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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자신들끼리 무언가 결정지은 원규와 민정은 함께 만난 후에 1시간을 꽉꽉 채우면서 느긋하게 화랑 본부로 향하였다.
30층의 화려한 빌딩과 장인이 만든듯한 간판이 달려있는 화랑 본부에는 수많은 이능력자들이 우글우글 거리면서 각자 자신들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고, 일반 업무나 잡무를 담당한 일반인 사원들도 각지에서 괴수의 등장, 이능력 범죄의 신고를 받고 있었다.
이제는 112를 누르면 경찰과 화랑 중에서 어느 쪽과 연결을 원하냐는 설명이 먼저 나오고,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화랑쪽으로 연결하길 원한다.
즉, 많은 숫자의 시민들이 경찰보단 화랑을 더 신뢰한다는 뜻이다.
시민들은 경찰들을 민중의 지팡이라 부르지 않고 권력의 개들이라며 모욕하길 일삼고, 이능력 범죄도 제대로 대처조차 못하는 무능력하고 세금만 먹기 바쁜 집단 쯤으로 여기고 있었다.
경찰들도 나름 열심히 치안을 지키고자 노력하였고, 대다수의 경찰들이 이능력과는 거리가 먼 일반인들이였기에 억울한 면이 있는건 분명하다.
하지만, 화랑의 등장 이후론 모든 언론들이 친 화랑파로 넘어서면서 경찰과 비교질을 해가며 '경찰은 숫자만 많을 뿐이지 모두가 무능력하고 화랑은 숫자가 적지만 경찰들보다 유능하다' 라는 식의 기사들을 내놓고, 과거에 있었던 경찰들의 실수, 권력에 의한 정치가들의 범죄 묵인들을 모조리 끄집어냈다.
안그래도 해외로 도피한 정치가들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는데, 그런 사실들까지 알려지니 찾아갈 길이 없는 분노는 한국에 남아있는 경찰들이 고스란히 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화랑의 본부는 언제나 바빴고, 원규가 '지원금' 이라는 명목하에 여러 기업들의 돈을 뜯어내도 '화랑의 유지를 위해서' 라는 명분하에 모든것이 묵인되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화랑의 수장이자 창시자인 원규, 그리고 화랑의 2인자인 민정의 등장에 정문의 경비병, 로비 홀의 직원들과 이능력자들까지 모두 우렁차게 인사를 해왔다.
모두의 인사를 받아주던 그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박수를 침과 동시에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자자, 우리들의 손에 대한민국의 평화가 걸려있습니다. 저 하나와 인사하겠답시고 일을 멈추면 안되지요. 다들 인사는 됐으니 각자 할 일을 하도록 하세요."
"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예전만해도 비굴하게 굽신굽신거리던 노숙자에 불과한 원규는 여러 사람들을 손가락 하나로 움직일 수 있는 리더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인사를 받아준 원규와 민정은 하린이 있는 15층의 휴게실로 향하였다.
화랑의 건물에는 두 종류의 휴게실이 있는데, 하나는 복도에 설치된 휴게실, 다른 하나는 조용하게 쉴 수 있게끔 방 하나를 개조해서 만든 휴게실이 있다.
하린이 있는 곳은 방 안을 개조한 휴게실로, 복도에 있는 휴게실을 이용하면 다른 이능력자들이 우르르 몰려와 소란이 일어날 것 같았기에 이 곳으로 안내한 것이다.
문을 열자 박 비서가 내준듯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익숙한 얼굴의 여성이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하하하하! 진짜 풍사 이 하린 양이시군요! 정말로 반갑습니다!"
원규는 정말로 반갑다는듯한 표정을 꾸미며 하린을 향해 다가갔고, 하린은 몸을 일으키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갑작스럽게 만남을 요청해서 죄송합니다."
'예…예쁘다……!'
하린이 미녀라는건 옛날부터 알고 있었다.
TV라던가 광고용 패널에서 이따금씩 그녀의 얼굴이 나오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실제로 그녀의 얼굴을 마주하니 TV로 보던것보다 몇십배는 더 아름다운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전등에 반짝이는듯한 흑발을 스트레이트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이목구비는 날카롭고 오똑한 서양적인 미인과 달리 오밀조밀하면서 동양적인 미를 풍기고 있었다.
