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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트 브레이커-811화 (811/923)

0811 / 0923 ----------------------------------------------

12장

누가 처음에 생각했는지 몰라도, 지하드를 보고 ‘벌집’ 이라는 이름은 너무나 잘 어울렸다.

거대한 전함 여기저기에서 등에 제트팩이 부착된 무인형 병기들이 우르르 튀어나오는 모습은, 마치 누군가가 던진 돌멩이를 맞고 분노한 말벌들과도 같았다.

투카카카카카캉!!

“모두 지시대로 이행하라! 염동력자들은 공중을 맡고, 나머지는 지상 쪽을 담당한다! 움직여!!”

대공포의 소음과 함께, 바락바락 소리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삼태극이 튀어나올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던 그들은 당황함을 금치 못하였으나, 다들 프로답게 여기서 도망쳐봤자 개죽음만 당한다는 생각에 지하드에서 추락하듯이 튀어나온 괴수들과 ‘킬러비’ 들을 향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캬아아아아!”

“흐읍!”

벌레와 짐승이 반씩 섞인듯한 형태의 괴수가 일반인의 인식 범위를 아득하게 넘어선 속도로 달려들어 눈 앞의 인간을 향해 아가리를 쩍 벌리자, 근육질의 백인 남성은 양 팔로 괴수의 아가리를 붙잡았다.

“공격해!!”

누군가가 지시하였지만, 그 지시 없어도 신체 강화자들이 각자 지니고 있던 무기들을 빠르게 휘두르며 괴수의 몸을 사방에서 짓이겨갔다.

콰직! 푸측!

괴수의 몸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난도질 되었고, 그 틈을 이용하여 하급이긴 하지만 유물급 대검을 지닌 남성이 괴수의 머리를 내리찍자 괴수는 괴성을 내지르다가 몸이 추욱 늘어졌다.

콰앙!

그와 동시에 한 쪽 방향으로 지하드에서 튀어나와 지상을 향해 레이저 총을 겨누던 창귀 하나의 몸이 갑자기 이리저리 구겨지면서 추락하였다.

염동력자들이 힘을 합쳐서 창귀 하나를 파괴한 것이다.

거기다가 대공포의 사수들도 쉴 새 없이 쏴재끼면서 염동력자들을 원호해주었다.

스컥-!

“커헉!”

순간, 초진동 나이프 2자루를 지닌 티타늄 합금 재질의 무인형 병기, 두억시니가 왠만한 신체 강화자 뺨치는 속도로 달려나와, 괴수의 머리에 올라탄 신체 강화자의 목을 베어냈다.

이렇게 몇 명이 죽었지만, 그래도 로스차일드 쪽의 기세는 생각보다 드높았다.

일단, 다들 프로라는 것도 있지만, 예상외로 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흐음~ 생각보다 잘 싸우네?”

그리고, 그들의 활약은 지하드에서도 지켜보고 있었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손이 닿았다는 것은 최소한 세상의 눈으로 봐도 평균 이상 가는 능력자라는 뜻이지요. 그리고 방어선을 잘 구축해 두었고, 신형 대공포들을 대거 설치하면서 공중과 지상 방향의 대응력도 괜찮습니다.”

진우의 감탄사에 페리샤가 냉철하게 현 상황을 분석하였다.

“풋. 언니, 저 사람들 얼굴 보여요?”

다 함께 함교에 모여 있었기에, 하린은 한 화면을 가리키며 노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

“준비운동 좀 하라고 적당히 약한 애들을 내보냈을 뿐인데 벌써 다 이긴 분위기네요.”

“그러네. 저렇게 열을 내고 있는걸 보니까 살짝 미안해지는걸?”

그녀들은 쿡쿡 웃으면서 열심히 싸워대는 저들의 모습을 비웃었다.

이건 허세나 그런 것이 아니다.

괴수들도 맹수급의 다음 수준밖에 안 되는 요귀급이고, 싸우고 있는 무인형 병기들도 모두 겉만 멀쩡해 보이게끔 대충 때운 거지, 제대로 수리를 하려면 너무 많은 재료가 들어서 방치하고 있던 낡은 것들뿐 이였다.

즉, 진짜배기는 아직 보여주지도 않았다는 뜻.

하지만, 생각보다 수월하게 숫자를 줄여나가니, 로스차일드 쪽의 기세가 오르는것도 당연한 일이였다.

“주인님.”

그 때, 페리샤로부터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다.

“인근 군부대에서 요격기를 출격시켰다 합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히어로들의 이동을 확인했습니다. 목표는 지하드입니다.”

“어쭈? 이 새끼들이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네?”

분명 제이콥 대통령과 그리핀은 인근 군부대와 히어로들에게 지시를 내려서 출동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그렇기에 진우가 눈쌀을 찌푸리며 불쾌하다는 듯이 입을 열자, 이벨이 화들짝 놀라 반론하였다.

