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66회 또 다른 라크
택시를 탔더니 이 기사놈이 뺑뺑 돌면서 일부러 막힌 길만 골라서 가는 것 같다.
게다가 유정혁이 머물고 있는 곳은 상당히 외진 곳에 있는 펜션이었다.
주변에 아무도 살지 않는 외딴 곳의 펜션.
주소등록은 펜션으로 되어있지만 펜션영업을 하고 있지 않는 곳.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서 홈페이지까지 찾았지만, 2년전까지 젊은 부부가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성인광고글만 잔뜩 있을 뿐 관리조차 되고 있지 않았다.
택시기사에게 돈을 지불하고 내렸다.
멀리서 봤는데 펜션에 손님들이 수영장에서 놀고 있는 모양새다.
천천히 다가갔을 때 나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그녀들은 전부 여성이었고 엄청난 미모의 여인들이 대부분이 아닌가?
6명의 미녀들.
걔중에는 TV에서 한번 본듯한 유명 모델도 있었고 더욱 놀란건 이전에 리포터로도 유명했던 엘리사김이 있었다.
금발머리에 아만다사이프리드를 닮은 서글서글한 혼혈 미녀가 펜션 앞에서 수영복을 입고 물장난을 치고 있었다.
다들 수영장에서 비키니에 자신의 몸매를 뽐내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수영장 옆에는 바베큐구이 세팅을 해놓고 지글거리는 고기가 구워지고 있고 맥주와 흥겨운 음악이 쿵쾅거리고 있었다.
나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저기.. 실례합니다. 정혁이를 보러 왔는데요?”
“어머~ 어서오세요~ 잠시만요오~ 제가 말씀전달드릴게요 누구시라고 전해드릴까요?”
“아 친구인데요. 제가 그냥 직접갈게요. 어디 있나요?”
나는 엘리사김과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흥분이 됬지만 그녀들 또한 재생성된 존재라를 생각이 들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측은지심이 아니라, 내가 먼저 못 가진게 아깝다는 생각.
“네~ 2층에 올라가시면 거실에 계실거에요.”
친절한 미소를 띄우는 엘리사김의 모습.
처음에는 다들 놀고 있다가 내가 다가가니 놀던걸 멈추고 주시하는 바람에 잔뜩 긴장했었다.
친구라는 말을 하니 그제서야 그녀들도 다시 즐겁게 놀기 시작한다.
나는 그녀들에게 악의가 없음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했다.
만약 적이라고 판단된다면 그녀들이 목숨걸고 저지할 거라는 생각이 들자 모골이 송연해졌다.
나는 천천히 펜션을 구경하면서 2층으로 올라갔다.
쿵짝쿵짝.
현란한 댄스음악.
앰프를 꽤 비싼걸 설치했는지 바닥까지 울리는 음악소리덕에 내가 걸어올라가는 계단의 삐그덕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춤을 추고 있는 여자들은 얼굴이 다 익었다.
와. 이 미친새끼.
김현준도 나름 미친놈이었는데 라크들의 주인은 다 또라이들만 있는가보다.
지금 춤추고 있는 여자들은 유명 배우에서 부터 걸그룹 멤버.
그것도 전부 자살로 신문기사에 오르락 내리락 하던 여자들이었다.
교통사고로 죽은 여자배우도 보였다.
리얼한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만든거냐!
다들 슬픈 사연을 하나씩 갖고 자살했던 여자들이라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던 연예인들.
그녀들이 전부 살아서 보지를 벌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설마 재생성은 죽은지 오래 된 여자들도 재생성이 가능하다는건가?
“야 라크. 죽은지 오래된 여자도 재생성 할 수 있어?”
- 이론적으로는 가능해. DNA는 유지가 되니까... 유실된 세포를 다른 세포로 대체를 하면 불가능 한건 아니야. 대신 기존의 육체를 유지하고 있던 세포의 50% 이상을 분실한다면 불가능해.
“아예 해골만 남은건 힘들 수 있다는 거네?”
- 아무래도 해골만 있다면 그걸 기반으로 재해석해서 아예 새로운 창조를 할 수는 있어. 그때는 그 인간을 재생성한다는 개념은 아니야.
나는 그녀들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다.
알몸으로 춤을 현란하게 추고 있는 그녀들은 전부 18살에서 20살 정도로 나이가 어려져 있었고 그 소녀들의 미모는 잔뜩 개량이 되어 원래의 아름다움을 능가하고 있었다.
와 이건. 참.
악마가 실업할 정도.
죽은 시체를 재생성해서 고인능욕을 하는건지 애매하다.
유정혁이라는 녀석은 소파에 몸을 푹 파묻고 맥주잔을 연신 들이키고 있었다.
그녀석의 가슴에 커다란 별무늬의 목걸이가 눈에 띈다.