게다가 적당히 튀어나와 잡기 딱 좋은 가슴, 약간 펑퍼짐한 옷으로도 느껴지는 잘록한 허리, 좁으면서도 모양이 잡힌 엉덩이와 각선미가 살아있는 허벅지, 그리고 예전에 화면으로 봤을땐 느낄 수 없었던 색정적인듯한 눈빛과 분위기.
아니, 정확히는 여성으로 성숙한 모습이였다.
꿀꺽-
자신의 옆에 있는 권 민정도 미녀는 분명하였지만, 하린과 비교하자면 색정적인 아우라가 압도적으로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였기에, 원규는 남자의 심금을 불태우는 하린의 분위기에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키면서 표정 관리를 해야만 하였다.
'저런 미녀가 나에게 깔려서 신음성을 내뱉는단 말이지? 흐…흐흐흐흐……!'
"꺄아~! 진짜 하린이 언니다! 저 옛날부터 언니 팬이였어요! 정말로 반가워요!"
생각했던것보다 더 월등한 미녀인 하린의 모습에 말문이 막혀버린 원규 때문에 분위기가 살짝 어색해지려 하자, 민정이 꺄꺄 거리며 오두방정을 떨어대기 시작하였다.
"권 민정? 화랑에서 두번째로 강한 이능력자 맞지?"
"저…절 아세요!?"
"당연하지. 나도 복귀하면서 화랑에 대해 '여러가지' 를 알아봤거든. 게다가 유명하기까지 하니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걸?"
어째 '여러가지' 부분에서 묘하게 악센트가 들어간 듯 싶었지만, 민정은 하린이 자신을 생각없이 방방 뛰어다니는 철없는 여고생으로 생각하게끔 연기를 유지했다.
"어떻게 해! 하린 언니가 날 알고 있대! 꺄아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사생팬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난리법썩을 떨어대는 그녀의 모습은 여고생다운 발랄함을 느끼게 해주었고, 하린은 그런 민정과 적당히 맞춰주면서 대화를 나눠주었다.
민정이 시간을 벌어주는 사이에 하린의 매력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원규는 헛기침을 하며 그녀에게 이제 그만해도 된다는 신호를 보냈다.
"큼큼, 1시간이나 기다리게 해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어제는 우리를 후원해주는 대기업의 임원들과 만남을 가져서요. 아무래도 풍사라는 이명으로 이름높던 S랭크 이능력자를 만나는데 몸에 술냄새가 진동하면 안되니 깨끗히 단장하느라 늦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닙니다. 사정도 모른채 갑작스래 나타난 제가 잘 못 했으니까요."
그럴싸한 변명을 하였지만, 이능력자가, 그것도 일상 생활에서도 활용 용도가 많은 염동력자가 준비를 하는데 1시간이나 걸릴 이유가 없었다.
같은 이능력자인 하린이라면 당연히 그 부분을 모를 리 없겠지만, 그 부분을 터치하기 보다는 오히려 갑작스래 나타난 부분을 사죄하였다.
'좋아! 기 싸움은 우리가 앞서나간다!'
이런 졸렬한 기 싸움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기뻐하는걸 보아하니, 아직 제대로 된 리더가 되려면 한참이나 남은 원규였다.
"이제 중요한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으니까 이만 집무실로 향하는게 어때요?"
슬슬 연기를 하는게 지겨워졌는지 본론으로 들어가자는 민정의 목소리에 원규도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중요한 얘기를 하기엔 여긴 장소가 안 좋군요."
이제부터 중요한 이야기가 오고 갈 것이 분명하기에, 언제 누가 들어올지 모르는 휴게실보다는 집무실쪽이 분위기나 안전성에서 높기에 그쪽으로 안내하기로 결정하였다.
원규는 하린의 옆에 딱 붙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남자인지를 어필하기 시작하였고, 하린은 그런 그의 모습에 적당히 웃어주거나 맞장구 쳐주면서 흥을 돋구었다.
당연히 원규는 더더욱 신이 났지만, 뒤쪽에서 따라오는 민정은 영 심기가 불편하였다.
'칫……! 뭐야 저거!? 지금까지 대외적으로 보여줬던 모습들은 다 거짓이였던 거야!?'
자신이 알고 있던 하린은, 연애따윈 모르고 남녀관계에 담백하면서 요령이 없는데다 대세를 읽는 능력이 전무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힘만 강한 바보였다.
그런데 원규와 대화하는 그녀의 모습은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풍사 이 하린이 아니다.
