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5 / 0923 ----------------------------------------------
12장
삼태극이 로스차일드 가문의 본가를 무너뜨렸다는 소식에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가 뒤집어졌다.
조금만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삼태극이 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거부를 무너뜨려 세계 정복의 야망을 꿈꾸는 것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칼리 제국 때문에 난리가 아닌데 삼태극까지 난리를 치니 사람들의 원성은 삼태극이 고스란히 다 받게 되었다.
사람들의 원성이 너무나 강도가 커서, 시민들은 칼리 제국보다 삼태극을 먼저 공격해야 한다면서 목소리를 높일 정도였다.
그 모습에 펜타곤의 상층부들과 정부측의 고위 인사들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저 원한을 자신들이 받게 되었다면, 아무리 변명을 해도 결국엔 폭력 시위로 발전하여 엄청난 사회적 문제로 발전하였을 확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로스차일드 본가는 습격 당하여 가주를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이 행방불명 되면서 머리가 없어졌지만, 그 상황에서도 그들은 재빨리 혼란을 추스리고 서로 협동, 보완하면서 자신들의 역할만을 다하고 있었다.
만약, 그들이 정부와 펜타곤을 적으로 규정하였다면, 머리가 없어진 틈을 타서 자신이 권력자가 되고자 난리치기 보단 언론을 이용하여 철저하게 궁지로 몰았으리라.
어쨌든, 제이콥 대통령은 삼태극의 소행에 분노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군부대를 출동시키려 하였으나 삼태극이 그 전에 본가를 모두 다 파괴하고 모습을 감췄다는 사실을 전하고 자신의 무능력함을 탓하며 국민들을 향해 사죄하였으나 당연하게도 그것은 언론 플레이의 시작점 이였다.
뒤이어 혼란에 빠진 경제를 구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로스차일드 가문의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고자 하였다.
그렇게 삼태극의 또다른 악행으로 세계가 들썩일 때, 밑으로는 칼리 제국이라는 공공의 적을 처단하고자 손을 잡은 삼태극, 펜타곤, 대통령은 로스차일드 본가 습격의 결과를 확인하고, 살라딘의 복제 인간을 만드는 과학자의 처단과 연구 내용을 모두 폐기하였음을 확인하고선 칼리 제국을 기습할 날을 계산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결전의 날을 향한 카운트가 시작된 것이다.
-------------
…라고 말은 했지만, 삼태극의 행보는 칼리 제국이 아니라 로스차일드에게 맞춰져 있었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가주가 삼태극을 적대시하였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로스차일드 가문을 무너뜨릴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가?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웰터가 끝까지 버티는 이유도 로스차일드 가문은 본가와 고용한 이능력자를 제외하면 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누군가는 머리가 없는 틈을 이용해서 독립하거나, 남몰래 가문 재산을 개인으로 만들거나, 다소의 타격은 받을지 모른다.
하지만, 로스차일드 가문이 가진 재력의 힘은 그 모든 것을 압도적으로 뛰어넘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
이대로 시간을 두면 로스차일드 가문은 다시 재건하게 될테고,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응징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웰터를 어떻게 족쳐야 할지 노예들을 모두 끌어모아 의논하고 있었다.
“…라는 이야기다. 저 새끼를 어떻게 족쳐야 제발 죽여달라는 소리가 나올지 다들 머리 좀 굴려봐.”
“…그런데 왜 제가 여기에 있는 건가요.”
이벨은 로스차일드 가문이 다시 재건할 수 없게끔 아예 뿌리까지 뽑아버리겠다는 토론장에 자신까지 호출한 진우의 행동에 어이없다는 표정이였다.
“뭐라도 좋으니 알고 있는게 있으면 내놔보라고.”
“싫습니다. 이미 밥값은 했으니 당신들의 악행에 더 이상 참여하고 싶지 않아요. 마음 같아선 하지 못하게끔 난리를 치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다시는 이딴 문제로 저를 부르지 마세요.”
이벨은 그렇게 적대적으로 투덜거리면서 회의장 밖으로 나갔고, 그 모습에 남궁 신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 건방진…….”
“아, 됐어. 괜히 헛된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고.”
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는 이벨이 문 밖으로 나서면서 모습을 감추자, 진우를 향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
“형님 생각도 이해는 하지만, 저 년은 너무 건방집니다.”
진우를 향한 충성심으로 무장된 신은 지금이라도 이벨을 족쳐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였고, 조용히 듣고 있던 후지미네도 거기에 찬성하였다.
“맞아요. 저도 싸우다 얼핏 봤었는데, 일부러 적을 이리저리 날려보내면서 도주하게 만들더라고요.”
“어? 그거 내 주변에서도 그랬는데?”
“나는 대놓고 그러길래 주인님께 허락을 받은 줄 알았는데.”
