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906화 (906/923)

0906 / 0923 ----------------------------------------------

12장

진우의 용광검이 그러하듯, 1급 유물은 특별한 자격이 갖춰져야 사용이 가능하며, 자격이 없는 이들이 사용하면 크나큰 대가를 치뤄야만 한다.

특히, 선과 악을 가리는 유물은 그 대가의 정도가 매우 큰데, 다소 경직되긴 하지만 사람들을 위해 싸우는 이벨은 누가 뭐라 해도 선한 가치관을 가졌고, 진우는 모든 공격을 다 막는다는 이지스 방패를 들고 와도 커버가 불가능한 절대 악이다.

거기다 자신의 욕망 때문에 수많은 피를 묻혀온 여제 또한 악 성향의 인물이기에, 악을 벌하는 삼지창, 트리슈라는 자신의 몸과 닿아있는 악인들의 기운에 격렬한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진우는 노획한 트리슈라를 사용하다가 이러한 부작용을 알게 되었기에 자살에 가까운 특공용 무기로서 사용하고자 생각했지만, 트리슈라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패널티’ 를 가지고 있었다.

2명의 악인이 자신의 몸을 고정시키고, 아무리 충격을 줘도 떨어놓질 않으니 악을 벌하는 삼지창인 트리슈라가 분노하게 된 것이다.

콰치지지지직---!!

이성이 없는 하급 유물들을 조종하기 시작한 트리슈라는 주변에 널려져 있는 수백점의 유물들이 가진 힘을 끌어모아 더더욱 강력한 전력을 가하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트리슈라의 힘이 커져나가기 시작했다.

“끄으으으으!!”

“크으으으으!!”

여제와 진우는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 타액을 흘리면서 고통어린 신음성을 흘렸지만 진우는 여제의 몸에 박아넣은 트리슈라를 절대로 떨어뜨리지 않았다.

콰르릉--!!

트리슈라의 분노는 계속해서 커지기 시작하였고, 트리슈라를 중심으로 거대한 먹구름이 일어나더니 마른 벼락이 내리치기 시작하였다.

콰릉! 꽈르르릉!

파치치치치치------!!

“~~~~~~~!!”

“------!!”

두 남녀는 비명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할 정도의 고통으로 의식이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하였으나, 진우는 전기 충격으로 제대로 된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없는 와중에도 여제가 죽기 전까지 절대로 놓지 않겠다며 이빨이 으스러지도록 꽉 깨물었다.

치직- 치지직-

악마를 벌하는 신의 창, 트리슈라의 힘으로 흘러나오는 강렬한 전력은 진우와 여제뿐만 아니라 주변의 땅까지 악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마치 전염병이 돌듯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초록색의 잔디들과 이름 모를 들꽃들이 칙칙한 갈색이 되며 축 늘어진다.

그들을 중심으로 땅이 황폐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때, 점점 어두워지는 그의 시야에서 기묘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ㄱ@%^&@#$&[1001ㅁㄱㅁㄴㅇ]?-

“끄드으으으윽----!!”

진우는 눈 앞에서 일어난 이상한 메시지를 보고선, 온 몸이 전기로 구워지는 와중에도 왠지 모르게 거기에 집중해야만 한다고 본능이 울부짖음을 느낄 수 있었다.

-ㄹ「ㅂㅇ%!*([email protected]*)$」?-

뭐라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문자들이 눈 앞에서 어른거린다.

콰아아아아앙!!

“끄르륵! 끄르르르---!!”

“~~~~~~~!!”

그 때, 하늘에서 강렬한 번개가 트리슈라를 향해 내리치자, 진우는 지체장애인처럼 목이 어깨쪽으로 꺽이고, 팔과 다리가 움츠러들며, 여제는 눈이 뒤집히면서 흰자만을 드러낸채로 입을 뻥끗거리게 되었다.

-소%!(@ㅈ*%^*)@

-ㄹ32^*#ㅂ!$!&(#4

-ㅎ111&()#613(#!!

뒤이어 진우의 눈에 기묘한 문자들의 내용이 더 많아졌다.

하지만, 문자는 마치 화질이 나쁜 옛날 TV마냥 여기저기가 깜빡이며, 제대로 된 문자의 구조조차 갖추지 못하였다.

-위「럼03(@([email protected]!!!7

콰치지지지지직-----!!

트리슈라는 끝까지 진우가 놓지 않자, 더더욱 자신의 힘을 넓혀나가며 수많은 유물들의 힘을 끌어모으기 시작하였고, 진우의 손을 중심으로 몸의 피부가 벗겨지듯이 타들어가며 온 몸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때, 트리슈라의 저항으로 더더욱 강력한 전기 충격을 당하게 된 진우의 눈에 드디어 메시지의 문자가 얼추 보이게 되었다.

-손 진우

-레벨 : 999

-경험치 : 999999999999/999999999999

-국적 : 한국

-직업 : 삼태극 총수

-보유 능력 : 신체 강화11.8[+], 통ㄱ*#력??, 암살&@*@+, 재생 능력 11[+]……………………………

-보유 포인트 : 9999

상태창.

