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38화 풀리지 않는 퍼즐
동경하던 아이돌의 사까시를 즐기며 참치회를 먹는 행복한 시간은 너무도 빨리 지나갔다.
내 정액을 마시며 은혜 받았다고 행복해 하는 김하늘을 자리에 다시 앉혔다.
삼키기가 아까운지 입에 잔뜩 정액을 머금고 앉은 그녀.
“지금 교회에 성도가 몇명이나 있지?”
“네.. 즈금 슴배명있슴니다”
“그 입안에 들은 그거.. 그냥 마셔. 아끼지 말고. 나중에 또 줄게.”
내 말에 환희를 느끼며 꿀꺽 삼키는 김하늘.
너무 맛있게 먹고 혀를 낼름거리는 모습.
아 씨발 침고여.
내 정액에 침이 고일 줄이야.
김하늘이 너무도 맛나게 삼켜서 나도 맛을 보고 싶을 정도다.
“주님... 감사합니다. 저에게 이런 놀라운 은혜를 내려주시다니...”
여전히 그녀는 내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조용히 머리를 조아리며 소가 되새김질 하듯 입안에 가득찬 정액의 향을 다시 맛보고 있다.
“300명이 있다고?”
“네 맞습니다.”
“애들은 어떤식으로 말을 듣게 하는거지? 세뇌 같은 건가?”
“아.. 아닙니다. 올때부터 무언가 간절히 원하는 아이들 위주로 선발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기댈 수 있게 하고 자존감을 키워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나는 김하늘의 포교방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들었다.
보통 종교에서 많이 하는 행동이다.
사람들이 종교로 원하는건 돈이 아니라 자존감이니까.
가난한 사람들도 교회에가면 부자들과 마찬가지로 권사님, 집사님 소리 들으며 대접을 받는다.
매일 쓰레기를 버리고, 아파트 경비로 노예처럼 부림 받던 할아버지도 장로님 소리를 듣고 위안을 받는다.
그들은 부자는 천국 못간다는 내용에 더 환장을 한다. 사람의 심리를 노리는 아주 악질적인 포교방식.
없는 사람의 주머니를 터는데 아주 멋진 논리도 있다. 헌금을 바치면 죽은 다음 집이 커진다는 논리.
집없이 사는 불쌍한 사람들은 자신이 힘들게 번 돈을 전부 바치며 천국에서는 아파트에 사는 꿈을 꾸며 희망을 헌금이라는 포장이 된 현찰로 산다.
그런데 생명의 성소교회는 자존감도 세워주고 헌금을 받는게 아니고 오히려 돈을 준다. 그리고 연예계에 데뷔도 시켜주고, 큰 돈을 벌 기회를 만들어준다.
이건 예쁘지만 돈이없거나 왕따를 당한다거나, 기댈 곳 없는 여자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이 없었다.
보통 텐프로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보도방에서 시작해서 쩜오를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지를 팔아 돈을 모으며 자비로 성형을 하고 점점 이뻐지는 방식인데, 생명의 성소교회를 통하고 강남 프레스티지 로얄싸롱에 텐프로로 스카웃 된다면 몸을 안팔고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안되도 부자, 잘되면 YSP를 통해 연예계로 데뷔.
그리고 잘된 언니들이 매주 교회에 와서 같이 옆에서 예배를 드리며 친해진다.
상처받던 영혼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삶의 희망을 만들어준다.
와! 시발 생각보다 더 대단한대?
그리고 교회니까 세금도 안내고, 헌금은 기부금으로 세무처리가 가능하니 대박 비지니스 모델이다.
나는 이 비지니스모델을 좀더 확장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엄청난 대박건수를 잡고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성녀라는게 있다고 했다. 대충 들어보니 주님의 신부라고 한다.
교회 지하에 김현준이 직접 창조를 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다.
주중에 한번 들러서 뭔지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를 확장하는 부분에 대해서 그녀들과 이야기를 더 나눴다.
헌금을 걷지 않는 부분은 개선을 해야했다.
돈을 버는 애들에게는 헌금을 걷게 하는게 맞는 이야기였다.
텐프로로 돈을 벌고 교회에 나오면 헌금을 해야지.
십일조도 하고 말야. 새신자를 제외하고는 건축헌금도 걷으라고 이야기했다.
주님의 말씀이니 아마 다음주 부터 바뀌겠지.
김하늘과 한미주를 보내고 사무실로 올라왔다.
나는 오후 내내 모니터를 켜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업무도 많았지만 정리할 생각이 너무 많았다.
김현준의 유산을 정리해야 하는 생각에 마음이 두근거렸기 때문이다.
사이비 종교의 신이 되는 것도 꽤 나쁘지 않은것 같다.
