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562화 (56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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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한국에서 화랑의 인기는 매우 높다.

그도 그럴것이, 삼태극의 여파로 인해 사람들은 지금도 시시각각 해외로 도피하듯이 이민을 떠나고 있고, 한국에 남게 된 사람들은 이민을 갈 능력이 없거나, 외국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는 이들이였다.

이미 돈 많고 권력있는 대기업 회장이나 정치가들은 해외로 비자금등을 모두 옮겨서 말도 안되는 이유를 거들먹거리며 떠난지 오래고, 정부는 해외로 떠난 이들이 화상 통신을 이용하여 회의하고 논의하면서 가까스로 굴러가는게 현재의 상황이다.

이름있는 이능력자들은 책임감을 버리고 해외로 도주하고, 정치가들마저 도망친 상황에서 한국의 치안을 지키겠답시고 이능력자들을 끌어모아 히어로 조직을 만들었고, 확실하게 성과를 내면서 치안이 안정되니 당연히 언론도 호의적일 수 밖에.

문제는, 화랑의 수장인 신 원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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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하하!"

방음은 물론이고, 외부에서의 투시, 도청과 관련된 이능력을 사용할 수 없게끔 특수 처리함으로서 완벽하게 사적인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한 집무실.

그 곳에서 사람 좋은 미소와 지도자로서의 위엄을 보여주던 원규는 5만원권 지폐들을 미친듯이 마구잡이로 흩뿌려대기 시작하였다.

"역시 대한민국은 최고야! 힘만 있으면 모든게 다 해결되잖아!!"

나중에 염동력으로 돈을 차곡차곡 정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런 거금을 만져본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최초였기에 그는 머릿속에서 터져나오는 환희를 감추지 못하였다.

그는 흔히들 말하는 '하류 인생' 혹은 '실패자' 라는 딱지가 붙어있던 노숙자에 불과했다.

잔머리가 있긴 했지만 사업을 크게 일으킬 수준은 되지 않았고, 그렇다고 어렵게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 빌어먹긴 싫었다.

그렇게 실패자의 인생을 살던 도중에 노숙자들간의 자리 다툼이 일어나게 되었고, 평소에 그를 좋게 보지 않았던 노숙자들이 공격해오면서 일방적으로 구타를 당하던 도중에 이능력이 각성되었다.

본의 아니게 힘이 개방되면서 노숙자들을 죽인 그는, 자신이 인간을 가볍게 죽일 수 있는 염동력자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사람을 죽였다는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주변에서 구경하던 노숙자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

귀동냥으로 정부 소속의 이능력자들이 얼마나 낮은 대우를 받는지 대충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부쪽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낼 수 없게끔 목격자들을 처리한 것이다.

힘을 얻게 된 그는 일단 취객들을 통하여 염동력으로 소매치기를 한 후, 그 돈으로 말끔하게 씻은 후에 그동안 먹지 못했던 맛있는 음식들을 먹어치우면서 배를 채웠다.

배를 채우면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긴 원규는 사람을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오랫동안의 하류 인생을 살아오면서 자신이 편하게 살아가기 위해 타인을 죽이는데 아무런 죄책감을 가지지 않게 된 것이다.

처음엔 본인도 자신이 살인에 이렇게 무덤덤하게 대응할줄은 상상도 못했었지만, 어쨌든간에 중요한건 앞으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였다.

당시에는 삼태극이 투르키스탄의 산하 세력으로 받아들였을때의 시간대였고, 한국은 급변하는 해외 정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갈팡질팡하던 시기였다.

'당장 한국을 떠나야 하는거 아닌가?'

이때만해도 그 또한 당장 한국을 떠나야 하는게 아닐까 걱정하던 이들중 하나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그 때 치우의 정체, 정치적 성향, 세계를 향해 전쟁을 선포한 그의 의도를 탐구하는 프로그램에서 그가 일본, 중국,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하는 장면이 나왔다.

사람들은 당연히 그런 치우의 말을 헛소리라고 생각하였지만, 원규는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달리하였다.

'정말로 치우는 자신이 찍은 국가들만 공격하는게 아닐까?'

일본을 점령하였다.

