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589화 (589/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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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해냈다.'

자신의 힘으로 민정을 가볍게 죽일 수 있을 정도의 시간만큼 기절시켜 놓았다.

생사가 오가는 전투에서 1~2초의 기절은, 죽음이라는 단어와 동일한 뜻을 가지고 있다.

즉, 상대방에게 EIEW를 착용시키는데 충분한 시간만큼 기절시켰다는 것은, 민정의 목을 십여차례 따낼 수 있는 확실한 승리라는 뜻이다.

자신이 민정, 그 쌍년과 싸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 도윤은, 자신에게 EIEW 리미터를 주는 남궁 신에게 이렇게 물었었다.

'그냥 그 년의 목에다가 처음부터 이걸 채우면 되는거 아닌가요?'

그렇게 만들고 나서 부모님의 원수를 갚으면 되는게 아닐까 싶었지만, 신은 그런 도윤을 향해 고개를 천천히 내저었다.

'나는 주군 덕분에 참된 복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일단 내 말대로 민정을 쓰려뜨려라. 그리고 이걸 착용시켜. 그렇게 된다면 어째서 이런 번거로운 짓을 하는건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는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지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이겼어. 언제나 나를 짓이기고, 우습게 여기던 민정을 내 힘으로 쓰러뜨렸다고!!'

만약, 처음부터 EIEW 리미터를 착용시킨 후에 복수를 했었다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복수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부모님의 원수를 갚긴 갚았어도, 결국 자신은 민정에게 계속 괴롭힘 당했던 굴복의 나날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민정을 쓰러뜨리고, 목숨을 십수번은 더 넘게 빼앗을 정도의 시간까지 기절시켜서 직접 EIEW 리미터를 착용시키자, 엄청난 환희와 희열감을 느낄 수 있었다.

EIEW 리미터는 삼태극에게 빌리긴 한거지만, 그래도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자신의 힘으로 인해 만들어낸 결과였으니까.

남궁 신이 말했던 '이런 번거로운 짓' 을 왜 하는지 줄곧 의문이였던 그녀는, 자신이 복수를 하는데 실수할 뻔한 부분을 교정시켜준 그에게…아니, 신의 주군인 치우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치우가 아니였다면, 자신은 복수를 할 수 있었어도 자신이 받아왔던 굴욕의 나날까진 모두 청산하지 못했을테니까.

"으…으윽……?"

민정은 EIEW 리미터가 채워진채로 의식을 되찾았고, 도윤이 기절하여 쓰러진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한 그녀는 재빨리 염동력을 사용하여 밀쳐내…

"어……?"

…려 하였지만, 그녀의 의지대로 움직이던 염동력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진것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절그럭!

뒤늦게 자신의 목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을 느낀 민정은, 본능적으로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이능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달았다.

"익! 이익!"

절걱! 절그럭!

어떻게든 안간힘을 써가면서 개목걸이형 EIEW 리미터를 풀고자 하였으나, 그녀보다 압도적으로 월등한 세계 클래스의 이능력자들도 포기한 구속을 그녀가 어떻게 할 수 있을리가 만무했다.

애초에 민정의 힘으로 해체가 가능했다면, 진작에 노예 대탈주 소동이 일어났으리라.

"이게 뭐야! 풀어! 풀라고!!"

그녀는 지금까지 언제나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던 또 하나의 손발이나 같았던 염동력이 사라지자, 신체의 일부분이 잘려 나간듯한 상실감을 느끼고선 바락바락 소리를 질러댔다.

퍽!

"칵!"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스태프 끝을 야구 방망이처럼 휘두른 도윤의 폭력이였다.

"쿨럭! 쿨럭!"

배를 정통으로 맞은 민정은 거친 기침을 토해내면서 괴로워 하였지만, 도윤은 다시 스태프를 휘둘러 어깨를 강하게 내리쳤다.

빠악!

"꺄아악!"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고통을 겪게 된 민정은 자신의 어깨를 부여잡으며 비명을 내질렀다.

"하…항복! 항복할께! 항복이야!!"

그녀는 더이상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항복을 외쳤다.

솔직히 버텨봤자 이능력이 사라져버린 이상, 그녀에게 대항할 수 있는 수단 따윈 없으니까.

'이 빌어먹을 제어기만 사라지면 죽여버릴꺼야!!'

지금은 굴욕적이지만, 일단 이 대련에서 항복한 이후에 제어기만 해체한 이후에 반드시 죽여버리겠다고 다짐하였지만, 세상은 그녀의 생각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우웅-

"어……? 자…잠깐……! 항복이라고 말했잖아……!?"

도윤이 뼈조각을 꺼내서 뼈화살을 만들어내자, 그녀의 살기를 느낀 민정은 엉덩방아 찧은 자세로 거리를 벌리고자 다리를 쉴새없이 움직여댔다.

