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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반투명한 강화 유리로 만들어진 산소 캡슐 안에 페리샤가 들어가 있었다.
"쌔액- 쌔액-"
온 몸이 땀범벅이 된 채, 약간 거칠지만 규칙적인 숨소리와 함께 가슴이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하아…다행이다……."
진우와 함께 하고 있던 아키가 그 모습에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도 그럴것이, 방금전까지만 해도 당장 피를 토해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기침을 연신 토해내며, 호흡 곤란 증상까지 상태가 악화되어 갔으니까.
"마스지드. 상황은?"
-바이탈 사인 정상, 체온도 안정권으로 진입했습니다만, 갑작스런 고열과 체력 저하로 몸의 면역력이 낮아진 상태입니다. 현재로선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저는 괜찮……."
진우는 괜찮다면서 산소 캡슐 밖으로 나오려고 자세를 잡는 페리샤를 향해 인상을 썼다.
"명령이다, 페리샤. 마스지드가 괜찮다고 할때까지 쉬고 있어."
"…예……."
주인님의 명령에 불복할 수 없는 노릇이기에, 그리고 그 명령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이기에 캡슐 밖으로 나가는 것을 포기한 그녀는 몸을 눕히고선 입을 열었다.
"주인님, 대신 부탁이 있습니다."
"뭔데?"
"다들 잘해보고 싶어서 생긴 일이니까 너무 크게 혼내지 말아주시고…특히 도윤, 그녀에게 책임을 묻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
페리샤가 이렇게 된 것은 도윤의 흑마법에 의해서다.
즉, 이유와 과정이 어떻든간에 결과적으로 그녀가 페리샤를 저주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페리샤는 그 분명한 사실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있었다.
"그녀 덕분에 복제 인간들의 약점을 알게 되었고…쿨럭……. 무엇보다 그 약점을 신님이 찌르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그리고 가장 먼저 복제 인간들의 약점을 밝힌 그녀의 공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만약, 도윤보다 기술, 마력면에서 월등한 신이 저주를 가하였다면 페리샤는 지금처럼 건강이 나빠지는 정도가 아니라, 목숨이 위험해질 확률이 매우 높았다.
어차피 복제 인간들의 약점을 확인하게 된다면 페리샤 또한 어쩔 수 없이 함께 그 고통을 나눠받아야만 하는 운명이였으며, 오히려 아직 미숙한 면이 많은 도윤 덕분에 살아남았다고 보는게 정확할 것이다.
페리샤는 수다스러운 진우가 조용해진다면 극도로 분노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도윤에게 화가 가지 않도록 미리 설명한 것이다.
"네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지."
물론, 진우도 바보는 아니기에 페리샤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단지, 자신의 암컷이 괴로워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분노 때문에 어디다가 표출해야 할지 몰라서 이런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을 뿐이다.
"제가 페리샤를 간호할께요."
이실리아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페리샤를 위해 간호를 자청하였고,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허락하였다.
그렇게 아키와 함께 어디론가 향한 진우는, 살라딘이 연병장의 목적으로 지어졌으나 지금은 반쯤 창고가 된 구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기에는 로스차일드 본가를 습격한 이들이 긴장된 얼굴로 나열되어 있었다.
"스으읍- 후우……."
진우는 잠시 크게 숨이 들이마쉬었고, 이내 답답한것을 내뿜듯이 내쉬었다.
"……."
"……."
"……."
그렇게 잠시동안의 시간이 흐르면서, 여기에 있는 이들의 표정이 더더욱 긴장감으로 물들었다.
그 말많고 떠들썩하며, 언제나 감정을 대놓고 드러내던 진우가 이렇게까지 말을 아낀다는 것은 그만큼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그녀들이 모를리가 없기 때문이다.
"노아, 신."
"예…옛! 주인님!"
"…네……."
"너희들의 잘못은 알고 있지?"
진우는 그녀들에게 자기네들끼리 로스차일드 본가를 습격한 사실에 대해 추궁을 시작하였다.
알고보니 신은 도윤과 함께 복제 인간에게 어떤 약점이 있을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 노아 일행은 겉으론 신과 똑같은 이유로 포장하였으나 자신들의 힘을 마음껏 방출하기 위해 습격하였다는 사실을 실토하였다.
"나는 무조건 내 생각대로 따르는 인형을 원하는게 아냐.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식으로 보고도 없이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그는 착 가라앉은 눈빛과 목소리로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게 그렇게 어려웠나? 그냥 페리샤에게 '우리 로스차일드 본가 치러 간다' 라고 말해두는게 그렇게 힘든 일이었어?"
"……."
"……."
"그렇게 멋대로들 행동해서 얻은 결과는? 10등급 이능력자 수십, 수백명의 가치보다도 뛰어난 페리샤를 잃을뻔 했다."
한 사람의 가치를 세계에서 가장 강한(아직 대외적으로 11등급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능력 등급의 소유자들보다 높게 평가한 진우였지만, 페리샤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에 의하면 그의 평가는 옳다고 볼 수 있다.
