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818화 (818/923)

0818 / 0923 ----------------------------------------------

12장

미국 펜실베니아 주의 인적이 드문 산골 어딘가.

개인 사유지로서 외부의 출입을 금하는 것도 있지만, 워낙 인적이 드문 곳인지라 이따금씩 대형 화물 차량이 오가는게 전부라서 누군가의 관심을 사기에 불충분한 곳이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너무나 조용해서 무덤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던 그 곳은 엄청난 소음을 일으키고 있었다.

십수대의 대형 화물 차량들이 커다란 엔진음과 함께 여러명의 사람들과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데 필요한 중장비들이 동원된 것이다.

"물건은 3,7번 차량에다 적재한다! 서둘러!"

여러대의 지게 차량들은 번갈아 가면서 작은 상자들이 놓여져 있는 받침대를 가져와 3번, 7번 화물 차량에 적재를 시작하였다.

중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소총을 들면서 주변을 경계하거나, 지게 차량이 화물을 적재 하는데 인솔, 혹은 도와주느라 매우 바빠보였다.

'빨리 이 안에 있는 금괴들을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한다!'

이 곳의 창고지기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비자금 중 일부분이 들어간 창고를 관리하는 인물로, 본가가 무너지고 가주들과 고위 인사들 몇몇이 죽거나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선 재빨리 미리 구해둔 다른 창고쪽으로 옮기고자 이렇게 발빠르게 옮기고 있었다.

거기다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미끼가 될 차량들까지 준비를 해두었다.

위에서는 아무런 명령도 없었기에 누구에게도 보고하지 않고 자신의 독단으로 이뤄진 일이지만, 누가 새 가주를 앉든지간에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인지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그의 행동에는 거침이 없었다.

그는 본가를 괴멸시킨 삼태극이 비밀 창고들의 위치를 알게 된다면 반드시 공격해올 확률이 높다고 확신하면서 창고에 배치된 인원들에게 더 빨리 하라면서 계속 긴장감을 유지 시켰다.

그렇게 십여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그는 한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정기 보고가 없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외부에서 침입해오는 이들을 막거나, 삼태극이 가진 텔레포트 시스템을 이용해 내부에서 공격할 때를 대비하여 퇴로 확보역을 맡은 외부 경계조가 있다.

1시간 마다 정기적으로 보고를 하게끔 되어 있는데, 그의 시계는 9:0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즉, 3분동안 정기 보고가 없었다는 뜻이다.

겨우 3분 가지고 뭐가 대수냐 싶겠지만 군대보다도 더 삼엄한 체제를 가진데다, 강도 높은 훈련과 로스차일드 가문을 향한 충성심을 가지고 있는 그들은 아무리 오차가 있어도 5초를 넘지 않는다.

3분이나 늦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는 뜻.

"전원 경계 태세! 기습을 대비……!"

"오로로로로로!"

"공겨어억!"

"!!"

경계 태세 명령을 내렸지만, 이미 늦었다.

바쁘게 물건을 옮기고, 삼태극이 언제 공격해올지 몰라 조급해하면서 깜빡한 3분이 적에게 기습할 여유를 준 것이다.

습격자들은 모두 자유분방한 복장의 소유자들로, 장난같지만 살기를 담으면 상대방을 충분히 압박할 수 있는 요란한 소리를 내지르며 사방에서 공격해 들어왔다.

"삼태극이 아냐!?"

"삼태극이 아니여도 우리 임무는 하나다! 막아!"

창고를 지키던 이들은 자신들을 공격하는 자들이 삼태극 소속이 아니라는 것에 깜짝 놀랐지만, 그래도 빠르게 혼란을 정리하고 적을 상대하는데만 집중하였다.

카카캉! 파각! 콰쾅! 타타타타--!

서로의 이능력이 부딪히는 여파로 다양한 소음들이 울려퍼졌고, 창고의 보안과 지휘를 맡고 있던 창고지기는 염동력을 펼치며 어디서 날라올지 모를 공격을 막아낼 방패를 만들어냈다.

