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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이름."
"……."
"나이."
"……."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없는 특수 유리와 조촐한 책상과 의자 2개만 덜렁 놓여져 있는 전형적인 취조실.
그 안에는 스킨 헤드의 백인 남성이 수갑에 묶인채로 취조를 받고 있었지만, 그는 상대방의 물음에 제대로 답을 하지 않았다.
"내 얼굴도 모르고 신상명세도 모른다고? 펜타곤의 정보력이 이정도로 미약하리라곤 생각치도 못했군."
오히려 상대방을 향해 비꼬는듯한 반응을 보일 뿐이다.
그를 취조하던 형사같은 분위기의 흑인 남성은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가 다시 취조를 시작했다.
"헬 게이트의 파일럿, 매그너스 그라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역시 펜타곤에선 매그너스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와 초인등록법안을 내놓아 대통령의 임시적이나마 측근이 되었었으니까.
"물어볼게 산더미 같지만, 일단 가장 먼저 궁금한것 부터 하나씩 질문하지. 아크 엔젤과 그쪽은 서로 접점이 없었는데 그녀를 향해 일방적인 증오심을 가지고 있더군."
"……."
하지만, 매그너스는 여전히 입을 다물면서 증오어린 눈빛으로 보이지 않는 유리 너머를 향해 노려보았다.
그 곳에 아크 엔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나는 너희들과 할 말 따윈 없다."
그리고선 두 눈을 감고 입을 다물며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겠다는 체스쳐를 보였다.
흑인 남성은 그런 그를 향해 몇번이나 질문하고 윽박지르고, 어르고 달래기도 해봤지만, 매그너스의 반응을 끌어내기엔 부족하였다.
결국, 흑인 남성이 한 숨을 내쉬면서 밖으로 나왔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른 펜타곤 요원들을 향해 고개를 내저었다.
"후우. 아예 말을 하지 않아."
"귀찮은 상대로군. 세뇌도, 사이코 메트리도 통하지가 않아."
펜타곤에선 범죄자들을 심문하기 보단, 간단하게 세뇌나 사이코 메트리를 통해 상대방의 기억을 읽어내면서 정보를 얻어낸다.
지금까지 이 방법을 통해 수많은 범죄 집단을 체포하여 경찰들에게 얼마나 많은 범죄자들을 양도했던가.
하지만, 펜타곤의 수많은 관련 능력자들이 매그너스의 정보를 빼내려 하였지만, 매그너스의 정신 방어를 이겨내지 못하고 먼저 나가떨어져 버렸다.
"대체 무슨 능력을 가진거지?"
"하지만 저 자는 이능력 재능이 완전 0이라던데?"
"이능력자가 아닌자가 어떻게 세뇌와 사이코 메트리 능력을 방어하겠어?"
사람들은 자신들끼리 토론하면서 매그너스에게 어떻게 정보를 뽑아내야 할지 입을 모았다.
"그러고보니 함께 잡힌 아론이라는 자는?"
"그쪽도 딱히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군."
"양쪽 모두 세뇌와 사이코 메트리가 통하지 않는다니……."
지금까지 악당들을 상대로 세뇌와 사이코 메트리를 통해 정보를 뽑아왔던 펜타곤에선 예상치 못한 일이였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의 욕망대로 사는 악당들의 정신력이 강하면 얼마나 강하겠는가?
갑자기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고, 그 힘으로 숨겨진 욕망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 범죄의 길로 빠진 범죄자들의 정신력이 펜타곤의 이능력자들보다 강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매그너스는 아크로스의 마인드 컨트롤 능력자조차 이겨낸 정신력의 소유자이며, 자신이 걷고자 하는 길의 험난함을 알고 있기에 더더욱 정신력을 굳건히 갈고 닦으며 전보다 더 강한 정신력을 가지게 되었다.
아론 또한 무술가로서 성공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가장 먼저 터득하였고, 몸을 단련하는데 겪은 수많은 고통을 이겨냈다.
그런 강인한 정신력과, 자신만의 단단한 신념을 가진 두 사람이 전력으로 정신계 이능력을 방어하고 있으니, 펜타곤으로선 정의의 조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고문을 할 수 없으니 답답할 수 밖에.
"제가 들어가겠어요."
그 때, 보다 못한 아크 엔젤, 이벨이 매그너스와 대화하기로 결정하였다.
"예? 하지만……."
누군가가 그녀의 결정에 반박하려 하였지만, 이벨은 그를 향해 손바닥을 내보이며 말하지 말라는 체스쳐를 보였다.
"그는 저를 증오하고 있으니, 제가 직접 나서서 그의 성격을 약간 긁어주면 어느정도 정보가 나오지 않을까요?"
"음……."
