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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인류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
어떤 학자가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중세 암흑기, 흑사병, 세계 2차 대전같은 큼지막한 사건을 제치고선 현재를 인류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라고 주장하였다.
그 암흑기의 범인은 삼태극으로, 세계 정복이라는 기지를 내건 아크로스도 나름대로의 인의와 질서, 도덕을 지키는데 반해, 삼태극이라는 조직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도리조차 없는 최악의 조직이였다.
바티칸과 로마 한복판에다가 영화에나 나올법한 좀비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일본을 점령하여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일본인들의 인권을 유린하였다.
일본의 물자들을 모조리 약탈한 삼태극은, 범죄자들로 이루어진 범죄자 무리들을 일본의 치안 유지군으로 임명하면서 홀연하게 자취를 감추었고, 다시 나타났을때는 전보다 더 많은 무인형 로봇 병기들과 괴수를 운용하면서, 하늘에서 또다른 공간을 열어내어 인간과 비슷한 괴물들을 소환하거나 운석을 소환하는 이능異能과 함께 되돌아왔다.
처음, 중국은 자신들의 압도적인 물량을 믿고 있었기에 자신들이 삼태극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그리고 만약의 사태 때는 그 영상을 적의 전력 분석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영상을 기록하여 실시간으로 전 세계의 상층부들에게 연결했었다.
덕분에, 그 영상들은 중국이 어째서 이토록 처참하게 밀려버렸는지에 대한 증거가 되면서 타국에게 공포감을 안겨다주었고, 그와 동시에 삼태극이 노골적으로 현대 병기들의 맹정인 접근전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전 세계는 삼태극과 싸울땐 강력한 현대 병기보단 근접전용에 특화된 이능력자나 병사쪽이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서, 이로 인해 '더 멀리, 더 정확하게, 더 강하게' 라는 모토로 개발되는 현대 병기들의 생산량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그 자리를 근접전용 무기나 병기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어쨌든, 삼태극은 중국의 드넓은 땅에다가 괴수들을 풀어놓으면서 대부분 지역이 제대로 된 행정 업무조차 볼 수 없게끔 일거에 마비시켜놓았다.
중국의 수도에서는 괴수 테러를 막아내면서 주변 지역을 정상화시켰지만, 삼태극의 이동을 방어하기 위해서 모든 땅을 정상화시킬 순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땅을 가진 국가들 중 하나인 중국은 삼태극의 공세에 무너지면서 수뇌부들이 전멸하게 되었고, 그 여파로 중국이라는 드넓은 땅과 인구가 지닌 시장이 붕괴되면서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말았다.
문제는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미국, 북유럽, 중국, 러시아에 생전 처음 보는 괴생물체들이 튀어나와 마구잡이로 시민들을 학살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미국에서는 헬 게이트와 아크 엔젤이, 북유럽에서는 그랜드 아크가, 중국에서는 치우가 괴생물체들을 처단하였으나, 러시아에서는 수도인 모스크바가 거의 붕괴되는 희생을 치룬 이후에서야 가까스로 괴생물체를 격퇴할 수 있었다.
말이 격퇴지, 모스크바를 거의 붕괴시킨 괴생물체는 재미가 없다는 듯이 모습을 감춘것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듣도보도 못한 괴생물체들의 등장에 세계가 깜짝 놀라고 있을때, 그보다 더 한 충격적인 사건이 나타났다.
중국에서 400여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발사된 것이다.
전 세계는 힘을 합치면서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ICBM들을 처리하면서 어찌어찌 막아낼 순 있었지만, 중동과 아프리카의 대공 방어 능력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뒤늦게나마 ICBM들을 요격하고자 하였으나 어찌 된 일인지 중동과 아프리카쪽으로 날아간 미사일들이 사라지게 되었다.
우주에서 일어난 진우 일행의 분투를 모르는 그들은, 대체 왜 미사일들이 사라졌는지에 대한 논의를 벌였으나 그 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갑자기 튀어나와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학살하면서 왠만한 이능력자들은 저항조차 하지 못하는 막강한 힘을 가진 기이한 생명체들.
