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722화 (722/923)

0722 / 0923 ----------------------------------------------

11장

매그너스가 진우를 만나게 된 것은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이후였다.

그의 경호를 맡았던 신은 진우가 자신을 부른다면서 추적자를 죽인 다음날에 사라졌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추적자들이 걱정이였지만, 그들은 최우선 확보 대상인 자신과 진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매그너스의 신변을 일거수일투족 감시하는데만 그칠것이라고 신이 설명해주었고, 확실히 그것이 로스차일드 가문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수였다.

제 3자의 눈으로 보자면 매그너스는 신과 진우에게 있어서 냉정히 말하자면 인연만 좀 이어진 정도에 불과했기에, 괜히 그를 붙잡아봤자 신과 진우가 어디로 향하였는지 알아내는건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거기다 괜히 매그너스를 납치했다가 진우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문자 그대로 대어 대신에 피래미만 낚은 상황이 되어버린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요원을 죽인것은 절대 용서받지 못할 일이지만, 당했으니까 무조건 복수하겠답시고 앞뒤 가리지 않고 피래미 따위에게 화풀이 하는 3류 조직들이나 하는 행동을 세계의 금융을 주무르는 로스차일드에서 범할리가 없다.

진짜 대어를 낚기 위해 치욕을 감내한다.

모든 일에는 시기와 때가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사람들은 매그너스를 감시하면서 신과 진우가 다시 모습을 나타내기를 기다렸다.

신이 로스차일드 가문의 추적자를 죽이고 2일이라는 시간 지난후.

드디어 대어가 피라미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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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하루종일 감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맘 편히 화장실도 못 가겠군.'

당연한 소리지만, 매그너스 본인도 자신이 감시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건호(신)도 사라졌으니, 저들이 원하는 대어인 진우를 낚기 위한 미끼로서 자신을 고이 내버려두고 있다는 것쯤은 머리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니까.

일반인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면 불안감과 불쾌감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그는 좀 불편하긴 하지만 ‘감시할테면 해라, 나는 나대로 알아서 할테니까’ 라는 식으로 대놓고 회사와 사유지를 팔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사유지에 있던 저택은 완전히 싹 밀어버렸기에 공터나 마찬가지였고, 다행히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저택을 찾다가 지쳐서 직접 만들기로 결정한 거부가 적당한 터와 좋은 관망을 가진 매그너스의 사유지에 눈독을 들이면서 사유지를 팔 수 있었다.

회사쪽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모두 파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듯하다.

‘정부쪽에서 내게 접촉할거라 생각했는데 기이하게도 소식이 없군.’

집을 팔고 보유한 주식들까지 모두 팔아재끼는데 정부쪽에서는 자신의 갑작스런 행동에 사람을 보내서 알아내고자 할 것이라 예상하였다.

하지만, 정부쪽은 놀랍도록 조용하였고, 자신의 행동을 방해하려는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그가 예상한 답안은 2가지.

첫 번째는 대통령이 더 이상 자신의 가치가 없다고 여겨서 버렸다.

두 번째는 로스차일드 쪽에서 정보를 사전에 차단하였다.

대통령이 진우가 삼태극의 치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그는, 대통령이 자신을 찾아서 진우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만약 삼태극의 스파이가 아니라면 그를 이용해서 함정으로 유인하는 임무를 맡기려 하려는 것을 안다면 첫 번째는 완전히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첫 번째는 아냐. 진우의 쓰임새는 아직 여러 가지 남아있어. 성격이 좀 지랄맞긴 하지만 그 문제를 조절하기 위해서 내가 있는 거잖아. 게다가 나는 일단 정부 소속이다. 갑자기 집을 팔고 주식을 팔고 떠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가만히 멍 때릴 정도로 정부가 무식할 리가 없어.’

자신이 아는 정보와 상식선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한 매그너스는, 두 번째가 자신이 처해있는 현 상황임을 직감하였다.

‘정말로 로스차일드 가문이 제대로 마음을 먹은건가…….’

옛날의 그였다면 로스차일드 가문과 정면으로 대립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겁을 하였겠지만, 생사가 오가는 전투를 통해 정신적으로 성장한 지금의 그에겐 자신이 적대해야만 하는 또 다른 세력에 불과했다.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나온 사람이 대놓고 인종차별적 대사를 내뱉었다. 게다가 알고보니 로스차일드 가문에 있던 모든 동양인들과 흑인들이 쫓겨났어. 처음엔 단지 능력 부족이거나 로스차일드 가문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세계의 금융을 주무르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인종차별을 하다니?