노예들은 모두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일부러 적을 날려보내는 식으로 살려주었다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주장하였고, 밥값은커녕 오히려 일만 귀찮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 이벨은 지하드가 이지스의 공격을 받고도 살아남았다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삼태극에게 원한을 갖게 된 로스차일드의 생존자들이 그들을 공격하는데 힘이 되도록 일부러 잡아서 날려보내는 식으로 생존자들을 하나라도 더 많게 유도한 것이다.
물론, 날개는 큰 옷으로 가리고, 얼굴에는 삼태극의 트레이드 마크인 악귀 가면을 사용하였기에 그녀의 선행은 누구도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흐음. 그렇게까지 하면 이쪽으로서도 조용히 내버려두기엔 좀 그렇군.”
진우는 왠만하면 이벨을 여제와 함께 붙잡아서 조교하고 싶었기에 가만히 내버려뒀지만, 이런식으로 삼태극의 행사를 방해하고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좋아, 이 문제는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지금 당장은 저 흰둥이 새끼 엿먹일 생각부터 하자고.”
그가 알아서 처리하겠다는 소리에 다른 노예들의 불만어린 목소리가 모두 사라졌다.
그녀들이 아는 진우라면 이벨의 오만한 콧대를 아주 제대로 눌러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웰터의 입에서 어떻게 절망이 튀어나올까에 대한 회의가 시작되었고, 노예들은 로스차일드 가문에 속해있는 모든 사업체들을 파괴해야 한다, 간부급 인사들을 모두 싹 지워버려야 한다, 등등의 말이 나왔다.
하지만, 다른 노예들과 달리 후지미네는 조용히 입을 다물면서, 다른 노예들의 주장에 호응하지 않았다.
“후지미네. 뭔가 다른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
그녀의 모습을 확인한 진우가 다른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자, 한 국가의 수장이였던 식견을 과시하였다.
“예, 로스차일드 가문의 금력이라면 미국을 아울러 전 세계 수준이며, 너무나 넓게 퍼져 있어서 그들을 모두 처단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다가 그들을 공격하면 전 세계, 최악의 경우엔 펜타곤과 미 정부가 연합을 취소할 확률도 높습니다.”
“흥! 아쉬운 건 우리가 아니라 그쪽인데?”
하린이 반론을 펼쳤지만, 후지미네는 고개를 천천히 내저었다.
“국가, 혹은 국가급 조직의 수장이라면 눈 앞의 문제뿐만 아니라, 눈 앞의 문제를 해결한 이후의 대응책까지 마련하는 법입니다. 그들은 칼리 제국과 싸우기도 전에 경제 붕괴로 무너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강해진다면, 연합을 취소하는 정도가 아니라 기습을 가할 것이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동의합니다. 눈 앞의 문제만 해결할 줄 아는 3류 정치가가 대통령 자리까지 올라갈 수 없지요. 게다가 펜타곤의 다섯 리더 중 한명인 그리핀도 그리 무식한 사람이 아니니 미래를 생각하면 차라리 우리를 먼저 기습으로 공격하는 게 이득이라 판단할 것입니다.”
결국, 로스차일드와 관련된 사업체와 간부급들의 처리는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소리지?”
조용히 듣고 있던 노아는 후지미네에게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냐고 물어왔고, 잠시 생각을 정리하듯이 입을 몇 초간 다물고 있던 그녀는 진우의 노예로서가 아니라, 한 국가의 수장이였던 시절의 경험을 최대한 살리는 발언을 하였다.
“작게는 한 조직, 크게는 한 국가의 수장급만 되어도 위기 상황을 벗어날 구명줄 한 둘 정돈 대비해두는 법인데, 로스차일드 수준이라면 그 구명줄의 단단함과 굵기도 만만치 않겠지요.”
“즉, 로스차일드의 구명줄들은 모두 끊어버리자?”
로스차일드의 사업체를 공격하자고 주장하던 셀리는 흥미롭다는 듯이 후지미네의 말에 경청하며 운을 띄었다.
“얼핏 소문으로 듣기론 로스차일드 가문에서는 조금이라도 중요한 기밀을 가진 사람은 의무적으로 사이코 메트리 능력으로 기억이 읽히는 것을 막기 위한 훈련을 받는다 합니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것이 진실이라는 가정하에서 로스차일드 가문의 가주 정도라면 왠만한 능력자론 기억을 읽는게 불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사이코 메트러 대신에 마법의 힘이 있지요.”
페리샤의 말이 결정타였다.
“신, 가능하겠냐?”
후지미네의 주장을 흥미롭게 듣고 있던 진우는 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대답을 요구하였고, 신은 여유만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꽤 흥미로운 의견이군요.”
신은 흡족하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자신의 기억으로 자신의 가문이 무너진다. 자존심 강한 이들이라면 당연히 욕이 튀어나올 상황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 감옥에 모니터를 놔서 반드시 듣고 볼 수 있게끔 하는 건 어떨까요, 주인님?”
“릴리야처럼 자살할 수 있으니 자살 하지 못하게 준비도 해야겠네요.”