그것은 진우가 리미트 브레이커를 즐길 때 많이 봐왔던 상태창의 내용이었다.

그런데 내용이 조금 이상하다.

신체 강화, 재생 능력, 신체 변형, 기계학 지식, 이러한 기술들은 정상적으로 보여지는데, 진우의 기억속에선 찾을 수 없는 이상한 능력들이 깨진 문자와 정상적인 단어가 섞인 채로 등장한 것이다.

무엇보다, 레벨과 경험치, 포인트 수치는 이렇게까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진우는 그런 이상함을 눈치챌 정도의 정신머리가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몸을 굽히고 이상한 방향으로 꺽이며, 자신이 원하지 않는 움직임을 자기 멋대로 취할 정도로 진우의 몸과 뇌는 엄청난 전기 충격에 죽기 일보직전이었기 때문이다.

덜덜덜덜--

진우는 트리슈라를 잡지 않은 손을 본능적으로 상태창을 향해 부들부들 떨고 있는 손을 가져갔다.

재생 능력이 한계까지 달하면서, 목숨의 위험을 느낀 그의 본능이 ‘살 수 있는’ 방법을 무의식적으로 찾은 것이다.

하지만, 진우의 손은 전기 충격으로 인해 팔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아 상태창을 향해 제대로 팔이 나아가지 못하였다.

“치…치우으으으으으----!!”

그 때, 눈이 뒤집힌 여제가 진우의 발목을 붙잡았다.

콰즉!

손톱이 살을 파고들 정도로 진우의 다리를 강하게 붙잡은 여제는 그의 다리를 들면서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그의 몸을 날려보내기 위함이였지만,

콰르르르릉------

“끄르르르륵!!”

트리슈라가 지금까지의 몇 배에 달하는 전력을 쏟아내자, 입에 거품을 물면서 온 몸을 미친듯이 떨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제의 손톱이 발목을 파고들면서 만든 상처 덕분에, 진우는 오히려 그 고통을 발판삼아 앞으로 팔을 내밀 수 있었다.

진우는 허공에 있는 상태창을 향해 4개의 손가락을 내밀었고, 자신의 보유 능력이 있는 쪽, 특히 ‘신체 강화’ 라 써진 방향으로 검지를 향하였다.

덜덜덜덜-----

진우의 손가락들은 덜덜 떨면서 상태창, 보유 능력란을 미친 듯이 두드렸고, 그렇게 ‘신체 강화 11.8’ 란에 검지 손가락이 닿은 순간,

콰르르르르릉!!

진우가 아공간에서 쏟아부은 모든 유물 무기들을 제어하게 된 트리슈라가 모든 힘을 끌어모아, 먹구름에다 집중시키면서 땅이 쪼개질듯한…아니, 정말로 땅이 쪼개지는 위력의 낙뢰가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티잉!

그 위력으로 진우가 트리슈라를 놓아버리게 되었고, 트리슈라는 진우의 손에 걸리면서 수십m 거리 밖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

“…….”

마치 벼락을 맞고 온 몸이 검게 타버린 만화속 캐릭터처럼 온 몸이 새까맣게 타버린 진우는 힘없이 팔을 축 늘어뜨리면서 무릎을 꿇었고,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상체가 아래로 숙여졌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마치 졸고 있는 듯한 형상이리라.

여제 또한 진우처럼 검게 타면서, 몸에 검은 연기를 모락모락 피우며 눈이 뒤집힌채로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

……

……

몇 분의 시간이 흘러도 두 사람 모두 움직이지 않게 되자, 양 쪽의 반응은 천지차이 수준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이…럴수가…….”

“여제님…이…….”

마치 시체처럼 변한 여제의 모습에 모두가 경악하여 제대로 말조차 하지 못하게 된 칼리 제국의 군인들.

“진우씨! 진우씨이이!!”

“안 돼! 안 돼에에!!”

죽은 것마냥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진우의 모습에 울부짖는 진우의 여자들.

“일어나주세요…….”

이실리아는 자신의 배를 살짝 움켜쥐며 힘없이 무릎을 꿇고 있는 진우를 향해 애원하였다.

“진우씨……. 제발…제발 일어나주세요…….”

결국,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양 손을 깍지 끼듯이 맞잡아 기도하며 진우가 일어나주길, 조금이라도 좋으니 움직여주길 간절하게 기도하게 되었다.

움찔-

순간, 쓰러져 있던 여제의 팔이 움찔거리기 시작하였다.

“끄…끄…으으…….”

여제는 몸을 일으키고자 천천히 상체를 올리면서, 땅이 황폐화되고 쪼개질 정도의 전기 충격을 받았으면서도 생존해있음을 알려주었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삼태극의 모두들은 눈물을 흘리며 누구 하나가 당장 자살해도 이상할 게 없는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움찔-

“어!? 엄마! 보세요!”