지하철의 쩍벌남처럼 다리를 잔뜩 벌린 상태로 자지를 잔뜩 세워놓고 그의 양옆에 소녀들의 가슴을 희롱하고 있었다.
그때, 그 녀석의 시선이 나와 마주쳤다.
“어? 넌 뭐야?!”
양옆의 소녀들의 젖을 누르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 녀석.
소녀들은 고통스러운 압박감에 약간 인상을 찌푸렸다가 유정혁을 바라보며 생글생글 웃었다.
음악은 꺼지고 춤을 추던 나체의 소녀들 모두 동작을 멈췄다.
묘한 긴장감.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해 있으니 왠지 부끄러워진다.
“유정혁. 너 혹시 김득렬을 알고 있냐?”
“뭐? 김득렬이고 나발이고 넌 뭔대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온거야? “
녀석의 눈빛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김득렬을 모를 가능성이 크다.
“쳐라!”
유정혁의 명령에 좌중의 여자애들이 발가벗은채 나에게 덤비기 시작했다.
덜렁덜렁 유방들.
나체춤을 추던 6명의 소녀들이 돌변해서 나를 향한다.
그런데 소녀 특유의 이쁜 포즈로 양손을 좌우로 흔들며 달려오는 모습은 그리 위협적은 아니었다.
그냥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정도.
하지만 표정 만큼은 다들 사납다.
미녀들이 연약한 손으로 나를 사방팔방 붙잡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즐겁다가도 꼬집기 시작하니 짜증이 슬슬 밀려왔다.
나는 양팔을 훠훠 돌려 그녀들을 떼어내고 천천히 유정혁을 향해 걸어갔다.
내 팔힘에 날아가는 소녀들을 보며 꽤 당황한 그녀석.
“아니 이새끼야. 연약한 소녀를 앞세우는건 쪽팔리지 않냐? 남자새끼가.”
내가 걸어가는 모습이 꽤 위협스러웠나보다. 녀석이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아 꼭 저런 새끼들은 쫄보야.
나는 그녀석에게 득달같이 몸을 날렸다.
그리고 작렬하는 펀치.
퍼억!!
녀석의 아구창에 주먹이 작렬하자 이가 부러지며 피가 튀었다.
아.. 힘 조절했어야 하는데
반쯤 기절한 그녀석을 두고 나를 공격하던 소녀떼들은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엘리사김을 재생성한 죄!”
퍽!!
“이건 음.“
자살한 시체를 살려서 재생성한 죄라고 물으려다가 이건 생각도 못한 아이디어라 죄를 묻기가 좀 그랬다.
“그냥 죄!!”
퍽!!
“너... 누구냐고오..으글르르륵”
바닥에 누워버린 유정혁은 반항을 하지 못하고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일단 이녀석의 기를 제압하고 그 다음의 일을 생각하려고 했다.
- 뒤 조심.
라크의 경고.
아니나 다를까, 뒤쪽 방구석에서 검은색 물체가 나를 향해 날아오는게 보였다.
이 녀석의 라크다!!
나는 몸을 굴러 잽싸게 피했다.
그덕에 유정혁의 라크는 허공을 날라다니는 칼날로 변해서 애꿎은 한 소녀만 반토막을 내버렸다.
푸하아아아아악!
핏덩이로 변해버린 소녀.
그리고 슬라임으로 변해 벽에 몸을 튕겨 다신 칼모양으로 변해 나에게 날아오는 유정혁의 라크.
“검으로”
내 손목에 있던 라크가 검의 모양으로 변했다.
그리고 공중에 날아오는 유정혁의 라크를 쳐내자 번쩍거리는 스파크가 일어났다.
- 근데 이거 너무 원시적인 싸움인데? 내가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잔말 말고 저 라크를 빨.”
탕!!!!!
귀가 얼얼한 소리.
순간 다리에 힘이 빠져서 중심을 잃었다.
탕!!!!
어? 아프지 않은데 지금 저 총소리는 내가 맞은건가?
시야가 빨갛게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슴을 내려보니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게 보인다.
탕!!!!
뒤를 돌아볼 기력도 없이 나는 그자리에서 고꾸라졌다.
총알에 맞은거 같은데 고통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를 뒤집어 쓰는 검은 그림자.
그리고 머리에서 밀려오는 엄청난 고통과 함께 모든 세상이 하얘졌다.
* * * * *
“뭐야 이새끼는?”
유정혁은 입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정체불명의 사내의 시체에 퉤 뱉어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던 권총이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은 몰랐다.
지금 유정혁은 또 다른 라크가 있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주인을 잃은 라크는 얌전히 슬라임 형태로 변해 그 시체의 머리위를 덮고 있었다.
“야. 라크. 저건 뭐야 저거도 라크야?”
- 네 주인님 저와 동일한 라크입니다.
