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743화 (74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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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씨발…씨바아아알! 이 미친 개새끼야!"

잭 해머는 자신의 손을 가볍게 으스러뜨린 진우를 향해 억울하다는 듯이 외쳤다.

뭐가 억울하냐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압도적인 힘의 격차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가 억울해하는 점은 따로 있었다.

"왜! 그렇게 강하면서 대체 왜 여기서 지랄이냐고!!"

10등급 신체 강화자 여성을 자기 마음대로 다루며, 본인도 최소 9등급 이상(잭 해머는 8등급 신체 강화자)의 능력자임이 분명한, 금수저를 뛰어넘는 다이아몬드 수저!

만약 자신이…아니, 일반적인 상식으로 저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만의 세력을 만들거나 평생 써도 모자랄 돈을 받기 위해 사용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잭 해머는 억울한 것이다.

미친듯이 강한데 왜 여기서 지랄이냐고.

그냥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걸 다 얻을 수 있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하는거냐고.

상대방에게서 흘러나오는 살기를 통해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이미 기정사실화한 잭 해머는 죽기전 발악으로 미친듯이 외쳤고, 그 발악어린 외침을 듣게 된 진우는.

후비적-

"그냥 취민데."

새끼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파면서 무성의한 모습으로 간단하게 대답하였다.

"…아……?"

잭 해머는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의 이해, 가치관, 상식을 뛰어넘는 대답이였기 때문이다.

"뭐…뭐라고……?"

"취미라고. 나는 잡식성이라서 꺄꺄 거리며 도망치는 민간인들 등짝에다 총알빵 놓는것도 좋아하고, 저항을 포기한 포로들한테 사형 선고를 내리는것도 좋아하고, 자기들이 존나 강한줄 알고 설치는 새끼들한테 하늘 위에 하늘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것도 좋아하거든."

그렇게 말한 진우는, 이미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듯이 여유롭게 미소를 짓고 있던 이실리아를 오른팔로 어깨동무하듯 껴안고선, 그녀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아앙~♡"

이실리아는 교태어린 신음성을 흘리면서 진우의 팔목을 잡고선 더더욱 강하게 주물러주기를 바라듯이 자신의 안쪽으로 더 밀어넣었다.

"뭐, 한마디로 말하자면 니들은 그냥 운이 나빴던거야. 마침 이 근처에 볼 일이 있어서 온 김에 뉴욕 할렘가의 악명을 체험해보고 싶다 생각했거든."

"……."

잭 해머는 황망한, 마치 세상 모든것을 다 잃어버린듯한 표정과 함께 입을 다물줄 몰랐다.

"겨…겨우…그게…이유라고……?"

"이거 왜 이러실까, 구를대로 구르신 할렘가의 주민 양반이? 이 세상에는 단지 '재미' 로 상대방을 죽이거나 짓밟거나 망가뜨리는게 당연하다는 듯이 행동하는 악당들이 널려있고, 너희들도 그 중 한 부류잖아?"

그의 말은 맞는 말이다.

단지 어떤 목적도 없이, 단순한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상대방을 망가뜨리는 범죄자들은 널리고 널려있으니까.

"세상은 돌고 도는법. 그러니 이번엔 너희들 차례라는 뜻이지."

정작 본인은 지구가 몇십번을 돌든, 역주행을 하든지 절대 손해볼 일은 하지 않겠지만.

부들부들부들……

잭 해머는 이 곳에 와서 이 지랄을 한 이유가 겨우 '취미' 라는 것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진우에게 한 방이라도 먹이고 죽이겠다며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아!!"

하지만, 그의 돌격은 이실리아의 염동력에 의해 무산되고 말았다.

빠각-

"끄아아악! 아아악!"

염동력의 힘을 집중시켜 그의 무릎을 부러뜨린 것이다.

쿵! 콰당!

"와우. 넘어지는 자세만으로 그런 박력감을 선사할 수 있다니. 너 그냥 연기 학원 다니지 그러냐?"

"끄…끄으으윽!"

진우는 무릎이 박살나면서 괴로워하는 잭 해머를 향해 가벼운 박수를 치면서 감탄사를 내뱉었고, 이실리아는 그가 함부로 일어서지 못하게끔 계속해서 압박을 가하였다.

"크워어어어!!"

그 때, 아키와 디스트로이어의 싸움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10등급 신체 강화자와의 전투를 통해 힘의 한계를 깨우칠 수 있게 되었…아니, 오히려 10등급 신체 강화자를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면서 피해 범위를 최소화 시키는 여유까지 부렸다.

실제로 그랜드 아크와 진우가 싸웠을땐 도시가 완전히 개판이 되어 군대까지 출동할 정도였지만, 이 둘의 싸움은 반경 20m를 넘지 못할 정도로 좁은 공간에서의 싸움이였다.

한마디로 처음부터 끝까지 아키의 의도대로 전투가 진행되었다는 뜻.

푹!

"꺼…끄꺼……!"

괴성을 지르며 아키를 향해 주먹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공격하던 디스트로이어.