그는 공수 양면으로 밸런스 잡힌 염동력이 특기로, 어떤 상황에서도 균형잡힌 전투력을 보장하는 안정감을 바탕으로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주변 상황을 확인하여, 거기에 맞는 전술을 생각할 수 있었다.

"창고 안으로 들어가라! 좁은 입구를 이용해서 막아!"

겉으로 보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창고 같지만, 미사일 정도의 파괴력이 아니라면 파괴가 불가능하게끔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었기에 대열을 재정비 시키는데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줄 것이다.

비록, 입구는 중장비가 들어갈 수 있을만큼 크고 넓었지만, 전술, 전략을 모른다 해도 상식이 있다면 기습을 당해 사방에서 공격받는 것보단 한 방향에서 공격받는 쪽이 방어하기 쉽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문제다.

그의 명령에 모든 이들은 창고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였고, 지휘를 내리던 이는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들어간 이들은 입구를 방어해라! 아군이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게 원호를…큭!?"

콰직!

순간, 후속 명령을 내릴려던 그는 염동력으로 펼쳐놓은 방어막이 깨지는 감각을 느끼고선, 본능적으로 방어벽을 하나로 집중시켰지만,

푸츅-!

보이지 않는 무형의 칼날이 자신의 정수리부터 시작하여 몸을 세로로 잘라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촤촤촤촥!!

"끄악!!"

"아아악!"

그를 중심으로 여러명의 인원들까지 몸이 잘려져 나가며 죽어나갔고, 지휘 계통을 잃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로스차일드 가문의 인원들은 침착하게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창고 내부는 보안용 장비와 여러가지를 보관할 수 있게 되어 있고, 거기서 철저한 보안을 통과한 이후에야 금괴를 보관한 지하로 내려갈 수 있다.

"내부 보안 시설을 모두 가동시켜!!"

지휘관은 아니지만, 모두가 살기 위해 내뱉은 목소리에 몇몇 보안 책임자가 재빨리 내부 보안 시설들을 가동시켰다.

철컹! 철컹!

바닥에서 적의 이동을 막는 바리케이트가 튀어나오고, 천장에서는 평범한 인간 따윈 가볍게 통구이로 만들 수 있는 고전압 테이저 건을 사출하는 터렛이 튀어나오고, 벽면에서는 고화력의 화염 방사를 내뿜는 방사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일반적인 총탄을 쏟아붓는 게틀링 형식의 터렛도 있었지만, 고레벨의 이능력자를 제압하거나 무력화 시키는데는 고전압 테이저 건이나, 화염 방사로 호흡에 지장이 생기도록 유도하는 것이 최선이였다.

푹! 파지지지직!!

"끄으으으윽!"

창고 안으로 도망친 로스차일드 가문의 인원들을 쫓아가던 습격자 중 한 명이 사각 지대에서 날아온 고전압 테이저 건을 맞고 온 몸을 부르르 떨며 고통스러워 하였다.

파각!

그와 동시에 염동력자들이 그의 얼굴을 향해 집중적으로 공격을 퍼부으며 단숨에 곤죽으로 만들었고, 침입자들은 입구로 들어가면 공격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창고 외벽을 깨부수고자 하였다.

하지만, 위에 설명했듯이 미사일 폭격이라도 받지 않는 이상 파괴되지 않게끔 단단한 금속으로 장벽을 쌓고, 그 위로 콘크리트를 부어서 위장시킨 창고는 쉽게 파괴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시간 덕분에 창고 내부로 퇴각한 이들이 재정비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쾅! 콰아앙!!

습격자들은 창고 내부로 쉽게 진입하지 못하면서, 외부 벽을 부수느라 헛된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였다.

"대장, 여기에 있는 물건들만 해도 충분합니다. 이 이상 시간을 끌었다가 히어로들이라도 튀어나왔다간……."

"음……."

한 남성이 경험이 느껴지는 눈빛을 가진 남성에게 지금 얻은 물건들만 해도 충분하다며 퇴각을 조언하였고, 대장이라 불린 이는 저들이 물건을 올리던 3,7번 트럭의 내용물을 확인하였다.

'이 정도 양이라면…….'

금괴가 가득 들어간 상자들만 해도 수십개다.