일본, 중국, 미국 순으로 정벌을 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실제로 일본과 중국을 무너뜨린 삼태극.
중국에서 쏘아진 400여발의 ICBM.
하나같이 엄청난 사건들이 하루만에 일어났기에,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시민들은 갑자기 부산스럽게 움직이면서 대피를 명령하다가 다시 취소하는 정부의 행동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감조차 잡지 못한채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가지 만큼은 전 세계가 모두 알게 되었다.
삼태극은 중국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하였고, 다음 목표는 미국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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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뭘 한거냐! 뭘 한거냐고!!-
가슴 위치에서 촬영되는 카메라 영상은 남자의 격분어린 목소리와 함께 크게 흔들리면서 중국의 국가 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에게 가까이 이동되었다.
-제…제발 우리를 살려주게! 그러면 자네는 이 곳의 왕이 될 수 있어!-
-마…맞아! 이미 이 세상은 끝장이라고!-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잖아!-
그리고선 1인칭 시점으로 팔이 뻗어나가면서 장교복의 중년인, 비진바우 군사 주석의 머리를 강하게 움켜쥐자, 검은 아우라가 그의 머릿속으로 파고들어갔다.
-끄아아아아아!!-
-말해! 방금 너희들이 한게 뭐지!?-
-해…핵……! 주…중국내에…있는…모든 핵을…발사시키는…코드……!-
-뭣!? 얼마나! 얼마나 발사시킨거지!?-
-그…급박해서…ICBM…400여발을…전 세계에…….-
-이 미친 새끼들이!-
파삭!
군사 주석의 머리는 수박 깨지듯이 터져나갔고, 카메라의 시선은 칭피오 국가 주석으로 향하였다.
-이딴걸 쏜다고 삼태극이 무너질거라 생각했나?! 어차피 우리들은 우주선과 함께 우주로 돌아가면 끝이야!-
-흐…흐흐흐……. 그래도 지구는 가지지 못하겠지! 애초에 중화가 무너진다면 지구 또한 존재할 이유가 없다! 위대한 중국인이 멸망당한다면 다른 놈들도 멸망당해야 한다고!!-
이미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눈치챈 칭피오 국가 주석은 악에 받쳐 발악하듯이 소리쳤지만, 영상의 주인공은 그런 그의 눈과 귀, 혀를 망가뜨리면서 영상은 끝이 났다.
"…이게 중국에서 발사된 ICBM의 이유라고?"
짙은 밤색의 머리를 깔끔하게 정돈하고, 마치 재벌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백인 남성은 눈앞에서 펼쳐진 영상을 믿기 어렵다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믿어달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애초에 이 영상을 그쪽에게 보내준 이유는 경고에 불과하니까요.-
허락받지 않은 사람은 입구조차 들어올 수 없다는 철통의 경비 체제를 갖춘 백악관.
하지만,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그런 경비를 무시하듯이 나타난 이지적인 미모를 지닌 백금발의 여성, 페리샤가 대통령과 독대를 하면서 홀로그램 형식의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니, 페리샤의 몸을 자세히 보면 반투명하면서 진짜 인간같지 않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이것은 홀로그램으로, 그녀가 자신의 모습을 지하드의 전함의 기능을 이용하여 홀로그램 영상을 대통령의 집무실로 이동시켰고, 미리 준비한 홀로그램 영상을 준비하여 보여준 것이다.
그녀의 주변에는 호위를 검은 정장의 보디가드들이 권총을 겨누며 포위하고 있었고, 몇 명은 대통령 근처로 이동하여 방탄 케이스를 열면서 주변을 보호하고 있었다.
하지만, 홀로그램으로 나타난 페리샤는 보디가드들을 무시하면서 대통령을 향해서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쪽 간부가 말한대로, 우리들은 자포자기 형식으로 핵을 날려봤자 우주로 향하면 그만입니다. 그쪽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메리트는 삼태극의 목표가 무너진다는 것 뿐이지요. 그러니 이번처럼 자포자기 형식으로 핵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게 신상에 이롭다는 것이 우리쪽에서 보낸 경고의 메세지입니다.-
"그쪽의 경고는 우리가 패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경고로군. 웃기지 마라! 미합중국은 절대로 너희들의 뜻대로 무너지지 않을테니까!"
