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화 〉44화 도망치는 너구리
난 얼굴이 벌개졌다.
하지만 나까지 이년처럼 여기서 싸우면 위신 떨어지고 매스콤이라도 타면 진짜 피곤해진다.
SB그룹 사위이자 강아영의 남자 성추행의혹. 이런식으로 찌라시라도 나면...
아.. 시발 차 두대 사 놓을걸. 내가 왜 지하철을 타서 이런 치욕을 당해야되는 거지?
나는 출근길을 거슬러 올라가 경찰서로 그 미친년과 같이 가야했다.
그리고 한시간 정도 시간을 죽이며 전철에 설치된 카메라 판독까지 완료하고 나서야 무혐의로 풀려날 수 있었다.
그녀의 가슴을 건든 건 내 손이 아니라 그 옆에 있던 아저씨의 가방 손잡이였다.
“아니 그러니까 왜 사람이 꽉 차있는 공간에 비집고 타서 이런 난리를 만드냐고요!!”
내가 억지로 타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는 책임전가.
이 미친년은 죽어도 지 잘못은 없다.
이런 사람이 꼭 있다. 자신의 잘못은 인정 못하고 모든일은 남이 잘못하기 때문에 생긴다는 사람.
“아이고.. 고생하셨습니다. 참 유별난 사람 많죠?”
나를 달래주는 경찰관.
“아니 경찰관아저씨. 유별나다뇨? 요즘 같은 세상에 그렇게 색안경끼고 국민을 대하면 되겠어요? 소속과 이름이 뭐예요!!?? 민원 넣어야겠어요!!!”
“허허허..”
“이름과 소속이 뭐냐고요!”
나는 그녀에게 한마디를 했다.
“아가씨. 실수를 했으면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야되는거 아닌가요?”
“제가 무슨 실수를 했는데요? 아저씨가 여자였다면 저처럼 안했을거 같아요??”
와 씨발. 씨이발...
내가 참다참다 더 이상 못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크를 불러서 죽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
- 내가 먼저 말걸어서 미안한대... 얘 재생성 시킬까?
“아니야.“
내 분노와 스트레스 수치를 라크가 읽었나보다.
위기나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절대로 먼저 말을 걸지 말라고 했던 명령을 내렸었는데, 지금 라크는 이 상황이 나에게 위기에 근접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아니, 준 위기상황이다. 머리가 폭발하기 일보직전이었으니까.
신고자 신분을 확인할때 그녀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확인하고 머릿속에 입력해두었다.
한번 본건 잘 잊지 않으니까.
정은정. 010-XXX-XXX
나는 당하고는 못사는 사람이다.
사무실에 김성은 차장에게 조금 늦는다고 이야기를 하고 나는 택시를 타야했다.
그리고 나는 전화 한통을 돌렸다.
뚜르르르르.
- 여.. 우리 아우아니신가! 어째 요즘 잘 지내시나?
“예 형님!! 잘지내시죠? 한가지 조그만 부탁 드릴게 있어서 전화드렸습니다.
- 무슨일 있어?
“큰일은 아니구요.”
나는 자초지종을 최학수 검찰총장에게 말그대로 일러바쳤다.
무고죄와 다른 죄를 씌울 수 없는지.
- 에이 썅년이네. 죄가 나오게 하면 되지. 뭐. 무죄나도 계속 법원으로 출근하게 해줄게. 일상생활 못하게 하는거야 뭐 우리 일이니까.
“형님! 말씀만 들어도 진짜 제가 맺힌 한이 다 풀어집니다! 감사합니다!! 형님 펀드는 제가 책임지고 두배수로 만들어놓겠습니다!!”
- 허허허허. 두배까지는 뭐 바라지도 않고오~~ 하여튼 고마워??
나는 전화를 끊고 스트레스로 밀려온 신물을 억지로 삼켰다.
원래... 악은 악으로 상대하게 하면 된다.
* * * *
오늘도 인포데스크에 한미선이 보이지 않았다.
갑작스레 휴가를 냈다고 했는데 요즘 상황이 상황인지라 신경이 크게 쓰였다.
확인해야지 하면서도 워낙 급한일들이 많이 터져서 한미주에게 물어보는 것도 까먹었었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비서실에서 남태희와 남서희가 반갑게 나를 맞아줬다.
