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532화 (532/923)

0532 / 0923 ----------------------------------------------

8장

진우는 400여발의 ICBM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사되었다는 것에 순간적으로 숨이 멎을 정도로 깜짝 놀랐고, 뒤이어 남궁 신이 대기권 밖까진 활동할 순 없어서 50발 정도를 아공간으로 넣어두긴 했다는 것에 일단 안도를 하였다.

50여발이나 되는 대륙간 미사일을 처리한게 어디인가.

'그런데 이정도 숫자의 핵미사일이 겨우 최고권자 2명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핵 미사일의 위력은 뛰어나지만, 세상에 파멸을 부를 수 있기에 핵 미사일의 사용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설령, 미국의 대통령이라 해도 자기 멋대로 저지를 수 있는게 아니라 여러 각료들의 찬성이 뒷바침되어야만 핵미사일의 승인이 가능하지만, 칭피오 주석은 비진바우 군사 주석과 함께 무인 핵미사일 발사를 가능케 하였다.

최고 권력자 두명이 뭔가 뒷공작을 꾸민것 같은데, 시간을 생각해보면 삼태극이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면서부터 최후의 한 수로 준비해둔것 같다.

'아냐. 지금은 이유를 따지기보단 일어난 일에 집중해야만 해.'

350여발의 미사일이 대기권 밖으로 올라갔다.

이제 20분 안에 핵폭탄이 각지로 떨어지는 상황인데 그들이 무엇을 해서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따져봤자 아무런 가치가 없다.

'미국은 신경쓰지 말자. 걔네들은 대공 방어 능력이 뛰어나. 유럽쪽도 좀 불안하지만 대공 방어 능력이 어느정도 있으니 상관 없다. 문제는 아프리카나 중동 지역이다. 이쪽은 그냥 답이 없어.'

미국과 유럽쪽은 문제 없다.

문제는 중동 지역과 아프리카 지역인데, 자칫했다간 여기서부터 지구가 죽음의 땅으로 변질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상상력을 동원하자. 이능력의 힘은 곧 상상력의 힘. 어디까지 상상력이 닿느냐에 따라 핵의 존재를 처리할 수 있을지도 몰라.'

-주인님. 일단 전 세계와 협조 요청을 하는게 어떨까요? 서로 유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면…….-

일단 마스지드의 힘으로 전 세계의 수장들에게 핵폭탄이 발사되었다는 사실을 알린 페리샤는 곧바로 그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려다가, 이런 큼지막한 외교 문제를 자신 혼자서 처리하는건 아무리 진우가 전권을 줬다해도 명백한 월권 행위라 판단하여 일시적으로 보류한 상태였다.

"……."

세계와 협조한다?

서로 유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페리샤. 너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나?"

-예. 이미 전 세계가 이 상황을 알고 있을겁니다. 저들도 머리가 있으면…….-

"그래. 그렇게 된다면 효율적이지."

-주인님. 자존심이 상하시는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핵을 막지 않으면 지구는 파멸되고 맙니다. 주인님의 지구 정복도 거기서 끝나는겁니다.-

"……."

페리샤는 진우가 자존심 문제 때문에 세계와 협조를 꺼려하면서 허락을 하지 않는거라고 판단하였다.

그녀는 세계 정복이 문제가 아님을 설명하였지만, 진우는 계속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입을 다물었다.

솔직히 자존심이 좀 상하긴 하다.

너희들 내가 다 정복할거다! 라면서 당당하게 말했는데 상황이 좀 후달리니까 곧바로 꼬리를 내린 모양새가 되어버렸으니까.

게다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삼태극의 한계를 보여주면서, 삼태극에게 밀리면 ICBM 같은걸로 협박을 하면 통한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꼴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삼태극이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ICBM을 처리한다면, 핵을 이용한 협박은 헛된 발악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진우는 자신들의 힘만으로 지금의 상황을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면서 필사적으로 고심하고 있었다.

"5분…아니, 3분. 3분만 기다려줘. 너도 그동안 우리들만의 힘만으로 지금의 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궁리하고 있어."