"그 정도로 성격이 다혈질이면 좋겠습니다만……."
"그래도 그 방법이 최선일 수 있겠군요."
누군가는 우려를 내놓았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 방법이 통할거라 생각하였다.
결국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이벨이 매그너스와 대화하기 위해 취조실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벌컥-
"……!"
이번엔 누가 들어오나 싶어서 눈을 살짝 떠보였던 매그너스는 하얀 날개를 가진 아크 엔젤이 들어오자,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일으키려 하였다.
"큭!"
하지만, 땅에 단단히 고정된 의자와 연결된 수갑이 손목과 발목에 채워진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괜히 억지로 힘쓰지 마세요. 일반인의 힘으로 벗어날 수 있을 정도로 대충 만든게 아니니까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매그너스의 생체 나노 슈츠는 이미 펜타곤이 회수한지 오래다.
"닥쳐! 그 더러운 입으로 나한테 말하지 마!"
그 때, 지금까지 무시와 비웃음으로만 일관하던 매그너스가 격렬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벨은 온 몸으로 느껴지는 격렬한 증오에 한 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정말 궁금하네요. 저는 당신 얼굴을 생전 처음…아니, 초인등록법안을 내놓은 사람이 누구인지 펜타곤에서 알아냈을때 봤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한건 이번이 처음이예요."
"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다."
이벨의 주장대로, 그녀가 그의 성격을 살살 긁어주자 알아서 답이 나오게 되었다.
예전엔 순진하기만 한 처녀였다면, 지금은 나름 영악해진 여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
"서로 마주한적도 없고, 싸운적도 없는데 왜 당신은 저를 증오하는 건가요?"
"착각하지 마라, 아크 엔젤."
매그너스는 이벨의 이명을 말하면서, 당장이라도 눈 앞의 그녀를 물어뜯을 짐승같은 표정이 된채 낮게 으르릉 거리듯이 대답하였다.
"나는 네 년만 증오하는게 아니다. 자칭 히어로라는 것들을 모두 증오하고, 그 중에서 네 년을 가장 증오하고 있을 뿐이다."
"이상하군요. 히어로들을 싫어한다면서 왜 그 히어로들과 함께 칼리 제국의 노예들을 상대한거죠?"
그녀는 영악하게 매그너스의 증오를 정면으로 받아치기 보단, 옆으로 살짝 비껴치면서 그가 더 많은 정보를 스스로 내뱉게 만들었다.
매그너스 또한 그러한 낌새를 느꼈지만, 자신이 증오하는 그녀를, 그리고 펜타곤의 히어로들을 향해 자신의 신념과 이상을 말하고 싶었기에 거기에 따라 들어갔다.
"그래야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해지니까. 네 놈들이 죽도록, 미치도록 증오스럽고 싫지만…그렇다고 해도 시민들의 위험과 맞바꿔 가면서까지 나의 증오만을 내뱉을 정도로 머리 나쁜 짐승이 아니다."
매그너스는 마음같아선 외계인과 싸우는 펜타곤 소속의 이능력자들을 모두 쳐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간 전력에 구멍이 나서 시민들의 피해가 더 커지니까 자신의 증오심을 갈무리해놨을 뿐이다.
어쨌든간에, 이벨은 매그너스가 시민들의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그가 악당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앞뒤가 맞지가 않아서 이해가 잘 안되네요. 시민들의 안전을 생각한다, 그런데 그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히어로들을 증오한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확실히 매그너스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마치 2X4는 8이라고 하면서, 4X2는 10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 어긋남이 느껴진다.
"말이 된다면?"
"??"
이벨은 2X4는 8이면서 4X2는 왜 10이냐며 그 오류를 따져들어갔지만, 상대방은 그 공식이 맞다면서 오히려 당당하게 나왔다.
"히어로? 개소리 지껄이지 마라!"
지금까지 낮게 으르릉거리던 짐승이 드디어 포효를 내질렀다.
"너희들은 히어로가 아니야! 단지 운좋게 힘을 얻은 행운아들이지!!"
매그너스는 처음엔 이벨을 향해 입을 열었다가, 특수 유리를 향해서 고개를 돌렸다.
"진정한 영웅이 뭔지는 알고 있나!? 인간을 압도하는 재해들을 뚫고 인명을 구조하는 소방관들! 국가를 위해 전장의 공포를 이겨내는 병사들! 이런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들이다!"
그는 평소 자신의 생각을 울부짖듯이 내질렀다.
"그에 비해 너희들은? 자신들보다 강한 적을 상대로 용기있게 나설 수 있나?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이 끊어질 각오로 나설 수 있냔 말이다!"
"읏……."
이벨은 매그너스가 가진 박력에 압도당해버렸다.
