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712화 (712/923)

0712 / 0923 ----------------------------------------------

11장

진우 일행이 창호의 유령을 불러내고 있을무렵의 지하드.

-하나, 둘, 셋, 넷…….-

요가용 매트를 깔고, 그 위에서 TV에 나오는 요가 강사의 자세를 따라하고 있는 한 무리의 여성들이 있었다.

기어가는듯한 자세를 취하고, 양팔을 최대한 앞으로 뻗고선 엉덩이를 최대한 위로 치켜올리며 등을 곧게 피는 고양이 자세를 통해 몸매를 가꾸고 있던 그녀들은 모두 열심히 강사의 움직임을 따라하였다.

모두 진우의 노예들로, 진우는 모르겠지만 그녀들은 자기들끼리 입을 맞춰서 특별한 일(진우의 시중)이 없으면 다같이 모여서 요가를 하자고 약속을 하였다.

그냥 몸을 가꾸는거라면 유산소 운동, 혹은 격투기 훈련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느냐 싶겠지만, 진우를 위해서라면 여성적인 몸매와 근육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만 한다.

즉, 그냥 몸만 단련해서 얻은 몸매로는 진우를 유혹하기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요가까지 배우는 것이다.

거기다가 요가를 배우면 '조임' 이 강해지기 때문에, 삼태극 내의 여자들은 거의 필수과목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들 땀을 흘리지 않으면 운동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생체 나노 슈츠를 벗고 가벼운 복장으로 요가를 하고 있었는데, 남자들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키면서 눈알을 뒤룩뒤룩 굴리만한 진풍경이였다.

그도 그럴것이 하나같이 미녀인데다 몸매까지 최상위권인 여성들이였으니까.

어쨌든, 진우가 런던으로 가기 전부터 요가를 하고 있던 그녀들은 요가 프로그램이 끝나자, 순식간에 떠들썩해지게 되었다.

"후하아~ 힘들다아~"

하린은 이온 음료를 벌컥벌컥 마셨고, 온 몸으로 스며드는 수분의 쾌락을 느끼게 되었다.

"푸하아~! 역시 운동 후에 먹는 음료수가 최고라니깐."

"쿡쿡. 그거 꼭 아저씨들같은 반응이네요."

그런 그녀의 모습에 후지미네가 조소를 내면서 가볍게 약올렸다.

"흥! 너도 운동 후에 음료수를 마시면 작게 '하아~' 소리를 내잖아!"

"어머, 그래도 저는 천박하지 않게 조심스래 한거랍니다?"

"어쭈, 천바악?"

"그렇게 아저씨처럼 행동하면 주인님께서 좋아하실까 모르겠네요~?"

하린과 후지미네는 서로를 향해 으르릉 거렸지만, 저 둘은 언제나 항상 저렇게 다투는게 일상인지라 다들 그리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저렇게 투닥거리긴 해도, 정도는 알고 있기에 서로를 진심으로 상처입힐법한 짓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흥."

그 때, 목에 수건을 걸치면서 몸을 씻기 위해 목욕실로 향하던 릴리야는 그런 그녀들의 모습에 콧소리를 내면서 밖으로 나섰다.

남들과 섞이지 않고 혼자 행동하는 릴리야.

'릴리야. 주인님의 노예가 되었지만 딱히 남들과 어울리고자 노력하지 않고 있어. 단지 자존심의 문제일까?'

그리고,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확인한 페리샤는 어째서 혼자 행동하는건지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었다.

'남궁 신과는 다른 의미로 느낌이 안 좋아. 일단 요주의를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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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아아---

'지하드의 내부 구조 전체를 알아낼 순 없었지만, 그래도 중요 시설에 대한 정보는 얻었다.'

목욕실에서 샤워기로 자신의 몸을 씻어낸 릴리야는 계속 샤워를 하는척 하면서 한 쪽 구석에 위치한 CCTV 형태의 카메라를 힐끗 쳐다보았다.

'모든 곳에는 마스지드라는 인공지능의 손이 닿아있어. 함부로 움직였다간 아차 하는 사이에 당하고 만다.'

그녀는 진우에게 굴복하였지만, 그것은 쾌락에 찌든것도 있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도 한계였기에 항복한 것이였다.

진우는 릴리야의 상태창을 통해 복종 98, 쾌락 중독 100, 충성 98이라는 수치를 확인해뒀기에 딱히 큰 터치를 하지 않고, 그녀 또한 자신의 할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물론, 98이라면 매우 높은 수치니까 진우가 그렇게 생각한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문제는 릴리야의 야망과 자기애自己愛 가 더 강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즉, 진우를 향한 복종과 충성도가 98이여도, 야망욕과 자기애自己愛 는 수치로 따지자면 100에 도달한 상태였기에 그녀는 진우의 수많은 여자들중 하나가 아니라, 한 명의 권력자로 우뚝 서고 싶다는 야망을 계속해서 간직하였다.

