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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화 〉64화 복수 (64/155)



〈 64화 〉64화 복수

탁.


나는 왼손을 들어 녀석의 스윙을 가볍게 막아냈다.
당황한 그 녀석의 왼쪽 눈알이 동공지진을 했다.


“적당히 좀 하지?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거냐?”


“하아? 요놈 보소? 이거 안놔?”


고등학생 이후로 싸움을 해본 적이 전혀 없었는데 양아치의 주먹이 느려 쉽게 막아진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
흔한 태권도도 배워본 적이 없는 나인데 이상하게도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손에 잡힌 녀석의 팔목에 힘을 더 주면 부러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 생각보다 많이 강해진 것 같다.


섹스로만 힘을 써봤지 이런 물리적인 힘을 사용하는 건 처음이다.


“반말을 하면 내가 놔주겠니 안놔주겠니?”

그녀석은 고통스러워하며 눈에 잔뜩  힘을 조금씩 풀기 시작했다.

“미안.. 합니다..놔.. 놔주세요.”

나는 고통스러워하는 녀석의 팔을 살짝 풀어줬다.

팔목에 빨갛게 손자국이 나있는 걸 보고 녀석이 살짝 쫄은게 느껴진다.


“니네 어디 애들이야?”

그때였다.


앞에 있던 녀석의 부하로 보이는 녀석이 달려와서 돌려차기를 날려왔다.
바람소리까지 나는 돌려차기.
내 관자놀이를 노리고 다가오는 발공격을 한발 물러서서 피했다.
그와 동시에 몸을 같이 회전하며 녀석의 발을 잡아  힘 그대로 던져버렸다.


휭.

피하는 동작과 그 녀석의 아킬레스건을 잡아 투포환 던지듯 내동댕이 친건 한 호흡에 일어난 일이었다.

“끄아아아”

4미터는 족히 날아가서 시멘트 바닥을 뒹구는 녀석.
내 빠르기와 완력에 녀석들은 말을 잃어버렸다.
사실 나도 내 힘에 깜짝 놀랬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광경에 아드레날린이 뿜어나와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니네 도대체 어디놈들이냐고?”
나는 자신의 놀란 가슴을 다스리고 있는 의안사내를 보고  내뱉었다.

한바탕 투닥거리를 예상했지만 급 쫄아버려서 눈을 내리까는 의안사내를 보고 실망했다.
덩치도 있는데 좀 더 덤벼보지.

“니네 어디 애들이냐고 물었잖어? 귀가 막혔어?”

나는 목을 양쪽으로 꺽어 뿌득 소리를 내며 의안사내에게 한걸음 다가섰다.
위압감에 한발자국 물러나는  녀석.

“죄.. 죄송합니다. 제가 몰라뵙고...”


- 뒤에서 공격온다.

라크의 알림이 아니었으면 당할 뻔했다.
한놈이 몰래 등으로 다가와 빠르게 온몸을 나에게 던졌다.
그의 손에는 나이프가 들려있었다.

 씨발롬들이.

몸을 회전해서 직선으로 들어오는 칼날을 피하며 찌르던 녀석의 등을 밀어 의안사내에게 나이프를 배달 보냈다.


푸욱.


“어어??”


나이프를 찍은 녀석과 찔린 녀석 둘다 눈이 커졌다.
자신의 배에 박혀버리는 동료의 나이프를 보고 믿지 못하겠다는 녀석의 눈빛이 점점 울상이 되어간다.

하지만 나는 극도의 분노에 아드레날린이 더 뿜어져 나왔다.
내 목숨을 노린 공격을 당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나는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고 있는 나를 칼로 공격했던 녀석을 바라봤다.
라크가 아니었으면 당했을 수  있었다.

“이것들이 뒈질라고”

퍼걱!


그대로 주먹으로 후려쳤더니 나이프로 공격을 시도 했던 양아치는 실끊어진 연처럼 바닥으로 쓰러졌다.
코에서 피가 줄줄 흘러 나온다.

남은 한놈은 깜짝놀래서 도망가기 바쁘다.


나이프에 찔린 의안사내만 울상을 짓기 시작했다.
자신의 배를 찌른 나이프의 손잡이를 잡고 뽑아야 할지 말아야 될지 고민하는게 느껴졌다.


“야. 그거 뽑지마. 뽑으면 뒈진다. 과다출혈로.”

나의 경고에 바짝 긴장한 의안사내.


“누가 보냈어. 말만하면 지금 바로 구급차 불러줄께.”

나는 내 스마트폰을 들고 녀석의 눈 앞에서 흔들어 댔다.
칼박꼼이 되니 자박꼼 되듯 꼼짝 못한다.
몸을 천천히 구부리며 바닥에 무너지듯 주저 앉는 의안사내

“사.. 살려...주세요..”

“누구냐고 물었지? 누가 나를 협박하라고 보냈어?
아니면  그냥 차타고 간다? 니가 직접 전화해서 119 부르던가.”