페리샤를 잃을뻔 했다, 라는 부분에서 도윤이 살짝 움츠렸지만, 진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페리샤라면 그 보고를 듣고 너희들을 전폭적으로 서포트 해줬을거다. 물론, 너희들끼리 힘을 합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얻고 싶다는 욕심은 알고 있고, 그 누구도 설마 이런 일이 생길거라고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그래도 이 상황은 너희들이 보고를 소홀히 한 결과다."
"……."
"……."
노아와 신, 두 사람 모두 그 말에 반박을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다행히도 페리샤로부터 '너무 크게 혼내지 말아달라' 라는 조언이 있었기에, 진우는 이정도로만 그치기로 결정했다.
"더이상 길게 얘기하지 않아도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하였는지 알고 있을거다. 강한 힘을 얻게 되었으니 그 힘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적에게도 최후의 한 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라. 그랜드 아크가 괜히 세계 정복을 못하는게 아냐."
그랜드 아크는 이벨과 진우가 대외적으로 공개되기전에 유일한 10등급 이능력자였다.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다, 세계 정복이라는 야망에 걸맞는 호전적인 성격, 기준치 이상가는 두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유럽만을 지배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즉, 남들도 10등급 이능력자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둔 상황이라는 뜻.
그런 상황에서 마음대로 날뛰다가 크게 한 방 먹으면, 그 땐 농담이 아니라 목숨이 오갈 수 있는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페리샤의 백업이 지원받기 위해선 미리 보고를 해두는게 여러모로 안정성이 높다.
"그리고 김 도윤."
흠칫-
진우가 도윤을 향해 시선을 돌리자, 그녀는 마른침을 삼키면서 몸을 불안하게 흠칫거렸다.
"잘했다."
"…네……?"
페리샤를 고통스럽게 만든 책임은 절대적으로 도윤에게 있었기에, 진우가 자신의 여자를 건든 이들은 무슨 수를 써서든 죽이는 잔인한 성격임을 알고 있는 그녀는 예상외의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바보처럼 되묻고 말았다.
"흑마법에 의한 저주. 그 약점을 찌를 수 있는건 너와 신 뿐이고, 너보다 기술과 마력면에서 월등한 신이 저주를 사용했다면 페리샤의 몸상태가 기침을 토해내는 정도로 끝날리가 없지. 오히려 이정도로 끝날 수 있는것을 감사하고 싶을 정도다."
거기까지 말한 진우는 페리샤의 전언도 같이 전달하였다.
"그리고 페리샤도 추궁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더군. 오히려 누구보다 먼저 복제 인간의 약점을 밝혀냈으니 상을 줘야 한다면서."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있던 신을 향해 입을 열었다.
"신."
"네."
"생명석 한 알을 도윤에게 지급해줘라. 그리고 그 힘을 모두 소화할 수 있게끔 책임지고 도와줘."
"!!"
"알겠습니다."
생명석.
원래는 회춘약이였지만, 이실리아와 아키는 회춘이라고 하니까 자꾸 나이 생각이 나는것 같다면서 다른 이름으로 부르자고 건의하였고, 신은 단순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생명석' 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무기의 정수를 가공한 생명석은 여기저기 사용되었지만, 아직 20에 가까운 숫자가 남아있었기에 여유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력을 생각하자면 아무렇게나 줄 수 있는 물건은 아니다.
설마 자신에게 포상을 내리라곤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던 도윤은 두 눈이 희둥그래졌으나, 진우는 거기까지 말한 후, 다들 자숙하라는 말을 끝으로 아키와 함께 어디론가 향하였다.
"하아…살았다아……."
"무서워서 다리가 후들거려……."
분위기를 잡고 있는 진우와, 그 뒤에서 살기에 가까운 분노의 오오라를 표출하고 있는 아키의 모습에 얼어붙어있던 그녀들은 두 사람이 사라지자 그제서야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크게 숨을 내쉬면서 이마에서 흐르는 식은땀을 훑어낸 신은 상황 파악이 잘 안되는 도윤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런 눈으로 볼 거 없다. 형님은 저래뵈도 신상필벌은 확실하니까."
진우는 겉으로 보기엔 쾌락에 미친놈이지만, 그 비이성 너머엔 누구보다 이성적인 가치관이 잠들어 있다.
애초에 비이성적인 인간은 그 행동을 당연시 여기고 있기에, 그렇게 행동해서 즐겁다거나 쾌락을 느낀다거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신에게 당연한 일이니까.
오히려 진우는 이성적이기에 비이성적인 행동을 '즐기고' 있다고 봐야 옳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신은 도윤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면서,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상황에서 아군을 방해하지 않는 최선의 수를 선택하면서, 어떻게든 힘이 되고자 노력한 너의 판단력과 행동력은 훌륭했다."
