씩 집어먹으면서 대화는 시작되었다.
어떻게 라크의 주인이 되었는지 물어보는 과정에서 알게된 모노리스와 니체.
모노리스와 니체라는 사내의 이야기는 내 흥미를 이끌었다.
라크도 우리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두근두근하고 있는걸 느낄 수 있었다.


모노리스라는게 어떤건지 궁금했다.
검색을 해보니 검은색의 직사각형 구조물.
영화에서 나왔던 구조물일 뿐인데 이게 실존한다는게 놀라웠다.
혹시 하나의 모노리스가 원래 라크의 모습이 아닐까?

라크에게 물어보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라크의 매질이 대기권을 뚫기 위해서는 더 단단한 방식으로 뭉쳐져야 하고 공력가열을 견뎌내기 위한 방식으로 모노리스 같은 모양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이야기했다.


“니체라는 사람 혹시 이렇게 생겼어?”
나는 김득렬의 사진을 보여줬다.

“아뇨?”


“저도 못봤어요. 니체는 가면을 쓰고 있어서 얼굴을 볼  없었어요.”

과학자의 느낌이라고 했으니 교회 목사출신인 김득렬과 매치하는 건 쉽지 않았다.


이 사람이 지금 라크를 사방팔방 뿌리고 있는건가?
 녀석들 뒤에 김득렬이 있기를 바랬는데 엉뚱한 다른 존재가 나타나니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유정혁의 이야기도 나왔다.
동네에서 친하게 지내던 형인데 생성형 라크를 데리고 가서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마 어딘가 짱박혀서 섹스나 하고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부분은 나도 모른 척했다.

이 고딩애들은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니체라는 사람에 대한 충성심도 별로 없고 자기들만의 삶을 사는 녀석들이다.

특히 재민이의 능력을 구경했는데 인간을 넘어서는 빠른 몸놀림과 파괴력이 압권이었다.
깜짝 놀란 표정을 짓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모른다.

“꽤 하네. 강화계로 이정도면 카톨릭애들과 상대할 만하겠는데?”

“네! 니체도 카톨릭애들과 싸울만할거라고 이야기해줬었어요.”
뿌듯해 하는 표정의 재민.

“아 맞다. 니체가 이야기해줬던거 말씀드려.”

내가 웃으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니 녀석들은 나에게 금방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덕분에 조용히 있던  녀석들은 수다스러워진다.

“니체가 저희한테 부탁을 했었어요. 김미정이라는 사람과 유지선이라는 사람을 찾아서 지키라구요. 그 사람들을 카톨릭에게서 지켜내라구요.”


어?

“미정소프트 대표 김미정?”

“어!?? 형도 아시네요??”
박기태가 깜짝놀라서 씹고 있던 과일을 꿀꺽 삼켜버렸다.

그리고 나의 뇌리에는 TV에서 나왔던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소년의 모습이 떠올랐다.

“설마. 너 매스콤에 나왔던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초인이 재민이 너야?”

“헤헤. 저 맞아요.”
부끄러운 듯 실실 웃는 재민이.

나는 계획을 수정해야했다.
정보를 빼낸뒤 이 두녀석을 죽이려고 했었는데 재민이 같은 능력자가 아군으로 있으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  들었다.
게다가 카톨릭이 만든걸로 예상되는 초인들이 전세계적으로 계속 나타나고 있고, 이들은 라크를 적으로 여길 공산이 크다.
일단 이 녀석들은 내가 포섭한다.


“지선아 내려와. 얘네들이 너를 지키고 싶댄다.”


아이들은 내 말에 황당해하며 계단쪽으로 걸어내려오는 유지선을 바라봤다.
입이  벌어져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는 재민과 기태.

“안녕?  유지선이라고 해. 너희들이 날 지켜준다고?”


재민과 기태는 눈만 껌뻑껌뻑  뿐이었다.

“미정소프트의 김미정도 내 친구야. 앞으로 미래에 라크를 만들어내는 게 김미정과 여기 있는 유지선이지. 그래서 니체가 너희들 보고 그녀들을 지키라고 한거야.”

“예엣?? 진짜요??”


“그.. 그럼 형은 미래에서  거예요??”