그것도 순도 99.99%의 순금으로, 대충 팔아도 억 소리가 나오는 것들이다.

'하지만 저 안에 얼마나 더 많은 금괴가 있는지 모르는데…….'

자신이 받은 명령은 이 창고 안에 있는 금괴들을 강탈하는 것.

많은 양의 금괴를 약탈할수록, 자신들에게도 떨어지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그는 욕심과 실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아아~ 진짜 답답하네~"

그 때, 습격자들의 뒤쪽에서 검은 생머리와 동양식 미인이 비웃음 가득한 미소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저겨~ 뭔 밥상 차려주고 숟가락 주고 젓가락까지 챙겨줬는데도 못 쳐먹으세요? 니들 진짜 우리가 나오기 이전에 세계 최강의 악이라 불리던 아크로스 맞아요?"

동양식의 젊은 미인, 하린은 삐딱한 자세, 비웃는 표정, 비꼬는 말투, 이 삼위일체를 완벽하게 이룬 모습으로 광역 도발을 가하였다.

아크로스의 조직원들은 하린의 모습에 다들 눈을 찌푸렸지만, 이 곳의 정보를 알려준데다 아크로스와 동맹 관계인 삼태극의 간부인 그녀에게 뭐라 할 순 없었다.

"저 창고의 방벽이 너무 탄탄하고, 대 이능력자용 보안 장치가 작동중이요. 시간이 좀 더 있으면 외벽을 부수겠지만, 혹여라도 놈들이 히어로를 부르거나 금괴의 정보를 외부에 알리기라도 한다면 정부쪽 이능력자들이 벌떼처럼 몰려들거요."

그는 이 이상 욕심 부리지 말고 이것만 챙기자는 말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였지만, 하린은 짜증난다는 듯이 한 숨을 내쉬며 창고의 입구 방향으로 향하였다.

휘오오오오오----!!

그리고선 팔을 입구쪽을 향해 뻗자, 강력한 바람이 창고 안으로 불어닥치기 시작했다.

"크윽! 모두 염동력이다! 모두 저 년을 막아!"

입구쪽을 경계하던 염동력자들은 전원 하린의 염동력을 막아내기 위해 힘을 모았으나, 정신력의 한계 따윈 무시하고 100% 풀 파워를 낸 하린의 염풍력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콰아아아아----

창고 내부는 마치 소용돌이를 맞이한 것처럼, 힘을 주지 않으면 사람의 몸이 붕 떠오를 정도의 엄청난 광풍이 불어닥쳤다.

"제…젠자아앙!!"

"모두 막아! 막으라고!!"

염동력자들이 비명에 가까운 악을 내지르며 막으라 소리쳤지만, 하린은 바람의 형태를 날카롭게 가공시키며 창고 안의 내부를 마구잡이로 휘젓게 하였다.

후에 이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던 습격팀의 대장은 '믹서기에 사람이 갇히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게 되었다' 라면서 한동안 믹서기를 피하게 되었다.

츠카카카카카카칵!!

날카롭게 가공된 바람들은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면서 창고 내부의 모든것을 분해하였고, 그 안에 있던 이들은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면서 한 줌의 핏물이 되어버렸다.

휘우우우…….

그렇게 30초동안 창고 내부에서 회전하며, 모든 것을 분해한 바람은 하린이 힘을 풀자 힘없이 퍼져나가게 되었다.

"읏……."

"욱……."

당연한 소리지만, 그 바람은 대부분 갈곳이 없기에 입구쪽으로 향하였고, 인간이 갈려나간 피냄새가 물씬하게 풍겨져 나갔다.

뚝- 뚝-

창고 안은 그야말로 B급 슬래셔 무비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고깃덩어리와 피가 덕지덕지 벽과 천장에 달라붙어 있었고, 천장에서 점성 높은 피가 뚝뚝 내려지는 소리가 음산하게 울려퍼졌다.

"뒷일은 맡길께요.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못 쳐먹으면 제가 여러분들을 존중해줄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일테니 열심히들 하세요~"

그렇게 말한 하린은 마지막으로 창고 안에 바람을 살짝 밀어넣고 당기면서 짙은 피냄새를 맡았다.

