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633화 (63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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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구우우우우--

수십미터의 땅을 파면서 거대한 폭발의 흔적을 만들어낸 소형 태양의 후폭풍으로 인하여 태어난 뜨거운 바람이 황무지가 되어버린 땅을 거칠게 파고 들어간다.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게끔 모든게 파괴되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그 곳에서 생겨난 여러개의 구멍이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크하!"

가장 먼저 구멍에서 튀어나온 것은 근육 돼지라고 밖에 표현이 안되는 몸매를 지닌 그랜드 아크였다.

숨을 몰아쉬면서 녹초가 되어버린 잭과 함께 구멍에서 튀어나온 그는, 두 차례의 대폭발을 맞이하면서 아무것도 살아갈 수 없게 된 죽음의 대지가 되어버린 주변의 모습을 확인하였다.

"치우 녀석, 이런 힘을 숨기고 있었을 줄이야."

"아무래도…그가 지니고 있던 검의 힘인것 같습니다."

힘없이 쓰러져 있었지만, 진우가 싸우는 모습을 일거수일투족 눈여겨 보고 있었던 잭은 단번에 용광검의 힘임을 직감하였다.

'폭발이 일어나기 전까지 어느정도의 시간이 있다. 그렇다면 그 전에 이쪽도 유물을 이용하여 무효화 시키거나 반격을 가하는게 핵심.'

지금은 동맹 관계지만, 지구의 모든 역사를 뒤져봐서 영원했던 동맹은 단 한번도 존재하지 않는다.

거기다가 두 세력의 목적 또한(궁극적인 부분은 다르지만) 세계 정복이기 때문에, 늦든 빠르든간에 결국 서로의 모든것을 걸고 싸워야만 하는 운명이였다.

그렇기에 잭은 머릿속으로 지금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키잇!"

뒤이어 리엘루스가 땅굴에서 기어올라왔고, 도윤과 신을 태운 플래티나 또한 모습을 드러냈다.

다들 몸에 붙은 흙덩어리들을 털어내는 와중에서도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이무기의 모습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헛차!"

마지막으로 아키와 함께 구멍에서 튀어나온 진우는 특유의 요란스런 목소리와 함께 존재감을 드러냈다.

"흠. 그 괴물년은 아예 소멸된건감?"

"그런것 같…아흑!"

진우 또한 이무기의 모습을 확인하고자 고개를 연식 두리번 거렸고, 그와 함께 올라온 아키 또한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가슴의 상처가 아려오는지 고통어린 신음성을 흘렸다.

"괜찮아?"

"예…예. 재생 덕분에 부상이 회복되고는 있지만…상처가 깊어서인지 좀 아프네요……."

진우를 위해 빈틈을 만들어내고자 부상을 당한 아키였지만, 그래도 그녀의 눈에는 고통보단 자랑스러움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의 힘으로 진우가 한 방 먹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냈으니 말이다.

"이제 뒷정리만 남았으니까 그동안 쉬고 있어. 그리고 고마워. 나를 위해서 희생해줘서."

그리고선 아키의 몸을 부드럽게 껴안아주자, 그녀는 스스로 품안으로 들어가면서 기분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땀투성이가 되고 흙을 뒤집어 쓰면서 심각한 상처를 입어도, 사랑하는 남편의 칭찬 한마디라면 이보다 더 한 고난도 웃으면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녀는 보상을 바라듯이 진우의 목덜미를 끌어 밑으로 내렸고, 그녀의 의도대로 고개를 숙인 진우는 보드라운 아키의 뺨과 자신의 뺨을 맞대었다.

서로의 체온과 살결을 느끼기 위해, 부비적 거리며 뺨을 맞대는 두 남녀.

두 남녀의 나이 차이는 띠동갑보다 더 많았지만, 사랑에는 나이도, 국경도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이 두 남녀의 애정행각은 계속되었다.

'이상하군. 치우 녀석은 대체 어쩌려고 저러는거지?'

그랜드 아크는 그런 진우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의 의문은 이실리아와 아키, 두 여성과 함께 결혼한 것, 나이 차이나 국적 문제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었다.

'만약, 세계 정복을 하게 된다면 후손들에게 그 권력 또한 가게 된다. 자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필연적으로 권력 다툼이 일어나.'

무슨 중세시대의 왕처럼 생각하냐고 따지고 싶겠지만, 애초에 21세기 현대에서 세계 정복을 하겠다는것 자체가 현대적이지 못한 생각이다.

어쨌든, 자신의 권력과 야망을 위해서 대외적인 문제로 자식과 아내를 두긴 하였지만, 저렇게까지 아내를 사랑한적이 없었던 그랜드 아크는 이해가 안되면서 조금은 부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킁킁-"

"꺄!?"

그 때, 진우가 갑작스래 그녀의 목덜미에 코를 파묻으며 냄새를 맡자, 아키는 깜짝 놀라면서 그의 얼굴을 때어놓으려 하였다.