아. 사이비는 아니다. 오히려 기존의 종교보다 더 좋다. 돈도 벌게 해주고! 연예계도 데뷔시켜주고!!!
근데 힘을 갖게 되니, 뭔가 내 안의 모럴이 조금씩 엇나가는 느낌을 받게되는 건 왜 인걸까.
너무 악해지지 않게 스스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라크의 마스터인 김현준도 결국 파멸을 했지 않나. 카톨릭같이 라크를 노리고 있는 적이 아직 남아있으니 충분히 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점이 있어서는 안된다.
나는 천천히 플랜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뭔가 찝찝한 마음이 한구석에서 계속 밀려온다.
아??!!
갑자기 그녀들과의 대화에서 퍼즐의 빈틈을 발견했다.
최근에 재생성한 한미주와 한미선은 그렇다 치더라도, 강남 프레스티지 로얄싸롱과 생명의 성소교회가 운영되는건 얼핏 잡아도 2년은 지났다.
몇개월만에 만들어질 만한 프로세스가 절대 아니다.
게다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김하늘이 전도사가 된 건 1년은 족히 되었다.
6개월 전의 일은 기억 못하고 있지만, 아마 그 전부터 김하늘은 생명의 성소교회의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었을거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김현준의 머리가 뛰어나다고 감탄을 계속 했었는데, 24살의 머리에서 교회와 텐프로를 엮는 이런 프로세스가 나온다는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천재가 떠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아니고 많은 사회 경험이 있거나 교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떠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다.
바로 김현준의 아버지 김득렬처럼.
생명의 성소교회는 원래 김득렬의 교회였고 그가 원래의 담임목사였다.
그는 김현준이 6개월전 교회를 차지하고 난 뒤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했다.
나는 김현준이 그를 죽였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현준이 죽었을 때 외친 말이 자꾸 마음속에 걸린다.
“아버지가.. 왜 날... 아버지... 왜..”
설마...김득렬이 살아있고, 그가 김현준을 죽인건가?
나는 이 모든 사건을 머리속에서 재조합을 해봤다.
만약 김득렬이 배후라면?
왜 자기 자식을 죽여가면서 라크가 죽기를 바랬을까?
김득렬은 왜 라크라는 어마어마한 무기를 김현준에게 넘겨 주고 왜 카톨릭을 통해 제거를 한걸까?
라크에게 김득렬을 물어봐도 전혀 모르고 있다.
학습데이터와 저장데이터가 복구되면서 날라갔기 때문.
이 부분은 아무래도 풀리지 않는 퍼즐이다.
시기로 보건데 김하늘을 재생성한건 김현준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하늘이 결혼을 이유로 해외로 나간 시기가 2년전의 뉴스에 나왔었고 그 이후의 소식은 국내 뉴스에 없었다.
그리고 24살 김현준이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30살의 김하늘을 재생성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김득렬이 김하늘을 재생성했고, 그가 원래 라크의 주인이었을 가능성이 70%이상이라고 본다.
그러면 또 꼬이는 부분이 생긴다.
김득렬은 라크를 제거하고 싶었던게 분명하다.
왜??!!
일단 그 부분은 중요하지 않다.
라크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김득렬이 알아차린다면?
내가 새로운 주님으로 라크를 데리고 온 걸 김득렬이 알아차린다면?
아마 그는 나를 제거하러 올거다.
카톨릭 자폭 신부들이 떼거지로 몰려올 수 있다.
나는 지금 졸라 위험한 상황인거다.
씨발.
김하늘에게 새로운 주님이 왔다고 알리는건 명백한 내 실수였다!!
아 시발. 왜 이제야 이 생각을 한거지!
김현준을 너무 과대평가했고, 라크를 얻고 너무 자만했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김현준이 죽을 때 그 한마디를 나에게 하지 않았다면 전혀 모르고 지냈을 수도 있다.
내가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도 모르고.
아니다.
김득렬은 아직 내 존재를 모르고 있다.
김현준과 동일한 상황이다.
전도사 김하늘... 김하늘을 지금 당장 죽여야한다.
그녀가 살아있으면 김득렬이 내 존재를 알아낼 수 있다.
김하늘은 분명히 김득렬이 재생성한 존재니까.
나는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르르르
- 주여...
“혹시 나와 만난거를 아는 사람이 있느냐?”
- 한민주 사장 외에는 없습니다.
“내가 남긴 문자의 주소로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말고 당장 와라. 아무도 몰래 와라.”
김하늘에게 누구에게도 절대 말하지 말고, 그대로 우리집으로 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우리집에서 조용히 처리하거나 감금을 통해 집안일이라도 평생시킬 요량이었다.
- 그런데 지금 누가 교회를 향해 올라오고 있습니다. 신부님 복장인데 외국인입니다.