“어머 실장님~~♥ 잘지내셨어요?”
팔짱을 끼면서 반가워하는 추미아 대리.
일전에 접대 중 난교 타임때 박아줬는데 박자마자 보짓물을 왕창흘려서 깜짝놀랐던 고양이상의 그녀.
허리를 두세번 움직였을 뿐인데 내 좆에 가버렸던 아이. 백현국 대표와 파트너로 늦게까지 물레방아를 찧던 그녀다.
“회사에서는 좀 조심하지?”
나는 급작스레 팔짱을 낀 그녀를 힐책했다.
그제서야 자신의 실책을 느낀 그녀가 고개를 숙여 사죄를 했다.
“어머.. 죄송합니다 실장님. 너무 반가운 마음에..”
“나도 반갑긴한대 회사는 회사예요?”
“네. 죄송합니다.“
“실장님 커피 내려드릴까요?“
남태희가 방긋 웃는다.
“아 그래 고마워요? 난 잠시 한실장 좀 만나고 나올게?”
“네에~~”
나는 한실장이 한참 통화를 하고 있는 와중에 그녀의 방으로 들어왔다.
영어로 통화를 하는데 그녀가 회장님의 거취를 묻는 통화다.
그녀는 내가 온 것을 알고 깜짝놀랐다.
통화를 계속 하면서 일어서 나에게 목례로 인사를 했다.
“오케이 바이.”
전화를 끊고 나를 바라보며 어쩔줄 몰라하는 한미주.
“주님..아니..실장님.. 오셨습니까..”
“응. 무슨 통화야? 회장님이 휴가를 연장한다고?”
“급작스럽게 회장님이 안식년 휴가를 쓰신다고 하네요.”
“뭐??”
안식년 휴가는 보통 교수직에 있는 사람들이 1년정도 쉬는 휴가를 이야기하는데 대기업 회장이 안식년을 쓴다는건 상식적이지 않은 이야기였다.
“주요 의사결정은 원격에서 진행하신다고 하시고요. 5억원 이하의 결정은 박한호 전무의 결제 아래 CFO 최문열 상무와 상의 하라고 지시 내리셨네요.”
“허...”
이건 상식적이지 않다. 이번 SB그룹에 투자회사를 만드는 중요한 시기인데 이를 원격에서 어떻게 처리하려고 하는걸까? 물론 못할건 없지만 이런거는 직접 주도해서 진행하던 강재도가 이렇게 갑자기 안식년 휴가를 낼리는 없다.
“여기 혹시 그런거 있어?”
나는 천장과 구석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도청이나 카메라가 있는지를 물어봤다.
“아뇨. 없어요. 앱솔루틀리 낫.”
“늙은 너구리가 눈치챈거 아니야?”
오늘 당장 은빛알약을 먹여서 SB그룹을 차지하려고 했던 작전에 큰 차질이 생겨버렸다.
“그럴리 없어요. 저번주의 3일간 휴가는 원래 예정된거였는데. 갑자기 미국으로 떠나시더니 안식년 휴가를 내셨어요.”
“1년?”
“네...”
“연락은 어디서 온거야?”
“미국 워얼싱튼 지사에요. 지금 거기에 있대요.”
“젠장...”
일이 꼬여버렸다. SB그룹을 먹는 플랜은 어쩔수 없이 늙은 너구리가 도망치는 바람에 한동안 스탑이다.
그것보다 김득렬에 관련된 내용을 강재도를 통해서 알아내려고 했는데 그것도 같이 꼬여버렸다.
모든게 미스테리로 남게 생겼다.
갑자기 드는 생각.
나는 그녀에게 김득렬의 사진을 보여줬다.
“너 혹시 김득렬 알고있냐? 김현준의 아버지?”
“아니요. 처음 봅니다.”
“이 사진을 넘겨줄테니까 강남프레스티지에 속해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전부 보내. 혹시라도 그 녀석을 보게 되면 절대 피하고 나에게 알려라. 우리에게 엄청난 위험인물이다.”
“네.. 실장님.”
“절대 내가 주님인거 프레스티지 애들한테도 이야기하지 말고. 이건 명심해.”