"왜?"

"따…땀 냄새가 난다구요!"

"이게 땀 냄새였어? 엄청 달콤한 냄새가 나서 땀 냄새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농담이 아니라 진짜다.

대체 뭘 먹어야 땀 냄새가 이렇게 달콤한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독특한 체취가 아키의 몸에서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따가 뒷정리 끝내고 겨드랑이좀 핥아봐도 돼?"

"꺄! 꺄아!"

낄낄 거리면서 장난을 하는 진우와 그런 장난에 꺄꺄 거리며 부끄러워하는 아키.

다들 그 둘의 장난을 보면서 이제 모두 다 끝났다고 생각하며 안심하려는 순간.

스팟-

"!!"

진우의 귓가에서 텔레포트 특유의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서 사람만한 물체가 순간이동을 하면 그 자리에 있던 공기가 움직이면서 이러한 소리가 나는데, 문제는 그 소리를 자신의 뒤쪽에서 느꼈다는 것이다.

그리고 느껴지는 강렬한 살기.

"ㅈ---"

"ㅊ---"

그와 동시에 신과 그랜드 아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우는 본능적으로 자신과 살을 맞대면서 포옹한 아키의 몸을 강하게 밀쳐냈고,

푸츅-!!

"커……!"

그와 동시에 등을 후벼판 날카로운 무언가가 명치 부분을 뚫고 튀어나왔다.

"ㅜ군!!"

"ㅣ우!!"

"진우씨!!"

그리고 한박자 늦게 들려오는 신과 그랜드 아크의 목소리와 아키의 비명 소리.

푸츠측!!

"크…카학……!"

등과 명치까지 통과한 날카로운 무언가는 상처 부위를 마구잡이로 후벼판 후에 빠져나갔고, 진우는 가슴을 관통한 고통에 의해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 곳에는 몸 전체가 뜨거운 불에 의해 지져진듯이 일그러져 있으며, 연기가 온 몸에 모락모락 피어오른채로 원한과 분노가 합쳐진 악귀와도 같은 표정의 여성이 있었다.

"내가…내가……!"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어대자, 몸 여기저기에서 상처가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녀 또한 그 폭발에서 완벽하게 무사하진 못했던 것이다.

"너따위 인간 때문에 내가 도망을 쳐야만 했다니! 용서 못해! 절대로 용서 못한다!!"

평소에는 여余라고 자신을 자칭하며 고풍스런 사극 형태의 말투를 사용하던 이무기는, 치욕, 수치심으로 얼룩진 분노를 토해내면서 말투가 험악하게 변하였다.

소형 태양이 폭발할 때, 그녀는 어떻게든 그 폭발을 막아내고자 하였다.

하지만, 지근거리에서 터져나간 폭발의 힘은 생각보다 강대했고, 진우에게 축적된 데미지는 그녀가 방어 도술을 펼치는데 지장을 주었다.

물론, 버틸려고 마음먹으면 아득바득 버틸 수 있긴 하였다.

문제는 그랬다간 순간적으로 많은 힘을 사용하면서 생겨난 체력의 소모율에 몸이 따라오지 못할테고, 그 후에는 인간들의 처분을 기다려야만 하는 처지가 되어버린다.

그렇기에 이무기는 두 가지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이대로 버티면서 대요괴의 위엄을 보여주느냐, 아니면 후퇴하여 폭발이 잠잠해질때 다시 돌아오느냐.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후자를 선택하는게 당연하겠지만, 두 번째 선택은 이무기에게 강한 굴욕감을 가져다주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살아생전 단 한번도 도망이나 후퇴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략적 후퇴조차 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적을 쓰러뜨리면서 앞길을 막는 모든것을 파괴하는 지배자로서의 삶을 살아왔을 뿐, 단 한번도 적을 상대하는데 물러선적이 없었던 그녀였다.

2천년이 넘는 삶동안 한 번의 후퇴와 도망없이 모든것을 꼬꾸라뜨리며 살아온 지배자로서의 삶.

처음엔 자신의 위엄과 자존심을 지키겠답시고 버텨섰지만, 시간이 지나며 자신의 몸이 파괴되어가는 고통을 느낀 그녀는 겁이 더럭 나게 되었다.

이대로 살아남아봤자 인간들의 밥이 될 뿐이다.

특히 진우라는 쓰레기 같은 인간은 자신을 절대 곱게 죽일리가 없다.

죽음의 공포.

한 인간의 존재로 느끼게 된 죽음의 공포는 그녀에게 이성보단 본능적인 판단을 하게끔 만들었다.

죽음의 공포를 느끼자마자 텔레포트 능력처럼 자신의 몸을 이동시키면서 멀찍한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게 된 그녀는 굴욕감에 비명을 내질렀다.