로스차일드 가문은 능력만 된다면 인종은커녕, 저 멀리 아프리카 난민이라도 기꺼이 영입하는 유연함을 보여준다.

그런 로스차일드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뱉는 요원이 튀어나왔다는 것은 믿기 어려웠다.

거기다가 방금 매그너스가 생각한 내용처럼,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일하던 모든 동양인, 흑인들이 쫓겨난 것을 생각하면 단순히 몇몇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였다.

‘사람마다 직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는 모두가 똑같아야만 한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인종차별을 한다면, 그들 또한 나의 적일뿐.’

인종차별 주의자를 극도로 혐오하는 매그너스에겐 세계의 금융을 주무르든 말든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사람의 가치를 겨우 피부와 인종으로 높낮이를 정하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행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세계를 주무르는 힘을 가지고 있기에 더더욱 위험하다.

매그너스는 진우가 자신을 위한 장비를 가져오길 기다리면서 사람이 많은 길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사람이 많은 식당에서만 식사를 하는 등, 갑자기 저번처럼 로스차일드 가문의 습격이 일어나지 않게끔 나름 대비를 하고 있었다.

최소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자신을 잡겠답시고 난리를 치면 이목이 집중될 것이고, 정보 통제가 손쉽게 가능해도 수많은 사람들 입은 막을 수 없을테니 일이 귀찮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삐링-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던 매그너스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한 알림음이 들려오자, 거의 반사적으로 스마트폰의 잠금패턴을 풀었다.

하지만,

“쯧. 또 광고인가.”

매그너스는 눈썹을 찌푸리고선 투덜거리며 광고 메시지를 삭제하고선 다시 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선 커피를 느긋하게 홀짝이다가, 슬슬 너무 앉아있는게 눈치가 보였는지 먹은 것을 계산하고 가게 밖으로 나섰다.

또다시 사람들이 많은 길거리를 오가던 매그너스.

그렇게 십여분정도 하염없이 걸었을까.

타타타탁!!

갑자기 기습적으로 매그너스가 옆에 있는 골목길 사이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

그리고, 그의 주변을 감시하던 로스차일드 가문의 감시자들은 투시, 확대 능력을 사용하여 매그너스가 달려나간 건물 사이의 골목길을 비추었다.

“대어가 왔다. 다시 한번 알린다. 대어가 왔다.”

감시자들은 매그너스가 달려나간 골목길 쪽에서 진우와 신이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고, 그와 동시에 일반인처럼 꾸미고 있던 타격조가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면서 매그너스의 뒤를 쫓아갔지만,

“빠빠~”

진우는 그런 그들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올려주었고, 그와 동시에 진우 일행의 모습이 사라졌다.

신이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한 것이다.

“텔레포트다!”

“추적해!”

텔레포트 능력을 가진 이들은 텔레포트 직후가 가장 잔향이 깊게 남아있기 때문에, 조금의 시간 낭비 없이 텔레포트의 파동을 추적하고자 하였다.

“젠장! 또냐!”

하지만, 신의 텔레포트 마법은 텔레포트 능력과 다른 종류의 힘이였다.

“놓치지마! 힘들어도 반드시 추적해야만 해!”

텔레포트 능력자들은 놓치면 안된다고 소리치면서 텔레포트의 잔향을 추적하였고, 로스차일드 가문의 정예나 마찬가지인 그들은 놀랍게도 정부의 정예 요원들도 불가능한 신의 텔레포트 마법을 추적하는데 성공하였다.

“찾았다!”

다른 종류의 힘이라서 파악하는게 힘들긴 하지만, 아주 약간 남아있는 꼬리를 잡는데 성공한 그들은 곧바로 텔레포트를 통해 추적에 나섰다.

하지만, 신은 여러차례 텔레포트 마법을 더 사용하면서 확실하게 거리를 벌린 상태였고, 힘겹게 텔레포트의 잔향을 찾아가면서 시간을 소비한 추적자들은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흐릿해지는 텔레포트의 잔향을 놓치면서 추적에 실패하고 말았다.

“빌어먹을! 잡히기만 하면 그 새끼만큼은 반드시 죽여버릴거야!!”

건호(신)을 향해 증오를 쏟아붓는 로스차일드의 요원들.

하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도주한 그들을 향해 욕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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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될겁니다.”

십여차례 텔레포트를 하고, 만약을 대비하여 돌맹이나 쓸모없는 물건을 다른 방향으로 텔레포트를 함으로서 추적자들을 혼란시킨 신은 여유로운 목소리와 함께 인적이 드문 공터로 이동하였다.

