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646화 (646/923)

0646 / 0923 ----------------------------------------------

10장

팡- 팡- 팡- 팡- 팡- 팡-

순차적으로 전기가 들어오면서 불이 들어오는 여러 형태의 전구들.

새로 발굴한 지하 창고 전체를 환하게 비치도록, 발전기와 전선을 끌어와 지하 창고에다가 설치하면서 어두운 부분이라곤 그림자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게끔 만든 것이다.

"우와아……!"

"이건……."

"엄청나네요……."

그리고, 두억시니들로 하여금 함정의 유무와 위험 요소를 확인한 뒤, 진우는 노예들과 함께 직접 밑으로 내려와 이무기가 모아온 전리품들을 구경하게 되었다.

안쪽이 매우 넓으니 노예들의 능력이라면 왠만한 함정 따윈 가볍게 파훼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이것이 바로 내 힘으로 얻어낸 전리품이다' 라며 자랑하고픈 마음도 있었다.

어떻게 보자면 좀 저열하다 싶지만, 그래도 그런 솔직함이 그의 단점이자 장점이니 어쩔 수 없지만.

어쨌든, 지하실의 대부분은 이무기가 박제한 적들로 가득차 있었다.

짐승형 요괴도 있고, 인간형 요괴와 인간들도 있으나, 이 모든 이들의 공통점은…….

"그 이무기라는 괴물, 진짜 성격 고약했나보네."

혀를 내두르는 셀리의 말대로, 이무기의 성격이 반영되어 있었다.

하나같이 죽어가거나, 패색이 짙어 절망하거나 체념한 요괴와 인간들의 모습을 그대로 박제한 것이다.

누구는 심상치 않아보이는 기운을 가진 창대를 땅에 지탱시키면서 무릎을 꿇고 있었고, 또 누군가는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가며 도망치고자 하는 꼴사나운 모습 그대로 박제가 되어 있었다.

아마 진우 일행도 패배했다면 이 전리품 무리에 들어가 있었으리라.

"음……. 무기를 가진 이들도 있지만 없는 쪽이 더 많군요."

페리샤는 박제된 요괴와 인간들의 모습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녀의 흥미는 오로지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무구쪽에만 치우쳐져 있었기에, 실용적이지 못한 부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와는 관점이 다른 신은 박제 된 요괴들쪽으로 가까이 다가가면서 무언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 박제된 시체들……. 복장 양식을 보아하니 아무리 못해도 최소 수백년전의 이들이다. 이무기가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태가 보존되어 있다는건, 이 장소에 부패 방지를 해주는 주술이 걸려있다는 뜻이겠지.'

아까부터 신경을 간질간질 거리게 하지만, 그렇다고 위협이 느껴지지 않는 기운이 바로 그 정체이리라.

신은 박제된 요괴의 몸을 쿡쿡 찔러보았다.

'보존 처리가 잘 되어 있다. 이거 잘만하면 쓸만하겠는데?'

현대에서도 괴수의 사체를 이용하여 무기를 만드는 경우도 많잖은가.

괴수들도 사용할 수 있는데 요괴라고 사용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일단 좀 더 주변을 확인해보자.'

요괴들의 보존 정도가 매우 뛰어남을 확인한 신은, 여기저기에 정리되어 있는 박제 된 시체들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페리샤와 신은 자신의 기준으로 실용성 있는 부분만을 감상하고 있었지만, 그들 외에는 모두들 이무기라는 존재가 얼마나 강력한 존재인지, 그녀가 쓰러뜨린 존재들을 확인함으로서 진우 일행이 힘든 싸움을 해쳐나왔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어쨌든, 노예들은 이무기가 모은 전리품들을 구경하면서도, 자신들의 능력을 사용하여 인간은 인간, 인간형 요괴는 요괴끼리, 동물형은 동물형끼리 구분하여 나누기 시작하였다.

두억시니들은 그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인간과 기계의 역할이 바뀐게 아니냐 싶을 것이다.

하지만, 두억시니들은 아무리 인공지능이 뛰어나다 해도 결국은 기계다.

