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801화 (80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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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짜잔~ 서프라이즈~!"

"……."

이벨은 자신의 등을 장난스럽게 두드리면서 미소짓는 진우의 모습에 이게 대체 뭔가 싶은 표정이였다.

"지금까지 지하드에 외부인 몇 명을 태우긴 했지만, 손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네가 최초거든. 기념할만한 첫손님인데 축하 환영은 해줘야 하지 않겠어?"

이벨은 폭죽을 들고 자신을 환영해주는 이들의 얼굴을 확인하였고, 몇 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 그리고 몇 명은 이런 장소가 불편하다고 해서 알아서 자유 시간을 보내라고 해뒀어.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끌고오면 분위기만 나빠지잖아, 안그래?"

그런 그녀의 생각을 읽듯이, 진우는 이 자리에 없는 사람(신, 도윤, 쿠베리아트, 플래티나)들이 왜 오지 않았는지, 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설명해주었다.

"점심은 안 먹었지?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채식주의자용 식단도 준비했으니 걱정말라고."

"……."

이벨은 당장이라도 진우의 멱살을 붙잡으면서 이건 무슨 음모냐면서 따져묻고 싶었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이…아니, 사람들이 평소 생각하던 삼태극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딴판이였으니까.

알고 있던 삼태극과 직접 보게 된 삼태극의 괴리감을 참지 못한 그녀는 경계하는 목소리와 함께 입을 열었다.

"자…잠시만요. 저와 당신들은 적대 관계라고요. 이건 대체 무슨 수작인거죠?"

이벨이 진우를 향해 날카롭게 쏘아붙였으나, 그는 여전히 미소를 지어보였다.

"에헤이~ 적대 관계인건 맞지만 지금은 아니잖아?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 우리들은 진짜 순수하게 지하드의 첫 손님을 받아들인 것이니까 너무 그러지 말라고."

언제 적이 될지도 모르는데, 자신의 목적을 저들이 모를리가 없는데, 대체 이 환영은 뭐란 말인가.

이벨이 황당함에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쿵쾅거리는 소리와 함께 돌진해왔다.

"치우! 얘기는 들었다!"

"그랜드 아크?!"

안으로 들어온 것은 씩씩 거리는듯한 표정의 그랜드 아크였다.

"감히 첫 손님인 나를 제쳐두고 그 년을 환영해!? 이건 배신이다!!"

"어? 너는 손님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데."

솔직히 까고 말해서 서로 볼장 다 본 불알 친구같은 사이랄까.

그런 사이의 친구는 '손님' 이라는 딱딱한 단어를 붙이기엔 좀 그렇다는게 진우의 생각이다.

참고로 그랜드 아크가 왜 여기에 있냐면, 진우가 그에게 간부용 신호기를 하나 줬기 때문이다.

그 신호기를 통해 그랜드 아크는 언제든지 지하드로 오갈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가장 강력한 적이 될 여지가 충분한 그랜드 아크에게 너무 과한 신뢰가 아니냐 싶겠지만, 그의 신호기는 한가지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시스템을 통제하는 중앙에서 언제든지 그를 텔레포트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것.

즉, 그랜드 아크가 지하드 내부를 파괴하려고 한다면, 지하드에선 그를 수심 1만m 급 심해 속에다가 내던지거나, 그에 준하는 땅속에다 파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그랜드 아크가 강력해도, 숨을 쉴 수 없는 그런 곳에다 내던지면 빠져나오는 도중에 힘이 다해 죽어버릴 확률이 매우 높았다.

즉, 서로가 서로를 믿고 있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뜻.

"잠깐. 너 그것보다 들고온거 뭐냐?"

그 때, 진우는 그랜드 아크가 가져온 주머니를 손으로 가리켰다.

"아, 이거? 그냥 맨 몸으로 오기엔 좀 그래서 노루랑 칠면조, 오리좀 가져왔지."

"그거 누가 손질하라고?"

"제수씨들이 있잖아."

"이 씨벌놈이 남의 아내를 맘대로 부려먹네? 뒤질래? 엉? 아오 이 씨빡!"

그랜드 아크의 대답에 분개한 진우는 그를 향해 달려들면서 기습적으로 쪼인트를 깠다.

"끄아아악! 아프잖아!!"

"아프라고 쳤다 새꺄! 남의 아내를 왜 니가 부려먹냐고!"

그리고선 덩치도, 나이도 차이가 뚜렷하게 나는 두 남자는 서로 몸이 뒤엉키면서 투닥이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에 페리샤는 한 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하아, 정말이지 남자들이란 커도 애들이라니까……."

"주인님~ 파이팅!"

"눈! 눈을 공격하세요!"