-…알겠습니다. 어차피 저희들은 안되겠다 싶으면 우주로 도피하면 끝이니까요.-

지구가 죽음의 별이 되어버리면 지하드로 우주에서 생활하면 끝이다.

생필품이 떨어지면 방사능복을 만들어서 통조림류의 식량이나 생필품등을 구해온 다음에,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면 물자 문제도 해결된다.

다른 이들은 목숨이 오가는 상황이라면, 삼태극의 인원들에겐 단지 생활터전이 지구에서 우주선으로 바뀔 뿐이다.

그렇게 진우는 3분의 시간동안 자신들의 힘만으로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궁리하기 시작하였다.

'대기권 밖으로 나가 우주에 한 발 담그게 된 ICBM이다. 즉, 이쪽도 우주에서 활약을 할 수 있어야만 해. 문제는 우주복이 없어. 애초에 수리같은건 함선 내부의 드론들이 해결하니까 인간이 나갈 이유가 없으니까. 지금 당장 만들자니 재료도 없고 시간도 촉박해. 지금 있는 자원…우주에서 활동이 가능한 이능력…….'

참고로 지하드에 대공 방어 시스템은 없다.

아니, 정확히는 적의 미사일을 감지하는 시스템은 있지만, ICBM을 방어하는 시스템이 없다.

왜냐하면 왠만한 미사일들은 대공포로 대충 요격이 가능하고, 이거 위험하다 싶으면 그냥 텔레포트해서 후퇴하면 끝이니까.

그렇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맨 몸으로 우주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우주에서 활동을 해도 미사일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이 모든걸 가능하게 만드는 이능력은…….

"!!"

그 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야한것과 관련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진우의 머리가 이 말도 안되는 난제를 해결한 방안을 찾은 것이다!

그것도 페리샤보다 빨리!

"페리샤! 지금부터 내가 설명하는게 가능한 내용인지 확인해줘!"

-일단 들어는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진우가 무언가를 설명하자, 페리샤 또한 입을 다물었다.

가능할것 같으면서도 힘들것 같은 내용이였기 때문이다.

"어떨것 같아?"

-위험 수준은 큽니다. 하지만…이게 가능하면 우리들의 힘만으로 지금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겁니다.-

전 세계의 그 누구도 실행해보지 못한 일이다.

어디서 이와같은 비슷한 실험을 했다손 쳐도, 실험은 실험일뿐, 단 한번도 이와같은 실전은 치뤄보지 못하였을 것이다.

-게다가 실패하면…여기에 필요한 인원들이 최악의 상황엔 전원 사망이라는 결과를 내놓을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약간의 실수로 실패하게 된다면 죽음의 위기를 맞이하는 치명상.

거기서 한발짝만 더 실수하면 경상, 중상, 치명상, 이딴거 없이 그냥 즉사다.

"그래도 해볼만한 가치는 있지. 게다가 잘만 하면 세계에게 우리들의 힘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

-생방송은 안됩니다. 실패하게 된다면 우리들의 무능력과 간부급 클래스가 허망하게 죽어나가는 모습만 보여줄 뿐이니까요.-

"뭐, 그건 그렇겠지. 어쨌든 페리샤, 네 의견은 어때?"

-…솔직히 말하자면 8:2 입니다. 실패가 8, 성공이 2. 마음 같아선 그냥 전 세계와 공조하여 안전하게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그 누구도 행하지 못한 실전이다.

그야말로 인류 역사상 최초이자 가장 무모한 도전이다.

-주인님께서 하시겠다면 저는 거기에 따를 생각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일에 필요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불안해하면서 힘의 균형이 깨진다면…생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노예를 잃은 각오가 되셨습니까?-

"…그래."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준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뚝-

"후우…옛날부터 나 자신이 제정신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요즘따라 더 심해진것 같구만."

페리샤는 그렇게 말을 마치며 통신을 끊었고, 진우는 이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현실화시키려는 자신의 정신 상태를 걱정하면서 일방적인 학살로 무술가들을 처리하고 있는 아수라를 향해 소리쳤다.