그렇다면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선 한국과 북한을 점령하여 한반도를 중간 거점 형식으로 사용하거나, 잔인한 성품대로 민간인들을 고기 방패로 내몰 수 있다.

즉, 일본을 점령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삼태극이라면 한반도를 점령하는게 여러모로 이득이면서, 매우 간단한 일에 불과하다.

어차피 '벌집' 이라고 불리우는 전함이 있는한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으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삼태극은 중국 영토 서북단 끝자락에 위치한 위구르 족의 땅에서 시작하여 세력을 늘리고 중국 땅을 점령하였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삼태극이 한국을 무시하거나 공격할 의도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삼태극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악으로 규정된 집단이였고, 그들의 잔혹함은 사람들이 진실을 외면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그때부터 그는 일생일대의 도박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만약, 삼태극이 중국을 정벌한 이후에도 한반도쪽으로 그림자조차 내비치지 않으면 정말로 치우가 콕 찝은 3개의 국가만 공격하겠다는 의도이고, 그렇게 된다면 한국은 어찌보면 가장 안전한 땅이 될지도 모른다!

생각해봐라.

일본, 중국, 미국을 모두 점령했다는 가정하의 삼태극이 굳이 귀찮게 한국을 무력으로 삼켜먹으려 할까?

그냥 어흥~ 하면서 장난기 어린 위협만 하면 바로 백기를 내걸텐데?

애초에 그정도가 되면 한국같은 소국을 먹을 가치를 느끼기나 할까?

'이건 기회다!'

사람들은 삼태극이 한국을 침략할거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삼태극이 일본에서 보인 잔악한 모습은 사람들에게 근본적인 공포감을 불러 일으켰기에, 진실보단 눈 앞의 공포에 이성이 마비될 것이다.

그때부터 그는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고, 최대한 깔끔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이능력자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하였다.

염동력의 힘과는 별개로 타인이 가진 이능력의 힘을 감지해내는 감각이 발전하면서, 많은 이능력자들을 상대로 귀동냥과 인터넷으로 확인한 정보들을 풀어냈다.

한국 정부가 가하는 이능력자들에 대한 불평등한 부분을 강조시키고, 해외로 나가봤자 해외에는 강력한 이능력자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기에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숨기거나 하수인 이상의 직위를 가지지 못할 거라며 그들이 가져야 할 권리를 자극해나갔다.

자신에게 이런 재능이 있었던건가, 싶을 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을 비집고 설득해나간 그는, 자신의 뜻을 받아들인 사람들을 계속해서 늘려나갔다.

물론, 결국 삼태극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고 해외로 떠난 이들도 있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해외에서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미지에 대한 공포감에 의해 원규의 설득에 잔류하는 이들도 있었다.

결국,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이 무너지게 되자, 한국의 공포는 더더욱 커져나갔다.

당장이라도 삼태극이 공격해올거라는 비관적인 여론이 판을 쳤고,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은 해외로 빠져나가기 바빴다.

하지만, 원규는 미리 모아둔 이능력자들을 불러모으면서 정부와 승부를 지은 후, 히어로 조직 '화랑' 을 설립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자 전투 경험이 부족한 자신이 직접 나서면서까지 여러 범죄들을 성공적으로 막아서게 되었다.

눈에 띄는 성과가 생기니 사람들은 화랑을 향해 호의적인 시선을 보였고, 눈치빠른 언론사들은 화랑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를 써내리기 바빴다.

원규는 처음으로 이능력전을 펼치면서 나름 힘겹게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도박이 성공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베이징을 무너뜨린 삼태극은 한국을 위협할만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삼태극은 한국 따위를 굳이 무너뜨리고자 힘을 쓸 생각이 없다는 것을 완벽하게 확신한 그는 자신의 힘을 이용하여 여러 기업들의 돈을 '지원금' 이라는 명목하게 갈취하기 시작하였다.

옛날 같았으면 하린이 그런 그의 대항마로서 움직일 수 있겠지만, 그녀가 사라진 지금은 그가 한국의 권력자이며 왕이였다.

누구도 그를 힘으로 이겨낼 수 없었다.

일반인들을 염동력으로 몇차례 휘둘기만 하면 다들 알아서 겁을 먹고 돈을 가져다 바친다.