하지만 녀석은 손을 움직일 힘 조차 없어보였다.


“제가 모시는 형님의 여자친구입니다.”


“뭐? 형님의 여자친구??”

내가 무슨 조직의 여자친구에게 원한을 산적이 있었나?


“네..”

“이름이 뭔대?”


“박광덕입니다.”


“아니  이름 말고 여자친구!!“


멍청한 박광덕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실없이 웃었다.
웃음이 나와?
배에 칼 박힌거 아프지 않나?

“저... 정은정이라고...”


아 씨발.  지하철 미친년이 떠올랐다.
어쩐지 하는 행동거지가 양아치 같아서 어느정도 빽은 있는 듯 싶더라니.


“니네 조직이름이 뭐야?”

“럭셔리케이파..입니다..”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조직이름.
어디 명함도 못내미는 양아치 조직이 분명하다.


뚜르르르르.


나는 저장된 전화번호 중 하나를 선택해 전화를 걸었다.
난 일부러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했다.
굵고 점잖은 목소리가 스피커폰을 통해서 울렸다.


- 아. 실장님 안녕하십니까! 별고 없으십니까?

“아 보안팀장님. 안녕하셨어요?? 제가 좀 황당한 일을 당해서요.“


- 네??


“여기 럭셔리케이파의 박광덕이라는 양아치놈이 나한테 칼을 들이대네요? 혹시 럭셔리케이파라고 아세요??”


- 하아... 송구합니다. 제가 손좀 써놓겠습니다.

“거기 보스 여친년이 의뢰했대요. 날 성추행범으로 몰아서 돈을 뜯으려해서 제가 검찰총장님께 일상생활 못하게 부탁드렸거든요?”

- 아.. 네..


“그런데 일상생활을 너무 잘하네요 그년이. “

- 죽일까요?

“에이.  그런거 안시키잖아요. 팀장님 무섭게~”

- 네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그리고 박광덕이랑 같이 온 똘마니 3명도  부탁드릴게요?”


- 네. 실장님.


뚝.

나는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박광덕의 안색이 퍼래지기 시작한다.
칼 때문인지 통화 내용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아.. 119 전화해줘야지. 까먹고 있었네.”

나는 119로 엠뷸란스를 불러줬다.

“내가 지금 통화한 보안팀장이라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지?”

박광덕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ATK파 김양국.”

그의 얼굴이 이제는 새하얗게 질려갔다.


“아니 정은정 그 년은 법원만 좀 출퇴근하면서 반성을 하면 되는 일을 왜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

나는 나이프 손잡이를 꼭쥐고 구부러져 있는 박광덕의 어깨를 툭툭 쳤다.

“좀만 버텨? 그럼 난 간다?”

나는 씨익 웃으며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 * * *

찹찹찹찹.


하늘색 티에 반바지를 입고 있는 소년이 아슬아슬하게 옥상 난간에 걸터 앉아 있었다.
15미터는 충분한 높이의 옥상인데 소년은 두려움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즐기고 있는 느낌.


그의 뒤에는 미니 게임기가 부숴져 박살이 나있었고 삼각김밥을 먹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찹찹찹찹찹.


질긴 오징어다리를 뜯고 있던 소년은 목이 메였는지 옆에 놓인 맥주 캔을 따서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갈색의 곱슬머리로 아이돌 가수를 떠올리게 만드는 소년.
유난히 곱상하고 여리여리한 얼굴인데 덩치는 성인의 그것이다.

“아이 씨발. 라임아. 몇일이나 여길 지키고 있어야 되는거야?”


소년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데 누구에게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야! 이제 곧 방학 끝난다고. 이 새끼가  부려먹을라고 하네!”

심퉁이 난 소년은 마시던 맥주캔을 우그려트려 허공에 던져버렸다.

포물선을 그리고 멀리 떨어지는 맥주캔.
 때 뒷골목 주차장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보였다.


노출된 팔에 문신이 가득한  보니 조폭같은 녀석들 여럿이 한 사내를 겁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재밌네.”

대낮에 조폭들의 다구리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
키 큰 사내는  멀쑥하게 차려 입은 회사원 복장이다.

“영웅 놀이나 해볼까?”

손발을 뚜둑거리며 풀던 소년은 15층 옥상에서 뛰어내릴 듯 자세를 잡았다.


그런데 그 키 큰 사내가 한명의 다리를 잡어 멀리 던져버리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래 다시 쪼그려 앉았다.

“어?? 강화계?”


일반인의 힘으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광경이다.

그리고 뒤에서 칼로 기습하는 사내를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해 앞의 사내를 공격하게 만들었다.
효율적인 움직임.
자신도 라임이를 통해서 이제 겨우 할 수 있을 법한 세련된 움직임이었다.


멀쑥한 양복쟁이가 할 수 있는 움직임이 아니다.

상황은 이제 바뀌어 키큰 사내가 여유롭게 그들을 협박하고 있는  같았다.