"아수라!"

"음?!"

진우의 목소리에 아수라는 곧바로 반응하였다.

"잔챙이들은 그만 처리하고 저 여자부터 생포해!"

명백한 명령조의 목소리로, 아수라를 완벽하게 하급자로서 대하는 말투였다.

하지만, 그 목소리 너머에서 느껴지는 다급함과 지도자로서의 위엄을 느낀 아수라는 딱히 거부감을 표출하지 않고 창을 휘두르며 이실리아와 아키에게 합류하였다.

"이실리아! 이리 와!"

그리고 스위칭을 하듯이 이실리아를 호출하였다.

"무슨 일이신가요?"

아수라의 참전 덕분에 여유가 생긴 이실리아는 곧바로 진우에게 날아왔고, 사랑과 애정으로 가득찬 표정으로 물어왔다.

"큭! 이자식들이!"

자신을 놀리듯이 스위칭을 하는 그들의 모습에 릴리야가 뭐라고 발악하듯이 분노하였지만, 진우는 그녀의 분노를 무시하면서 이실리아에게만 촛점을 맞추었다.

"이실리아. 하나만 물어볼게."

"예."

"내가 죽어달라고 하면 죽어줄 수 있겠어?"

"……!"

갑자기 뜬금없이 왠 소리란 말인가?

이실리아는 눈을 토끼처럼 동그랗게 떴지만, 진우의 표정과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진중함을 느낀 그녀는 이내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당신이 말씀하신다면요."

그리고선 그녀는 자신의 관자놀이에 검지 손가락을 올렸다.

이대로 염동력을 발현하면서 총알처럼 발사하거나, 날카로운 칼날을 생성시키면 뇌가 관통되어 즉사하고 만다.

"그정도면 됐어. 고마워, 이실리아."

진우는 자신이 죽으라면 죽겠다며 복종을 한 이실리아에게 포상을 하듯이 부드럽게 포옹을 해주었고, 그녀 또한 사랑하는 님의 품안을 받아들이면서 그의 감촉을 만끽하였다.

"노아. 지금 여유 있나?"

-예. 문제 없어요, 주인님.-

"그렇다면 한가지만 물어볼게. 나를 위해 죽어줄 수 있겠어?"

-…주인님께서 말씀하신다면요.-

노아 또한 뜬금없이 왠 소리인가 싶어 잠시동안의 뜸을 들였지만, 자신의 어머니인 이실리아와 같은 답을 하였다.

"후후. 우리 모녀는 정말로 행복하네요. 모녀가 함께 한 남자를 위해 죽어줄 수 있을정도로 사랑하다니."

자신과 마찬가지로 진우를 향해 절대 복종하는 딸의 모습이 만족스러웠는지, 이실리아는 나지막히 웃어보였다.

"지금 지하드로 돌아와. 궁신이. 너도 페리샤 옆에 있었으니까 내 말 모두 알아들었지?"

-후우. 제 전생들이 수전산전 다 겪어서 어떤 상황에도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었는데…형님은 정말로 존재 자체가 파격 그 자체입니다.-

"크크큭! 그게 내 매력이지. 괜히 일 귀찮아지게 반하지 마라. 나는 TS물도 허용 가능하지만 before의 외모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의 TS물은 싫으니까."

-저도 싫습니다만. 어쨌든 빨리 돌아오기나 하십쇼. 대기권으로 다시 강하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커집니다.-

"옹야. 노아, 이실리아. 다들 지하드로."

이실리아, 노아, 남궁 신에게 지하드로 복귀 명령을 내린 그는 지하드의 함교로 이동하였고, 노아와 이실리아 또한 뒤따르듯이 지하드의 텔레포트 시스템을 이용하여 복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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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가 생각한 방안이야."

"……."

"……."

이실리아와 노아 모녀는 진우의 설명에 잠시 뻥찐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 진우가 말한것은 너무나 허무맹랑한 내용이였으니까.