미합중국의 대통령, 제이콥 메이슨.
그는 갑작스래 이쪽의 보안벽을 뚫고 해킹을 시도한 삼태극의 간부, 페리샤 릭토엔드라는 여성이 보여준 영상과 경고에 목소리를 높이며 분개어린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일본과 중국은 너희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에 당한거다! 하지만 우리들은 너희들의 모든 전력을 확인하였다! 지금 수백명의 군사 전문가들이 너희들의 전력을 분해하면서 너희들의 전략, 전술들을 하나하나 파훼하고 있는 중이다!"
제이콥은 거친 음성과 함께 사람이 주늑들게 만드는 위압감을 풍기며 페리샤를 향해 역으로 경고하였다.
-예. 저항하십시오. 그게 우리 주인님께서 가장 바라시는 일이니까요.-
"음?"
이렇게 말하면 화를 낼 줄 알았던 그녀는 오히려 즐겁다는듯이 미소를 지어보이며 부추켰다.
-앞으로 약 30분후에 전 세계로 주인님의 말씀이 전해질 겁니다. 중국에서 발사된 ICBM은 우리들의 행동이라 주장하기 위해서가 그 이유입니다.-
"뭣? 어째서 그런 짓을 하는거지?"
방금전의 영상은 궁지에 몰린 중국의 주석 2명이 자포자기 형식으로 핵미사일을 발사시킨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자신들의 행동이라 주장하겠다니? 그것은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겠다는 행위가 아닌가?
물론, 이미 세계로부터 악의 축으로 지정된 삼태극이지만, 아직 활동 범위가 아시아로 국한되어 있다보니 동아시아쪽의 무역량이 감소되는 것 외에는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일반 시민들이 대다수다.
그런데 전 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는 400여발의 ICBM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다면, 전보다 더 격한 증오를 받게 될 것이고, 삼태극을 향한 분노의 목소리도 더 높아질 것이다.
한마디로 하나부터 열까지 삼태극에게 있어서 좋을게 없는 상황인 셈이다.
-그정도는 되어야 앞으로 몇배는 더 강해질 삼태극의 징벌을 감당할 수 있을테니까요. 솔직히 우리쪽도 나름 전략과 전술을 궁리하면서 중국을 공격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쉽게 무너뜨리게 되어서 기를 쓰고 머리를 쓴 우리쪽만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즉, 다음 목표인 미국의 전력이 더 강해질 수 있도록 우리쪽이 도와주겠다는 뜻입니다.-
"네 놈들은…사람을 바보 취급하는데 꽤나 능숙하군."
누가 미합중국의 대통령 앞에서 '니들은 너무 약하니까 강해지게 도와줄께. 그러니까 제대로 전력 정비하고 저항할 준비 해둬' 라고 지껄이겠는가?
지금까지 왠만해선 목소리를 드높이던 적이 없었던 제이콥은 삼태극만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올라 목소리가 높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고선, 목소리를 가다듬고 냉정하게 머리를 식혀나갔다.
-뭐, 솔직히 반쯤은 바보 취급하는 것 맞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주인님께서 친히 평화로운 방법을 선택하셨는데, 주제도 모르고 감히 주인님의 온화한 지배를 내팽개치면서 멸망의 길을 걸어가니까요.-
문제는 상대방이 하는 소리가 너무나도 참기 힘든 개소리라는게 문제일 뿐.
"개소리 지껄이지 마라! 너희들같은 테러리스트 따위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우리 미합중국은 절대로 테러에게 굴복하지 않는다!"
-테러라……. 하긴, 좁게 보는 자와 넓게 보는 자의 세계가 똑같을리 없지요. 이래뵈도 우리들은 지구권을 통일하여 외계에서의 침공을 막고자 노력하는 조직이랍니다?-
"뭣? 외계……?"