"흐으음~ 이 냄새도 슬슬 계속 맡으니까 꽤 괜찮네."

그 말을 끝으로 창고 위로 몸을 띄워, 지붕에 앉은 하린은 적당한 햇살을 즐기면서 이 창고 외에는 인위적인 건축물이 없는 자연의 냄새를 즐기기 시작했다.

'…삼태극의 간부들은 하나같이 저렇게 괴물같은건가……?'

대장은 수많은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여놓고서도 오히려 즐거워하는 하린의 모습에, 지금 당장은 그들과 동맹이라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다.

"뭣들하고 있어! 빨리 움직이지 않고! 빨리 창고에 있는 금괴들을 모두 다 꺼내! 그리고 저 녀석들이 싣고 있던 차량에다 적재하고! 나머지 차량들은 방해되니까 다 치워!"

그는 하린이 보여준 잔인하면서도 강렬한 힘.

아크로스의 조직원인 그들이 압도된 이유는 잔인함도, 강력한 힘도 아니였다.

수많은 사람들을 아주 간단하게 죽여놓고선, 마치 벌레를 밟은것 마냥 즐거워하지도, 희열감을 느끼지 않는 모습 때문이다.

저렇게까지 되려면 수십, 수백의 인간을 죽여선 안된다.

최소 수천명을 죽여야 가능한 일.

그렇기에 세계의 적이나 마찬가지인 아크로스의 조직원들이 하린의 모습에 움츠려들어 있었다.

대장은 이러한 이유로 움츠려든 부하들을 향해 소리쳤고, 그제서야 자신들의 일을 다시 깨닫게 된 그들은 피범벅이 된 창고 안으로 들어가 금괴가 있는 지하를 뚫고 1톤이 넘는 순금 금괴를 약탈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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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하하하핫! 재정을 관리하는 녀석들이 행복한 비명을 내지르고 있어! 너희들이 알려준 금을 모두 처분하기만 하면 앞으로 십수년은 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역시 친구는 잘 두고 볼 일이라니까!-

금색의 사자 갈기 형태의 머리카락과 한 쪽 눈에 끼워진 기이한 기계가 트레이드 마크가 된 그랜드 아크는 껄껄 웃으면서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진우 덕분에 엄청난 양의 순금 금괴와 보석, 미술품 같은 귀중품들을 약탈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약조대로 3분의 1은 우리에게 넘겨줘야 한다는걸 잊지마."

-그럼그럼. 치졸하게 때어먹지 않을테니 걱정말라고.-

진우는 3분의 1이라는 키워드로 간단하게 경고하였고, 그랜드 아크는 걱정말라며 호탕하게 대답하였다.

웰터에게서부터 얻어낸 정보에 의하면 현금은 스위스 계좌를 통해 입금하였고, 금괴는 모두 극소수만 알고 있는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비밀 창고에 보관중임을 알게 되었다.

스위스 계좌는 암호만 말해주면 돈을 찾을 수 있으니 상관은 없다만, 몇 톤을 가볍게 뛰어넘는 순금을 팔기엔 문제가 너무 많았다.

일단 이 양을 거래할 수 있는 거물들과의 라인이 전무하고, 날벌레들이 끼어들어 귀찮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페리샤는 그랜드 아크에게 금괴와 귀중품이 보관된 비밀 창고의 위치를 알려주었고, 함께 나눠먹기로 제안을 하였다.

즉, 여러 라인과 연결고리가 많은 아크로스에게 물건을 건내고, 아크로스에서 판매한 대금의 3분의 1을 삼태극에게 건내주는 시스템인 것이다.