지금은 원규가 자신이 하린을 상대로 능숙하게 공략을 하고 있다 생각하겠지만, 여자의 입장으로 보자면 오히려 하린에게 원규가 구워삶아지고 있는 중이다.
'재수없어! 마음에 안든다고!'
1시간 전에 원규와 민정이 통화했을때, 그녀는 단물 다 빨아먹은 하린의 처우에 대해 3가지의 선택지를 내놓았다.
거기서 원규가 선택한 것은 2번, '자신의 아내로 만든다' 는 선택지였지만, 민정은 원규가 모르는 사이에 3번 선택지인 위안부로 만들어 자신들의 손발이 되어줄 공범자들을 확보하기로 결정하였다.
아니, 공범자 확보는 부차적인 문제다.
민정의 목적은 하린이 완전히 망가지는 것이였으니까.
'나보다 더 앞서나가는 년은 절대로 용서 못해!'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하린이 예쁘긴 해도, 담백한 성격 때문에 자신이 여성으로서 더 인기가 많을거라 판단하였다.
하지만, 오히려 원규를 녹여가면서 마음껏 요리하는 하린의 모습에서 위기감을 느낀 그녀는 하린을 완전히 망가뜨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자신보다 뛰어난 여자는 있어선 안되니까.
'저 아저씨는 뭐가 좋다고 저렇게 속보이는 말에 표정 관리도 못하는거야!?'
자신과 대화할땐 동업자로서 존중해주지만, 딱 거기까지인 원규가 저렇게 헤벌래 하면서 하린에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에서 뭔가 패배한 기분을 느낀 민정은 반드시 하린을 위안부로 사용하겠다는 듯이 하린의 뒤통수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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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죠!"
집무실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2명만의 세계로 빠져있자, 심기가 불편해진 민정이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며 하린이 자신들에게 보호를 요청한 것을 상기시켰다.
"아, 흠흠! 그…그렇지."
원규는 민정의 목소리에 가까스로 제정신을 차렸지만, 하린과 대화를 나눌때는 같은 레벨의 이능력자라는 동질감, 그리고 서로의 경험담을 비교해가며 즐거운 감정을 느꼈기에 왠지모를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거기다가 남자의 자존심같은 것을 치켜세워주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하린과 대화를 나눌때마다, 자신이 뛰어난 남자라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아쉬움은 더욱 커져갔다.
"언니는 K-ESP 본부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경호원이 있을텐데 왜 우리한테 보호를 요청한거예요?"
방금전까지만 해도 '언니 언니' 하면서 방방 뛰던 민정은 자존심을 건들만한 부분을 직접적으로 콕 찝었다.
"어…아니 잠깐, 그런건 하린 양에게 실례잖아."
화랑의 수장으로서 술자리로 만난 여자들의 몸을 즐기긴 하였지만, 연애는 완전히 생초짜인 원규는 마음이 끌리는 하린의 자존심을 무자비하게 난도질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민정의 질문에 추궁어린 목소리로 대신 반론을 해주었다.
"아녜요, 원규씨. 민정이의 의문은 당연히 생각할법한 내용이니까요."
방금전에는 적당히 거리를 벌린듯한 모습이였지만, 이제는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원규씨' 라고 가까이 다가간듯한 호칭을 부르자, 원규의 표정은 급격하게 밝아졌다.
"하하하하! 역시 하린 양은 정말 마음씨도 고우시군요!"
"후훗. 모두가 도망치는데 홀로 한국의 정의를 다잡기 위해 동분서주 하시는 원규씨에 비하면 별거 아니예요."
"이…이거참, 그렇게 직설적으로 칭찬을 해주시니 좀 쑥스럽군요."
'저게……!'
민정은 철없이 아무렇게나 지껄여대는 고교생이라는 가면이 깨지지 않게 표정 관리를 하느라, 남몰래 주먹을 부르르 떨어댔다.
'저건 완전 꽃뱀이잖아!!'
자신이 먹잇감으로 삼은 남자를 칭칭 감아서, 가지고 있는 모든것을 토해내게끔 만드는 꽃뱀.
설마 그 요령없고 담백한 성격의 하린이 이런 성격일줄은 상상도 못했던 민정은 한 방 먹은듯한 표정을 가까스로 숨겼다.