"하아…이거셨구나…죽어달라고 말씀하신게……."

노아는 한 숨을 무겁게 내쉬면서 긴장한듯이 숨이 조금 거칠어지기 시작하였다.

"…확실히 진우씨말고 다른 사람이 이런 소리를 했으면 저도 모르게 손찌검을 날려버렸을 거예요."

이실리아조차 이렇게 말하면서 무겁게 한 숨을 내쉬었다.

그도 그럴것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맨 몸으로 우주를 나가다니요?"

"게다가 염동력을 이용해서 공기도 가져가고, 방사선 실드도 만들어야 하고, 압력 차이도 유지해야 한다니……."

"문제는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우주 밖에서는 마법을 시전하기 불안전해서 위험 요소가 많습니다."

염동력을 이용하여 우주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이니까.

진우는 염동력을 이용하여 공기를 가져가고, 방사선 피폭에 대비한 실드, 그리고 압력 차이까지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는것을 지금의 상황을 자신들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 내놓았다.

그렇게 이실리아 모녀가 염동력을 유지하고, 남궁 신은 그녀들의 보조를 받으며 마법의 힘으로 궤도를 바꾸게 만들어 태양을 향하게끔 만든다.

그냥 지하드 안에서 마법을 사용하면 되는거 아니냐 싶겠지만, 예전에 남궁 신이 우주에서의 전투를 상정하여 지하드안에서 외부로 마법을 시전하는 훈련을 해왔었다.

결과는 대실패.

우주선 안에서 마법을 사용하는건 문제 없는데, 우주선 안에서 우주 밖으로 마법을 시전하면 마나의 파장이 이상해져서 제대로 된 능력이 나오지 않는다.

간단한 수준의 마법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복잡한 구조를 지닌 고서클의 마법들은 흐름이 망가진다고 해야 하나?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페리샤의 동의를 구하여 지구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마법을 사용했는데 큰 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해졌다.

즉, 지하드 내에서 우주 밖으로 마법을 사용하면 제대로 된 마법이 사용되지가 않는다는 뜻이다.

그 이유를 찾기 시작한 남궁 신은 지하드의 장갑인 외계 금속의 파장이 우주의 파장과 더해지면 마법의 시전을 방해하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왜 이런 이유가 생긴건지 의아하였지만, 솔직히 마법사들이 대기권 밖의 우주에서 1초라도 있어보기나 했겠는가?

아니, 최소한 우주 공간에서 마법을 사용이나 해봤을까?

외계 행성의 금속으로 이루어진 우주선의 존재를 인지 하고 있었을까?

남궁 신이 지닌 모든 지식으로도 미지의 영역이였지만, 그때는 지구의 문제만으로도 바빴기에 이러한 연구는 당연히 관심밖으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이실리아와 노아, 남궁 신도 입을 모아 위험함을 토로하였지만, 페리샤는 의외로 할만한 임무임을 설명하였다.

"일단 우리들의 목표인 ICBM들은 지구의 저궤도까지 입니다. 그 이상의 고도라면 아무리 염동력이 강해도 버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죠. 그리고 신님은 궤도를 바꾸는 역할만 맡으면 끝입니다. 특별한 마법을 사용해달라는게 아니라 궤도만 바꾸면 끝이예요. 게다가 우리가 막을 지역은 전 세계가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뿐입니다. 나머지는 알아서들 처리할테니 그쪽만 처리하면 우리의 할당량은 끝인거죠."

페리샤는 저궤도에서의 임무라는 점을 부각시켰지만, 이번 임무에 동원된 이실리아와 노아, 남궁 신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못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내용의 문제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작전을 짜면서 공기를 가두고 방사선 실드를 펼친채로 지하드에 붙어서 움직이는게 낫지 않겠느냐 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지하드의 움직임은 그다지 세심하지 않고, 자칫하다간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염동력 실드가 깨져버릴지도 모른다.

게다가 전함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가 외계 금속의 파장으로 인한 방해로 마법이 실패할 수 있는 노릇.