“그건 오해예요! 그리핀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리가……!”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벨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페리샤가 자신의 추측을 먼저 설명하였다.

“애초에 배신을 하려고 했으면 처음부터 매복을 하여 한꺼번에 공격하여 숫적 우위를 점하려 했을겁니다.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제 예상으론 저들의 윗상관들이 로스차일드 가문의 영향력을 크게 받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우리라는 존재가 명분까지 충족시켜 주고 있습니다.”

“흠, 배신은 아니다?”

“예. 그리고 우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겨우’ 이정도 방법으로 뒤통수를 치지 않겠지요.”

그녀의 말대로다.

삼태극이 어떤 상대인지 잘 알고 있는 그들이 겨우 이런 식의 함정을 팔리가 없잖은가.

“하긴. 아무리 로스차일드라 해도 겨우 저 정도 가지고 ‘이걸로 치우를 죽이고 12장을 끝내겠다!’ 이러진 않겠지.”

“??”

“??”

왠 12장 타령인가 싶어 몇몇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진우가 실없는 농담이나 헛소리를 종종 하기 때문에, 그의 노예들은 굳이 따져 묻진 않았다.

“도윤은?”

“준비 완료 했다고 합니다.”

“오케. 군대쪽과 히어로들은 지하드의 방위 시스템으로 처리한다. 골출귀들을 올려 보내서 포격 준비를 시작해.”

“예.”

진우의 명령에 페리샤는 재빨리 이것저것을 조작하기 시작하였고, 그녀의 조작에 의해 지하드의 몸체 위쪽으로 두 다리가 단단히 고정된 골출귀들이 튀어나왔다.

철컹- 철컹-!

포격전과 원거리전에 특화된 골출귀들은 각자 지시받은 방향을 향해 허리를 구부렸고, 등에 매달려있는 3개의 포신이 목표를 향해 가리켰다.

이제 사격 명령만 내리면 곧바로 요격을 가하리라.

투카카카카캉! 콰쾅! 쿠웅!

으아아아아--!

아래쪽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여러 화면에서는 괴수들과 삼태극이 내보낸 무인형 병기들을 상대로 로스차일드의 이능력자들이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특히, 살라딘의 복제 인간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삼태극이 내보낸 괴수들과 병기들을 아주 간단하게 파괴하면서 강자로서의 위용을 풍겼다.

그렇게 삼태극에서 내보낸 것들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되자, 진우는 특유의 음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렇게 신났는데 이제부터 절망을 느낄거라 생각하니 불쌍한데?”

진우의 목소리에 모든 노예들이 킥킥거리면서 웃어 보였다.

“신.”

“예.”

진우의 부름에 신이 고개를 꾸벅이며 나섰다.

“슬슬 준비해라. 너희들도 모두 출격할 준비 하고.”

“네!”

노예들은 진우의 명령에 활기차게 대답하였고, 이벨은 같이 나가서 싸워야 할지, 아니면 여기서 대기해야 할지 고민하는 눈치였다.

“이벨, 너도 슬슬 밥값은 해야지? 아, 걱정 하지 마라. 너는 로스차일드 녀석들만 처리하면 되니까. 히어로들과 군대 쪽은 우리가 처리할 테니 걱정 말고.”

“…….”

이벨은 히어로들과 군인들을 어떻게든 살려 보내고 싶었지만, 이미 삼태극을 공격한다는 명분을 가진 그들이 쉽게 돌아 갈리 없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싸우고 있으면 펜타곤과 각지의 군 부대에서 신속하게 지원을 보내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오는 이유는 명령권자가 로스차일드의 영향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미리 준비를 하고 있던 제이콥 대통령과 그리핀은 자신의 권력과 지위의 힘을 이용해 추가 지원을 금지하거나, 이미 정보를 사전에 차단했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즉, 저들은 개죽음을 당하기 위해 이쪽으로 오고 있다는 뜻이다.

“자~ 그럼 다들 준비하라고.”

진우는 그렇게 명령을 내리면서 자신은 푹신한 함장용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그는 이번 전투에서 모습을 드러낼 생각이 없는 것이다.

이건 교만이나 그런 것이 아니다.

정말로 나설 이유가 없는 ‘간단한’ 전투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시작해라, 신. 그리고 도윤에게도 움직이라 하고.”

진우의 명령이 떨어지자, 신은 미리 준비하고 있던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약 10초간 주문을 외우 남궁 신은 페리샤를 향해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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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욱! 후욱!”

“이겼다!!”

“흐하하하하! 삼태극도 별거 아니구만!!”

괴수들과 무인형 병기들을 모두 처리한 로스차일드의 이능력자들은 승리감에 도취되었다.

특히, 한 번 싸웠다 하면 무조건 적을 잔인하게 학살하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던 삼태극의 악명을 정면으로 받아친 것이기에 그 의미는 더더욱 컸다.