푸욱!

"끼야아아아악!"

하지만, 그녀의 사정에 아랑곳하지 않은 도윤은 뼈화살을 날리면서 다리를 쏘아 맞췄고, 오른쪽 무릎이 뼈화살로 관통당한 민정은 괴성을 질러대며 고통스러워 하였다.

"항복? 겨우 이정도 고통으로 항복이라고? 내가 지금까지 네 년에게 받아왔던 고통이 얼마나 되는데 겨우 이정도로 우는 소리를 하는거야?"

"이…이쯤 했으면 됐잖아!"

"하……."

너무나 고통스러운 민정은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느냐며 적반하장식으로 외치자, 도윤은 어이가 없어서 잠시 헛웃음을 흘리게 되었다.

"겨우 그정도로 내가 받은 원한을, 우리 가족이 파탄난 원한을 갚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거야?"

"내가 이렇게 아프잖아! 게다가…크흑……! 내 무릎에 상처까지…이 상처는 흉터로 평생 남을거라고! 이거면 충분하……."

순간, 시끄럽게 떠들던 민정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

도윤의 강렬한 살기를, 그것도 갓 태어난 초식 동물처럼 아무런 힘이 없어진 그녀가 받아내기엔 너무나 무력했기 때문이다.

"그래, 너는 이런 년이였지. 이걸로 확실해졌어. 네 년은 이 세상에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고."

"히…히익! 사…살려주세요! 저는 항복할께요! 제발 살려주세요!"

자신을 반드시 죽이겠다는 도윤의 살기를 받게 된 민정은 멀찍이서 있던 신을 향해 살려달라고 외쳤지만, 신은 그런 그녀를 향해 쓴웃음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직도 눈치채지 못했나? 삼태극은 입단하는데 신고식 따윈 없어. 오로지 우리의 주인이신 치우님의 허락만이 유일하다. 즉, 이 자리는 치우님의 배려로 삼태극의 신입이라 할 수 있는 도윤을 위한 환영회인 것이다."

"!!"

민정은 신이 내뱉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에 깜짝 놀랐다.

"마…말도 안 돼……! 삼태극은 항복하는 사람한테 관대하다면서!"

"맞는 말이다. 너희들은 원래라면 능력, 성품 여부는 둘째치고 스스로 항복하면서 치우님으로부터 나름대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대사만 없었다면."

그리고선 신은 진우가 원규에게 보여주었던 영상과 똑같은 영상을 재생시켜보였다.

두 남녀가 하린을 두고 어떤식의 대화를 나누는가에 대한.

"그…그건……!"

"너희들의 죄는 단 하나. 치우님의…나에게 있어서 주모님이신 하린을 맘대로 찍어누르려 하였다는 것이다."

"큿……!"

설마 저 영상까지 찍혀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민정은, 자신을 향해 살기를 퍼트리며 뭔가 준비중인 도윤의 모습에 재빨리 다시 입을 열었다.

"제…제가 치우님의 노예가 될께요! 치우님을 위해서 가랑이도 벌리고! 어쨌든간에 하라는대로 할께요!"

"…뭐?"

이번건 남궁 신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마치 괴상망측한 것을 봤다는 듯이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자신의 귀를 의심하였으나, 민정은 그것을 고민하는 것이라 여기면서 재빨리 자신의 미모를 어필하였다.

"이 하린! 그딴 수수한 년보다 제가 더 예쁘잖아요! 게다가 그…그…이실리아! 다 늙어빠져서 주름 자글자글한 그딴 아줌마 따위보다 젊고 예쁘면서 피부도 좋은 저라면 치우님을 더 만족시켜줄 수 있어요!"

"……."

이 때, 남궁 신의 표정은 웃는건지, 분노하는건지, 아니면 어이가 없는건지 모를 복잡한 표정이 되었다.

자신의 주군인 진우로부터 최고의 애정을 받는 사람이 누구인가?

삼태극의 모든 인물들은 아무 생각없이 한 사람의 이름을 말할 것이다.

이실리아 맥스웰 이라고.

물론, 아키가 그 자리를 넘어서려 하고 있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 봤을땐 늦게 합류한 아키보다 이실리아쪽이 더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은 아키 또한 인정하는 부분이며, 그렇기에 더더욱 넘어서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어쨌든, 그 이실리아를 '다 늙어빠져서 주름 자글자글한 그딴 아줌마' 라고 폄하한 민정의 모습은, 남궁 신에게 안타까움, 분노, 연민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었다.

만약, 진우가 그녀의 이 대사를 들었다면 헛웃음을 지으며 단숨에 죽여버렸으리라.

"치우님! 치우님을 불러주세요! 그 분이라면 제 가치를 알아봐주실거……!"

"미안하지만, 주군께서는 너에 대해 이렇게 평가 하셨다. 따먹어봤자 입맛만 더러워질 불량품이라고."