그렇게 내용이 전진되면서, 염동력 실드 안에서는 공기의 소모율을 줄이기 위해 대화를 하지 않을것, 염동력이 버티지 못할 것 같으면 곧바로 경고를 할 것, 등등의 위험 상황에 대한 대처 내용이 오고갔다.

솔직히 말하자면 위험성이 높긴 하지만, 빠르게 대처만 하면 죽지는 않는다.

여차하면 재빨리 함교 안으로 다시 텔레포트하여 후퇴하면 되지 않겠는가?

문제는 우주 공간에서의 활동은 완벽하게 미지의 영역인터라, 여차했다간 어 하는 사이에 염동 실드가 갑작스래 깨지면서 맨몸 상태로 우주 공간에 내던져지면서 압력 차이로 인해 몸이 뻥 터져 즉사하거나, 압력이 0인 우주의 특성으로 인해 온 몸의 피가 끓어올라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죽어갈 것이다.

순식간에 죽진 않겠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으로 인해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죽을지도 모르고, 치료를 하기엔 너무 늦었을 정도로 몸이 망가질지도 모른다.

모두의 머릿속에서 이런 공포감이 자리잡고 있을 무렵, 진우가 갑작스래 입을 열었다.

"좋아. 그럼 나도 이번 임무에 참여하도록 하지."

""""예!?""""

네 명은 이구동성으로 외치며 당황해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진우의 힘은 여기서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지도자가 어떤 종류인지 알아? 아랫 사람에겐 목숨이 위험한 임무를 맡기면서 자신은 편한곳에 앉아있는 지도자야. 변명거리야 많겠지. 지도자가 죽으면 지휘 계통에 문제가 생긴다, 책임이다 뭐다 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그런식으로 변명하면서 빠져나가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아랫 사람 입장으로선 힘빠질 수 밖에 없잖아?"

그리고선 그는 이실리아와 노아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자신의 품안에 밀어넣었다.

"마지막으로, 내 여자들이 위험에 빠졌는데도 혼자 나몰라라 하며 빠져나가면 다른 노예들이 내게 진심으로 충성과 복종을 하겠어? 위험해진다면 다같이 위험해지고, 극복도 다같이 극복하는게 지도자로서의 책임이라고 생각해."

"주인님……."

"진우씨……."

"그리고 나를 위해 죽어주겠다면서 여자들이 희생하는데, 남자 새끼만 홀라당 빠져나가면 꼴사납잖아?"

노아와 이실리아는 자신들만 보내지 않겠다는 진우의 단호한 목소리에 조금씩 용기를 얻게 되면서, 방금전의 회의적인 반응이 사라졌다.

"…작은 집단이나 용병단의 지도자라면 칭찬했겠지만, 세계를 정복하려는 조직의 수장이 지닌 마음 가짐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무책임합니다."

남궁 신은 자신의 여자들을 위해 세계 정복은 커녕, 자신의 목숨마저도 날릴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진우의 모습에 추궁하듯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역시나 이래야 형님답다고 생각합니다. 좋습니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도록 하죠."

그 또한 진우의 동거동락에 용기를 얻은듯이 자리를 박차며 일어섰다.

"그럼 지하드는 이대로 중동쪽 방향으로 텔레포트 하겠습니다. 사출로에서 준비를 하시고 출격을 명령하시면 사출로의 입구를 열도록 하지요."

페리샤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들이 중국이 발사한 핵폭탄을 막겠다는 통신을 간부들과 아시아 해방부대의 병사들에게 미리 전달하였다.

갑자기 이런 상황에서 지하드가 사라진다면 다들 깜짝 놀랄테니까.

-에엑!? 잠깐만요! 그런게 가능할리가 없잖아요!"

-맞아!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이……!-

노예들은 당연히 결사반대 하였지만, 이 모든건 진우의 명령이라는 말로 함축시킨 페리샤는 마스지드의 도움을 받아 중국에서 발사된 ICBM의 경로를 추적하여,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중동의 저궤도 상공으로 텔레포트 하였다.