기계로서 감지 못하는 힘에 대한 대책은 늦을 수 밖에 없고, 이능력과는 거리가 먼 주술이라는 힘은 그런 기계의 약점을 더더욱 강하게 파고든다.

그렇기에 아주 약간의 이상이라도 감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그녀들이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를 박제된 전리품들을 분류하는 작업을 맡아야하는 것이다.

"우와……. 박제가 되어도 뭔가 강자라는 느낌이 팍팍 풍기네……."

오랜 시간동안 용병일을 하면서 감쪽이 많이 발전된 노아는 다른 인간들과 달리, 죽을때까지 당당한 표정을 지어보인 중국풍 도사의 복장과 노란 끈이 달려있는 검을 치켜들고 있는 50대 중후반 남성의 모습에 감탄사를 내질렀다.

이무기 또한 자신이 상대한 인간들 중에서 가장 특별하거나 강한 존재라고 느꼈었는지, 다른 인간 박제들중에서도 가장 자리가 좋은 곳에 놓여져 있었다.

이무기에게 죽지 않고 살아있었더라면 역사의 한페이지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릴 수 있었겠지만, 결국 그는 죽임을 당하면서 이렇게 박제가 되어 전리품이 되고 말았다.

노아는 그런 그의 명복을 짧게 빌어주면서 염동력으로 조심스래 인간 박제품이 모여있는 곳으로 옮겨주었다.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을때, 페리샤는 신과 함께 붙어서 박제된 시체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다.

"시체 내부에는 내장이나 피같은게 없습니다."

"그렇다면 특수한 처리를 해서 겉만 멀쩡할 뿐, 속은 완전히 텅텅 비었다는 뜻인가요?"

"정확히는 뼈와 박제 처리된 부분만 멀쩡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 무슨 수를 부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무기는 자신의 전리품을 만드는데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게 분명합니다."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요. 중요한 부분은 요괴들의 뼈와 가죽을 무구화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게 우선이예요."

이토록 많은 존재들이 이무기에 의해 죽어버려 박제가 되었다는 살벌한 사실은, 이들에게 아무런 동요를 느끼게 만들지 못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이들은 현재 진행형으로 수많은 인간들을 죽여나가고 있는 명실상부한 악의 집단이였으니까.

오히려 인간과 인간형 요괴가 지닌 무구와, 요괴들의 시체를 이용할 방법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어이, 신! 꽤 재밌는걸 발견했는데!?"

그 때, 진우가 신을 불렀다.

페리샤와 신은 전리품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었지만, 자신들의 주인인 진우의 명령쪽이 더 중요하였기에 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진우에게 향하였고, 페리샤는 전혀 기분나빠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혼자 이것저것을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어쨌든, 자신을 부른 진우를 향해 쪼르르 달려나간 신은, 그가 흥미롭게 보고 있는 '전리품' 을 확인하였다.

"이건……?"

"어때? 꽤나 재밌는 전리품 아니냐?"

진우가 발견한 것은 벽에 받침대에 받쳐져 있는 상태인 거대한 말벌이였다.

노란색과 검은색 줄무늬가 그려진 특유의 갑각, 인간보다 최소 3~4배는 거대한 덩치를 지닌 거대한 말벌은 인간에게 본능적인 공포감을 안겨다주겠지만, 진우가 발견한 말벌은 그의 말대로 '재밌는 전리품' 이였다.

"요괴의 일종…인것 같습니다만……. 이건 참…뭐라 말하기 참 뭐하군요."

그도 그럴것이, 이 말벌 요괴는 여성의 얼굴, 팔다리, 몸체를 지니고 있으며, 등과 엉덩이 부분만이 말벌의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반인반봉蜂(벌 봉)인건 분명한데…아무래도 이 개체는 이무기에게 있어서 이 창고에 들어올법한 가치가 있는 존재인건 분명합니다. 대체 어떤 부분인지는 감이 잡히지 않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고, 요거 살릴 수 있겠냐?"

"예?"

신은 진우의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요거' 라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말벌의 모습이 '여성체' 인것을 확인하고선 자신도 모르게 주늑든 목소리로 되물어보았다.

