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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배양액처럼 생긴 물이 강화 유리로 만들어진 원형통에 가득 차 있고, 그 안에는 산소 마스크를 쓰면서 오른팔에 붕대를 맨 노아가 알몸이 된채로 두 눈을 감고 있었다.
뽀글- 뽀그르륵-
순간, 입에서 공기 방울이 튀어나오며 두 눈을 뜬 그녀는 처음엔 당황하듯이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자신이 어디에 들어가 있는지 확인한 이후에 안도감과 함께 몸에 들어간 힘이 빠졌다.
꿀럭- 꿀럭- 꿀럭-
잠시 후, 치료액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기분좋은 부유감을 느끼던 노아는 바닥에 발을 딛고선 잘려나간 팔 부분을 어루만졌다.
찌릿-
“큿…….”
마치 오랫동안 팔을 누르면서 잠을 잔 것 마냥 팔이 저리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이.
철컹!
치료 캡슐의 문이 열리자, 밖으로 나온 노아는 한 쪽 구석에 놓여져 있는 수건을 염동력으로 끌어와 자신의 몸을 닦아냈다.
지잉-
“언니!”
그 때, 노아가 의식을 되찾았다는 소식을 듣게 된 하린이 치료실 안으로 들어오며 노아의 품 안으로 스스로 들어갔다.
“자…잠깐…팔이 저려…….”
“아, 죄송해요.”
팔이 너무나 저린 노아는, 잘려진 팔을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피가 제대로 통하도록 유도하였다.
“내가 의식을 잃은지 얼마나 됐어? 그랜드 아크는? 우리가 기절한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어?”
“잠깐만요, 언니. 일단 위기는 벗어났어요. 그러니 일단 진정하세요.”
하린은 자신이 느꼈던 의문을 똑같이 느끼는 노아를 향해, 자신의 신호기를 작동시켜 홀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언니는 하루하고 반나절 동안 치료 캡슐 신세를 지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건 우리가 기절하고 있는 동안 주인님께서 겪은 일이시구요.”
홀로그램은 노아의 의문을 모두 해결해줄 수 있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갑자기 튀어나온 여제. 그리고 예언의 사진대로 흘러가는 상황. 뒤늦게 찾아온 남궁 신과 대화를 하던 여제는 페리샤가 연 격납고를 통해 빠져나갔고, 지하드 안으로 들어온 이벨은 여제에 의해 기절한 그랜드 아크를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그 이후에 자신들은 치료 캡슐로 이동되었고, 치료가 완료된 것이 바로 지금.
“운 좋게 살아남았네…….”
그 모습을 본 노아는 그야말로 ‘행운’ 이라고 밖에 이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였다.
남궁 신이 여제에게 뭐라 말하면서 협력을 이끌었는지 몰라도, 그 오만한 여제가 삼태극을 도와준다는 선택지를 골랐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나 마찬가지다.
“주인님은?”
“다행히 이 영상이 끝나고 대충 1시간쯤 지나 능력이 돌아오셨대요. 덕분에 팔도 다시 재생됐고, 부상도 다 회복했구요."
“하아…다행이다…….”
팔이 잘려지는 부상을 입었는데도 진우의 상태를 묻고서야 안심을 한 노아.
이러한 진우 중심적 마인드 때문에 그가 부상을 당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져, 자신보다 급이 낮은 이능력자에게 당해버렸다.
하지만 이미 진우가 아니면 살아갈 가치조차 느끼지 못하게 되었는데, 이제 와서 진우를 향한 맹목적인 사랑을 고치라고 말해도 고칠 수 있을리 없잖은가.
노아는 진우를 최우선으로 생각했기에 당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부분을 반성하거나 고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진우를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그만큼 사랑을 덜 한다는 뜻 이였기에.
“다른 사람들은?”
진우의 안위를 묻고 나서야 다른 사람들에게 시선이 가게 된 그녀의 질문에, 하린은 약간 밝으면서도 어두운 표정이 되었다.
“다들 부상을 치료중이니 큰 문제는 없데요. 하지만 플래티나와 후지미네는…….”
“살릴 수 없구나…….”
남궁 신의 마법이라면 죽어도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한 줌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으나, 죽은 자를 되살리는 것은 그의 힘으로도 불가능한 일이였다.
하지만, 나쁜 소식은 아직 끝이 아니였다.
“저기…그런데……. 아키 아주머니께서……. 아니, 이건 나중에 알려드릴께요.”
“응? 왜? 그랜드 아크에게 맞은 부위가 상하셨대?”
삼태극 내에는 두 명의 엄마가 있다.
한 명은 자애롭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모두를 아우르는 이실리아.
다른 한 명은 군기반장이라 할 수 있는 강인한 면모를 보여주는 아키.
이렇게 보면 무슨 세력 내 파벌 구도 같아 보이지만, 두 사람은 상대방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에 채찍과 당근처럼 젊은 노예들을 효율적으로교육하고 관리해온 사이다.
“그렇게 말을 하고 입을 다물면 더 궁금해지잖아.”
“하지만 언니도 아직 충격을 좀 회복할…….”