차라리 라이벌이 없어서 자신이 진우의 배우자, 혹은 2인자로 설 수 있다면 상관없다.

진우는 절대적 권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남들에게 퍼다줄 정도로 권력에 대한 욕심이 없으니까.

그의 배우자로 절대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면 그녀는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실리아와 아키라는 벽은 그녀를 절망하게 만들었다.

대체 무슨 이유때문인지 몰라도 연상 취향인 그는 이실리아와 아키를 가장 크게 아꼈고, 누군가가 비집고 들어간 틈이 보이지 않는 완벽한 애정 행각을 자랑하였다.

그 두 여성들이 진우의 애정만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한다면 반격의 기회가 있겠지만, 아쉽게도 타인을 포용하면서 성품까지 흠잡을대가 없기에 모두들 이실리아와 아키가 정실을 차지해도 어쩔 수 없다면서 세컨드 자리를 노리게 되었다.

거기다가 페리샤는 진우로부터 절대 권력을 이어받았고, 아무런 사심없이 권력을 사용하면서 모두가 인정하는 삼태극의 두뇌로 자리잡게 되었다.

릴리야가 나름 머리를 쓰는 편이고, 페리샤도 무심하게 넘어가는 사실이나 정보를 몇 개 정돈 놓치지만, 그런 사소한 차이론 페리샤의 자리를 차지할 수 없을 정도의 압도적인 격차가 있었다.

'나는 그 정도로 만족할 수 없어.'

그녀는 밑바닥에서 차근차근 힘을 키우고 마피아계의 여왕까지 불려왔다.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것까진 참을 수 있어도, 아무리 노력해도 정상을 노릴 수 없다는 환경은 그녀에게 고문과도 같은 상황.

'나는 반드시 최고여야만 해. 반드시!'

최고의 자리를 독차지하고 싶다는 야망과 강렬한 자기애.

릴리야의 눈은 조용하지만 격렬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준비를 잘 한다손쳐도 나 혼자의 힘으론 불가능해. 누군가, 누구든지 좋으니 조력자가 필요하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를 해도 지하드 내부에서 마스지드의 눈을 피하는건 불가능하다.

자신과 손을 잡을 수 있는 개인, 혹은 단체와 조우할때까지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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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실리아들을 이끌고 창호의 유령 앞에서 공개 섹스를 한 진우는 다음엔 뭘 하면서 놀까, 라는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즐거운 고민을 깨부수는 존재가 있었으니.

"주인님, 미 정부와 펜타곤이 손을 잡은게 확실해졌습니다."

"그래? 혹시나 했는데 정말로 손을 잡았구만."

페리샤는 외계 괴물의 등장으로 펜타곤과 미정부가 손을 잡을 것이라 예상하였고, 그녀의 예상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지금까지 펜타곤을 압박하던 정부의 움직임이 올 스톱되었고, 지금까지 모습을 감추고 있던 히어로들이 기다렸다는듯이 활동을 개시한 것이다.

"쯧. 정부놈들에게 힘을 실어줘서 아주 박터지게 싸우려 했는데 진짜 아깝게 됐구만."

진우는 이제 막 슬슬 궤도에 오를려던 페리샤의 계획이 무너졌다는 것에 안타까워하였지만, 이건 누구를 탓하거나 죄를 물을 수 없었다.

외계 괴물이 갑자기 튀어나올거라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쨌든 결과는 페리샤의 실패로 돌아갔고, 미 정부는 펜타곤과 협력 체계를 가지게 되면서 강력한 연합을 구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려고 온건 아닐테고, 또 뭔가 있어?"

이 사실은 진우도 알고 있는 부분이며, 굳이 재방송을 할 건덕지가 없는 낡은 정보였다.

"생각해보니 아직 살아있는 한 수가 남아있어서 말입니다."

"살아있는 한 수?"

진우는 고개를 갸웃거리고선 무언가를 생각하였고, 섹스만 생각하지 않으면 나름 일반인 수준의 지능을 가진 진우는 자신의 기억을 통해 페리샤가 말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매그너스."

"예, 맞습니다. 그는 히어로 자체를 증오하는 자입니다. 아마 정부와 펜타곤이 손을 잡는데 가장 크게 반대하는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매그너스도 바보는 아냐. 자신의 개인적인 증오보다 세상의 위험이 우선이라면 자신의 사적인 감정을 일단 접어둘 머리와 인격의 소유자라고."