평생을 새겨온 그의 원념과 증오가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강한 적을 상대로 겁을 먹는건 당연하다! 그렇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뛰어넘어야 진정으로 '히어로' 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거다!"
그는 세계 최대 히어로 집단, 펜타곤 내부에서 히어로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토해냈다.
"내 부모님은 빌런들과 히어로들의 싸움에 휘말려 돌아가셨다! 부모님이 건물 파편에 깔려서 죽어가실때, 우리 집을 부순 자칭 히어로라는 놈은 어린 나의 손을 뿌리치며 우리들 목숨따윌 챙겨줄 시간이 없다며 도망쳤지! 좆같은게 뭔지 아나? 그 다음날 신문에서 그 새끼들 덕분에 피해가 최소화됐다는 우호적인 내용뿐이더군! 그 놈들이 도망쳐서 우리 부모님들이 모두 돌아가셨는데도!!"
매그너스의 원념과 증오는 그의 강인한 정신력을 토양삼아 신념이 되었다.
그리고, 목숨을 바쳐가면서까지 자신의 신념을 따라갈 준비가 된 그의 목소리에는 눈치가 둔하더라도 느낄 수 있는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자신이 가진 공포를 이겨낼 의지와 용기가 있는자야 말로 진정한 히어로다! 너희들은 히어로가 아냐! 영웅이 아니라고! 단지 운좋게 강한 힘을 얻어 영웅 놀이하는 일반인에 불과하단 말이다!!"
특수 유리 밖을 향해 울부짖던 매그너스는 이벨을 향해 고개를 홱 돌렸다.
"그리고 아크 엔젤!"
"!?"
이벨은 그의 영혼까지 새겨진 신념어린 울부짖음에 잠시 넋이 나갔다가 자신을 향해 다시 고개를 돌리자, 자신도 모르게 흠칫하면서 어깨를 움찔거리고 말았다.
"내가 헬 게이트를 탑승하고 있을 무렵에 갑자기 하늘에서 외계 괴물이 떨어져 내렸다. 영국과 미국 서부와 동부에 하나씩."
"……."
그 때라면 기억하고 있다.
초인등록법안을 철회시킬 수 있었던 최고의 기회였으니까.
"나도 그 괴물놈들을 처리하는데 한 손을 보탰지만, 압도적인 화력과 숫자에 밀려서 수많은 군인들이 놈들의 손에 죽어버리면서 상황이 시시각각 나빠져만 갔다."
매그너스의 목소리는 방금전과 달리 차분해져 있었지만, 포효에서 으르릉 거림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나는 놈들이 점령하고 생산 기지로 삼은 건물 중심부로 향하여, 헬 게이트가 가진 핵융합 엔진을 과부화시켜 폭발시키고자 하였다. 놈들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더욱 강해지니까."
"그…그럼 당신도 죽잖아요?"
"내 목숨 하나로 그 괴물들을 죽일 수 있다면 얼마든지 내버릴 수 있다."
"……!"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장한 이벨은 느낄 수 있었다.
'진심이야…….'
매그너스는 정말로 필요하다면 자신의 목숨 따윈 아랑곳하지 않으며 내던질 준비가 되어 있다고.
"그런 나의 의견에 동조한 X-Force 대원 다섯명이 나를 원호해주었다. 나는 그들의 목숨을 발판삼아 앞으로 나아갔지."
그는 용기있는 진정한 영웅들을 향한 생각이 떠올랐는지, 그의 눈가엔 눈물이 맺혀들어갔다.
"그들이 모두 죽고 나의 팔까지 잘려나간 다음에서야 목표 근처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나는 괴물놈들이 오기 전에 엔진을 과부화시켜 폭발을 일으키려 하였지만."
그 때, 매그너스의 눈빛이 다시 한번 살기를 띄기 시작하였다. 그것도 히어로라는 존재들이 아니라, 아크 엔젤이라는 대상 하나를 향한 증오와 살기를.
"그 때, 네 년이 나타났다. 손에 쥔 삼지창같은 것으로 불길을 쏟아부었고, 건물 전체를 구워버리면서 괴물들을 처리하고선 유유자적히 날아가더군."
"!!"
그 때의 일이라면 당연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빨리 처리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많은 희생이 일어났을지에 대한 위기감, 그리고 그리핀의 의견대로 초인등록법안을 철회시키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했었으니까.
"이렇게 간단히 끝날거라면 나의 무모한 계획에 동참하여 목숨을 버린 다섯명의 영웅들은 뭐가 되는거지? 우리가 고통어린 피를 토하고, 괴물들의 밥이 되어면서까지 싸워야만 했던 이유가 뭐냐고!"
절그럭!