일반인이라면 주먹에서 일어나는 충격파에 고깃덩어리가 되었겠지만, 아키는 간단하게 피하면서 괴성을 지르던 입 천장 위쪽으로 닌자도를 쑤셔박았다.

입에서부터 머리 위로 튀어나온 닌자도.

디스트로이어는 허공을 향해 의미가 없어보이는 헛손질을 몇 번 하다가 꼬꾸라졌고, 잭 해머는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자신의 마지막 희망이 사라지는 모습에 눈빛이 절망감으로 가라앉았다.

"진우씨~ 다 처리했어요~"

방금전까지만 해도 일방적으로 유리한 접근전을 펼치면서, 할렘가 최고의 괴물인 디스트로이어를 가지고 놀던 여자가 맞는지 의심이 들정도로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함께 진우에게 돌아온 아키.

"수고했어. 어디 다친곳은 없고?"

"어머? 제가 저렇게 힘만 쓰는 바보한테 당할것 같으세요?"

두 남녀는 서로의 얼굴을 부비적 거리면서 서로의 체온을 느꼈고, 남아있던 손으로 이실리아처럼 어깨동무하듯 껴안으며 그녀의 가슴을 만지작거렸다.

"꺄앙~♥ 진우씨는 정말 가슴이 그렇게 좋으세요?"

한 쪽은 디스트로이어를 가지고 노는 신체 강화자.

다른 한 쪽은 잭 해머를 가볍게 제압하는 뛰어난 염동력자.

거기다가 미모까지 완벽한 동서양의 미인들을 안고 있는 진우는 마치 그것이 당연한 일인것 마냥, 그녀들의 가슴을 마음껏 희롱하였다.

"이 자는 어떻게 할까요?"

"잠깐만 기다려봐."

진우는 잠시 이실리아게 기다리라고 명령하였고, 허공을 향해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어이, 페리샤. '그 녀석' 준비 다 됐어? …응. …응응. 오케이, 그건 상관없으니까 일단 그 녀석을 내가 있는 곳에다 내려놔. 어, 지금 당장."

스팟-

순간, '당장' 이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잭 해머는 자신의 뒤쪽에서 텔레포트 특유의 공기 빠지는 소리를 확인했고, 힘겹게 목을 돌려 뒤쪽을 확인하자 두 눈이 희둥그래졌다.

"뭐…뭐야 이거……."

"오, 역시 페리샤답게 일처리가 빠르구만. 어이, 저거 처리해라."

"자…잠깐만! 잠깐만!!"

비록 분노에 미쳐 돌격했다지만, 막상 죽음이 눈 앞에 닥쳐오자 발악하기 시작한 잭 해머는,

빠각!

자신을 향해 축구공을 차는듯한 공격에 머리에서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의식이 희미해지기 시작하였다.

"아, 맞다. 쟤한테 본부가 어딘지 물어봐야 했는데."

"뭐 어때요? 그냥 다 부셔버리다 보면 알아서 나오겠죠."

"와오~ 이실리아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니까 좀 놀라운데?"

'이실…리아…….'

의식을 잃어가던 잭 해머는 '이실리아' 라는 키워드에 다시 한번 그녀의 얼굴을 확인하였고, 예전에 우연찮게 봤었던 이실리아의 젊은 시절의 사진과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치…우…….'

이실리아를 공개 방송으로 능욕하며 결혼식을 치룬 지구 역사상 최악의 악인, 치우.

그제서야 이들의 정체를 알게 된 잭 해머였지만,

"어? 쟤 아직 살아있나 보다? 확인 사살혀라."

우직!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완전히 의식이 사라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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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할렘가를 주름잡는 조직들의 두목들, 아이언 머슬, 서큐버스, 데스 아미, 화이트 스파이시, 블랙 골드는 큰 일이 생길때 상황을 조율하기 위해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만날 수 있는 중립 지역을 만들어두었다.

즉, 멀리서 전화로 깔짝 거리지 말고, 직접 얼굴을 마주하면서 얘기해보자는 취지인 것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화상 통신도 할 수 있는데 왜 굳이 만나야 하겠냐 싶겠지만, 중요한 거래, 계약은 멀리서 화상통신을 하기보단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게 더 진실성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부적인 문제로 여러번 모였지만, 외부인들의 소란에 의해 모인적은 처음이였기에 다들 이 상황을 쉽게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눈치 싸움을 벌이던 다섯 명 중에서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동양적인 붉은색 눈화장과 밤색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매혹적인 검붉은색 차이나 드레스를 입어 몸매를 강조한 중국계 미국인 여성, 서큐버스였다.

"블랙 골드. 당신이 일부러 소란을 일으키려고 외부에서 용병들을 고용한거 아냐? 무슨 목적인지까진 모르겠지만."

그녀의 추궁에, 매우 뚱뚱한 체구와 온갖 금박이, 보석 장식품으로 자신을 장식한 백인 남성은 '허' 라면서 실소를 터트리더니 입을 열었다.