“야. 내가 보통의 여자였으면 플래티나와 후지미네의 죽음에 벌써 울음을 터트렸어. 차라리 알게 될 거, 미리 알고 대비를 하는게 훨씬 나아.”
“그…하아…….”
아키에게 뭔가 일이 있다는 건 분명한데, 하린은 쉽게 말하기 어려운지 노아로부터 몇 번이나 닥달을 받고서야 입을 열게 되었다.
그것도 몇차례의 심호흡을 하고 나서.
“수정란이…그랜드 아크의 공격을 이겨내지 못하고…터져버렸데요…….”
“!!”
“이제 조그만 더 있으면 착상 직전이였다고 하던데…….”
임신은 난자와 정자가 만나 결합한 후, 수란관을 타고 자궁으로 이동한다.
이 때, 수정란은 세포 분열을 하며 자궁에 도착하게 되고, 이렇게 자궁까지 도착한 수정란이 자궁 한 쪽에 붙으며 자궁 내막에 파묻히는데, 자궁 내막에 붙어야만 그때부터 ‘임신’ 이라고 부를 수 있다.
문제는 11등급 신체 강화자인 그랜드 아크의 주먹이 그녀의 복부를 가격하면서 자궁쪽에도 충격을 주었고, 내장까지 손상을 입는 강대한 충격파가 몸 안쪽을 파고 들어가며 수란관을 타고 이제 자궁 끄트머리에 도착한 수정란이 충격을 이기지 못하며 파괴된 것이다.
“아…….”
비록, 진정한 의미의 ‘임신’ 은 아니였지만, 노아는 아키가 느끼고 있을 절망감이 얼마나 거대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노아는 할 말을 잃었다.
비록, 아기의 형태도 띄지 못한 수정란 이였지만, 아키가 진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는 노아는 착잡함에 할 말을 잃었다.
“그래서 주인님과 이실리아 아주머니께서 함께 격려해주고 있어요.”
“…하아…….”
사랑하는 남편의 아이를 품게 된 이실리아와 아키가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자신의 두 눈으로 봤었던 노아는, 플래티나와 후지미네의 죽음만큼 무거운 사실에 한 숨을 내쉬었다.
“아, 그리고 페리샤가 협상을 하긴 했지만 적이 언제 기습 공격해올지 모르니, 지하드의 응급 수리가 끝날 때까지만 혹시나 모를 공습에 대비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언니는 이제 막 나왔으니 일단 좀 쉬시고…….”
“아니, 바로 준비할께.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합쳐서 이겨낼 때야. 어차피 경계하면서 휴식을 취하면 되니까 상관없어.”
“앗, 언니! 같이 가요!”
그렇게 말한 노아는 한 쪽 구석에 걸려있던 자신의 나노 슈츠를 입고선, 그대로 무기고로 달려나가 대구경 저격총과 탄약통을 들고선 지하드 옥상으로 향하였다.
하린은 그 뒤를 따라가며 함께 옥상으로 향하였고, 두 여성은 여기저기 파괴되거나 그을린 흔적, 구겨진 외부 장갑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시 한번 자신들이 패배하였음을 느낀 하린과 노아였지만, 그녀들의 눈은 절망감과 패배감보다 복수를 향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음에는 절대로 이렇게 패배하지 않을거야.”
“맞아요. 특히 우리를 배신한 아크로스와 펜타곤, 이 녀석들은 절대로 곱게 죽이지 않을 거예요.”
두 여성은 지하드 옥상에 주저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언제든지 적의 공습을 발견하면 공격할 준비를 갖추었다.
만약, 누군가가 추격해 온다면, 진우가 능력을 되찾으면서 집중력이 다시 돌아온 그녀들의 진정한 분노를 맛보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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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윽…흐하아앙…….”
언제나 삼태극의 군기반장으로서 진우를 제외하고선 그 누구에게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아키.
하지만, 지금의 아키는 평소의 강인함, 독기 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 마음약한 여자처럼 울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이실리아는 그런 아키의 고통과 슬픔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도 그녀처럼 소중한 진우의 아기를 잃어버린다면 도저히 제정신을 유지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그 어떤 격려도 하지 못한 채, 진우의 품 안에 안겨서 눈물을 터트리는 아키의 어깨와 등을 쓸어넘겨 주는 것이 할 수 있는 위로의 전부였다.
이제 막 자궁에 착상하려던 수정란이 파괴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 아키는 처음엔 미친듯이 광분하면서 부정하였으나, 오로지 사실만을 말하는 마스지드가 치료 캡슐에 들어간 아키의 상태를 정밀 검정 하는 과정을 통해 말하였기에 그 가능성을 무시하지 못하였다.
그래도 믿지 못한 아키는 다시 한번 정밀 검사를 요구하였고, 지하드 내에 있는 모든 의료기기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그녀의 수정란이 그랜드 아크가 배에다 꽂아 넣은 주먹의 충격파가 전체적으로 퍼지면서 파괴되었다는 사실을 자신의 두 눈으로 알게 되었다.
