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474화 (47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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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너는……!"

매그너스는 자신을 포위한 범죄자들 사이에서 나타난 갈색 양복의 남자의 모습에 두 눈을 부릅 떴다.

"스팅엄!"

"흐흐흐.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니 영광이군요."

나잇살을 먹었는지 몸집이 좀 통통하지만, 살짝 내려간 눈매로 사람 좋아보이는 인상을 가진 갈색빛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정돈한 40대 중후반의 남성은 힘 좋아보이는 떡대 두 명과 함께 매그너스에게 다가갔다.

"그래, 그러니까 결국 이 납치는 나를 향한 복수다 이거로군?"

"호오. 자신의 처지를 알면서도 당당하다니. 역시 우리 매그너스 사장님은 여전하시군요."

매그너스를 향해 씨익 웃어보인 중년 남성은 자신과 함께 온 떡대들에게 턱짓을 하자, 좌우로 다가가 매그너스의 양 팔을 하나씩 잡고 강제로 무릎 꿇리게 만들었다.

"큭……!"

양 어깨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압박감에 신음성을 흘린 매그너스였지만, 아직 그의 눈빛은 죽지 않았다.

"더러운 자식! 자신의 잘못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을 작정인거냐!"

"잘못? 자알모옷~?"

순간, 사람 좋아보이던 인상의 갈색 양복 중년 남성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퍽!

"컥!"

그와 동시에 남자의 구두가 매그너스의 복부에 꽂아넣어졌다.

"잘못!? 겨우 노란 원숭이 하나 해고했다고 감히 나를 고소해!? 너 때문에 내가 이룬 모든게 무너졌어! 네 놈 때문에 내가 평생을 바쳐서 꾸려온 기반이 모조리 망가졌단 말야!!"

"노란 원숭이라고 부르지 마라! 그 사람은 나스 죠이치로라는 이름의 인간이야! 게다가 자신의 나라인 일본이 삼태극에게 망가져버린 불쌍한 사람이다! 네 놈은 그런 사람을 단순히 일본인이라고, 한 가장의 아버지인 그를 원숭이 냄새 난다며 모욕하면서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아 멋대로 해고했다! 아무리 상무라 해도 한 인간을 모욕할 권리 따윈 없……!"

퍽!

"커헉!"

매그너스의 말이 다하기도 전에 중년 남성의 구둣발이 매그너스의 안면을 짓밟듯이 날라와 걷어찼다.

"지랄하고 있네! 이 빌어먹을 위선자 새끼가!"

"몇번이든 더 지랄해주마! 내가 위선자라면 네 놈은 쓰레기다! 아니, 구더기보다 못한 쓰레기야! 네 놈 따위에게 인간이라는 이름 자체가 아깝다!"

매우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살려달라는 대사보단 자신의 가치관을 들어내는 매그너스의 모습에, 중년 남성은 그를 폭력으로 굴복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부글부글거리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뭔가 생각났는지 미소를 지어보였다.

"크, 크크큭. 그래, 상관없지. 어차피 네 놈은 그런 구더기보다 못한 쓰레기를 위해 전재산을 바칠테니까."

"…뭣?"

순간, 매그너스는 그의 확신어린 표정에 불길한 표정을 띄었다.

"이 사람들이 누군지 아나? 아마 들어는 보았을거야. 아크로스라고."

"아크로스!? 미친거냐!? 세계 정복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상 따위를 노리는 조직을……!"

퍽!

"쿨럭!"

아크로스에 대해 모욕을 하려 하자, 그의 양팔을 붙잡은 떡대중 하나가 그의 옆구리에다가 주먹을 꽂아넣었다.

"어이, 입 조심해라."

"쿨럭! 쿨럭!"

옆구리를 제대로 가격당했는지 거친 기침을 연달아 토해낸 매그너스였지만, 그의 눈빛은 아직 죽지 않았다.