만약, 삼태극이 한국쪽으로 시선을 돌린다면?

그 때는 바로 무릎을 꿇고 치우에게 항복하면 된다.

그는 자신의 말을 지키는 자다. 실제로 삼태극의 뜻을 받아들인 중국의 소수민족들은 중국을 무너뜨리고 그 땅을 대신 차지하게 되었지 않은가?

쓸대없는 저항을 하지 않으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간에 실패한 인생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노숙자에서 한국의 왕이 되었다!

그는 합법적으로 삥을 뜯고 다녀도 사람들이 오히려 칭송하는 모습에, 표정 관리를 하지 못하면 지금같은 미소가 수시로 터져나올 정도로 기뻐하였다.

"표정 관리좀 하세요, 아저씨."

"이걸 보고 어떻게 그런걸 할 수 있겠냐! 우하하하하!"

"아우, 천박해."

그리고, 그런 그의 곁에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한 날카로우며 신경질적인 인상의 여고생, 권 민정이 함께 하고 있었다.

그녀는 원규의 뜻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동업자로서, 고교생이긴 해도 어른 못지 않은 영악함의 소유자로, 자신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자신의 힘이라면 한국에서 충분히 먹히겠지만 외국으로 나가면 고만고만한 이능력자라고 판단한 그녀는, 원규와 같이 '삼태극이 한반도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일생일대의 도박을 시작한 것이다.

남들과 비교되면서 고만고만한 이능력자들중 하나가 되느니, 차라리 이능력자가 없는 한국에서 왕처럼 군림하겠다는 욕망을 가진채로.

그리고, 그 도박은 성공하게 되면서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아이돌이 되었다.

그냥 대외적인 모습에서만 깔끔하고 매너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뭣도 모르는 바보들은 아주 좋아서 죽어나간다.

"그건 그렇고 이제 학교에 갈 필요도 없는데 왜 굳이 꼬박꼬박 출석하냐?"

돈을 흩뿌려대며 즐거워하던 원규는 흥겨운 마음이 진정되자, 민정에게 굳이 학교를 다녀야 하는 이유를 물어왔다.

학력? 그런게 문제라면 화랑의 힘으로 그녀를 대졸로 만드는건 금방이다.

그는 얼굴 마담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 민정에게 학교따위에 시간을 뺏기지 말라고 간접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아저씨는 제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르시죠? 카메라가 있으면 억지 웃음을 지어야 하고, 마음에도 없는 도덕 교과서에 나올법한 대사들을 내뱉는게 얼마나 짜증나는지 아세요?"

"그거랑 학교랑 무슨 상관인데?"

"무슨 상관이라뇨? 학교는 제 스트레스를 푸는 장소라고요. 제가 유일하게 본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랄까요?"

민정은 씨익 웃으며 자신이 괴롭히던 김 도윤의 얼굴을 떠올렸다.

"제가 일방적으로 폭력을 가해도 아무도 뭐라 하지 못하죠. 옛날부터 마음에 안 들었던 모범생 년이 있었는데, 그 년의 인생을 현재진행형으로 망가뜨리는게 엄~청 재밌거든요~"

한 사람의 인생을 단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망가뜨리는게 좋다면서 지껄이는 민정의 모습은 제대로 된 마인드를 지닌 사람이라면 혐오감을 느꼈겠지만, 원규는 살짝 귀찮다는 표정으로 대꾸할 뿐이였다.

"그러다가 누가 동영상같은걸 촬영해서 올리면 어쩌려고?"

"상관없어요. 화랑에서 그 영상은 조작이라고 주장하면서 대충 쓸만한 전문가 하나 매수하면 끝이잖아요? 게다가 학교도 저를 적으로 돌리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구요."

이미 권력에 찌든 민정은 고교생이라는 탈을 쓴 암여우였다.

사람들은 미성년자이면서 한국의 평화를 힘쓰는 그녀의 모습에 환호와 격려를 보내지만, 그녀의 진정한 모습은 권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줄 아는 폭군이였다.

"뭐,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사용한다니 잘 됐네. 그래도 누구 죽이거나 큰 문제는 만들지만. 그런건 덮어내는게 힘드니까."