진우와 오랫동안 함께 한 노예들은 옛날 같았으면 생각도 못했을 잔인한 생각들을 서슴없이 내뱉기 시작하였고, 순식간에 탄력 받게 된 후지미네의 의견은 하나하나씩 부족한 부분이 보완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페리샤가 최종 승인을 내리면서 후지미네의 의견이 받아들여졌고, 그녀들은 자신들의 주인님인 진우를 모욕한 웰터가 어떤식으로 망가질지 기대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자, 로스차일드와 관련된 문제는 이걸로 끝이군. 이제 남은 건 이벨, 그년뿐인가.”
“진우씨, 그런데 이벨과 관련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실 건가요?”
그 때, 이실리아가 진우에게 이벨을 어떤식으로 엿먹일건지 물어보았고, 진우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다가 입을 열었다.
“일단 무색 무취 무향의 기체 미약을 만들어서 몸을 음란하게 만들려고. 왜?”
“이벨은 우리를, 특히 당신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몸이 뜨거워지는데 진우씨가 기다렸다는 듯이 등장한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음…….”
최소한 상식적인 문제를 생각할 수준의 머리만 가지고 있어도 충분히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그럼 어떻게 하자고?”
“이벨이 경계하지 않게 만들려면 그녀의 몸이 음란해졌을 때, 진우씨가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뜻이에요.”
“몸뚱아리만 음란하게 만들어선 의미가 없는데…….”
“어차피 당신은 여제와 그녀를 동시에 즐기실 예정이시잖아요? 그러니 그녀에게 쾌락을 느끼게 만드는 것 만 해도 충분하리라 생각되요.”
그녀의 말대로다.
이벨은 진우를 경계하고 있으니, 자신의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진우가 모습을 드러낸다면 강렬한 적의를 보일 것이다.
“당장은 여제와 싸워야 하니 과도한 불화는 피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해요. 물론, 진우씨가 굳이 개의치 않고 싸우겠다면 저 또한 당신의 뜻을 존중할께요.”
이실리아는 사근사근,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행동으로 진우의 행동이 너무 지나치지 않게끔 제동을 걸었고, 진우는 잘 생각해보니 여제와 싸우는데 서로를 적으로 여기며 경계하고 있으면 이길 수 있는 전투도 질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하였다.
“오케이,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어. 확실하게 내 노예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어설프게 건드는 건 방치보다도 못한 행동이지.”
어설프게 몇 번 건드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점을 야기하는지 알고 있는 진우는 이실리아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그녀의 어깨를 끌어당기며 서로의 코와 뺨이 부드럽게 맞닿게 하였다.
“으응~♡”
이실리아는 진우의 살냄새와 따뜻함이 느껴지는 얼굴의 감촉에 기분좋은 소리를 약하게 내질렀고, 두 사람은 서로의 뺨을 부비적 거리며 애정 행각을 하기 시작하였다.
‘아, 또 시작이다.’
‘이번 건 최소 40분짜리야.’
이실리아는 성적인 애무와 스킨쉽보단, 서로의 얼굴을 부비적 거리며 체온과 살결의 감촉을 느끼는 애정행각을 좋아한다.
진우도 보드라운 이실리아의 안면이 가져다주는 기분좋은 감각을 즐기게 되었기에, 두 남녀는 서로의 얼굴을 부비적거리며 기분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잠깐! 진우씨! 이실리아만 편애하지 말아주세욧!”
“하하핫, 그럼 아키도 이쪽으로 와.”
그 때, 아키가 끼어들면서, 두 여인은 진우를 중심으로 서로의 얼굴과 체온을 나누는데 집중하게 되었다.
‘정정. 이건 최소 1시간짜리.’
‘아, 사카린 각설탕을 입에다 넣은 것 같아…….’
이실리아와 아키가 끼어들었으니 최소한 한 시간 이상의 애정 행각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 젊은 노예들은 인종, 나라 구분없이 맵고 짠 것을 먹고 싶다는 욕구와 함께 조심스래 하나둘씩 회의장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회의장 안은 세 사람만이 남게 되었지만, 진우들은 뺨을 부비는 애정 행각에서 키스로, 키스에서 스킨십으로, 스킨십에서 섹스로 넘어가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요즘 댓글들을 보니까 깜짝 놀랄만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블레스에서 야설 쓰는게 저 혼자라네요?
그 뭐시냐, 저 말고 야설 쓰는 사람 더 있다면서요? 저보다 필력 좋아서 기대주니 뭐니 엄청 말이 많아서 이제야 관심이 떨어져 나가는구나 라며 좋아했던게 엊그제 같았는데...
뭔 장판교에 홀로 선 장비도 아니고 노블레스에 야설을 나 혼자만 써!?
...원래는 ㅅㅅ씬 좀 안 쓰고 스토리 진행 하려 했는데, 독자들이 ㅅㅅ씬에 말라있으면 거기에 응해주는게 인지상정이겠지요.
원래 예정에는 없는 씬이지만 일단 써볼테니 다들 기대는 하지 말아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