거의 자살 임무나 마찬가지인 이번 임무에 동원된 세 사람은 긴장된 호흡을 내쉬면서 사출로로 향하였고, 일부러 발을 때지 않고 있던 진우는 페리샤에게 다가갔다.

"걱정마. 나는 절대로 죽지 않아."

바들바들-

지금까지 강한척, 냉정한척을 하고 있었지만, 페리샤라고 진우가 걱정되지 않겠는가.

거기다가 칼리 제국의 외계인과 전투를 치루면서 상체가 반으로 갈려나가는 모습을 목격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런 자살 임무를 지도자로서의 책임이라며 따라겠다고 하니 너무나 걱정이 되어 손 발이 바르르 떨고 있었다.

진우는 페리샤의 떨리는 몸을 안아주면서, 농담이 아니라 잘라서 백금을 실로 만든거라고 사기를 쳐도 될 것 같은 백금발을 부드럽게 결대로 쓰다듬어주었다.

"부디…부디 무사해주세요……. 주인님이 안계신다면 저는……."

"걱정 말라니깐. 돌아오면 또다시 예전처럼 혀풀린 목소리로 '쥬힌니임~ 그렇게 또 싸면 바보가 되어버려효오~' 라고 울부짖을때까지 안아줄테니 걱정 마. 그 귀여운 모습을 다시 한번 즐기기 위해서라도 절대로 죽지 않아."

화끈-

정말로 그런 대사를 내뱉었던 페리샤는 얼굴이 붉어진채로 고개를 숙였고, 이지적이며 똑똑한 그녀가 보여주는 이런 귀여운 모습이 즐거운지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어준 진우는 마지막으로 그녀의 턱을 잡아 올리며 가벼운 키스를 해주었다.

"그럼 다녀올께. 기다리고 있어."

"예. 기다리고 있을께요."

예전에는 자신이 모시던 리피에게 있어 위험 요소로 가득찬 요주의 인물이였던 진우.

이제는 그의 존재 자체가 자신이 살아갈 원동력이 되었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페리샤는 무사 복귀를 기원하면서 떠나보내야만 하였다.

============================ 작품 후기 ============================

곰곰히 생각해보면 여자에 대한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는 다들 비슷비슷 합니다.

일본은 야마토 나데시코라는 말이 있는데, 언제나 한발 뒤로 물러서서 남성을 돋보이게끔하며, 남성에게 순종을 넘어 헌신을 다하는 것을 신념으로 삼는 정조와 순결을 중시하는 교양있는 여성을 뜻합니다.

즉, 남자들의 일방적인 성적 판타지라는 것입지요 -_-ㅋㅋ

우리나라도 예로부터 현모양처라는 사자성어가 존재할 정도로 이상적인 여성상을 원하였고, 사상의 발달이 큰 미국이나 유럽쪽도 마초적인 남자들은 '남자가 일을 하는데 여자가 어디서 감히!' 라는 마인드로 이런 여성상을 원하였습니다.

게다가 고지식한 중동계 국가들은 남자가 여자를 강간해도 오히려 여자쪽을 처벌하면서 이러한 여성상이 삐뚤어진 모양으로 발달되어 버렸죠.

다양한 관습, 다양한 문화, 다양한 가치관 속에서도 남자들의 판타지가 비슷한 방향으로 향하는걸 보니, 가치관이나 문화를 따지기 이전에 남자의 본성 자체가 이런쪽을 공통적으로 추구하는것 같습니다 ㅋㅋ

PS : 엄청 긴장시키고 자살 미션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면서 난리를 쳤지만 실상은...

PS2 : 왜 중동과 아프리카에 대공 방어 시스템이 없냐고 물어보신다면 일단 대공 방어 시스템을 철저하게 갖출 정도의 힘이 없다는 것을 첫번째, 온갖 자원들이 넘쳐나는 곳인데 그런곳을 ICBM으로 폭격하면 지구상 모든 국가들의 문제가 생겨버리기 때문에 누구도 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게 두번째 이유라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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