"…저기, 형님. 진짜 진짜 진짜 진짜 혹시나 싶어서 묻는겁니다만……."

"응! 해볼려고!"

"쿨럭."

왜 나쁜 상상은 언제나 이렇게나 잘 들어맞는 것일까.

"벌을 볼때마다 벌침이 있는 구멍에서 벌침만 쏙 빼다가 내 물건으로 쑤셔박는게 꿈이였거든!"

"……."

신은 자신이 진우를 어느정도 이해하고, 잘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였지만 그것은 자신의 오만이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정말로 끝을 모르는 존재다.

단지 구멍만 있으면 일단 박고 보는 수컷의 정점에 도달한 존재.

그런 존재를 자신의 상식으로 이해하려 한 것 자체가 오만이고 자만이였다.

그의 성욕은 그야말로 월드 클래스…아니, 스페이스 클래스 급인 것이다.

"형님……. 안타깝게도 이 박제들의 내부 구조는 뼈대를 제외한 모든게 다 사라진 상태입니다. 인간을 기준 삼아서 설명하자면 내장, 피, 다 사라지고 뼈와 골격만 남아있는 수준이랄까요."

"…그래? …알겠어."

눈에 띄게 시무룩해지는 진우.

이 모습만 보면 신이 뭔가 나쁜짓을 한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이 박제들이 다시 되살아날 수 없는 상태임이 이번만큼 다행으로 여겼다.

"저는 이 전리품의 내용물을 더 확인해봐야 하니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응…어여 가봐……."

누가봐도 흥미를 팍 잃어서 힘이 빠진 목소리와 행동이였지만, 신은 그가 인외에 흥미를 잃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재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혹여나 어떻게는 살려보라고 때를 쓰면 진짜 답이 없기 때문이다.

삐삐삐삑!!

그 때, 힘없이 실망하고 있던 진우의 신호기가 울리기 시작하였다.

"응? 어?"

갑자기 자신의 신호기가 울리자 깜짝 놀란 진우는, '이게 대체 왜 울리지?' 싶어 당황하기 시작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모두 다 이 지하 창고로 내려왔기에 누군가가 자신을 부를만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

그 때, 그의 머릿속에 이 신호기가 울리는 또다른 이유를 확인하였다.

'매그너스!'

매그너스에게 만들어준 헬게이트와 헬게이트의 관리가 가능한 비밀 기지가 파괴될시에만 자신에게 직접 신호음이 울리게끔 설정한 진우는, 설마 그런 상황이 오리라곤 예상치 못하였기에 뒤늦게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어이, 페리샤!"

진우는 곧장 페리샤를 부르면서 그녀에게 발걸음을 옮겼고, 그의 머릿속에서 거대 말벌 요괴에 대한 미련은 구석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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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콰쾅!

매그너스의 저택 지하에 있는 비밀 기지.

그 곳에 무표정한 남녀 4명이 손을 휘젓자, 여러 기계들이 박살나고 폭발을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정부와 협력을 맺은 매그너스의 비밀 기지가 너무 허무하게 뚫렸지만, 이건 누구의 잘못이 아니였다.

비밀 기지 밖에는 미 정부의 군인들과 이능력자 몇 명이 경계를 하고 있었고, 모두 정상급은 아니여도 상위권의 실력자들이였음에도 불구하고, 4명의 남녀들은 압도적인 힘으로 그들이 보고를 하기도 전에 죽여버린 후에 침투를 한 것이다.

"임무 완료."

그 중, 리더격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굵은 음성으로 소형 마이크를 통해 보고를 하였고, 보고를 받은 쪽도 사무적인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수고했다. 목격자들을 전원 말소 시킨 후에 복귀하도록.-

"예."

단답형으로 대답한 리더격의 인물은 다른 이들에게 시선을 돌렸고, 다들 고개를 끄덕이면서 비밀 기지 밖으로 향하였다.

화르르르륵-- 쿵! 우지직!

밖으로 나선 그들의 눈에는 자신들이 거대한 불을 일으킨 매그너스의 저택이 무너져가는 모습이였고, 저택 근처에는 누군가의 핏자국이 흥건하게 남아있었으나 그 피의 주인으로 보이는 이들은 보이지가 않았다.