"욕하려면 실컷 욕해두라고 그래. 어차피 이 녀석은 잠시 후엔 그 말도 안되는 이상을 노리는 집단의 하수인이 될테니까."

"개소리…쿨럭! 지껄이지 마라! 내가 너희들 따위를……!"

그는 계속해서 강하게 나왔지만, 그가 강하게 나올수록 후에 맛보게 될 절망이 기대된다는 듯이 중년 남성의 미소는 더더욱 짙어졌다.

"세상에는 참 편리한 이능력들이 많아. 강한 힘으로 기계 이상의 파괴력을 만들어낼 수 있고, 아무리 먼 거리라 해도 순식간에 이동이 가능하지. 거기다가 타인의 생각까지 조정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해?"

"뭣……!"

그 때, 처음으로 매그너스의 눈빛에서 공포가 어리기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한 쪽에서 조용히 있던 호리호리한 체구의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소개하지. 이 분은 마인드 컨트롤 6등급을 가지신 아크로스의 간부분이시다."

"잘 부탁하지, 매그너스 그라임. 앞으로 너의 회사는 우리가 잘 사용해줄테니 걱정말라고."

호리호리한 체구는 날카로운 음성과 함께 어떤 목표를 가지고 납치했는지 알려주었고, 그의 대사를 듣게 된 매그너스는 그제서야 자신을 납치한 이유에서 돈 문제가 절반밖에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설마……! 네 놈들! 내 회사를 아크로스가 미국으로 진출하는데 이용할 생각이냐!"

"크크큭! 이제와서 알아채봤자 늦었수다, 사장 나으리. 일단 댁을 세뇌시키면 댁을 바지 사장으로 만들고 실권은 내가 가져가겠어. 그렇게 된다면, 가장 먼저 댁이 만든 구호 단체부터 철거시켜주지. 그리고 거기에 지원해야 할 돈은 아크로스에게 전액 기부하기로 결정했단 말씀이야."

"안 돼! 그만둬! 그것만큼은 안 돼! 그 사람들은 누군가가 도와줘야 하는 불쌍한 사람들이야! 제발 그것만큼은……!"

매그너스가 설립한 구호 단체는 뉴욕에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정말로 일하고 싶지만 그럴만한 지식을 보유하지 못하거나, 일할 노동력이 없는 빈민가의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의 구호 단체는 그런 불쌍한 사람들을 지원해주면서 교육시켜주는 자선 단체로 외부의 기부금을 받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매그너스의 무역 회사인 솔트 사의 수익 일부분을 정기적으로 자신이 설립한 구호 단체쪽으로 지원해주면서 풍족한 자선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을 세뇌시키면 가장 먼저 그 구호 단체부터 없애버리겠다니!?

매그너스는 자신의 양팔을 붙잡은 아크로스의 조직원들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해 몸을 마구잡이로 비틀어댔지만, 남자들의 손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도주하기 위함이 아니다. 어차피 손이 풀린다 해도 도망칠 수 없다는건 분명한 사실이니까.

대부분의 세뇌는 서로의 눈을 보면서 시작된다는 것은 이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기본 지식이였기에, 매그너스는 자신의 두 눈을 찔러서 실명시키려고 마지막 저항을 한 것이다.

자신의 회사를 이 놈들에게 빼앗길 바에는 차라리 자신의 두 눈을 실명시키고 만다!

일반인이라면 상상도 못 할 다짐어린 몸부림이였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몸부림은 문자 그대로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호리호리한 체구의 남자가 다가오자, 매그너스는 최후의 저항으로 고개를 숙이고 두 눈을 꽉 감았으나,

"고개 들어!"

"큭!"

양 팔을 붙잡은 남자들이 거칠게 힘을 가하면서 매그너스를 엎드리게 만들었고, 한 명이 등 위에 무릎을 올려 제압한 후에 고개를 들었다.