"저를 치료해주신 분은 저의 안전을 위해 붙인 경호원의 힘으로 K-ESP 본부를 공격했다는것에 경악해서 저와의 인연을 끊었어요. 과거의 악연 때문에 현재의 안전을 내버리다니…원규씨가 생각해봐도 저는 정말로 멍청한 여자죠?"
"아, 아닙니다! 정부가 하린 양을 얼마나 부려먹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다 알고 있죠! 저 같았어도 하린 양과 같은 선택을 했을겁니다!"
"고마워요, 원규씨. 정말 자상하시네요. 원규씨처럼 자상한 사람을 옛날부터 알았더라면 저도 이런 생활을 하지 않았을텐데……."
"걱정마십시오, 하린양! 제가 하린양을 보호한다고 선언하면 정부에서도 추적을 포기할 겁니다! 아니, 포기하게 만들겠습니다!"
"자, 잠깐! 아저씨!?"
이게 아니다.
이건 자신들이 계획했던 내용이 아니다.
원래 적당히 구워삶고, 보호를 요청하는 하린에게 '아무리 화랑이라지만 정부를 상대로 보호를 하는건 어려운 일이다' 라는 이유로 이런 저런 조건으로 거의 노예 계약이나 마찬가지인 조건을 내거는게 당초의 계획이였다.
하지만, 연애 경력이 전무하고, 화랑을 만든 이후로 여자의 맛을 알게 된 원규는 아름다우면서도 마음이 끌리는 하린의 보호를 오히려 자청하고 말았다.
그것도 아무런 조건 없이!
"아무리 하린 언니가 유명하다곤 하지만 그냥 아무 조건없이 보호하는건 좀 그렇잖아요!"
"어허! 한국을 대표하던 이능력자인 하린 양이 위험에 빠졌는데 조건이라니!?"
'큿……! 이 아저씨 완전히 빠져버렸잖아!'
이미 원규는 사랑에 빠진 발정난 수컷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린은 알고서 그러는건지, 모르고 그러는건지 몰라도 원규의 뜨거운 마음을 더더욱 지피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민정이의 말이 맞아요, 원규씨. 제가 유명했었다지만 그건 과거의 일. 지금은 아무런 능력이 없는 일반인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잡무든, 일반 사원이든, 뭐든지 할테니까 시키기만 해주세요."
하린은 민정의 말이 맞다면서 자신에게 뭐라도 시켜달라고 오히려 부탁하였고, 원규는 예쁘고 마음씨가 고운데다가 책임감까지 겸비한 그녀의 모습에 더더욱 빠져들었다.
지금의 하린은 남자로서의 가치를 발휘하고 있는 원규에게 딱 어울리는 짝이였다.
예쁘고, 머리 좋고, 남자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남자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여성.
연애 경험이 전무한 원규에겐 게임에서 나올법한 이상적인 성격과 미모를 지닌 여자 캐릭터가 현실로 튀어나온것만 같은 충격을 받고 있었다.
"어…으음……."
원규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원래는 그녀를 화랑의 마스코트 처럼 이리저리 굴릴 예정이였지만, 그녀와 몇번 대화를 나눠보니 자신의 마음에 너무나 쏙 드는 이상적인 여성이였다.
그런 그녀를 그냥 마스코트로 아무렇게 굴리는게 싫어진 원규는, 자신의 곁에 머물면서도 함께 일할 수 있는…….
"아, 그렇다면 원규씨의 비서가 되면 어떨까요? 저는 한때나마 이능력자였으니, 배우기만 한다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그건……!"
하린이 비서가 된다?
그렇게 된다면 하린과 원규의 만남은 더더욱 잦아지게 될 것이고, 꽃뱀이나 마찬가지인 하린은 원규를 더더욱 쉽게 구워삶을 수 있게 되어버린다!
민정은 필사적으로 반대하고자 입을 열었지만, 이미 그녀에게 마음이 홀딱 빠져버린 원규는 표정이 밝아지면서 다급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그거 좋군요! 안그래도 비서쪽의 일손이 부족했었는데 정말 잘 됐습니다!"
일손이 부족하긴 개뿔!!
'정신좀 차리라곳!!'
마음 같아선 원규의 멱살을 붙잡아 이렇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원규는 이미 하린에게 비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명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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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진우에 의해 여자력이 상승한 하린에 비하면 원규는 이제 막 여자의 맛을 알게 되었을 뿐인 연애 경력 전무의 쪼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