"에……?"

농담이 아니다.

남궁 신은 권 민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 라고 물어왔으나, 진우는 '그딴 년은 100억을 주면서 따먹어달라고 소원해도 안 먹는다' 라며 일축하였다.

그는 아무리 잡식성이라 하여도, 미성년자와 무개념 된장녀 만큼은 혐오하는데, 민정은 그 2개를 모두 달성한 혐오물이였다.

아니, 혐오물 수준이 아니라 핵폐기물 수준이랄까.

"아…아냐……! 그럴리가 없어! 남자들은 모두 어리고 피부 좋은 여자를 좋아하잖아!"

"더이상 들어줄 가치가 없군. 도윤, 네 마음대로 해라."

"예. 저도 솔직히 귀가 썩는줄 알았어요."

자신의 스승인 남궁 신을 향해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그때동안 4개의 뼈화살을 굵고 길게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던 도윤은 엉덩방아 찧고 있던 자세를 취한 민정의 발등에다가 2개의 화살을 꽂아넣었다.

푸푹!

"꺄아아아아아악!!"

퍽!

민정은 한계를 벗어난 고통으로 인해 비명을 내질렀으나, 그런 그녀의 목 언저리를 발로 강하게 짓밟으며 강제로 눕히게 만든 후, 양 팔꿈치를 향해 남은 화살을 내리 꽂았다.

푸칵!

"아아아아아아아악-----!!"

살과 팔꿈치 뼈가 박살나는 끔찍한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더더욱 강한 비명이 울려퍼졌고, 그 비명이 너무나 감미롭게 들려왔기에 살짝 흥분된 표정이 된 도윤은 남궁 신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스승님. 불을 피우고 싶……."

휙-

이미 사전에 그녀가 원하던 준비물을 모두 들어뒀기에, 미리 아공간 안에다가 넣어두었던 라이터와 기름을 꺼내서 던져주었다.

도윤은 캔음료같은 형태의 병에 들어가 있는 기름병을 받아챈 후, 뚜껑을 열어 민정의 발등이 적셔질 정도의 양만 뿌려두었다.

"꺄악!? 그…그만둬! 그만두라곳!!"

기름이 뼈화살을 타고 상처 안으로 스며들어가자, 너무나 고통스러운 민정은 그만두라며 소리를 쳤으나, 그녀를 위한 도윤의 복수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사람이 죽을때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을 꼽을때, 언제나 순위권 안에 들어가 있는것이 불에 타죽는 고통이라고 하더라. 걱정마. 나는 재미없게 화형으로 단숨에 네 목숨을 끊을 생각이 없으니까."

발등에만 기름을 뿌리고선 다시 뚜껑을 닫은 도윤은 라이터를 그녀의 발등으로 가져갔다.

"히…히익……! 제…제발 용서해줘……! 무슨짓이든 다 할께! 제발 용서해……!"

화르르르륵---!

"끄아아아아아아-----!!"

라이터에 의해 발등에 적셔진 기름이 불타오르기 시작하자, 인간이 이런 비명을 지를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른 민정의 모습에, 도윤은 가학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는 절대로 네 년을 죽이지 않아. 일단 팔다리만 망가뜨려주고, 네 년을 평생 살아있는 박제가 되게끔 만들어줄께. 네 년의 감미로운 비명을 자장가 삼아서 잠에 들고, 네 년의 비명으로 기분좋게 일어나서 아침을 시작할거야. 펴엉~생~"

"까아아아아아악!!"

도윤은 발등에 불이 붙어서 미친듯이 괴로워하는 민정의 모습에, 흥분된 표정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다음은 어떻게 괴롭혀야 할까, 라는 가학적인 생각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제가 가끔씩 본심을 드러낼때마다 사람들은 2종류로 나뉩니다.

"헐 씨발 작가놈 존나 변태 새끼" 라면서 기겁을 하는 사람들.

"난 이것도 약해! 더 강한걸 원해!" 라면서 더 강한 수위의 글을 원하는 사람들.

안타깝게도 저는 전자의 사람들을 위한 글을 씁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더 높은 변태력을 지닐 수 있게끔 저 스스로가 발판이 되어, 많은 사람들의 변태력이 상향 평준화 될 수 있게끔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날 밟아! (개같은 자세를 만들며) 날 밟고 올라가! 밟아! 밟으라고!!

PS : 참고로 저는 파판14 베히모스 서버에서 놀고 있습니다. 차기작인 던전물에도 레이드가 있기에 파판14로 파티 던전, 레이드 던전을 경험하면서 게임스러운 전개를 구상하고자 함.

PS2 : 딴짓 안하고 글부터 쓰느라 레벨은 이제 막 21렙...소설 따위 그냥 내팽개쳤으면 훨씬 올라가 있겠지만...그랬다간 님들이 현피하러 오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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