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642화 (642/923)

0642 / 0923 ----------------------------------------------

10장

'옛날이였다면 여자들끼리 알아서 해결하라며 무책임하게 내버려뒀겠지.'

그러다가 자신이 모르던 곳에서 노예들끼리 칼부림이 일어나기도 하고, 어쩔때는 진성 얀데레로 각성해서 '저만의 주인님으로 만들겠어요!' 라며 기습적으로 칼빵을 놓기도 하였다.

적이 아니라 아군에게 배신당하고, 내분으로 인해 십수번이나 망하게 된 진우.

처음엔 '아 씨빡! 왜 갑자기 이 지랄이야? 복종도 100! 호감도 100! 올 100인데 대체 왜! 왜에에에!!' 라면서 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십수번의 죽음을 통해서 그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즉, 노예들이 자신을 향하는 호감도 관리만 할 뿐이지, 다른 노예들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너무나 무지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아랫도리만 휘두를줄 알지, 그 뒷일은 책임도, 관심도 가지지 않았기에 생겨난 문제라고나 할까?

그렇기에 지금 당장 초기 진압을 하지 않으면 진짜로 감정 싸움이 일어나면서 문제가 더더욱 크고 복잡해진다.

"쯧."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 진우는 나지막히 혀를 차면서 이실리아와 노아의 몸을 밀어내면서 침대 밖으로 나갔다.

"주인님……?"

"여보……?"

이실리아 모녀는 갑자기 심기가 불편해진 그의 모습에 당황하였다.

"뭐해? 더 안 싸우고. 좀만 더 악화되면 서로 머리채 붙잡거나 한국 드라마 마냥 김치로 싸대기 날릴 기세더구만? 나는 신경 안쓸테니까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쳐먹어."

옷장으로 직진한 진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으며 자신의 옷과 속옷을 챙기기 시작하였다.

너희들은 너희들끼리 해 먹어라, 나는 나대로 갈련다. 라는 의도가 팍팍 느껴지는 움직임.

"자…잠시만요!"

"오해예요!"

두 모녀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진우가 있는 곳으로 달려나갔다.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무심함과 분위기를 통해, 대놓고 표출하지만 않을 뿐이지 불처럼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내가 알아서 다 판을 깔아줄께. 무기든 뭐든 다 지원해주지. 대련장을 적당히 개조해서 링 형식으로 만들테니 그 안에서 아예 끝장을 보고 오는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

"!!"

만약에 이실리아와 노아가 서로를 싫어한다면 암묵적으로 동의하였겠지만, 이 모녀는 서로를 가족으로서 너무나 사랑하고 있었다.

단지, 사랑하는 남자의 애정을 조금이라도 더 받고 싶어하는 암컷으로서의 질투심 때문에 살짝 울컥했을 뿐이다.

'안 돼……! 지금 진우씨가 나가게 해선……!'

이실리아는 그가 밖으로 나가면 모든게 다 끝장이다 싶어, 자신이 입을 옷을 팔에 걸쳐두면서 밖으로 나가려는 진우의 앞에 석고대죄를 하듯이 무릎을 꿇으며 쾅 소리가 나게 이마를 땅에 박았다.

"주인님을 두고 싸워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무슨 처벌이든지 제가 받을테니까 제발 용서해주세요!"

이실리아는 자신들끼리 진우를 중간에 끼우고 싸운 것을 사죄하면서 무슨 처벌이든지 자신이 받겠다면서 용서를 구걸하였다.

"아…아녜요! 제 말실수 때문에 생긴 문제니까 제가 책임질께요!"

하지만, 노아는 그런 이실리아의 곁에서 똑같이 무릎을 꿇으며 죄를 청하였다.

"자식의 죄는 부모의 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노아가 그런 말을 한것도 솔직히 무리는 아녜요. 저는…방금전까지만 해도 노아를 제 딸이 아니라 진우씨를 두고 싸워야 할 연적으로 봤습니다. 그러니까 저만 벌해주시고 노아를 용서해주세요."