“네. 실장님”
나는 SB그룹에 대한 플랜을 잠시 머리밖으로 밀어내고 한미주가 가지고 있던 은빛알약을 회수했다.
그리고 천천히 돌아 나오는데 이곳에 온 원래의 이유가 생각났다.
이번에도 까먹을 뻔 했다.
“아참. 한미선. 걔는 어디간거야?”
“아~ 실장님이 많이 궁금해하시다니~ 미선이가 들으면 좋아하겠네요. 그 아이 어제는 저희 집으로 이사하느라 휴가를 썼고요. 오늘은 교회 이사 때문에 김하늘에게 보냈어요.”
“아 집을 합쳤군. 잘했어.”
한미주가 조용히 고개를 조아렸다.
“강재도가 없으니 비서실과 비밀의방에 가끔씩 들러주세요. 피로를 풀어드릴게요. 프을리즈~”
비서실은 18층 회장실과 내부 계단으로 연결되어있고 강재도는 피곤할때마다 내려와서 비밀의 방에서 피로를 풀고 갔었다. 비서실 애들 중에 스포츠마사지와 각종 마사지를 배운 아이들이 꽤 있다고 했다.
“실장님 지금 어떠세요? 우리 애들중에 마사지를 꽤 잘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갑자기 솔깃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생각할게 많고 긴장이 계속 유지되는 바람에 목뒤가 뻐근하고 자세도 요즘 많이 흐트러졌다. 헬스를 다시 다니려고 생각을 했었다.
나는 한미주의 안내를 받아 강재도의 프라이빗룸으로 향했다. 10평 남짓한 공간에 호텔침대와 비싸보이는 자동 안마의자와 태국같이 마사지가 발달된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마사지 전문 침대가 놓여있었다.
마사지샵에서 맡을 수 있는 정체불명의 꽃향기가 은은히 맴돌고 있고 요가할때 들을 수 있는 경음악이 귀를 쫑긋해야 들릴 수 있을 정도로 조용히 깔린다.
“여기 누워계세요. 다 벗고 계셔도 좋아요. 저희 애들로만 불러놓을게요.”
옷을 천천히 벗는 동안 미주는 밖으로 나갔다.
나는 마사지 침대에 팬티만 입고 누워 자연스럽게 보이는 천장의 패턴을 아무 생각없이 관찰했다.
복잡해지는 머리속이 조금씩 정리가 되는 듯 싶었다.
문이 다시 열리고 애들이 우두두 몰려들어와서 살짝 당황했다.
마사지를 떠올리면 편안한 로브같은 옷을 입고 들어올텐데 회사다보니 다들 정갈한 오피스룩을 입고 들어온다.
한명 한명의 얼굴이 낯이 익었다.
저번 주. 접대 때 익숙해진 그녀들.
남태희와 남서희 쌍둥이 뿐만 아니라, 아까의 추미아 대리, 김희진 대리와 강사랑도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을 진두지휘 하는 건 한미주.
그녀들이 들어오니 조금 못 미더워지기 시작했다. 실력이 안되니 머릿수로 커버를 하려는 건가?
“한실장도 마사지를 해?”
“호호호. 아니예요. 저는 그냥 이 아이들이 하던걸 배워서 한번 실습 겸 들어온 거예요. 실장님께 잘보이고 싶어서요. 잇츠어 프랙티스”
전략기획실장과 비서실장은 동급이다.
그런데 자신들의 보스가 직접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나에게 극존대를 하는 상황에 나머지 아이들이 살짝 당황해하는 눈빛이다.
게다가 옷을 나 혼자 벗고 있으니 조금 민망하다.
다들 이미 옷을 벗고 몸의 대화를 나눴던 사이.
팬티를 입고 있다지만 왠지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민망함에 고개를 살짝 들고 웃어주자 수건을 하나씩 들고 있던 그녀들 모두 환하게 웃으며 화답을 해줬다.
나는 그녀들에게 부담을 덜 주기 위해 눈을 감았다.
“편하게 누워계셔요. 실장님.”
나른한 추미아 대리의 목소리. 아마 안마조를 리드하는건 그녀인가 보다.
그리고 내 양다리 양팔을 하나씩 담당해 위치하고 내머리위에 누군가가 섰다.