“지금 인근의 히어로들과 군대가 우리를 지원해주기 위해 이동중이다! 모두 놈들의 추가 공격을 방비해라!”

“와아아!!”

이능력자들은 자신들의 사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지휘관급의 목소리에 환호성을 내질렀고, 대공포 사수들은 자신들의 무기론 지하드에 상처를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지하드를 향해 사격하기 보단 재빨리 여유분의 탄약을 재장전 하면서 추가 습격에 대해 대비를 하였다.

‘이길 수 있다!’

‘우리가 삼태극을 이길 수 있어!’

삼태극의 1차 습격을 생각보다 간단하게 격퇴한 것에는, 그들이 보낸 병력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것도 있지만 살라딘의 복제 인간들이 보여준 활약도 있었다.

10등급의 이능력자 수십명.

그 숫자는 국지전 수준이 아니라, 전략적인 수준으로도 전황을 바꾸기에 충분한 전력이다.

사기가 높은 천 단위의 이능력자들, 10등급의 이능력자 수십, 그들을 보조할 대공포와 지원 병기들.

이 정도라면 ‘벌집’ 까진 격퇴할 순 없어도, 그들의 지상 병력을 모두 파괴할 정도는 되었다.

거기다가 원군까지 온다는 소식은 그들의 기세를 하늘 끝까지 뚫을 정도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아무런 전조도 없이, 아주 뜬금없는 방향으로 전황이 바뀌었다.

퍼억!

“어?”

삼태극의 무인 병기를 짓밟으며 기세를 올리던 텔레포트와 신체 강화 능력을 가진 남자의 가슴에서 주먹이 튀어나왔다.

“커…쿨럭……!”

심장을 파괴하고 튀어나온 주먹의 존재로 인해, 나름 활약을 하던 그는 허망하게 숨이 끊어지고 말았다.

“이…이게 무슨 짓…끄악!”

“아아악!”

콰직! 쿠웅! 우우우웅!

방금전까지만 해도 같이 싸웠던 동지, 살라딘의 복제인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주변의 이능력자들을 향해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적을 함께 처리하면서 아군이라 생각하여 등을 완전히 맡기고 있던 다른 이능력자들은 갑작스런 날벼락에 제대로 대처하는 것이 늦었고, 정신을 차렸을땐 최소 수십명이 죽은 이후였다.

그와 동시에 방금 전처럼 또다시 ‘벌집’ 에서 벌들을 내뱉기 시작하였다.

그것도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더 많이 튀어나왔고, 그 중에는 삼태극의 간부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제대로 방어선을 짜면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었겠지만, 내부에서 10등급 이능력자인 살라딘의 복제인간들에게 공격받는 중인 그들은 안팎으로 혼란해지면서 난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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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지금 대체 무슨 일이냐!!”

웰터는 눈 앞의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갑자기 살라딘의 복제인간들이 아군을 공격하기 시작하는 모습은, 자신의 최고 걸작이 자신의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것과 같은 충격을 안겨다 주었기 때문이다.

콰직! 꾸드득!

타타탕!

“크헉!”

“아악!”

순간, 은신처 내부에서 사람의 몸이 으깨지고 으스러지는 소리와, 총을 연사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웰터는 그 모습에 화면에서 황급히 눈을 돌렸지만, 거기에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죽인 살라딘의 복제인간 두 명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만약을 대비하여 몇 명의 이능력자들을 호위로 두고 있었는데, 시간을 지연시키는 역할인 신체 강화자, 자신을 탈출시켜줄 텔레포터, 각각 한 명씩 배치시켰다.

그런데 그들이 자신을 배신하다…….

‘아니, 저건 배신이 아냐.’

언제나 강인하고 눈빛이 살아있던 살라딘의 복제인간들이 지금은 멍한 표정을 짓고, 초점 없는 눈으로 자신이 아닌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해 지배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드디어 찾았다. 쥐새끼.-

그리고, 텔레포터의 입에서 그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젊은 남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신체 강화자가 자신에게 다가와 팔을 휘두르는 모습이 의식을 잃기 전의 마지막 기억 이였다.

============================ 작품 후기 ============================

지금까지 오른쪽 클릭하면 나오는 메뉴에서 메모장을 통해 글을 썼는데, 메모장 특유의 하얀 화면이 너무 눈부셔서 워드 프로그램에 페이지 색깔을 검게 만들어서 쓰고 있습니다.

덕분에 눈이 좀 편하긴 편한데, 글을 쓰다 보면 오타를 지적하는 빨간 줄들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흠;;

근데 문제는 '텔레포터' '이능력자' 같은 단어까지도 오타로 지적해서 자꾸 눈에 거슬림.

아참, 요즘 분량이 너무 짧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용량 자체는 비슷비슷한 수준입니다. 저는 절대 메모장 기준으로 10kb 이상 글을 써서 올려요!

그게 얼마나 많은 양인지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직접 글을 써보시거나 다른 글들을 복사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주 많은 양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은 양은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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