순간, 제이콥은 페리샤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이해하지 못하였다.
분명 말하는 말투와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기품은 똑똑해보이긴 하는데, 그런 그녀가 갑자기 외계에서의 침공이라는 말을 하자 순간적으로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흠, 아무래도 그쪽까진 이 사실이 전해지진 않았나 보군요. 솔직히 고위층이라면 알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페리샤는 시민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 대외적으로 말하지만 않았을뿐, 미국의 고위층들은 칼리 제국의 침공에 대해 알고 있을거라 판단하였다.
하지만, 조금의 연기도 없이 순수한 의문을 품는 그의 모습에, 잠시 당황한 그녀는 무언가를 생각하는듯 하였다.
-하는 수 없군요. 이걸 모른다는건 예상외의 일이긴 하지만 어차피 숨겨봤자 이쪽에서 얻을 메리트는 없으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칼리 제국의 일을 숨겨봤자 삼태극이 얻을 메리트와 디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한 페리샤는 칼리 제국이 지구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침공을 위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혹시 우리쪽의 정보를 헛소리로 취급할 것 같아 미리 설명해두지만, 전 세계에서 나타난 괴생물체들도 칼리 제국의 첨병입니다. 그들의 목표는 지구를 정복할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가 목적이지요.-
"……."
칼리 제국? 은하를 제패하는 거대한 대제국? 그런 제국이 지구를 노리고 있단 말인가?
마치 싸구려 SF같은 정보를 내뱉는 페리샤의 모습에, 제이콥은 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확인하고자 눈알을 굴려가며 머리를 회전시켰다.
-제 이름을 걸고 말하지만, 이 정보에는 절대로 거짓은 없습니다. 한 치의 과장도, 한 치의 축소도 없는 절대적 진실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서도, 너희들은…삼태극은 세계를 정복하겠다고 지구를 파괴하는건가? 중국이라는 나라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국가임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국가가 지닌 힘은 칼리 제국이 공격해올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어. 너희들은 칼리 제국을 막는게 아니라 오히려 돕고 있는거다. 그런것도 모르고 있는건가?"
-뭔가 착각하시고 계신듯 합니다.-
페리샤는 목소리가 조금씩 올라가면서 따져묻는 제이콥을 향해 살짝 비웃는듯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천천히 내저었다.
-만약, 내일이라도 당장 칼리 제국의 함대가 찾아온다면, 그 때는 지구, 삼태극, 칼리 제국의 삼파전이 일어납니다. 주인님의 입장에서는 지구나, 칼리 제국이나 모두 정복해야 할 적에 불과하니까요.-
"뭣……?"
-그리고 주인님께서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하루 빨리 지구를 정복하고자 하십니다. 그 분은 칼리 제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선 지구가 각자의 가치관, 문화, 종교의 차이를 무시하면서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고 판단하셨고, 자신을 중심으로 하나된 지구를 만들고자 하십니다.-
"…네놈들은 정녕 그렇게 생각하는거냐……?"
제이콥은 착 가라앉은 눈빛으로 페리샤를 향해 죽일듯한 살기를 내뿜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싱긋 웃어보이고 있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지요. 방금 말한건 그냥 대외적인 이유입니다. 저의 주인님께서는 지구의 안녕이고 자시고간에 즐겁기만 하면 아무래도 장땡이시고, 자신이 강하다고 착각하는 강자들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짓밟으며 뿌리부터 무너지는 모습을 좋아하십니다. 특히 세계의 경찰이라고 자칭하는 미국은 주인님의 입장으론 아주 재미난 장난감에 불과합니다.-
"……."
-얼마전까지만 해도 고개를 뻣뻣이 들던 이들이 개미때마냥 우왕좌왕 거리면서 흩어지는 모습은 최고의 장관입니다. 저 또한 주인님의 그런 취미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고개가 뻣뻣한 중국인들을 무너뜨리다보니 그 기분을 대충이나마 알게 되겠더군요.-
"……."