"그래, 내가 가장 의심이 되겠지. 여기서 외부와 가장 많은 교류를 하는게 나니까."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뉴욕 할렘가를 거점으로 삼았을 뿐, 미국 전역에 있는 고객들에게 불법적인 물건들을 거래하는 상인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내가 왜 이 곳에 본거지를 뒀는지 거기까진 머리 용량이 차지 않나? 차라리 용병들을 모아서 너희들 모가지를 따면 땄지, 이 슬럼가의 악명을 떨구는 짓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야. 내가 의심스러운건 알겠지만 이번건 상식적으로 생각하자고."

블랙 골드는 상식적으로 생각하자면서 자신에게 가해지는 무언의 압박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그런 그의 설득이 먹혔는지, 아이언 머슬과 해골 계급장이 새겨진 군복을 입고 있으며 해병대 머리를 하고 있는 40대 백인 남성, 데스 아미는 입을 열진 않았지만 블랙 골드의 행동을 주시하며 기세를 일으키던 것을 그만두었다.

"크흐으으~~~"

지금의 심각한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스킨 헤드 머리에 문식을 빽빽하게 새겨둔 깡마른 체구의 남자는 심상치 않아보이는 액체가 들어간 주사기로 정맥 주사하듯이 주입하며 온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어이, 화이트 스파이시.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되나?"

그 모습에 데스 아미가 눈쌀을 찌푸리며 화이트 스파이시의 행동에 제약을 걸었다.

"흐히히히히…후헤헤헤……."

하지만, 이미 헤로인을 주사한 그는 뇌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쾌락에, 속된말로 '홍콩 가고 있는' 상황이였다.

이렇게 보면 단순한 마약쟁이지만, 이 때를 노린답시고 공격하면 미친개가 뭔지, 독종이란게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어버린다.

그런 그의 모습에, 서로를 탐색하며 외부인을 끌고온 이가 누구인지 의심하던 다른 네 명은 동시에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저 녀석은 아니지.'

'저 녀석이 그런 머리를 쓸리가 없잖아.'

'마음에 안들지만 저 녀석이 그런 계획을 짤리가 없어.'

'애초에 저 녀석은 마음껏 마약을 사용할 수 있다는 할렘가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절대로 화이트 스파이시가 이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 아니라고 생각한 네 조직의 우두머리들.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 강력하고, 너무 뜬금없는 상황인지라, 다른 네 명은 서로를 의심하면서 속내를 떠보느라 보이지 않는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콰당!

그 때, 눈치 싸움에 종말을 맞이하는 정보를 가져온 데스 아미의 정보원이 황급히 회의실 안으로 들이닥쳤다.

"대…대장님!"

"말해."

참고로 여기서 말한 '대장' 은 단순한 대장이 아니라 군대 계급의 그 대장이다.

그리고 군대 용어를 쓰고 있지만 인원이 진짜 군대 수준으로 많지 않고, 강함으로 계급이 정해지기 때문에 분대장이 소장일 수 있고, 대위일수도 있다.

쉽게 설명 하자면 용어만 군대인 조직이랄까.

"우리 영역에서 설치던 놈들을 처리하러 움직인 다크 팔콘 분대 녀석들이 모두 전사하였습니다! 다크 팔콘 중장도 당했고 화이트 스파이시에서 보낸 웜홀도 함께!"

"!!"

데스 아미는 설마 자신의 정예 분대가 당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하였기에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다른 이들은 엄청난 중화기를 들면서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사격해대는 다크 팔콘의 압도적인 화력에 쓴 맛을 여러번 당했기에, 겉으론 표현하지 않았지만 속으론 좋아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왕님!"

뒤이어 들이닥친 서큐버스의 정보원이 도착하면서 표정 관리조차 힘들 정도로 경악스러워 하게 되었다.

"디…디스트로이어가 죽었습니다! 게다가 아이언 머슬이 보낸 잭 해머까지 함께!!"

"뭐…뭣!?"

"뭐라!?"

"!!"

서큐버스의 최대 전력이자, 할렘가에서 그녀의 권력을 지켜주던 최강의 파수꾼, 디스트로이어의 사망 소식.

아이언 머슬조차 자신의 부하인 잭 해머의 죽음보다도 더 놀랄 정도였다.

"뭐야 이 놈들……."

자신의 최강의 패를 잃게 된 서큐버스는 느긋하면서도 요염한 미모는 분노로 일그러지게 되었다.

"대체 이 새끼들 정체가 뭐냐고!!"

정부조차도 포기한 뉴욕 할렘가.

그 악명이 끝장나는 최악의 순간이 이들에게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아무래도 작품 설정은 지워야겠습니다.

일단 누구는 죽고, 누구는 얻으며, 누구는 어떻게 성장할지 다 알려버리니 스포일러적인 부분이 너무 강해요.

그렇다고 스포일러니까 보지 말라고 써놓자니 무조건 소설을 다 보라고 강요하는 것 같잖슴?

일단은 작품 설정란의 내용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려 하지만, 이도저도 안되겠다 싶으면 그냥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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