“어이, 매그너스. 표정 관리 제대로 한 모양이던데? 걔네들 헐레벌떡 뒤쫓아오는거 봤어?”

“소싯적에 첩보 영화좀 많이 봤지.”

두 사람은 서로 주먹을 살짝 부딪히면서 큭큭 웃어보였다.

매그너스는 자신이 생각해봐도 그 때의 표정 관리는 완전히 최고였다.

진우가 보낸 메시지는 전형적인 광고 문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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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너스는 SONJIN, 손진이라는 이름에서 곧바로 손 진우를 연상하였고, 그 밑에 그려진 지도는 자신을 중심으로 그려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본인도 놀랄정도로 표정관리를 한 매그너스는 짜증난다는 듯이 훑어보면서 지도의 위치를 한순간에 기억하고선 메시지를 삭제하였다.

얼마나 자연스러웠는지, 그를 감시하던 이들조차 ‘스팸 쪽지 왔구나’ 라고 생각할 정도.

하지만, 이 연극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필사의 각오를 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연극이였지, 평소 같았으면 곧바로 들켰을 것이다.

“일단 추적에 벗어났으니까 좀 쉬다가 다른 곳에서 성능 실험 하자고.”

진우는 살짝 피곤한 표정과 함께 큼지막한 트렁크 박스를 손바닥으로 팡팡 치면서 약속대로 매그너스 전용의 장비를 만들었다는 체스쳐를 보였다.

“응? 다른 곳에서도 추적이 있었나?”

“어…그건 아니고…내가 말실수를 좀 했거든. 그래서 제발 용서해달라고 사흘동안 빌다가 나왔다.”

“…….”

매그너스는 진우의 그 말에 자신도 모르게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입을 벌리고 말았다.

대통령 앞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막말을 지껄이던 인간이 바로 진우라는 인간이다.

거기다가 말실수 정도가 아니라 폭언을 내뱉어도 눈깜짝 하지 않으며, 오히려 낄낄 거리며 상대방이 열받아 하는 모습을 즐기는 심성 지랄맞은 인간.

그런데 대체 누구에게 말실수를 했길래 사흘동안 싹싹 빌었단 말인가?

‘젠장. 사흘동안 아키랑 이실리아의 밥을 못 먹어서 기운이 없다……. 다른 애들이 만든 것도 나쁘지 않지만 두 사람의 손맛에 너무 길들여져 버렸어.’

프랑스의 3성급 레스토랑 셰프가 최고급 재료와 혼신의 힘을 다한 초호화 만찬보다, 아키와 이실리아가 만든 사랑과 애정이라는 조미료와, 가족들을 위한 어머니의 손맛이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가 훨씬 더 맛있는 진우는, 그녀들의 밥을 못 먹어서 힘이 빠지는듯한 탈력감을 느끼고 있었다.

말실수를 하다가 마누라들에게 바가지 긁히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매그너스는, 이런 진우조차 존중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야 너희들 ㅡㅡ

내가 순애 좋아한다고 하니까 다들 '어디서 약팔이 짓이야?' 라는 반응이라서 꼴받아 후기를 쓴다.

나 진짜 각잡고 얘기하는데 나는 소설이든, 애니든, 만화든, 드라마든, 주인공과 여주가 행복하게 하하호호 웃으며 끝나는 순애형 해피엔딩을 가장 좋아한다.

둘이 헤어지거나 둘 중 하나가 죽어서 하나만 남아 옛 사랑을 추억하는 새드 엔딩을 아주 싫어한다고!

내 소설을 봐! 서로 아무리 싫어해도 결국엔 진우와 함께 하하호호 웃으며 행복한 삶을 살게 되잖아!

진우가 변태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복종한 자기 여자들을 함부로 대하는거 봤어!?

나는 모두가 함께 화목하게 살아남는 순애형 해피 엔딩을 좋아한다고!

현실성을 원하는 사람들이 '전쟁 존나 치루는데 여자들 하나 안 뒈지네 ㅡㅡ 이게 말이 됨?' 라고 불만어린 리플을 써도 꿋꿋하게 무시할 정도야!

왜냐하면 모두가 함께 살아남아 하하호호 웃는 순애와 해피 엔딩을 좋아하니까!!

자! 이제 내가 얼마큼 순애를 좋아하는지 알겠지? 그러니 나를 하드물 작가라고 부르지 마라 ㅡㅡ

나는 순애 작가다!!!

...조금 많이 변태적인...(마지막 남은 최후의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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