동시에 부드러운 손길이 내 전신을 동시에 마사지하는데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이 새어나왔다.
피로가 뭉쳐 근육이 뭉친 부분을 손으로 살살 문지르며 풀어주는 솜씨가 5명 모두 보통이 아니었다.
“더 세게 해드릴가요?”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몸이 녹아서 풀어지는 기분. 감미로운 음악소리와 그녀들의 조용히 내뱉는 따뜻한 숨결들.
그리고 전신이 노곤해지는 마사지에 나도 모르게 아저씨들이 사우나 갔을때나 내는 크흠 소리를 반복해 냈다.
태국에서 받았던 고급 타이마사지를 능가하는 솜씨다. 보통 그쪽은 주먹이 남자만한 아줌마들이 무식하게 마사지를 해주는 방식인데 힘은 그 아줌마들과 비슷하지만 손길은 더욱 부드럽다.
회사에 이런 천국이 있다는걸 누가 알고 있으랴.
한 15분 정도 천상의 마사지를 맛보고 있었을까?
나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었나보다.
잠이 들었다가 깨니 나도 모르게 발기되는 자지.
모닝라이즈와 같은 원리라서 이건 발정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갑자기 팬티를 뚫을 듯 커지는 자지에 5명의 손길이 조금씩 엇나가버린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녀들의 시선이 어디로 향했을지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그때였다. 용감한 누군가가 나의 팬티를 벗기는게 아닌가?
그와 동시에 내 자지는 허공을 찌를 듯 솟구쳤다.
이내 따뜻하고 축축한 입술이 내 귀두를 베어물었다.
나는 깜짝 놀라 누구인지 확인을 했고, 나머지 여인들도 주무르는 손길이 한없이 약해졌다.
“쏘리~ 죄.. 죄송해요.. 나도 모르게 그만...”
한미주였다.
그녀는 사과를 하면서 계속 내 자지를 빨고 있었다.
“후르르릅.. 츄릅.. 츄르릅.. 슈릅슈릅 죄송해요.. 하아.. 실장님...”
혀를 밖으로 내밀어 귀두를 돌리는 테크닉까지 선보이며 내 자지를 독차지한 그녀.
차마 나를 쳐다보지는 못하고 자지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나머지 아이들은 얼굴이 빨개지며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자신들의 보스가 전략기획실장님의 자지를 빨고 있다는 믿지 못할 상황에 깜짝 놀란 듯 싶다.
하지만 열정적인 한미주의 블로우잡은 계속되었고 나머지 다섯명의 마사지도 재개되었다.
이제야 그녀들은 내가 한미주의 완벽한 윗 사람인걸 알아버렸는지 마사지에 진심이 담기는 것 같았다.
“하응.. 하응~~ 실장님.. 자지.. 너무 좋아...쏘 딜리셔스!”
추잡한 혓놀림소리와 비서실 보스의 애원하는 신음소리가 비밀의 방에 울려퍼진다.
이건.. 꽤 만족스러운 마사지다.
나는 한미주가 이전처럼 과격하지 않게 사까시를 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 또한 나를 배려한다는게 느껴졌다. 마사지를 받고 있는데 갑자기 한미주가 삘받아 식도섹스를 시도한다면 좀 애매하잖냐.
그녀의 사까시는 이곳 분위기에 어울리는 혀로 하는 귀두 마사지였다.
역시 천재적인 두뇌.
배려는 똑똑해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렸다.
그리고 나는 한미주가 부드럽게 사까시를 하는 덕에 다시 노곤노곤해지는 마사지를 온몸으로 느끼며 조용히 잠들 수 있었다.
따뜻한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주는 느낌에 잠에서 깼다. 자지도 깨끗히 닦고 팬티를 입혀주는 한미주.
사정을 안해서 아쉬워하는 눈빛이지만 나는 사정을 하러 온게 아니라 마사지를 받으러 온거다.
5명이 내 옷을 입혀주는 걸 도와주자 로마의 황제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는 회사다.
“수고했어. 다들.”
“네 실장님...”
나는 한미주가 건내주는 차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 비서실을 나섰다.
센스있게 태희가 모닝커피를 받아놓고 부끄러운 미소를 주며 나에게 건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