이실리아는 고개를 들지 못하면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였고, 노아는 그런 엄마의 곁으로 다가가 어깨를 껴안았다.

"저도…실은 엄마를 연적으로 봤어요……. 죄송해요……. 나는…주인님만큼 엄마를 사랑하는데……."

두 모녀는 스스로의 죄를 자백하면서 사과하였고, 겉으로 분노한척만 했었던 진우는 속으로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후아. 다행이다. 일단 수습했어.'

물론, 여기에는 모녀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중하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만약,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부족했거나, 가족애가 매말랐다면 오히려 진짜 판을 깔아버리면서 승자가 나올때까지 피가 낭자하는 혈투를 벌였을 것이다.

서로를 가족으로서 사랑하는 모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

진우는 그제서야 분노어린 겉모습을 풀었지만, 괜시리 분위기 깨뜨리지 않게끔 확인받으려는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진짜? 그냥 내 분노를 당장 회피하려고 하는건 아니겠지?"

"절대로 아녜요!"

"그렇다면 여기서 당장 노아가 잘 한 일을 아무거나 설명해봐. 3초 준다."

겉으론 진심을 확인해보겠다는 것처럼 말하였지만, 속뜻은 서로를 칭찬하게 만들어서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함이였다.

아무리 화가 났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장점을 보다보면 화가 누그러뜨려진다.

무슨 흩어진 가족을 다시 뭉치게 만드는 프로그램 같은 진행이였지만, 진우의 분노로 인해 그런 가벼워 보이는 분위기는 보이지 않았다.

마치 '이거 대답 못하면 용서는 개뿔, 국물도 없다' 라는 냉혹한 분위기랄까.

"노아는…진우씨의 노예가 되어서 저와 진우씨가 엮일 수 있게 만들어주었어요. 노아가 진우씨와 만나지 못했더라면 저는 당신의 아내가 될 수 없었을테고, 저는 아직까지도 그 멍청한 남자를 회상하면서 살아가고 있었을거예요."

그녀가 말한 '멍청한 남자' 는 당연히 전남편인 유창호를 말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멍청한 남자 대신에 젊고 혈기왕성하며, 문자 그대로 '짐승남' 인 진우가 그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육체와 영혼, 둘 다.

진우는 이실리아에서 노아쪽으로 고개를 옮기더니 턱짓을 하였다.

"너도."

말을 짧았지만, 그 너머에는 이실리아처럼 너도 이실리아가 잘 한 일을 3초내로 설명해보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었다.

"엄마가 저를 낳아주신 일이에요."

그리고선 노아는 살짝 홍조를 붉히며 말을 이었다.

"엄마가 저를 낳지 않으셨으면 저는 주인님의 노예가 될 운명도 없었을테고, 첫번째 노예가 될 수 있는 명예도 못 얻었을테니까요."

이실리아가 낳아준 덕분에 자신이 진우의 노예가 된다는 운명을 얻을 수 있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였는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이 진우의 노예가 될 수 있는 운명을 타고나게 낳아준 엄마의 노고를 칭찬하였다.

"후훗.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들이 모녀가 된 덕분에 이렇게 되었네? 노아는 진우씨를 만날 운명이였고, 나는 딸이 진우씨의 노예가 된 덕분에 나도 거기에 연관될 수 있었으니까."

이실리아의 말대로, 노아가 없었더라면 그녀는 영국 왕실에서 벗어날 이유가 없었을테고, 그렇게 되었다면 진우와 이실리아가 만나는 것은 삼태극의 발호 이후에나 가능했을 것이다.

그것도 서로를 죽여야 하는 적과 적의 입장으로서.

두 모녀는 방금전까지만 해도 살벌하게 눈싸움을 하던 것을 잊었는지, 서로를 향해 애정어린 눈빛으로 마주보았다.

"큼큼. 다시 사이가 좋아진건 좋은데 나도 좀 챙겨주지?"

모녀 싸움이 끝났음을 확인한 진우 또한 헛기침을 하면서 장난스럽게 끼어들었다.

"어쨌든간에 나는 내 여자들끼리 나를 두고 싸우는 그런 멍청한 짓은 좋아하지 않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고."