지금까지 온갖 위기를 맞이하였지만, 그 때마다 오히려 그 위기를 기회삼아 강적들을 쓰러뜨렸던 자신이.

인간들에게 공포의 존재로 군림하던 요괴들조차 감히 고개를 뻣뻣히 들지 못하게 만들었던 자신이.

수많은 요괴들조차 경배의 대상이 되었던 자신이.

겨우 인간 하나가 무서워서 도망쳐버렸다니!?

분명히 자신을 공격하는데 다른 이들도 큰 역할을 하였다.

남궁 신과 그랜드 아크 뿐만 아니라, 도윤도 예상외의 타격을 입히고, 리엘루스와 플래티나는 그런 그녀를 도와줌으로서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아키는 현대 문명에 익숙치 못한 이무기의 입장으로선 기상천외한 무기들을 마구잡이로 사용하면서 타격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가 그 폭발에서 도망쳐야만 했던 이유는 명백하게 진우였다.

무방비가 될 자신을 죽일 그의 잔인하면서도 더러운 손속이 '무서워서' 도망간 것이다.

겨우 인간 하나가 무서워서 도망쳤다.

그것을 자각한 이무기는 분노로 제정신이 반쯤 붕괴되고 말았다.

일반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라면 차근차근 힘을 다시 회복해서 복수전을 펼쳤겠지만, 그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 패배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 이무기는 다시 한번 도력을 사용하여 돌아와 진우의 몸에다가 기습적으로 날카로운 손톱을 꽂아넣었다.

"곱게 죽을 생각은 버려라! 모두! 모두 나의 손으로 심장을 뜯어 파주겠다!!"

위의 복합적인 요소가 섞여있는 분노로 이성을 잃어버린 그녀는 괴성을 질러대면서 무릎을 꿇고 있는 진우의 머리통을 향해 다시 한번 손톱을 세웠다.

하지만,

카앙!

무릎을 꿇고 있던 진우가 어느새 손안에 소환시킨 용광검을 크게 휘두르면서 그녀의 손톱을 쳐냈다.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만 날 뿐, 손톱이 잘려나가지 않은걸로 보아하니 용광검 + 진우의 괴력이 더해진 파괴력조차 막아낼 강도를 지닌게 분명하다.

하지만, 진우는 그 충돌의 후속타로 용광검의 길이를 늘려 힘으로 다시 한번 힘있게 휘둘렀다.

카아앙!!

"큭!"

방금전보다 더욱 강한 쇳소리가 퍼지면서 이무기의 몸이 잠시 허공에 떠오르면서 뒤로 밀려나갔다.

'무식한 힘! 하지만 이정도의 힘을 사용한다면 가슴의 상처도 당연히 벌려질…엇……!?'

자신의 몸을 밀어낼 정도의 괴력을 사용했으니 가슴의 상처또한 그 깊이가 늘어졌으리라 생각한 이무기는,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하였다.

부명 자신이 등에서 명치 부분까지 찔러넣었는데, 그 상처들이 말끔하게 사라져있는 것이 아닌가?

"하, 씨발. 안들키고 끝날 수 있어서 존나 좋아했는데."

깊숙한 상처가 생기면 고통이 목소리에 묻어나와야 하건만, 진우는 양아치마냥 목을 좌우로 꺽으면서 자신의 건재함을 알려주었다.

"신. 아크. 애들 대리고 뒤로 물러서. 내가 오늘 씨발 이 년하고 끝장을 보고 만다."

진우의 가슴의 상처가 없는 것으로 이미 앞뒤 사정을 모두 확인한 그랜드 아크는 잭과 치우쪽 일행들을 챙기면서 뒤로 물러섰다.

"넌 이제 뒤졌다고 복창해라, 씨발년아. 이 몸한테 도망갔으면 알라님 부처님 예수님 감사합니다 라면서 고마워해야지, 감히 이 몸한테 뒤치기를 해?"

"크아아아아아!!"

이무기는 진우의 도발에 다시 한번 분노로 인해 짐승의 울부짖음을 토해냈고, 두 남녀는 서로를 죽일 기세로 자세를 잡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여러분들께 안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하는군요...

이번에 나온 신작 게임인 워해머 엔드 타임 버민타이드를 스팀으로 구입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워해머 시리즈를 좋아하는것도 있지만, 협동하는 레포데 같은 게임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거든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존잼!!

레알 존잼!!

간만에 진짜 제대로 파고들만한 게임을 발견해서 너무 기쁩니다 ㅎㅎㅎ

뭐, 아주 불만이 없는건 아닌데 그래도 앞으로의 패치로 이것저것 나올테니깐...

좋아! 이걸로 삼국지 13이 나올때까지 버틴다! 그리고 삼국지 13이랑 같이 하면...글 쓸 시간이 없겠구만;;

그러니까 제가 갑자기 휴재를 하면 어떤 변명을 해도 결국 게임이 문제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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