페리샤는 가학적인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중국의 주석들마냥 극단적인 민족주의 성향에 의해 우리가 멸망당하면 지구도 필요없다는 듯이 발악할지, 겁에 질려 목숨을 구걸하실지, 아니면 히틀러처럼 미국의 붕괴와 동시에 자결을 하실지, 그 표정 너머로 어떤 본색이 숨겨져 있을지, 지금도 제 눈앞에서 홀로그램에 불과한 저를 죽일듯이 노려보는 미합중국의 대통령께서 어떤 모습으로 망가질지 참으로 기대가 된답니다.-
"네 년……!"
-그리고 주인님의 전언이십니다.-
제이콥이 뭐라고 말을 하려 하였지만, 페리샤는 그런 그의 대사를 뺏으며 진우의 전언을 전하였다.
-우리들은 샌프란시스코의 바다에서부터 시작하여 침공을 시작하겠다. 침공 일주일 전에 전 세계를 향해 경고를 해둘 예정이니 우리를 막을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도록. 이상입니다.-
마치 한참이나 아랫 사람을 향한듯한 명령조의 말투.
목소리는 페리샤의 것이였지만, 그 말투는 치우답다는 느낌이 확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각하. 삼태극은 스스로 굽히고 들어오는 이들에겐 이래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관대하니까요. 물론, 저항을 하시겠다면 최소한 곱게 죽을 각오는 버리셔야 합니다. 그럼.-
그렇게 자신이 할 말을 모두 하고선 홀로그램 영상을 해체하면서 사라진 페리샤는 끝까지 제이콥 대통령을 향해, 그 모습이 어디까지 유지될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삼태극…칼리 제국……. 하아…어째서 이런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는거지…….'
칼리 제국이라는 것이 정말로 실존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그들이 등장한다면 미국이 아무리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더라도 힘겨운 싸움이 시작될 것이 분명하다.
'어떻게든 모든 이능력자들의 힘을 하나로 끌어모아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미국에는 수많은 이능력자들이 자기 자신들의 가치관에 따라 히어로나 빌런이 되어, 국가의 명령을 받지 않고 자기 멋대로 움직이고 있다.
국가의 힘으로 억누르려고 하면 오히려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반발하는 그들을 어떻게 하나로 묶어야 할지를 생각하면 눈 앞이 깜깜해지지만, 분명한 것은 삼태극의 공격을 막기 위해선 전략, 전술의 해부보단 모든 이능력자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중요했다.
거기다가 칼리 제국이라는 존재가 진짜로 찾아온다면, 지구권 전체가 외계의 침공을 막아내고자 노력해야 한다.
문제는 삼태극의 입에서 나온 정보를 누가 신뢰하냐는 것이다.
자신조차 맞는 말인지 아닌지 몰라서 머리를 굴리는 판에 말이다.
"후우……"
머리가 아파옴을 느낀 그는 미합중국의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오늘처럼 무겁게 느껴지는 적은 처음이였기에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 작품 후기 ============================
뒷처리 내용을 최대한 짧게 처리하고자 한 편으로 축소시켜놨습니다.
그래야 다음편부터 여기저기 시점이 분산되는 것을 최대한 막으면서 여러분들이 원하던 떡신과 서브 스토리가 나올테니까요!
이벨과 싸우던 칼리 제국의 이능력자는 이벨이 승리했다는 짧막한 설명으로 해결. 걔까지 전투씬 찍으면 내용이 더 길어져서 귀찮기에 이렇게 처리했슴다 ㅡㅠㅡㅋ
아참, 바른 생활 사나이던 제 동생이 덕통사고 당했습니다.
간만에 전화를 했는데 누군가가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이상형이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선임중 한 명이 '시논' 이라고 써놓았답니다.
제 동생은 '얘가 뉘겨?' 라는 반응이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소드 아트 온라인의 캐릭터임을 알게되었습죠.
거기다가 우연찮게 1기 재방송을 보게 되었는데 느무느무 재밌어서 입덕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군대 가서 덕통사고 당해 입덕을 하게 되다니...
이제 휴가 나오면 동생한테 '덕중의 덕은 마법소녀물이지!' 라면서 마마마를 보여줘야 되겠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