그렇게 말한 신은 도윤의 머리를 툭툭 손바닥으로 쓰다듬듯이 토닥였고,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깜짝 놀란 도윤은 두 눈이 희둥그래진채로 머리에서 느껴지는 온기를 느끼고선 당황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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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로스차일드 본가의 지하 패닉룸.
"카이드 박사. 박사를 부른 이유는 알고 있을 것이오."
"……."
웰터 로스차일드는 한 때, 살라딘의 동료이자 그의 복제 인간 양성을 돕던 과학자인 카이드 브릭스 박사는 로스차일드 가문에 거금을 받고 회유되어, 연구와 표본을 토대로 풍부한 지원을 받아 빠르게 복제 인간의 양성에 들어갈 수 있었다.
다소의 실패가 있었지만, 로스차일드 가문쯤 되는 곳이 눈 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3류 조직은 아니였기에 계속된 지원을 받으며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카이드 박사였지만, 방금전에 일어난 일로 인해 가주의 추궁을 받으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갑자기 동시다발적으로 모든 복제 인간들이 급성 폐렴같은 증상에 걸리면서 기침을 토해내고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본가를 침입한 적들과 전투중에.
몇 명의 건강이 악회되서 그렇게 될 순 있다.
하지만, 모든 복제 인간들, 그것도 외부에서 활동중이던 복제 인간들까지 모두 똑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그것은 복제 인간의 유전적인 결함이 분명하다는것 정돈 문외한도 알 수 있는 간단한 문제였다.
그렇게 잠시 입을 다물면서 생각을 정리하던 카이드 박사는 웰터의 눈매가 점점 올라가자 입을 열 수 밖에 없었다.
"현재로선 정보가 부족합니다. 모든 복제 인간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본 결과, 병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증상은 전무하며, 지금은 갑작스럽게 상태가 호전되어 기침과 고열 증세도 사라졌습니다."
카이드 박사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 또한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하여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말로 복제 인간들에게 약점이 있단 말인가……? 그 약점으로 인해 삼태극과 펜타곤이 가진 예언에 그림자조차 등장하지 못했고?'
그는, 삼태극의 일원으로서 로스차일드 가문에게 투항한 릴리야의 정보를 모두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기억을 확인할 수 있으니, 그녀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기 보단 잘못된 사실을 알고 있는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 중, 가장 잘못된 사실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던게 복제 인간과 관련된 정보였는데, 일이 이렇게 되니 겁이 덜컥 나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침입자들과 싸운 영상을 확보해뒀다고 들었습니다. 그 영상을 분석하여 문제가 되는 부분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후지미네가 고전압을 방출하여 모든 기계 장비들을 망가뜨렸지만, 보안적인 문제로 하나가 망가지면 연달아 망가지는것을 방지하고자 몇몇 CCTV들은 독립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후지미네의 고전압에서 안전할 수 있었다.
그 CCTV들로 녹화한 영상들을 분석하여, 무엇때문에 복제 인간들에게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한 후에야 DNA 구조를 바꾸든, 뭘 더하고 빼든 할 수 있다.
웰터 로스차일드도 분노가 치밀어올랐지만, 카이드 박사에게 죄를 묻기엔 정보가 너무 없다고 판단하여 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복제 인간들의 결함을 찾아내시오."
"예.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웰터는 이 이상 말해봤자 사족밖에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 입을 다물었고, 카이드 박사는 패닉룸에서 빠져나와 망가진 설비를 수리중인 사람들을 무시하며 빠른 걸음으로 어디론가 향하였다.
'반드시 찾아내야만 한다! 복제 인간의 가치가 있어야만 내가 살아남을 수 있어!'
그는 자신의 가치가 곧 복제 인간과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것을 처음부터 모두 오픈한다면 결국 단물만 빨리고 버려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는, 복제 인간 양성에 가장 중요한 노하우는 비밀로 외부에 노출을 하지 않았다.
물론,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억지로 그의 지식을 뽑아낼 수 있겠지만, 지식은 뽑아내도 경험까진 뽑아낼 수 없기에 가만히 내버려뒀다.
그런 상황에서 복제 인간에게 문제점이 있다면? 그로인해 더이상 복제 인간을 쓸 수 없게 된다면?
자신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치부를 알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노인이 되어버린다면 쥐도새도 모르게 매장당할 것이 분명하다.
카이드 박사는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것들을 사용하면서 복제 인간들의 결함을 찾아내고자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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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기대중인 게임은 삼국지 13과 로스트 아크다.
삼국지 13은 처음 나왔을땐 좆망겜이였는데, 다행히 계속된 패치로 개선되면서 최소 평타 수준의 게임이 되었다길래 기대중.
로스트 아크는 6월에 CBT 한다는데, 제작사가 스마일게이트 라는게 좀 걸리지만 그래도 재미만 있으면 '쎠럽 앤드 테이크 마이 머니' 를 외칠 용의는 충분.
아 그냥 플스4를 살까...근데 사면 글을 안 쓸것 같아서 불안해;;
진짜 몸이 2개였으면 번갈아가면서 글쓰고 게임도 즐기고 할텐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