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74화 쥬지스님의 딸
유지선과의 회의실에서의 질내사정은 점심시간이 지나서도 계속되었다.
“먼저 식사들 하세요. 저는 지선씨와 회의를 좀더 해야됩니다.”
그녀와 박으면서 회의실 문을 살짝 열어 먼저 식사하라고 직원들에게 이야기를 할 때 그녀의 질의 조임에 자지가 끊어질 뻔했었다.
항문과 보지에 연달아 계속 사정을 하고 바닥에 정액을 흘리지 않기 위해 종이컵으로 보지구멍과 똥구멍에서 흘러내리는 정액을 받아내야 했었다.
“제가 영선이를 누가 재생성해서 보냈는지 알아낼게요. 나를 지키려고 보냈다면 누군가가 날 노리려 온다는게 아닐까요?”
“아마 그렇겠지. 기왕이면 우리집에서 같이 지내는 것도 괜찮은데.”
“오피스와이프는 오피스에서만 와이프 아니예요? 그리고 저 김규현 대리와 결혼한다고 했죠? 자꾸 헷깔리실래요? 아마추어같이?”
“어? 어.. 알았어..”
보통 남편들이 와이프에게 혼나듯 혼나고 말았다.
“그런데 카톨릭이 초인을 보내서 목숨이 위험할 수 있어. 라크를 못 만들게 하는게 그들의 역할이거든.“
“죽으면 다시 재생성해줘요. 또 처녀 따먹고 좋잖아요. 아.. 혹시 저 목졸라 죽이면서 따먹어볼래요? 살해섹스 이런거 당해보고 싶었는데.”
아오 이 미친년.
아무래도 유지선은 재생성되고 난 뒤 더 악당같이 된거 같다. 자신의 목숨 따위는 이제 신경 안쓰는 모양이다.
“그래도 목숨은 소중하니까 잘 간수해. 계속 살릴 수 있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거짓말이다. 인풋만 있으면 유지선을 수십 수백명을 계속 찍어낼 수 있다.
“알았어요. 조심할게요. 호호호”
자꾸 조커의 연인 할리퀸과 그녀가 매칭되는 느낌은 뭘까?
그런데 유지선이 자신의 광기를 나에게 숨기지 않게 되니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조신하게 있던 그녀의 모습이 연기였다는 사실에 소름이 살짝 돋았다.
내 우윳빛깔 유지선.
우유향 가득한 수줍은 유지선은 어디로...
유지선은 회의실 내내 내 무릎위에 앉아서 내 자지를 만지작 거리며 나의 설명을 들었다.
현 상황에 대한 자세한 브리핑을 해주며 그녀의 조언을 듣기 위함이었다.
“일단 강재도는 미국으로 도망간게 맞아요. 1년간은 다시 돌아올 것 같지는 않네요. 그가 투자한 여의 제약은 분명히 바이러스를 통한 우리의 공격을 예측한 거구요.”
방금 우리의 공격이라고 말했다.
“난 바이러스로 인류를 멸망시킬 생각이 없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라크가 한둘이 아니예요. 이 중에 어떤 라크가 무슨짓을 할지는 아무도 모르죠.”
“그래서 나는 나머지 라크들을 전부 잡아 없애려고 해.”
“아주 바람직해요! 일단 김득렬이 라크와 관련된 모든 사건의 중심일거예요. 가설이긴 한데... 아마 김득렬이 라크를 복사해서 이곳 저곳에 뿌린게 아닐까 싶어요.”
“복사를 했다고?”
“자세히 보면 라크는 암세포와 줄기세포, 그리고 암흑물질들을 이용해 자신의 몸을 구성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주 작은 나노로봇이 매개가 되어 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을 테라헤르츠의 통신으로 매질과 연결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요.”
“테라헤르츠 통신을 나노로봇이 매개가 된다는 이야기지? 좀더 쉽게 말해봐.”
“실장님을 이해시킬라고 하는 말이 아니고 내가 정리하려고 하는 말이예요. 그렇다면 매질을 배양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라크의 개체를 늘릴 수 있지만 문제는 한정된 나노로봇이 문제가 될텐데, 이를 어떤식으로 복제했는지는 지금도 미지수예요.”
살짝 빈정 상하려고 한다.
“라크야 맞냐?”
- 어? 덕분에 나도 정리가 된다. 내 몸속에 나노로봇이 있는걸로 판단이 되네. 저장데이터는 전부 세포단위의 나노로봇이 관장하고 있었어. 복제는 가능성은 있지만 묘안이 떠오르지는 않네. 유지선을 재생성하고 나니 세포 단위 운용법을 좀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렸어.
아니 시발.
세포단위 운용법이 뭐냐고.
유지선이 말을 어렵게 하니까 라크도 어렵게 하기 시작했다. 천재들의 대화에 소외되는 기분.
대충 무슨이야기인지는 알것 같으면서도 이해가 잘안된다.
이럴 때는 쪽팔리지만 물어봐야한다.
“무슨이야기야? 세포 단위 운용법이라니?”