"네네~"

어차피 성의있는 대답은 바라지도 않았던 원규는 다시 돈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아무리 만져도 질리지 않는 돈의 촉감에 미친듯이 웃어댔다.

"돈이 돈을 부른다고? 어떤 미친놈인지 몰라도 그 말은 틀렸어! 힘과 권력만 있으면 땡전 한푼 없어도 돈이 알아서 저절로 굴러 들어오는거라고! 크하하하하하!"

졸부처럼 품위없이 웃어대는 원규의 대사는 민정 또한 동의하는 내용이였다.

그의 말대로 힘과 권력만 있으면 돈은 알아서 들어오고, 그 힘과 권력을 유지하는것은 대외적인 얼굴 마담인 자신과 화랑의 대표인 원규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안그래도 사고 싶었던 신상이 있었는데 잘 됐네요. 이건 제 용돈으로 쓸께요."

"그래 그래! 마음껏 가져가라! 흐하하하하하!"

민정은 100장씩 분류되어 있는 5만원권 지폐를 2개 챙기며 소파에서 일어섰고, 돈놀이에 정신이 팔린 원규는 그런 그녀에게 호탕하게 웃으며 보내주었다.

위에 설명했듯이 이 곳은 투시, 도청 관련 이능력을 완벽하게 대비한 장소였지만, 이능의 세계에서도 이능으로 분류되는 또다른 능력이 자신들의 추태를 듣고 본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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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진짜 천박한 놈들이네."

호텔에 2인용실 방을 하나 잡은 하린과 남궁 신은 마법을 통해 화랑의 대표자인 원규와, 얼굴 마담인 민정의 대사들을 모두 듣고 있었다.

"그런데 설마 우리들의 여파가 이정도로 클 줄이야……."

하린은 한국이 삼태극이라는 여파로 이렇게까지 휘청거릴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자급 자족이 불가능한 좁은 땅인 한국의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문제는 저들이 한국의 치안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지. 저 원규라는 녀석은 사람들이 원하는건 안전임을 알고 있기에 권력과 돈만 탐하는게 아니라 겉으로나마 시민들을 위해 힘과 돈을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단순히 강한 힘으로 억압만 하고 돈을 뜯어낸다면 누가 좋아 하겠는가?

단기적으론 큰 돈을 벌 수 있겠지만, 결국 반감이 커지고 커져서 내부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던가, 새로 각성한 이능력자들이 그들에게 저항하면서 화랑이라는 조직은 단숨에 붕괴되거나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원규는 치안 유지에 힘을 쓰면서 가끔씩 돈을 풀면서 빈민 구제를 해주고, 그 모습을 언론들을 이용하여 1억을 내놓고선 100억을 내놓은것 마냥 크게 부풀렸다.

우습게도 한국은 이런 천박한 쓰레기의 힘으로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거나 마찬가지다.

"주인님께서 우리들에게 내려주신 명령을 이행하려면 저 놈들을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한국이 무너져버리잖아."

하린은 자신들이 한국으로 휴가를 떠나기 전에 내린 명령을 떠올렸다.

'아 참, 그리고 한국이 무너질것 같으면 너희들이 그 이유를 알아서 처리한다던가 임시로나마 땜빵해. 진짜 정 안될 것 같으면 지원을 요청하고.'

진우가 가진 용광검을 준 해모수는 한국이 무너지면 그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물론, 11등급이나 된 진우는 그런 협박 따윈 가볍게 무시할 수 있지만, 문제는 용광검의 능력이 사라지게 되면 귀찮아진다는 것이였다.

칼리 제국은 유물에 대해 모르고 있기 때문에, 과학적인 근거를 무시한 힘을 가진 유물의 힘을 이용하면 전멸은 힘들어도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차후에 있을 격렬한 전투에서 자신의 힘을 버텨낼 수 있는 내구도를 지닌 용광검은 그에게 반드시 필요한 힘이였다.

그렇기에 진우는 두 사람에게 한국의 상태를 확인하고, 국가의 존속에 위기가 찾아오면 그것을 제거하거나 임시로나마 막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여기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아직 애정을 가지고 있는 하린과, 한국땅에서 좋은 기억이라곤 진우를 만난것 외엔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 남궁 신의 의견이 갈리게 되었다.