매그너스는 당장 이벨을 향해 달려들 기세로 몸을 일으켰고, 당연하게도 그의 몸과 연결된 수갑이 그의 몸을 막아냈다.
하지만,
쿠직! 우드득!
매그너스는 수갑이 두 팔을 파고 들어가 피가 흘러도,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려와도 멈추지 않고 이벨을 향해 조금이라도 더 많이 접근하고자 달려들었다.
"더 좆같은게 뭔지 아나, 아크 엔젤! 그 다음에 초인등록법안이 철회하였다는거다! 그렇게 강하면서! 당장이라도 튀어나와 수많은 시민들과 병사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으면서!! 그 씨발 초인등록법안을 없던 일로 만들겠다고 그딴 수작을 부려!?"
그는 더이상 초인등록법안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단지, 그 초인등록법안 때문에 아크 엔젤이 늦게 도착하여 수많은 사상자를 만들어낸 단초를 만들었다는 것에 죄책감과 증오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네 년이 죽인거다! 그 괴물들에게 죽은 수많은 병사들! 나와 함께 사지로 뛰어간 다섯명의 진정한 영웅들! 그 모두를 네 년이 죽인거라고오오!!"
"흣……!"
빠직! 빠지지직!
매그너스는 살이 찢어지고, 뼈가 부러지는 와중에도 몸을 앞으로 밀어붙이며 조금이라도 앞으로 달려들고자 온 몸의 힘을 가하였고, 바닥과 고정된 의자 다리 부분에서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벌컥!
그와 동시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펜타곤의 요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와 매그너스의 몸을 억누르기 시작했다.
"놔! 놓으라고! 놔아아아아!!"
강인한 정신력과 신념을 양분으로 삼아 성장한 증오심은 너무나 강렬했다.
그는 과다출혈로 죽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온 몸을 비틀어가며 아크 엔젤을 향해 달려들려 하였지만, 그가 가진 힘은 아쉽게도 인간의 기준을 넘어서지 못하였다.
"이벨님! 일단 물러나시기 바랍니다!"
"진정제 투입해!"
"아크 엔젤! 펜타곤! 히어로! 나는 네놈들을 증오한다!! 진정한 영웅들의 피와 무덤을 발판삼은 너희들을 증오한단 말이다!!"
매그너스는 바락바락 소리를 질러댔지만, 치사량 바로 직전의 진정제를 투입받고서야 조용하게 되었다.
"하아…하아……."
그리고, 11등급이 된 이후로 그 어떤 일로도 땀을 흘리지 않았던 아크 엔젤, 이벨은 자신의 심장을 옥죄이는듯한 영혼의 울부짖음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쿵쾅거리는 자신의 심장을 손바닥으로 어루만지면서 간신히 진정해야만 하였다.
차라리 이능력의 힘으로 환상을 보여준것이라면 깨부술 수 있지만, 매그너스의 울부짖음은 이벨이 생각치 못한 죄책감을 자극하였기 때문이다.
"내가…내가……."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
예지 능력자들이 아무리 많아도 세상 전부를 관리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인간은 신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리핀의 만류를 무시하고 행성 포식자들을 처리하였다면?
그 행성 포식자들이 죽인 병사들과 생존자들의 숫자만큼 더 많은 인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크읏……."
이벨은 자신의 어금니를 깨물면서 매그너스가 진정제로 제압당하는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하며 밖으로 뛰쳐나가고 말았다.
============================ 작품 후기 ============================
독자분들에게 부탁할게 하나 있습니다.
제 실력을 넘어선 더 높은 수준을 바라지 말아주세요.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저보다 더 ㅅㅅ씬 잘 쓰는 사람도 많고, 옛날 리플에 제목은 까먹었지만 저보다 꼴릿하게 잘 쓰는 야설 작품이 나왔다는 리플도 간간히 보입니다.
리밋뷁은 '되는대로 써내리는' 전형적인 작가의 자딸용 작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리고, 제 필력은 잘 다듬으면 어느정도 통하는 수준이지만, 진짜 제대로 실력있는 작가들과 비교하자면 별거 아녜요.
제가 아무것도 안하고 글만 쓰면 참 좋겠지만, 일해야 하고 개인적인 인간관계 문제도 있고, 야근(씨발 야근)도 있어서 소설만 주구장창 붙잡고 있을 순 없습니다.
몸은 하나이고, 할 수 있는것도 한정되어 있다보니 소설의 질을 단번에 휙 높히는건 불가능합니다.
분실술 드립 치는것도 반은 드립이지만 반은 진짜 진심을 담은 소원이기도 해요.
저도 조금씩 성장하긴 하지만 그 폭은 미미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글을 쓰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썼는데 다른 작가랑 작품명 말하면서 비교하는 리플을 보면 솔직히 악플보다도 더 힘이 빠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