- 나도 이제 키메라를 만들 수 있게 되었어.
“사람 섞어서 만드는거?”
- 응.
“대박.”
“뭐가 사람을 섞고 대박이라는거에요? 라크와 대화할때는 저도 좀 껴줘요~ 궁금하단 말이에요.”
“라크야 유지선이랑 같이 대화하는게 가능해?”
- 가능하긴 하지만 저 여자와는 말섞고 싶지 않어. 좀 이상해. 쟤.
라크도 꺼려하는 미친년 유지선.
어쩌다가 저 귀여운 아이의 본색이 이럴줄이야.
하기사 정상적인 아가씨가 MC까페 같은 활동을 할리는 없다.
“일단 강재도는 안심해도 될것 같고. 김득렬이 문제인데 저를 도와주는 라크는 김득렬은 아닐거 같아요.”
“어떻게 단정을 할 수 있지?”
“마스터가 여자라는것 까지 알아냈어요. 주요 목적은 제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들이었구요.”
“흐음..”
“게다가 자기네 조직 이름이 아마조네스라고 했어요.”
“아마조네스???”
여자들로만 이뤄진 단체라고 광고하기 딱 좋은 네이밍이다.
김득렬에 유정혁도 그렇고 아마조네스까지...
라크가 이렇게 흔한거였어!??
“실장님. 혹시 그거 알아요? 최근에 MC까페에 쥬지스님 아이디 쓰는 사람이 글올린게 있는데. “
“어? 나 요즘 잘 안들어가서 몰라.”
“쥬지스님 아이디로 검색해봐요. 아무래도 라크와 만난거 같아요. 딸이 갑자기 바뀌었다고 근친상간 망상글을 써놨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망상글이 아닌거 같아요.”
“뭐??”
또 다른 라크 이야기인듯 싶다.
나는 간만에 까페에 접속해서 쥬지스님이라는 아이디로 검색을 해봤다.
일주일 전의 글.
글쓴이: 쥬지스님
[제목: 딸이 바뀐 것 같습니다.]
쥬지스님이 쓴 글은 대학생 딸이 갑자기 행동이 바뀌어서 집에 가뒀다는 이야기였다.
얌전했던 아이가 야시시하게 옷을 입고 다녀서 혼을 내줬더니 오히려 자신을 유혹했다고 했다.
급기야 자신이 목욕할때 딸아이가 나체로 들어와서 등을 밀어주다가 자신의 성기를 만지기도 하고 암컷의 향을 잔뜩 풍기고 있다는 이야기는 흔하디 흔한 망상글 그 자체였다.
[장인어른. 저도 한입 부탁드립니다!]
[따님. 장인어른을 저에게 주십시요!]
댓글은 장인어른이라며 찾아뵙고 싶다는 댓글들이 우루루.
[장난 아닙니다. 기억상실 증상도 있어 병원에서 검사를 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대댓글에 쥬지스님이 다시 쓴 글을 봤을 때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유지선의 말대로 분명히 라크가 관여된게 맞다.
그런데 왜 쥬지스님의 딸을 노린걸까?
나는 쥬지스님의 아이디로 검색을 해봤다.
Demo213
포털을 검색하니 [email protected]이라는 이메일이 검색된다.
나는 www.bicheon.com 을 접속해봤다.
강남 비천병원 홈페이지가 떴다.
그리고 원장의 이름은 강대모.
찾았다.
좀더 검색을 해보니 부고글이 떴다.
<부고 - 비천병원 원장 강대모 비천병원 장례식장 X월XX일 상주: 강주혜>
3일전 기사다.
“쥬지스님이 죽었네. 어제 날짜로. 비천병원 원장 강대모.”
“네? 역시 딸에게 살해가 된건가요?”
유지선도 자신의 핸드폰으로 검색을 시작했다.
“딸이름이 강주혜군요. 분명히 그녀를 통해 살해 할 이유가 있을거에요.”
나는 좀더 검색을 하고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강대모의 집주소는 양재동 XX-X, 담장이 높고 꽤 좋은 집들이 많은 곳이다.
“아. 집이 좋네. 라크의 주인이 살고 싶은 생각이 들고 싶을 만큼.”
“같이 가볼까요? 제가 강주혜의 오래전 친구인 척 연기를 해볼게요.”
괜찮은 생각이다. 재생성이 되었으면 오랜 기억을 못할테니 접근이 가능할거다.
김현준도 그렇고 유정혁도 그랬다.
라크가 피조물을 재생성할 때 기억을 되돌리는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김현준이 심혈을 기울여 재생성했던 한미주, 한미선만 보더라도 1년 이전의 기억은 없었다.
게다가 민은아를 재생성할 때는 기억을 되살리는게 불가능했었다.
지금이야 업그레이드가 되어 기억 데이터를 유지할 수 있긴했지만.
아마 지금 나타나는 재생성 피조물들은 이전의 강아영이나 민은아 수준의 기억이 없는 다루기 쉬운 개체임이 분명했다.
유지선도 자신의 재생성된 친구인 박영선을 궤변을 통해 자신의 종으로 부린다고 했었다.