그 때, 진우의 팔이 살짝 움직인 것을 본 노아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희망어린 어조로 입을 열자, 모두의 시선이 진우를 향해 집중되었다.

부들…부들…….

무릎을 꿇고 있던 진우 또한 팔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아아!”

그의 팔이 움직이는 모습에 아키가 환희에 찬 눈물로 반응하였고, 삼태극 내부의 분위기는 지옥에서 천국 수준의 변화를 보이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기뻐하기엔 이르다.

“크윽……!”

무릎을 꿇고 있던 진우도 일어서려 하였지만, 무릎의 힘만으로 몸을 일으키기엔 무리가 있었는지, 몸이 앞으로 무너지면서 양 팔과 무릎의 힘을 더하면서 몸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케헥…케헥…….”

진우가 기침을 토해내자, 입에서 검은 연기가 튀어나왔다.

‘앞…이…안보…여…….’

너무나 강렬한 전기 충격을 받아 온 몸이 구워진 진우는, 눈이 보이지 않고 혀가 마비되듯 굳어서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커흑…컥……. 끄…흐으윽……!’

뒤이어 여제 또한 기침을 토해내면서 몸을 일으키려 하자, 진우는 바람이 불어도 온 몸이 아픈 몸을 억지로 올리기 시작했다.

‘나는…질…수 없…어……! 나는…아직……!’

꾸우욱---!!

자신이 앞으로 해야 할 일, 앞으로 즐길 수 있는 일을 생각한 진우는, 양 손에 힘을 주면서 한 쪽 무릎을 세우는데 성공하였다.

‘따먹을…암컷들이…있다고오오옷……!!’

너무나 저열하고 짐승 같은 소망.

하지만, 그것이 삶의 전부인 이 남자에겐 정의의 영웅들이 세계의 평화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것과 비등한 수준의 원동력을 가지고 있었다.

터억!

“카악…카하악……!”

결국, 진우가 여제보다 먼저 일어서게 되었고, 그는 세우기도 힘든 몸을 앞으로 숙이며 팔로 무릎을 받쳐 가까스로 서있게 되었다.

“치…ㅇ…ㅜ…….”

소리를 통해 진우가 일어섰음을 느낀 여제는 진우와 똑같이 혀가 굳었는지 발음이 부정확한 목소리를 힘겹게 냈다.

“ㄴ…ㅐ…가…졌…ㄷ…ㅏ…….”

털썩-

상체를 세우며 몸을 일으키려던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힘없이 쓰러지면서 고개를 옆으로 떨궜다.

“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

눈이 보이지 않고, 머리는 웅웅 울리지만, 여제가 한 말을 똑똑히 들은 진우는 모든 힘을 짜내 포효를 내질렀다.

승자의 포효를.

우주 최강의 전사로 불리우던 칼리 제국의 여제.

그녀는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은하 변방 행성의 전사에게 첫 패배를 겪게 되었다.

뚝-

직후, 진우는 뭔가가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힘없이 뒤로 쓰러졌고, 의식이 희미해지기 시작하였다.

-빨리주인님을적이처리해안전한물러서지치료캡슐-

잠시 후, 주변에서 뭐라고 한꺼번에 외쳐 되는데, 머리가 웅웅 거리고 의식이 희미해지는 진우에겐 알 수 없는 소리로 들려왔다.

하지만, 의식이 희미해져가는 그 가운데서도, 알 수 없는 소리들이 울려퍼져도, 진우는 어째서인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너무나 익숙한, 그러면서도 편한 냄새가 아주 가까이에서 느껴지고 있으니까.

‘이실…리…아…….’

그녀의 체취가 가까운 것을 느끼면서 자신이 안전하다고 확신한 진우는, 온 몸의 힘을 빼면서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이 놓이게 되자 의식이 까마득해진 진우는, 마지막으로 발 밑에서 차오르는 액체의 감촉과 ‘사랑해요’ 를 외쳐대는 이실리아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의식이 어둠속에 잠기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다른 소설 주인공들 : 으오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죽을 수 없어! Or 세계의 평화를 위해 죽을 수 없어!

진우 : 따먹을 암컷들이 남았는데 억울해서라도 못 죽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나오는 진우 클라스 ㅋㅋ

원래는 더 짧은 내용이었는데 이렇게 끝내면 너무 임팩트가 없다 싶어서 적당히 살을 붙이다보니 예상보다 더 길어져 한 편을 다 써버렸네?

이제 여제와의 승부는 진짜 끝.

남은 건 뒷이야기와 여제 조교, 그리고 조교 후의 엔딩 뿐이다!

진짜 끝이다! 끝이라고! 내가 씨발 이 자딸 소설을 여까지 끌고 왔다고 이 씨발놈들아!

한 200편 쓰다가 인기 없고 욕존나 쳐먹을 테니 그 쯤에서 대충 습작 처리하면 되겠징~ 라는 마인드로 썼던 소설이 900편 넘게 왔다고 이 씨부랄 잡것들아!!

하아....이제 진짜 끝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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