"목격자 발견."

그 때, 거친 갈색의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깍은 남성이 인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다…당신들 뭐야!?"

물건을 정리하고자 지하에 있다가, 지하와 마당이 연결된 통로를 통해 나오면서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게 된 관리인 한 명은 이 소란통에 멀뚱하게 자신을 노려보는 네명의 남녀들을 향해 당황하듯 외쳤다.

하지만, 그가 뭐라 하든말든, 리더격의 남자가 그를 향해 손을 뻗었고,

우득! 꽈득!!

"끄…끄아아악!?"

그의 팔다리에서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꺽이지 말아야 할 방향으로 꺽여들어갔다.

우득- 우직-

일반적인 염동력자라면 그정도가 한계겠지만, 무표정한 리더는 계속해서 힘을 사용하며 목격자의 몸을 염동력으로 옥죄여나갔고, 목격자의 몸은 점점 '구겨지기' 시작하였다.

"꺽…끄…까…각……!"

가슴을 중심으로 구겨지기 시작한 목격자는 고통어린 신음성을 내뱉으면서 피거품을 게워냄과 동시에 숨이 끊어졌으나, 그는 계속해서 그의 몸을 구기면서 축구공만한 크기의 덩어리로 만들기 시작하였다.

파크드득!!

살점이 뭉개지고, 뼈가 분쇄되며 뭉쳐지는 끔찍한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방금전까지 인간 '이였던' 덩어리가 완성되었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덩어리로 만든 인간의 시체를 불타고 있는 저택 위쪽으로 날려보냈고, 거기서 힘을 가하여 뼈를 부수고 살점을 분쇄하여 가루 형태로 만든 것이다.

불에 타버려도 아무도 신경을 쓰지 못할테고, 혹은 바람에 날려 흩날려 사라질 것이다.

"악취미."

차분한 분위기의 여성은 그런 리더의 모습에 불만조로 중얼거렸지만, 그것이 혐오감이라던가 인권적인 문제에서 나온 불만은 아니였다.

"처음부터 잘개 분해하면 될것을 괜히 공 형태로 만드는건 시간 낭비에 불과해."

"훗."

리더는 여성의 불만을 웃음으로 받아내면서 모두의 몸을 띄우고 어디론가 날아갔고, 그들의 행동으로 인하여 조용히 힘을 기르고 있던 악마의 시선이 미국으로 돌려지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가끔씩 '사바트라는 이름의 뜻이 뭐임?' 라는 질문이 옵니다.

이번 기회에 설명하자면, 제가 사용하는 사바트는 마녀들의 집회를 뜻하는 사바트가 아닙니다. 프랑스 무술 사바트도 아님.

제가 이 아이디를 사용하기로 마음 먹은것은 월드 오브 다크니스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입니다.

흡혈귀가 현재에 존재하며,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힘과 막강한 권력으로 인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세계관의 TRPG인데, 여기서 2개의 파벌이 존재합니다.

첫번째는 마녀재판때 뱀파이어같은 초자연 존재가 붙잡혀서 화형을 당하게 되자, 여기에 충격을 받은 뱀파이어들이 인간처럼 녹아들어 살자고 결정하여 세우게 된 카마릴라.

두번째는 뱀파이어가 인간보다 우월한 종임을 증명하고자 하고, 세상을 휩쓸어버리길 원하며 서로의 피를 섞은 유대감을 통해 점조직 중심으로 뭉친 파벌인 사바트입니다.

여기서 '사바트' 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와 시발 이건 꼭 내가 써야 해!' 라면서 한눈에 반해버려서 사용한게 지금까지 내려온겁니다.

그런데 하도 오래되다 보니까 잠깐 까먹어서 나무위키에다가 '사바트' 라고 검색을 하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누가 저를 위키에다가 등록 해놨더라고요?

누군지 몰라도 당장 지웁니다. 실시 ㅡㅡ

저같은 어둠의 다크한 종자는 어둠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저를 자꾸 빛으로 끄집어내려고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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