나는 회의실의 창문을 열고 정액냄새를 환기시키며 유지선과 밖으로 나섰다.
유지선의 키가 5cm정도가 커졌는데도 사무실의 사람들은 잘 눈치채지 못하는 듯 싶다.
힐을 신었나 그 정도로 여길뿐.
나는 김성은 차장에게 내 업무를 맡기며 유지선과 밖으로 향했다.
“미정소프트로 외근 좀 다녀올께, 유지선씨도 나와 같이 가는 걸로.”
“넵. 실장님! 조심히 다녀오십시요”
“지선씨랑 거기에서 바로 퇴근할지도 몰라.“
* * * *
양재동까지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유지선은 나와 외근이 즐거운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실장님은 몇명이나 재생성 하셨어요?”
“민은아랑 너까지 2명. 라크 맞냐?”
- 아니지. 유정혁의 아이들 12명도 포함시켜야지.
유지선은 깜짝 놀라했다.
“네에? 민은아 과장도 재생성하셨다고요? 어디에 계셔요? 민은아 과장이 저한테 잘 해줬었는데.”
굳이 유지선에게 14명이나 재생성했다고 정정할 필요는 없었다.
“민은아 과장이 사수역할을 해줬었지?”
“네~ 그분 리더쉽이 좋았는데 회사를 그만둬서 깜짝 놀랬지 뭐예요~ 실장님이 재생성하느라 그만둔거구나~”
“아. 그건 아니고 스토리가 길어. 기억을 잃은 상태라서.”
“아참 라크. 기억을 잃은 상태로 재생성된 애들을 다시 재생성하면 기억이 돌아오냐? 너 기억 되돌릴 수 있잖아.”
- 아니. 이미 DNA의 기억데이터가 없어서 복구 불가능해.
예상 범위안의 대답이었다.
역시 민은아, 한미주, 한미선의 원래 기억을 되돌리는 방법은 없는 거다.
양재동 XX-X
꽤 높은 담벼락에 대문 사이로 보이는 넓은 부지와 정원.
제대로 지은 3층짜리 단독주택이었다.
작전개시다.
나는 유지선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헤헤. 제가 한번 시도해볼게요.”
띵동-
띵동-
- 누구세요?
젊은 여자의 목소리.
“주혜야 나야 지선이 니친구. 오빠랑 같이 약속대로 놀러왔어. 오늘 꼭 보지 않으면 너 큰일나잖아.”
나는 유지선의 화법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분명히 자기 친구 박영선을 대상으로 연습을 했던 모양이다. 재생성체들에게는 이런 화법이 쥐약이다.
잠시 인터폰 너머로 대답이 없는 강주혜.
아마 잔뜩 동공지진을 하고 있을거다.
- 어. 지선아~ 지금 조금 곤란할 것 같은데...
“무슨 소리야. 강주혜. 너 진짜 큰일난다고. 기억안나? 너 대가리에 빵꾸났어? 니 생명이 달린일인데!”
- ...
찌잉- 철컥.
문이 열렸다.
유지선이 나를 향해 윙크를 날렸다.
잔디가 넓게 깔려 있고 커다란 맷돌이 징검다리 처럼 박혀있는 정원.
꽤 고급스러운 조각상도 놓여있는 전형적인 부잣집의 궁궐같은 집이다.
서울 시내의 이런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것도 괜찮을 듯 싶은 생각이 들었다.
펜트하우스가 좀 더 안전하긴 하지만 할렘을 만들기에는 좀더 큰 집이 필요하다.
강재도의 비밀별장이 딱 좋은데...
나중에 할렘을 차리려면 이쪽 양재동이나 청담동에 새로 멋드러진 단독 주택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급스러운 패턴이 그려진 유리문을 밀고 자신만만하게 들어가는 유지선.
현관앞에 유지선을 맞이하는 예쁘장한 대학생 정도의 여자아이가 보였다. 검은색 상복을 입고 있어 뽀얀 얼굴이 더 하얗게 보인다.
유지선도 나이가 어려서 대학생으로 보이니 속이기는 안성맞춤.
하지만 그녀가 강주혜인지 아닌지 모르기 때문에 이번에는 내가 나섰다.
“강주혜 씨??”
문을 열은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을 한 유지선이 그녀를 껴안았다.
“오랜만이야 주혜야~~”
손을 느려뜨리고 있던 그녀는 상큼하고 이쁜 여자애가 친한척하며 껴안으니 살짝 당황하다가 천천히 손을 올려 유지선의 등을 껴안았다.
그녀의 기억에 유지선이 없는 건 당연했다.
나는 지금 상황에 살짝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아야했다.
“어? 너 왜 나한테 키스 안해줘? 그새 무슨일이 있던거야??”
유지선의 이야기에 다시 동공지진을 하는 강주혜.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자 유지선이 혀를 그녀의 입안에 밀어넣고는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츄르릅~ 츄릅. 슈르릅.
여자아이들 둘의 혀와 혀가 얽히는 묘한 광경.
강주혜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유지선 얘는 진짜 악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