겨우 3분의 1이냐 싶겠지만, 그 3분의 1만 해도 농담이 아니라 항공모함 2~3대를 건조한 후에 10년이 넘게 운용할 수 있는 금액이 예상된다.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쉽게 설명해주자면, 만약에 미국에서 운용하는 니미츠급 항공모함을 무상으로 한국에 기증해주면 반 농담으로 유지비로 인해 국방비가 바닥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안그래도 요즘 돈 들어올 구석이 너무 없어서 슬슬 압박감이 느껴지고 있던 참이였어. 너희들 문제도 문제지만, 칼리 제국 놈들 때문에 유럽쪽 경제도 초토화 되어가고 있거든.-

"음. 대충 그럴것 같더라고. 나중에 지구의 패권을 두고 다툴 호적수가 돈 문제 때문에 무너진다면 존나 허무할거 아냐? 돈이 없어서 망했졍~ 엉엉~ 라는 씨알도 먹히지 않을 변명은 하지 말라고 미리 도와준거니까 그리 알어."

-크크큭! 이 은혜는 나중에 네 목숨을 살려주는 것으로 갚아주마.-

"과연 그 날이 올까?"

두 사람은 나중엔 지구의 패권을 두고 다툴 호적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모습은 마치 불알친구처럼 친한 친구같은 분위기였다.

-아, 그건 그렇고 로스차일드 가문도 무너뜨렸으니 남은건 칼리 제국 뿐이군. 출정일은 언제지?-

"제이콥 대통령이 로스차일드 가문의 빈자리를 어느정도 매꾼 이후에. 기습 작전이 실패했을때를 대비하여 흔들리는 경제를 다시 잡아둬야 한다고 하더군."

-거참 쫄보 새끼구만. 나아갈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팍팍 나아가야 하는 법이거늘.-

"뭐, 나도 그 의견엔 동감인데, 이번엔 그 쫄보 새끼 덕분에 우리쪽도 이득을 얻고 있어."

-이득?-

"지하드의 개수 작업."

진우는 오만한 자세로 턱을 괴면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금까지는 무인형 병기를 만들어서 병력의 숫자와 질을 상승시키는데만 집중했지만, 우주전을 대비하여 지하드 자체의 전투력을 개선해야 할 때가 왔거든. 거기다가 펜타곤 놈들이 우리 뒤통수를 칠지 모르는데 꽁지 빠지게 도망만 칠 순 없잖아?"

-그도 그렇군. 녀석들에게 베스트 스토리는 칼리 제국을 무찌르고, 만신창이가 된 지하드를 공격하여 너희들을 우주 쓰레기로 만드는 것이겠지.-

"맞아. 그러니까 녀석들이 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줘야지 않겠어?"

그렇게 두 사람은 시시덕 거리며 여러 대화를 나누었고, 슬슬 분위기가 끝을 향해 다가가자 그랜드 아크가 진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치우.-

"음?"

-절대로 죽지 마라. 함정이든, 칼리 제국의 반격으로든. 네 놈을 쓰러뜨리지 못한채로 달성한 세계 정복의 야망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으니 말이다.-

"큭큭큭. 걱정말라고. 나도 네 목을 마지막 전리품으로 삼으며 지구를 정복할 예정이니까."

서로를 죽이겠다는 말을 하면서도 살기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친한 친구의 안부와도 같은 분위기.

그렇다.

이 두 사람은 자신만이 상대방을 죽일 수 있다는, 만화나 소설속의 악당 캐릭터같은 대사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걱정해준 것이다.

그것이 세계 정복의 야망을 가진 남자들의 방식이다.

-그럼 나는 바쁘니까 이만 먼저 실례하지.-

"나는 언제나 여유가 있으니까 언제든지 부르라고."

두 사람은 그렇게 말을 끝내면서 통신을 껐고, 홀로 남게 된 진우는 개수 작업이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끝나도록 직접 움직이기로 결정하며 작업실로 몸을 움직였다.

지금은 공공의 적인 칼리 제국을 쓰러뜨리기 위해 지하드의 전투력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그리고 강력하게 강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 작품 후기 ============================

귀신한테 ㅅㅅ가 가능하냐는 질문을 하는게 뭐가 이상해?

그건 남자라면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생각이잖아!

귀신 ㅂㅈ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건 남자라면 당연한거잖아!

이 위선자들! 너희들은 다 위선자들이야!

나에게 변태라는 누명을 씌우고선 나에게 모든 화살이 향하게끔 고기 방패 세우고 뒤에서 즐길거 다 즐기는 위선자들이라고!!

판사님! 저는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쬐끔 더 강한 성욕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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