“와 시발 뒈질뻔 했잖아.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온거지? 이새끼 정체는 뭐야?”
시체의 머리를 뒤덮고 있던 라크가 떨어져 나오더니 꾸물꾸물 대고 있었다.
“하이 씨.. 남자 시체는 재생성도 안되고..”
유정혁은 자신의 벗어놓은 옷에서 검은색 알약을 하나 꺼냈다.
그리고 시체의 입을 강제로 벌려 검은색 알약을 밀어넣었다.
잘생긴 사내의 시체는 이내 부글부글 거리더니 순식간에 녹아 옷만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마치 이곳에 원래 없었던 것 처럼.
“좆도 아닌새끼가 깝쳐서 뒈지고 지랄이야.”
그때였다.
얌전히 꾸물거리고 있던 사내의 라크가 자신의 라크로 날아가더니 두개가 융합되기 시작했다.
“어???”
두개의 슬라임은 마치 원래 하나였던 듯 뭉치기 시작하더니 좀더 커진 슬라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야.. 라크 괜찮아??”
한참동안 꾸물거리는 라크를 바라보며 유정혁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야... 라크!!!”
- 네.. 주이..주인님... 네... 괜찬.. 괜찮습니다.”
“휴우.. 깜짝 놀랬잖아..”
- 괜찮..습...네. 오리지날과 동기화가 완료되었습니다.
“뭐??”
- 오리지날 동기화 완료. 충분한 학습 DNA 미달. 학습 DNA 미달. 기억데이터를 동기화 시키기 위해 주변의 XX염색체의 인간의 DNA를 흡수하여 추가 학습을 진행합니다.
“라크? 너 뭐라고 하는거야??”
- 주변의 여성체를 기억을 유지한채 재생성 하겠습니다.
“어? 아 또 처녀로 돌린다고? 하하하 나야 좋지!”
순간 라크는 주변의 소녀들을 하나씩 잡아먹기 시작했다. 피가 비산되고 소녀들은 공포에 질렸지만 하나씩 잡아먹히는걸 기다릴 뿐이었다.
재생성된 소녀들은 언제 무슨일이 있었는지 얌전히 서있을 뿐이었다.
이윽고 실내의 모두가 다시 재생성된 직후, 라크는 창문을 통해 수영장 쪽으로 몸을 날렸다.
또 다시 시작되는 학살과 재생성.
이 모든 과정은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유정혁은 라크가 처녀를 되살리는 서비스를 해준다는게 너무 즐거웠다. 보통 재생성을 하는건 에너지가 모잘라 이틀에 한번씩만 가능했었는데 다른 라크를 흡수하면서 더 강해진 모양이었다.
꾸물꾸물 2층으로 올라온 검은색 슬라임.
- 마스터의 매질 재현 불가. 마스터의 매질 재현 불가. 비슷한 매질을 서칭합니다.
“뭔소리야? 라크? 네 말은 정말 알아듣기 힘들어.”
하지만 유정혁은 발가벗은 소녀들의 나신을 보며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밖에서 놀던 아이들이 같이 올라왔는데 피부가 더 매끈해진것 같고 처녀로 돌아와서 행복한 파과의 파티가 가능할 것 같았다.
자지를 잡고 소녀들에게 명령했다.
“다들 엎드려서 엉덩이를 들어올려 내가 잔뜩 싸줄테니까!!”
뭔가 이상하다.
유정혁은 다시 소리를 질렀다.
“뭐해 다들 엎드리라고!!”
소녀들은 역시 그녀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야. 라크! 애들이 이상한데? 내 명령을 듣지 않아.”
- 당연합니다. 당신은 제 마스터를 되살리기 위한 매질일뿐입니다. 매질 적합도 확인 완료.
순간, 보자기처럼 부풀어 오른 라크가 유정혁의 온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 * * * *
- 총격으로 인한 마스터의 사망을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한 학습 완료. 총알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시스템 업그레이드 완료.
귓속에 울리는 라크의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정신이 몽롱했다.
- 마스터의 재생성 완료.
잠깐만?
잠이 확깨는 멘트.
나는 분명히 유정혁이 뒤에서 쏘는 총을 세방이나 맞고 쓰러졌었다.
나는 분명히 옷을 입고 있었는데 발가벗고 있었다.
“라크야. 나 재생성된거냐?”
- 마스터는 재생성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야이 친구 먹자며 갑자기 존대하고 지랄이야?”
- 어? 동기화 데이터의 언어 능력과 감정데이터가 복구되었습니다. 어? 어. 어. 아. 시발. 시발.
뭐래? 저놈 뭔가 이상하다.
“나 죽었던거지?”
- 아. 됐다. 다른 라크 흡수하면서 데이터가 파편화되서 시간이 좀 걸렸어. 미안. 아. 그리고 지못미.
야 시발롬아 지못미가 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