"예에~"

"그럼 다시 분위기를 바꿔볼까? 솔직히 말하자면 이 놈이 아까부터 시원하게 싸고 싶다면서 난리를 치기 시작했거든."

진심으로 미워하거나 증오한 것이 아니였기에 서로를 향한 반감이 사라진 두 모녀는 다시 사이좋게 입을 모아 대답하였고, 진우가 침대위로 벌러덩 드러누면서 자신의 물건을 발기시키자 모녀는 그의 가랑이 사이로 향하였다.

"어머? 마치 며칠동안 금욕한 것 마냥 부풀어 올랐네요?"

"내 분신은 여자의 부드러운 살결이 5분 이상 떨어지면 발기하거든. 빨리 만족시켜달라면서."

"……."

"……."

이실리아와 노아는 진우의 황당한 소리에 잠시 멍해 있었지만, 이내 수긍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진우씨라면.'

'주인님이라면 가능해.'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단순한 성적 농담이라고 치부하겠지만, 진우가 말하니까 현실성이 팍팍 느껴진다.

두 모녀는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진우의 고환을 하나씩 움켜쥐었고, 부드럽게 조물조물 거리며 입술을 맞대 귀두 부분을 입술로 강하게 자극해나갔다.

"큭……."

고환이 부드러운 여자의 손바닥에 붙잡혀서 조물락 거려지는, 고통과 쾌락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진우는 모녀의 정성스런 봉사를 만끽하면서 다시 한번 쾌락의 파도에 몸을 맡겼고, 어쩌면 크나큰 문제로 번질법한 두 모녀의 대립은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다시 화합함으로서 끝을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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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이잉---

누가봐도 복잡한 수식이 그려진 거대한 마법진에서 푸른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카창!!

유리가 깨진듯한 소리와 함께 마법진의 중심부에서 강한 바람이 억류되었다가 풀려난 것처럼 세차게 퍼져나갔다.

"읏."

갑작스런 바람에 의해, 남궁 신 대신에 이무기의 탑이 있었던 장소를 조사하던 페리샤는 흙먼지가 눈에 들어가는것과 동시에 자신의 좌우에서 보디가드처럼 경계중이던 두억시니들에게 명령을 내려서 자신의 정면을 가로막는 방벽을 만들어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대응을 하였지만, 눈을 다시 뜬 그녀는 바람이 퍼져나간것 외에는 아무런 특이 사항이 없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찾았다."

그리고, 마법진 중심에서 오른쪽으로 약 10m 떨어진 곳에서 지하실로 향하는듯한, 격납고 수준의 거대한 철문을 발견한 페리샤는 뭐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거리를 벌리고선 로봇들에게 문을 열도록 지시하였다.

덜컹- 덜컹-

하지만, 두억시니들이 여러대가 달라붙어서 손잡이를 당겨도 문은 열릴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하아. 이것도 방어 주술이 걸려있는건가."

페리샤는 이 문의 인식을 방해하는 주술을 깨부시기 위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마법적 지식을 총동원하였고, 마법으로 주술을 풀기 위해 비슷하지만 다른 마력 패턴을 호환시켜가며 머리를 굴려갔다.

아무리 머리가 좋은 그녀라 하더라도 연달아 이렇게 머리를 쓰기엔 무리가 있는지,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였다.

'일단 조사부터 해보자.'

섣불리 건들면 문제가 생기는건지, 아니면 단순히 문만 막아뒀는지, 문을 막아뒀다면 얼마나 강하게 막아뒀는지 확인을 해봐야한다.

마법진의 발동을 위해 상당한 양의 마력을 사용하면서 안색에서 피로가 묻어져나오는 얼굴로, 문 주변에서 이것저것을 더듬어가던 페리샤는 문에는 방어 마법과 비슷한 형태의 주술이 걸려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함정같은 것은…느껴지지 않아. 단순히 문만 막아둔건가.'