하린은 위에서 말했듯이 한국이 무너지지 않게끔 화랑을 처리하자는 주장을 하였지만,

"뭐, 알아서 잘들 유지하고 있는데 굳이 나서야 할 필요가 있어? 여차하면 농업 국가가 되게끔 손 좀 쓰면 최소한 굶어 죽진 않겠지."

남궁 신은 화랑이 한국을 좀먹든, 말든간에 현상 유지는 가능하기에 딱히 손을 쓰고 싶어하지 않았다.

친척의 사촌의 친구의 팔촌에 대해 얘기하는듯한 무심한 목소리.

하린은 남궁 신이 한국에 대한 애정이 완전히 전무하다는 것을 알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가 나서려면 자신의 신상에 위험이 생겨야만 한다는 것을 직감하였다.

'그건 그렇고 정말 모르고 있는건가? 아니면 모른척 외면하고 있는건가?'

신은 아직 한국에 애정을 가진채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하린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다.

'지금 한국 내부의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야. 진짜 큰 위기는 따로 있어.'

화랑의 일은 아주 하찮은 문제다.

한국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북쪽에 있었으니까.

'동맹이던 중국이 사라졌다. 삼태극의 영향으로 한반도는 고립되면서 UN에서 식량 지원도 못 해. 한국도 내부 문제로 흔들리는터라 남들 도울 처지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식량을 얻을 건덕지가 없어진 북한은 반드시 남한을 공격한다는 결과를 내놓을거야.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길어봤자 한 달 내에 선전포고 하겠지.'

북한 또한 삼태극에 의해 외부에서의 식량 원조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아마 명분을 얻겠답시고 언론 플레이를 먼저 하다가, 결과가 어떻게 되든간에 반드시 선전 포고를 하면서 침략을 해 올 것이다.

하지만, 하린에겐 북한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았다.

그랬다간 봉인한 이능력을 해체하면서 북한으로 날아가거나 삼태극의 지원을 받을테니까.

'네가 원하던건 한국 사람들이 이능력을 잃은 너를 어떻게 대하느냐다. 북한 문제로 이능력을 개방하면 연극을 한 이유가 사라지지.'

북한 문제는 나중에 처리해도 상관없다.

전력전으로 모든 병력을 쏟아붓든, 미사일들을 모두 발사하든, 삼태극과 자신의 힘이 있다면 얼마든지 처리가 가능하니까.

신은 화랑의 문제로 머리를 쓰는 하린의 모습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알아낸 한국의 위기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제가 제 욕망을 구현화시킨 이런 소설을 쓰고 있지만, 최초의 글(맹장전)을 쓰기 전의 저는(대학생 시절) 현실에서 페미니스트를 지향했었습니다.

...뭔 개소리냐고 울부짖는 독자분들의 고함소리가 모니터를 통해서 들려오는듯 싶군요.

하지만 저는 분명히 페미니스트 였습니다. 이건 제가 욕을 먹어도 절대로 바꾸지 않을겁니다.

그런데 왜 지금은 페미니스트가 아니냐고요?

원래 페미니스트는 여성의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고 남녀간의 권리를 동등하게 만드는겁니다. 여자들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전용 집사가 아니고요.

즉, 남녀평등에서 사회적으로 불합리한 부분을 받고 있는 여성쪽을 편드는거죠.

그래서 저는 여성들을 대할땐 언제나 평등하게 대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여성들은 저를 완전 꼴통 마초주의로 보고 있더군요.

저는 단지 남자든 여자든 모두 똑같이 대했는데 말이죠.

그제서야 저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성들은 남녀평등을 원하지 않고, 언제나 약자인채로 살아가면서 남자들이 하는 힘든 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요.

남자들 뒤에서 편하게 쉬고 있는데 여자들의 권리를 챙기고 불평등을 줄이겠답시고 일을 시켜대니 여자들 입장에선 제가 꼴통 마초주의의 남자였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페미니스트를 포기했습니다.

스스로 사회적 약자가 되고 싶다면서 버팅기는데 일개 개인의 힘으로 어떻게 끌어올리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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