페리샤의 한 숨과 동시에 다른 노예들도 신나서 진우를 응원하였고, 그랜드 아크는 평소의 근엄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왜 내 편은 없는거냐' 라면서 징징 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이건……."

카오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개판 오브 개판.

이벨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옴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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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다크, 혼돈과 카오스를 동시에 겪으며 환영 축제를 거친 이벨은 마치 철인 3종 경기를 10번은 한것 마냥 지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팔을 축 늘어뜨리고 의자 등받이에 목을 뒤로 꺽인채로 입을 헤 벌리는 맛이 간 표정이라고 해야 정확하리라.

이게 만화였다면 벌려진 입으로 영혼이 빠져나가는 개그스런 연출이 나와도 전혀 이상한게 없는 모습이였다.

'지쳤어…….'

지구를 12바퀴 돌아도 지칠리가 없는 이벨이였지만, 파티 내내 경계를 취하고 있었기에 진이 빠져버렸다.

"어이, 식후 운동 콜?"

"콜."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우와 그랜드 아크는 부풀어오른 배를 통통 두드리면서 서로를 향해  검지 손가락을 가리키며 식후 운동을 하자며 입을 맞추었다.

"함 내에서는 안됩니다."

"에이, 적당히 몸푸는 수준만 할께. 밖에 나가면 우리가 놀만한 장소 찾기가 귀찮다고."

"그렇게 말씀하시고선 훈련장 하나를 아주 박살 내셨죠."

"흠흠, 그 때는 우리가 좀 분위기를 타서 실수를 했었지. 이제는 그런 실수를 두 번 하지 않을테니……."

"나가서. 하세요. 제가. 또. 열받기. 전에."

"예에……."

"네에……."

진우와 그랜드 아크는 페리샤의 딱딱 끊어지는 목소리에 고개를 숙이며 장난감이 빼앗긴 어린 아이처럼 고개가 축 늘어졌다.

그 모습을 본 페리샤는 눈썹이 미간쪽으로 모이더니, 한 숨을 내쉬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알아본 지역이 있어요. 사람 없고 넓은 공간이니 두 분이 노시기엔 충분할거예요."

"오오!"

"역시! 페리에몽이 최고야!!"

두 철없는 남자는 방금전에 풀죽은 모습이 거짓말이였던 것 마냥 급방긋하게 웃었고, 그 모습을 본 이벨의 소감은,

"애들같죠?"

"!!"

이벨은 자신의 옆으로 어느새 다가와 앉아, 자신의 생각을 입 밖으로 낸 여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이실리아님?"

그 곳에는 자신이 한 때나마 같은 여성으로서 존경했었던 이실리아가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다.

"그렇게 긴장하지 마세요. 손님으로 계실때 동안은 편하게 지내도 괜찮으니까요."

주변에서는 다른 노예들이 파티의 잔해물들을 청소하면서 정리하는 분위기였기에, 이벨은 이실리아를 향해서만 집중할 수 있었다.

"대신, 손님이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거기에 맞게 행동하였을때만 손님으로 대할 수 있답니다."

그녀는 나긋나긋한 미소와 함께 웃어보였지만, 목소리 너머에서 강한 살기가 비쳐졌다.

이실리아가 세뇌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우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벨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그녀를 향해 한가지 질문을 하였다.

"이실리아님은…행복하십니까? 힘없는 민간인들을 죽이고, 세계를 혼란에 빠지게 만들면서?"

"솔직히 괜찮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한 때는 사람을 지키는 일을 맡았지만, 이제는 진우씨를 위해 힘이 없든 있든간에 모두 죽여야만 하게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녀는 그랜드 아크와 식후 운동으로 제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어 웃고 있는 진우의 모습을 보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도 진우씨가 웃을때마다 그 죄책감 모두가 사라져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1억이든, 10억이든, 지구인 전체를 죽이든 모두 다 할 수 있는 여자라는 것을 진우씨를 만나고 깨닫게 되었답니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여인의 눈.

이벨은 그 눈을 가까이서 보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고, 동시에 공포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정말로 진우 한 명을 위해서라면 지구의 모든 사람들을 죽일 각오가 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당신 또한 우리의 동료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웃기는 소리 하지 마세요. 제가 미치지 않는 이상 그런 일은 없습니다."

"후후후, 그럴까요?"

나지막히 웃어보인 이실리아는 이벨이 몰랐던…아니, 그 누구도 몰랐던 충격 발언을 하였다.

"그거 아시나요? 우리들 모두 처음엔 진우씨를 극도로 증오했답니다. 노아는 진우씨를 죽이기 위해 미간에다가 대물 저격총을 쐈었고, 저또한 그 분을 죽이고자 염동력을 쓰기도 했었죠."

"예?"

"다들 진우씨를 저주하면서 죽이겠다고 소리를 바락바락 질러댔었죠."