“너희들 라크가 다 이야기해주지 않았어?”

“아.. 아뇨? 그런 정보는 전혀요.. 제 라크는 그냥 묻는것만 대답해주는 정도라서..”

나는 아이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일부를 천천히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상상하고 있던 가능성을 진실인것 처럼 알려줬다.

“우아.. 김득렬 나쁜놈이네요. 카톨릭이랑 짜고 라크를 죽이려고 하다니. 그럼 카톨릭을 불러온건 김득렬이라는거잖아요?”

재민이는 흥분해서 씩씩거리고 있었다.


“맞어. 그런데 니체가 김득렬일 가능성도 꽤 높아.”

“서.. 설마요..”

유지선이 말을 이었다.


“라크의 주인 김현준을 죽인건 김득렬이 확실하거든. 내 가설이긴 하지만 김득렬도 모노리스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아. 그래서 니체가 김득렬일 확률은 65%까지 높아졌어.”

“그리고 초인들이 전세계적으로 등장하고 있지?”


“네. 뉴스 봤어요.”

“그들은 우리를 죽이기 위해 나타났다는 가능성이 무척 커.”

“서... 설마요..”


나는 이제 이들을 설득할 시기다.

“나는 라크의 주인들을 모아서 카톨릭과 싸울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드려고 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기태와 재민이는 내가 이용할  있어서 살려두는거지만 나머지 라크들은 찾아서 흡수를 할 예정이다.
내 라크가 강해질수록 나도 강해지니까.


“너희들 내 단체로 들어와라. 내말을 잘 듣는다면 월급으로 1억씩 줄게.”

“네!!?? 연봉이아니라 월급이 1억원이요???”


“말 잘 들으면 연봉을 계속 올려줄거야.”


갑자기 두녀석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사장님!! 어떤 일이든 주십시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헤헤헤!”

“저도요!! 저 고스트형님 말씀 잘들을 자신있습니다!”

나는 유지선을 시켜  안에 있던 현금 4억원을 박카스 박스에 나눠 담아서 들고 오게 시켰다.

“기태. 너의 능력으로 지금 이 집처럼 다른 사람의 재산을 차지하는 건 어렵지 않을거야. 하지만 이를 합법적으로 사용하려면 제약사항이 많어.”

“아!”
역시 고등학생이라 세상물정을 모른다.
국세청은 놀고 있는게 아니다. 현금 5천만원만 통장에서 꺼내써도 모니터링을 하니까.


“앞으로 현금만 쓰도록해. 월급은 현금으로 줄테니까. 절대로 통장에 저금하지 말고! 국세청에서 바로 눈치채고 조사오면 피곤해지니까.”

“아!! 그렇군요. 저는 전혀 몰랐어요. 그냥 병원원장 통장에서 돈뺐고 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국세청이 다 그걸 추적하고 있나요?”

역시 세상물정 모르는 애들다웠다.

“강대모 원장의 재산은 내가 세탁해서 줄테니 나한테 맡겨.”


“네 고스트형님! 형님만 믿습니다!”


“그리고 기태. 너는 재생성을 한동안 조심해. 되도록이면 내 허락을 맡고 사용하도록. 여기 강주혜는 알아서 잘 가지고 놀고. 니가 봤을때 졸라 예쁘다! 하는 여자들은 다 내꺼니까 재생성하기전에 꼭 확인해라?”

“아 네! 당연하죠!!”


“뒷수습 안되는 방식으로 재생성을하면 꼬리를 밟히니까 나한테 조언을 구해. 그리고 재민이는 여기에 머물면서 실력을  쌓고.”

“네! 형님! 근데 저희 단체이름이 뭔가요?”

잠시만. 애들에게 뽕도 채워주는 그럴듯한 이름이 없을까?

“라벤져스. 우리 단체이름은 라벤져스다.”

“우..와!! 멋져!!”


유지선은 고개를 돌리고 웃고 있다. 맘에 안든건가?

“라벤져스 어셈블 이런건 외치지 말고.“


나는 저녁내내 기태와 재민이와 밥을 먹으면서 더 친해졌다.
한국사람은 원래 밥먹으면서 친해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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