나머지 한 명은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굳게 닫힌 그의 눈꺼풀을 강제로 위로 열었고, 어떻게든 닫고자 눈에 힘을 가하면서 생겨난 실핏줄이 도드라지게 튀어나왔지만 호리호리한 체구의 남자는 쪼그려 앉으며 그와 시선을 맞추었다.

찌이이잉---

"아아아아아악~~~~~!!"

마치 이명음같은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머릿속이 깨질것처럼 아픈 매그너스는 비명을 질러댔지만, 그의 고개와 눈을 고정시킨 남자들은 더더욱 힘을 가하면서 확실하게 제압해두었다.

아크로스를 따라라. 아크로스야 말로 나의 모든것이다.

"아냐! 아냐아아아!! 나…나는……나느으으은!!"

"음?"

매그너스가 비명을 질러대며 저항하는 모습에, 세뇌를 하던 아크로스의 간부는 눈쌀을 찌푸렸다.

"왜 그러십니까?"

중년 남성이 그런 그에게 의아하듯 물어왔지만,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있던 간부는 다시 한번 매그너스의 두 눈을 노려보았다.

"끄…끄그으으윽----!!"

머릿속에서 흘러나오는 왜곡된 정보들을 거부하는 매그너스의 비명같은 신음성.

그렇게 몇분동안의 시간이 지나자 아크로스의 간부는 땀을 비오듯이 흘리기 시작하였고, 이내 정신력에 한계가 왔다는듯이 잠시 눈을 감으며 자신의 머리를 매만졌다.

"에…지…지금 무슨……."

일이 매우 간단하게 풀릴거라 생각했던 중년 남성은 간부의 심각한 표정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뭐지…이건……? 왜…내 능력이 통하지가 않는거야……?"

"예?"

아크로스 간부의 심각한 읊조림에 중년 남성은 기겁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매그너스를 제압한 두 남자들도 황당한 표정이였다.

"크…크크크…크하하하하하핫!!"

그 때, 상황이 반대로 흐르면서 안된다고 울부짖던 매그너스가 오히려 광소같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이게 현실이지! 너희 이능력자들은 단지 재수좋게 그 힘을 얻은 쓰레기들이니까! 아무런 각오도 되어 있지 않고! 단지 힘에 취해서 그것만 쓰면 세상을 다 가진줄 알겠지!"

처음에는 세뇌를 뿌리치는데 성공하면서 통쾌함을 표출하기 위함이였지만, 서서히 그가 가진 이능력자들에 대한 혐오감이 드러났다.

"영웅!? 악당!? 그딴것도 모두 각오가 되어야 가능한거다! 네놈들처럼 단순하게 힘만 강한 정신 박약자들은 평생가도 모르겠지! 언제 어디서 건물이 무너지거나 폭발이 일어나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극한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인명을 구하는 소방관들! 어디든지 맞으면 최소 부상, 재수 없으면 즉사하는 총탄이 나도는 전장에서 자신의 임무를 다 하는 병사들!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영웅이자 능력자들이다! 네 놈들은 그 힘 없이 위기에서 벗어난적이 있나!?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강적과 싸워보긴 했냔 말이다!"

"이게……!"

"크하하하핫! 때려라! 때려 죽이라고! 내 회사가 네 놈들같은 쓰레기들에게 들어갈 바에는 차라리 내가 죽는게 훨씬 나으니까! 죽여! 빨리 나를 때려 죽여!!"

호리호리한 체구의 아크로스 간부가 충혈된 눈으로 노려보았지만, 매그너스는 오히려 자신의 목을 길게 빼면서 빨리 죽이라고 소리쳤다.

그 모습에 분노를 느낀 간부였지만, 매그너스의 회사를 손에 넣어야 하는 임무가 있기에 분노를 잠재우며 그의 정신력을 약화시킬 계획을 새웠다.

"일단 감금해라. 조용한 곳에서 고문으로 정신력을 약화시키겠다."