아 씨발!!! 이게 뭔일인가?
카톨릭이 벌써 눈치를 챘다고??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머리를 굴렸다.
카톨릭이라면 김현준의 정체를 알고 왔을 가능성이 높다. 생명의 성소 교회가 김현준의 유산이라는게 밝혀지면 끝장이다.
그리고 내 정체까지 밝혀질 위험이 있다.
나는 회의실 책상위에 있는 A4용지에 빠르게 글을 써가며 머리를 굴렸다.
내가 당황하면 끝이다.
“잘 들어. 내 존재를 나 이외에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된다. 그리고 김현준은 잘 모른다고 해. 사진을 보여주며 물어보면 그냥 신도라고 몇번 본것 같다고해.”
- 오 주여... 알겠습니다..
“일단 문을 잠그고 강남프레스티지 로얄싸롱과 YSP와 연관된 모든 자료를 폐기해라. 양이 얼마나 되지?”
- 예배당 뒤쪽에 사진들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자료는 다이버 클라우드에 있습니다.
“잘됐군. 그 사진들만 폐기하고 나에게 다이버 클라우드 아이디와 비번을 문자로 보내. 그리고 전화를 끊으면 119에 신고를해. 112로 하면 늦게오니까 119로 전화해서 누가 침입한다고 신고해. 그리고 난뒤 유심칩을 빼서 없애도록. 아.. 그 십자가는 다른데 치워놓고.”
- 네.. 주님.. 알겠습니다.
잠깐 또 뭐 놓친게 없나?
아!!
“혹시 너를 납치를 하려고 하면 혀를 깨물고 순교를 해라.”
- 네??
“그게 너의 구원이요. 내 옆에서 영원히 영생하리니.”
- .... 오..주여.. 감사합니다.. 드디어 제가 구원받을 기회오다니...
지금 김하늘의 떨리는 목소리로 미뤄봐서 구원받는데 목숨걸었으니 자칫 잘못하다간 스스로 납치당하길 원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억지로 납치해달라고 조르지말고. 그 녀석들이 납치하려고 하면 순교하는거야. 명심해!”
- 오.. 주여... 감사합니다..
딸깍.
전화를 끊으며 영 마음이 찜찜했다.
누군가를 자살시킨다는 건 그리 좋은 경험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카톨릭에서 뭔가를 눈치채고 생명의 성소 교회를 방문한거다.
납치가 되더라도 김하늘은 자살할테니 내 정보는 묻힐거다.
아니. 꼭 그래야했다.
나는 회의실에서 통화를 마치고 난 뒤 안절부절했다.
더 이상 사무실에 앉아있을 수 없었다.
“나 잠깐 외근하고 올게.”
“네 실장님 다녀오십시요!”
주차되어있는 나의 애마.
김현준의 집에 이전에 설치했던 도청장치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오늘 날짜로 쭉 듣는데 집에 아무도 없는지 한참 동안 조용했다.
그리고 2시간 전의 녹음.
와장창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가 뭔가를 뒤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어로 들리는 소리.
교회를 찾아왔던 신부들인 모양이다.
“킴이 이곳에서 오랫동안 지낸 모양입니다.”
“여기에 교회 주보가 있어. 생명의 성소교회?”
“한국 정부에 어떻게 설득을 해서 조사협조를 받아야될지 모르겠네. 일단 마이크사제 자네가 한국정부를 잘 설득해봐.”
“뭐라고 설득해야될까요? 라크를 찾는다고 하면 미친놈 취급을 할텐데요.”
“미국의 CIA를 통해 한국정부에 요청해. 지구의 존망이 걸린 문제야.”
“루터 사제님. 저는 계속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진노의 날이 와야 우리가 구원받는게 아닐가요?”
“마이크 사제. 지금 자네의 신앙을 의심하는건가? 교황성하께서 말씀하셨네. 이들은 요한계시록의 예언된 그들이 아니라 지구를 멸망시키기 위한 악이라고.”
“네.. 죄송합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라크가 몇개나 있을까요?”
“그건 나도 알수가 없지. 죽음의 교단 말고 라크를 제대로 다루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충격이였어.
준현킴 그 놈이 미국 대통령을 노리지 않았다면 존재 조차 몰랐겠지.”
잠깐만!
나는 녹음을 잠시 멈춰서 다시 들어봤다.
영어 대화라 잘못 들은게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다시 되돌려 들어도 지금 들은건 잘못 들은게 아니었다.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김현준이 한거라고?
게다가 라크가 한국에는 몇개 있을까 라니?
그리고 죽음의 교단??
나는 라크를 바라봤다. 이녀석도 쫑긋대며 대화를 듣고 있는게 느껴졌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