세뇌 능력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게 되자, 몇 명은 다른 가설을 만들었다.

그것은 치우에게 이성을 현혹시키는 페로몬 같은것을 뿌리는 능력자가 아닐까, 라는 가설이다.

그 페로몬을 자유자재로 뿌릴 수 있다면, 그 페로몬을 이용한다면 지금의 상황도 아주 이해 못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 사람들의 의견이였다.

하지만, 이실리아의 발언은 그 가설들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였다.

"하지만, 다들 그 때를 생각하면 부끄러워해요. 진우씨의 노예가 된다는게 이렇게나 행복한데, 그런 사실을 모르고 완강하게 저항했었던 사실 자체를요."

"…지금은 고대나 중세 시대가 아닙니다. 노예가 일반화된 시대가 아니예요."

"맞아요. 하지만, 당신도 진우씨의 노예가 된다면 알게 될거예요. 그 분의 노예가 된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

이벨은 이실리아의 목소리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자신 또한 진우의 노예가 될 것이라는 속뜻을 느낀 것이다.

"죽어도 절대 그런 일은 없을겁니다."

"후후후, 저 또한 진우씨를 향해 그런식으로 표독스럽게 말했었죠."

결국 그녀 또한 자신의 동료가 될 것이라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인 이실리아는 그녀의 옆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참, 이걸 옷에 달아주세요."

"이건……?"

이실리아는 이벨에게 병사용 신호기를 내주었다.

"당신의 위치를 알려줄 수 있는 '족쇄' 랍니다. 그것을 달고 있어야 진짜 '손님' 으로서 대접받으실 수 있을거예요."

"……."

이벨은 신호기를 잠시 물끄러미 내려다 보았다.

이 것을 달고 다니는 순간, 저들은 자신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습 공격이 실패할 확률이 커지게 된다.

하지만…….

'이걸 달지 않으면 더더욱 강한 감시를 받게 되겠지.'

결국, 자신의 옷에다가 스스로 신호기를 달았다.

푸슉-

신호기는 옷의 감촉을 확인하자 작은 기계음과 함께 스스로 옷에 찰싹 달라붙었고, 반짝이면서 자신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아, 그리고 내부 시설은 아이들을 시켜서 알려드리도록 하지요. 물론, 중요 시설은 알려드릴 수 없으니 그 점은 이해하고 있길 바래요."

이실리아는 이벨이 언젠가 자신들의 동료가 된다는 확신이 서린 미소와 함께 어디론가 향하였다.

'내가 노예가 된다고? 웃기는 소리 하지마!'

노예 제도는 모든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전면 폐지를 하였고, 현대는 개인의 인권과 권리를 주장하는 시대다.

그런데 시대를 역행하면서 노예가 되었는데도 기뻐하고 있는 진우의 여자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이벨에게 큰 혼란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왜 다들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지? 노예라면서? 지배받고 있고, 타인에게 복종을 해야 하는 비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으면서도 왜들 그렇게 좋아하고 있는거야?'

이벨은 꺅꺅 거리며 서로 장난을 치는 진우의 노예들이 보여주는 행복한 모습에 황당함과 의아함을 느끼게 되었고, 그녀의 눈빛에서 혼란스러움을 느낀 진우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큭큭큭. 좋아, 이제야 먹을만한 암컷이 되었구만. 여제, 그 년과 저 년을 덮밥으로 먹으면 정말 최고일거야……!'

오만함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여제와, 그런 여제에게 고향과 동족들을 잃었기에 극렬하게 증오하는 이벨.

두 암컷들을 같이 따먹으면 그 맛은 최고의 별미라 의심치 않은 진우였지만, 후에 이벨이 가진 어떤 신체적 특징을 알게 되면서 취향이 좀 더 폭 넓게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환영 파티를 받아서 혼란스러운 와중에, 노예가 되어 행복하다는 이실리아의 발언에 머리가 복잡해지는 이벨.

그런 그녀의 머리를 더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남카이림 할 때 좀 아쉬운게 있습니다.

스카이림 전작인 오블리비언때는 계속 강간하면 결국 굴복해서 대사도 바뀌고 그러게끔 모드도 있는데, 스카이림쪽은 개발의 방향성이 달라서 그런지 그런 부분은 좀 별로네요.

둘이 합쳐지면 진짜 딱 좋을텐데...

뭐, 그래도 대사만 빼면 자유도는 스카이림쪽이 훨씬 더 좋으니 만족중.

남편쪽을 미리 습격해서 묶어두고 그 앞에서 모녀 덮밥을 보여준다던가, 흡혈귀를 잡아서 펠라치오만 한다던가...

계속해서 스카이림의 모드들은 더 많이 발전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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