"그래! 그래야겠지! 네 놈같은 정신박약자는 고문으로 비몽사몽한 사람 정도는 되야 겨우 세뇌시킬 수 있을거다! 네 놈의 세뇌 따위는 유치원생들에게나 통용될테니까! 흐하하하하!"

"크으윽!"

간부는 자신의 능력을 대놓고 비웃는 매그너스의 모습에 어금니를 꽉 깨물며 분노를 토해냈다.

퍽!

"컥!"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한 간부는 그대로 매그너스의 안면을 발 끝으로 후려쳤고, 강렬한 충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매그너스의 기세는 죽지 않았다.

"큿…키…키키킥……! 이정도 밖에 못 때리나? 나도 모르게 간지러워서 하품이 다 나올뻔 했다고?"

"이 개새끼가!"

터졌다.

자신의 능력이 통용되지 않는다는 무력감과 허탈감에 빠져있었던 아크로스의 간부는 계속되는 도발에 분노가 터져버렸고, 그렇게 다시 한번 매그너스의 머리통을 향해 발로 걷어차려던 순간,

푸슉-

촥!

"끄악!"

"치…침입자아아아악!"

"!!"

"!!"

사람의 살이 베이고 갈라지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지면서 입구를 지키고 있던 5~6명 사내들은 순식간에 피를 토해내며 쓰러졌다.

"누구냐!"

철컥!

폐 주차장 안에서 매그너스가 도망가지 못하게끔 반원 형태로 포위하고 있던 아크로스의 조직원들은 각자 쥐고 있던 총을 입구쪽으로 겨누었다.

입구쪽에는 두 명의 남녀가 있었는데, 한 명은 동양인 남성, 다른 한 명은 건강미 있는 까무잡잡한 피부와 펑퍼짐한 옷을 입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육감적인 몸매가 드러나는 여성이였다.

"셀리, 해치워."

"캬아아앙!"

동양인 남성이 여성의 이름을 부르며 해치우라 명령하자, 자신의 모자를 벗어던진 여성의 얼굴이 인간과 표범을 반쯤 섞은듯한 수인의 형태로 변형되면서 손의 모양 또한 짐승의 그것으로 바뀌었다.

"합성 변형 능력자!"

자신의 신체를 동물의 형태로 바꾸어, 해당 동물의 특성과 신체적 능력을 얻는 합성 능력자임을 직감한 아크로스 조직원들은 곧바로 사격을 가하였지만.

타타타타탕--

쉭- 쉭- 쉭-

셀리는 거의 잔상만 남을 정도의 스피드로 지그재그 움직이면서 매우 간단하게 탄막을 뚫고 돌파하였다.

촤악!

뒤이어 발톱이 세워진 손을 간단하게 휘두르자, 그녀의 궤도에 걸린 아크로스의 조직원은 피할 틈도 없이 그대로 머리통이 여러개로 조각나며 잘려나갔다.

타타탕!

아크로스의 조직원들도 나름 냉정하게 정 조준을 하며 총탄을 쏟아부었지만, 유연하게 몸을 휘면서 자신에게 날라오는 총탄들을 모조리 피한 셀리는 간단하게 총을 가진 일반 조직원들을 도륙해냈다.

"큭! 저 년을 막아!"

상대의 정체가 뭔지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자신들의 적이라는 분명한 사실이다.

간부는 매그너스의 양 팔을 붙잡고 있는 신체 강화자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그들도 매그너스보단 저 여자를 처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는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마지막 일반 조직원을 도륙해낸 셀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 작품 후기 ============================

오오! 잘 써진다! 막 써진다! 잘만하면 일일연재 가능할지도!

...그런데 내일 전반기 작계 훈련 받으러 가야 함...ㅠㅠ

시간도 애매한게, 그냥 오전부터 시작하면 글 쓸 시간이 있어서 좋긴 합니다만, 하필이면 하는 시간대가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까지임 ㅡㅡ

참 뭐같은 시간대네요 허허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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