만약, 평범한 일반인들간의 폭행 이였다면 이러한 문제는 없었겠지만, 세계 최강급 괴력을 가진 이능력자가 날린 주먹이란 것이 큰 문제였다.
그 이후로 아키는 진우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울음을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아키…….”
진우는 가슴이 눈물로 축축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자신을 위해 싸우다가 아이를 잃어버린 아키에게 품을 내주었다.
“끄흐윽…죄송해요…죄송해요……. 진우씨와의 첫 아기인데…아아아아……!”
“뭐가 미안해. 나는 네가 무사한 것만으로도 안심이야. 그러니까 죄책감 같은걸 가지지 않아도 돼.”
그녀는 진우와 함께 얻은 사랑의 결정체를 지키지 못하였다는 죄책감에 자기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다.
평소의 냉정하며 적에게 단호하다 못해 잔인한 검은 늑대는 여기에 없었다.
단지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얻은 사랑의 결정체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슬퍼하는 어머니만이 존재할 뿐.
“아키.”
이실리아는 아키를 뒤에서 안아주었고, 진우도 앞에서 안아주며 두 사람의 사이에 들어가게 된 아키는 끅끅 거리면서 울음을 참으려다가 다시 울음을 터트리기를 반복하였다.
“흐아아아앙!!”
아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를 위로하던 진우는, 감히 자신의 암컷에게 손을 대고 사랑의 결실물까지 파괴한 그랜드 아크를 향해 살기를 퍼트렸다.
‘그랜드 아크……. 네놈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어.’
배신을 한 것은 화가 나지만 이해한다.
세계 정복을 노리는 야망을 가진 호랑이가 두 명이라면, 배신을 하든, 계략을 꾸미든 미리 탈락시키고 싶은 마음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로 인해 자신에게도, 아키에게도 소중한 것을 빼앗은 것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지금까지 사랑이란 것을 모르던 괴물이 사랑을 알게 되어 남자가 되었고, 그렇게 사랑의 결실물을 낳게 되었다.
그런데 동료라고, 친구라고 믿었던 이에게 배신당해 사랑의 결실물을 잃게 되었다.
만약, 이실리아까지 잃었다면 진우는 냉정이고 뭐고 당장 아크로스를 향해 쳐들어갔으리라.
“반드시 치루게 만들어줄께.”
자신의 품에서 아키를 안고 있던 진우는 결의하듯이 입을 열었다.
“너와 나의 소중한 것을 빼앗은 그랜드 아크, 녀석에게 절대로 편안한 죽음을 가져다주지 않겠어. 절대로.”
“진우씨…진우씨이…흐흐흑…….”
아키는 두 사람의 소중한 것이라 표현해주는 진우를 향해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그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에 다시 한번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누군가는 아기의 형태도 띄지 못한 수정란 가지고 너무 유난 떤다고 생각할 수 있다.
어찌보자면 맞는 말이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하고, 그 수정란이 자궁까지 들어가 착상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다 합해도 2주, 혹은 2주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니까.
하지만, 서로를 절실하게 사랑하고 있으며, 기념비적인 첫 아이가 형태도 띄지 못하고 파괴되었으니 여자로서, 어머니로서 이 얼마나 슬프지 않겠는가.
이 패배를 통해 삼태극은 수많은 피해를 입었다.
지금까지 계속되는 승리와 성공으로 반 놀자 분위기였던 삼태극.
심지어 그 페리샤조차 방심할 정도로 탄탄대로를 걷게 되었으나, 예상치 못한 배신과 적의 계획으로 인해 모두가 부상을 입고, 몇 명은 죽기까지 하였다.
일반적으로 승승장구 하다 커다란 패배를 겪으면 그만큼 분위기가 곤두박질치기 마련이지만, 기본적으로 성격이 있고 끈기를 갖추고 있는 삼태극의 인원들은 자신들이 받은 피해만큼, 아니, 보다 강렬하게 자신들을 배신한 이들을 향해 강렬한 원한과 독기를 품기 시작하였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 힘 때문에 방심하고 있던 삼태극은 패배를 겪은 이후로 달라지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원래 임신 도중엔 자궁이 열리지 않는다.
왜냐면 자궁 밖에 있는 병균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기 위함.
아마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수정란이 자궁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자궁이 닫히기 시작할거다.
그런데도 이실리아의 자궁 안쪽으로 진우의 자지가 들어간 이유는...아마 두 사람간의 사랑과 욕구가 너무 절실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에이 씨발 되도 않는 변명 꺼내기 지랄같네
그냥 이쪽이 더 재밌고 꼴릿해서 걍 썼다! 왜! 뭐! 꼽냐!
망가 보면 남자 자지가 자궁 뚫고 아기 머리 콕콕 찔러대고 정액이 만삭 임산부 배 안에 가득 차면서 아기가 정액 범벅이 되는 모습을 봐가지고 쓰면서도 위화감을 못 느꼈다!
이야아아! 내가 씹변태드아아아!
PS : 아 옘병 ㅡㅡ; 일일 연재 하려고 했는데 약속 있어서 술 쳐묵하다가 생각보다 늦게 옴;;
근데 오늘도 약속 있는데 어찌 되려나 몰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