전투에 참여하지 못했던 페리샤였지만, 이 문의 정보만으로 이무기가 어떤 존재인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함정을 만들지 않고 문만 막아두었다는 것은 누가 훔쳐가도 되찾을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거나, 다른 요괴들이 '감히' 자신의 창고를 열 것이라곤 상상조차 하지 않은것이 분명하다.'

즉, 아주 꼼꼼하면서 교활한 지배자이거나, 아주 독단적이며 오만한 지배자.

페리샤는 후자쪽에 손을 들고 있었다.

'어쨌든 딱히 함정같은건 없는 것 같네. 마력 소모로 피곤해지니까 일단 좀 쉬어야겠는데…….'

효율을 중시하는 그녀의 성격상, 자신이 휴식을 취할동안 문을 가만히 내버려 두자니 너무나 비효율적이였다.

'로봇들한테 발굴 작업을 시키는게 낫겠지?'

힘 좋은 로봇들을 사용하여, 드릴이나 망치같은 공구들로 문을 두들기면서 방어 주술의 힘을 조금이라도 약화시켜두는게 여러모로 이득이다.

함정이 있다면 언제든지 재생산 가능한 병력의 희생으로 알게 되었으니 이득, 설령 그런거 없어도 계속된 충격으로 방어 주술의 힘을 조금이라도 약화시킬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이득.

만약, 엄청 조심성 강하고 교활하다면 외부에서 누군가가 힘으로 침투하면 안쪽 내부(무엇이 있는지 몰라도)를 초토화시키는 주술을 사용해뒀을지 모른다.

하지만, 독단적이며 오만하며, 그 오만함을 유지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군주가 외부의 침입이 무서워서 그런 함정을 만들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아마 있어봤자 알람 마법처럼 외부 침입 신호를 보내는게 전부이리라.

이제는 그 신호를 받을 존재도 없어졌으니 있으나 마나한 상황.

물론, 전부 그녀의 예상이긴 하지만, 아주 설득력이 없는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성격이 엄청 오만하면서 다른 동족들보다 월등히 강한 드래곤이 하나 있다고 치자.

그 드래곤이 자신의 보물창고에 누군가가 침입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새끼가 감히' 라면서 도둑놈을 잡아뜯으려 하지, '헐? 도둑이 내 보물창고에 있다고? 보물들이랑 함께 묻혀버려라 시밤쾅!' 하면서 보물창고를 포기하겠는가?

힘의 차이는 어떨지 몰라도, 오만함과 자존심은 드래곤과 동급인 이무기라면 최악의 상황에도 이 지하가 무너지는 함정은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페리샤는 근접전용 무인 병기인 두억시니들에게 적당히 명령을 내리면서 자신은 휴식을 위해 전함으로 돌아갔고, 전함에서 창귀들이 공구들을 가져오면서 발굴 작업을 착수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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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잉…….

발굴 작업의 시작과 동시에, 남궁 신이 만든 상자 안에 놓여진 온전한 여의주에서 작은 빛이 살짝 흘러나왔다.

============================ 작품 후기 ============================

음...혹시나 싶어서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

제가 작가 후기란에서 반말하고 가끔씩 욕하는 부분에서 불쾌감을 느낀다거나 화가 난다던가 그런적이 있으신가요?

딱히 댓글에서 '시발 작가 새끼가 독자들한테 욕지거리 하네?' 라면서 대놓고 불쾌감을 드러낸적은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요 ㅎㅎ;;

반말과 욕설은 컨셉이긴 하지만, 개그라 해도 컨셉 자체가 무리수라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죠.

그 영향으로 선작이 내려가면 좋긴 하지만, 그래도 '이 소설 잼없어 ㅡㅡ' 라면서 선삭하는거랑 '이 작가 새끼가 왜 나한테 욕질이야? 기분 더럽네 ㅡㅡ' 라며 작가를 향한 반감으로 선삭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서요.

차라리 소설 자체의 문제가 있을지언정, 인간 관계에 의한 문제는 되도록 없는편이 좋습니다.

그러니까 탁 까놓고 제가 반말하고 욕하는것에 대해서 불쾌감을 느끼신 분이 계신다면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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