“라임아. 조금 약하긴 하지만 강화계 맞지? 졸라 반갑네. 가서 인사나 하고 올까?”

- ...


“응? 왜??  아. 알았어. 알았어. 잔소리는...신부놈들만? 알았어 알았어.”

소년은 자신의 목 뒤를 탁탁 두들겼다.
그 소년의 뒷목에는 기하학적인 무늬의 검은색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 * * * *



저녁밥을 먹고 강아영과 강지영과 샤워실에서 열락에 빠져 있는데 벨소리가 울렸다.
보안 카메라로 확인하니 처음 보는 중년의 사내와 낯익은 여자의 얼굴이 보인다.


정은정이다.

“누구세요.”

90도로 고개를 숙이는 중년의 사내.


- 죄송합니다. 제발 저희를 살려주십시요..

“아니...  집이 어딘지 알고 집까지 찾아오십니까? 무서워서 내가 밖을 못나가잖아요.”

이번에는 카메라를 향해 무릎을 꿇는 중년 사내.

- 제발 한번만.. 한번만 살려주십시요.


나는 통화를 끊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1층에 도착하니 중년의 사내와 배에 붕대를 두른 박광덕과 똘마니 3명 그리고 정은정이 보였다.
다들 얼굴에 퍼런멍이 잔뜩 들어있고 입술은 터져있었다.
특히 정은정의 얼굴에는 마스카라가 번져있고 이빨도 몇개 나간 듯 입부분이 함몰되어 틀니를  할머니의 입모양으로 보인다.
중년의 사내.
몸매는 호리호리한데 상당히 눈매가 매섭다.

“처음 뵙겠습니다... 노홍수라고 합니다..”
고개를 숙이며 눈을 아래로 까는 중년사내.
아까 카메라를 향해서는 90도 인사를 하고 절까지 하더니 내가 착하게 생겼는지 아까와는 태도가 조금 달라져있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은 나에 대한 굴복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아. 아저씨.. 참 점잖게 생긴 양반이 럭셔리케이파가 뭐예요. 촌스럽게.”


“몰라뵈었습니다. 제가 이 미친년 말만 듣고 선생님을 부동산 졸부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부동산 졸부이던 SB그룹 사위 건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저 아까 죽을 뻔 했는데 그건 어떻게 책임지실래요?”

중년 사내가 나에게 시가 박스를 건내주며 뚜겅을 여는데 시가 대신 손가락이 우루루 들어있다.
박광덕과 3명의 양손 새끼손가락에 붕대가 감겨있는게 보인다.

“아이씨. 깜짝이야. 야쿠자도 아니고 이런걸로 책임이 되나요?”

“그리고 이년은 선생님께 드리겠습니다. 원하시면 창녀촌에 파시거나 노예로 쓰셔도 됩니다. 아. 필요없으시다면 제가 조용히 암매장하죠.”

“하흐.. 안대..여.. 사려주데요..”
 이야기를 듣자마자 엎드려서 살려달라고 나한테 비는 정은정.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내 발을 잡으려고 하는데 뒤로 살짝 피했다.
이빨이 다 뽑혔는지 발음도 제대로 안나온다.
그녀는 연신 바닥에 머리를 콩콩 찧으며 사죄를 하기 시작했다.


빠각!

난 그 자리에서 그녀의 머리통을 발로 갈겼다.
방금 그냥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내 머리속을 지배했었다.
 자리에서 발라당 뒤로 넘어지며 기절하는 정은정.
힘을 조절했기 망정이지 더 세게 찼으면 죽었을지도 몰랐다.

좌중의 모두가 나의 뜻밖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
특히 노홍수는 내가 보통 독종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는지 눈빛이 더욱 착해졌다.


조폭을 상대할 때는 더 악랄하게 해야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너무 악당같았나?
그래도 속이 너무 시원했다.

“알아서 제가 잘 사용하죠. 아! 맞다. 럭셔리케이파 아저씨?”

“네.. 회장님...”

오호라? 이녀석 봐라? 회장님이라고 나를 부른다.
사회생활을 많이 해본 녀석.

“이렇게 알게된 것도 인연이죠. 제가 앞으로 몇가지 부탁을 좀 드릴게요. 물론 사례는 섭섭지 않게 해드리죠.”

“네?”


나는 럭셔리케이파의 노홍수에게 몇가지 부탁을 전했다.
노홍수는 목숨을 구걸하러 왔다가 뜻밖의 오퍼를 받고 입이 찢어질것 같았으나 참는 것 같았다.
SB그룹의 미래인 나는 그들에게 황금 동앗줄이 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내가 직접 부릴 수족이 필요했다.
보안팀장의 ATK파를 이용하면 강재도의 귀에 들어가기 때문.


나는 노홍수들을 돌려보낸  김양국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럭셔리케이파와의 일은 없었던 일로 해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그나저나 정은정 이걸 어따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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