페리샤는 매그너스를 통해 뭔가 새로운 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를 곁에서 지켜본 진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매그너스가 아무리 히어로를 증오하고 있어도, 그 이면엔 강한 정의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무리 히어로가 싫다지만, 그렇다고 우리 삼태극으로 오라고 하면 당장 내 대가리에 총빵을 내놓으려 할걸?"

"확실히 매그너스, 그 자의 성품이라면 최악의 상황이 닥치더라도 삼태극의 일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진우의 신호기를 통해 매그너스의 성격을 직접 살펴본 페리샤 또한 그런 그의 주장에 동의하였다.

"일단 매그너스와 만나서 그의 의중을 떠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정부와 펜타곤의 동맹에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면 그에게 힘을 실어 독립시켜줘도 괜찮겠군요."

"독립?"

"예. 헬게이트보다 더 강한 기체를 만들어주는 겁니다."

"흠…그러고보니 대체 어디서 뭘 했는지 몰라도 헬게이트가 파괴되고 말았지."

진우는 헬게이트를 만들때, 기체가 파괴되면 즉각 자신에게 신호가 오게끔 설정해뒀기 때문에 헬게이트가 전투중에 파괴되었음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좀 위험하지 않을까? 펜타곤은 내 얼굴을 모두 알고 있을텐데, 섣불리 그 안으로 들어갔다가 괜히 다굴 맞으면 일이 귀찮아질것 같은데."

"주인님이 땡깡좀 부리면서 매그너스에게 나오라고 하면 됩니다. 펜타곤과 정부의 동맹에 호의적이라면 주인님의 기술이 더더욱 큰 활약을 할테니 비위를 맞추고자, 동맹에 호의적이지 않더라도 매그너스는 그 문제로 따로 주인님과 만나고 싶어할테니 너무 인위적인 냄새가 나지 않게끔 하면 충분합니다."

"흠흠~ 하긴, 이 몸이 땡깡좀 잘 부리긴 하지."

절대 칭찬의 의미로 말한 단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우는 스스로 땡깡에 일가견이 있음을 자화자찬하였다.

그런 철면피스러운 모습도 그의 매력(?!)중 하나였기에, 페리샤는 미소를 살짝 그리다가 다시 지우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 지금 신님과 함께 미국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엉? 엥? 나 지금 이무기년을……."

"너무 오래 자취를 감추면 매그너스도 주인님의 정체를 의심할겁니다. 그러니 지금 이 시기가 딱 좋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이무기부터……."

"꼭 지금이여야만 합니다. 제 감이 말하고 있습니다."

"……."

평소같았으면 알겠다고 대답하면서 나중으로 미룰법도 하지만, 페리샤는 꼭 지금 당장 가야한다면서 강하게 주장하였다.

그녀는 진지하게 진우의 두 눈을 마주하였다.

"…좋아. 알겠다."

만약, 진우가 단지 포악하기만 한 폭군이였다면 자신의 재밌고 씐나는 능욕 타임을 방해했다면서 날뛰었겠지만, 자신을 최선의 길로 이끄는 페리샤의 눈에서 진심을 느낀 그는 그녀의 의견에 승복하였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나도 억지를 부릴 수 없지. 신에게 연락해둬."

"예! 감사합니다, 주인님!"

"감사는 무슨. 페리샤는 언제나 내게 최선의 길을 가도록 보필해주잖아? 오히려 내 기분에 맞춰주겠답시고 듣기 좋은 말만 했다면 실망했을거야."

진우의 또다른 강점은 여기에 있었다.

충신의 직언이라는게 옳긴 해도, 그 직언이 거슬려서 감옥에 가두거나 벌을 내리는 지도자들은 동, 서양의 역사에서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게다가 진우는 그런 충신들의 직언을 가장 싫어하는 기분파, 쾌락주의자형 지도자.

하지만, 기분파, 쾌락주의자이긴 해도 자신의 세력을 위해 단지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간신들을 멀리하고, 충성심으로 가득찬 충신의 직언을 기분 나빠하지 않고 들어줄 수 자제력과 냉정한 판단력을 지니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진우에겐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었다.

진우는 이무기 조교를 하기 전에 매그너스를 만나고자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가끔씩 여러분들이 엄청 크게 착각하는게 있습니다.

저는 필력이 그다지 좋지 않아요.

저 스스로는 언제나 필력이 평균 이하라고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필력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2류 글쟁이입니다.

그런데 제 필력이 어떻다느니, 다른 사람의 필력과 비교하는 리플을 보면 뭐랄까...좀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은 2류 글쟁이에게 너무 많은것을 바라는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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