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464화 (464/923)

0464 / 0923 ----------------------------------------------

7장

…아…악……!

'으…으읏…….'

머리가 어지럽다.

…끄…아악……!

귀를 찌르는듯한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뇌리를 파고 들면서 강제로 의식을 깨운다.

그 여파로 뇌가 세탁기에 돌아간 것 처럼 어지럽다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치이이익--!

"끄아아아아----!!"

"크…으윽……."

서서히 의식을 되찾아가면서 끔찍한 비명 소리가 바로 옆에서 울려퍼지고, 고기 익는 냄새가 풍겨오자 그녀는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여…긴……."

"오? 일어났구만?"

의식을 되찾고 눈을 뜬 플래티나는 자신이 증오하는 인간, 치우의 목소리에 정신이 퍼뜩 들어왔다.

절그럭!

"!!"

인간 형태로 변형된 그녀는 반사적으로 움직이려다가, 자신의 팔다리를 구속하고 있는 쇠사슬로 인해 팔다리를 얼굴보다 앞으로 뻗을 수 없게 된 상태임을 알게 되었다.

오른쪽 팔목에는 시계처럼 생긴 기계 뭉치가 있었는데, 거기서 발생되는 EIEW에 의해 플래티나는 본신의 힘을 끌어낼 수 없는 상황이였다.

'큿……!'

그제서야 자신이 진우에게 패배하여 의식을 잃었다는 것을 기억하게 되었다.

처음엔 막상막하였지만, 그가 만들어낸 빈틈을 찾아서 공격하는데 성공하였다.

그의 몸에 날카로운 자신의 발톱 모양 상처를 만들어낸 순간, 처음부터 그 틈을 노린듯이 정확하게 가해지는 반격을 맞게 되었다.

용광검에 어깨부터 몸까지 크게 베이고 열기로 지져졌지만, 인간 기준으로 생사 불명의 상처를 입혔으니 시간을 사용해가며 출혈을 유도하면 끝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의 몸은 마치 시간이 거꾸로 흘러가듯이 상처가 재생되었고, 평범한 생물체보다 뛰어난 회복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저정도 수준은 아닌 플래티나는 결국 그의 공격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다가 머리쪽을 노린 주먹질에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지금 이 상황인 것이다.

'큿…빌어먹을 인간놈……. 자신의 능력을 속이다니……!'

설마 자신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이능력자라고 생각도 못했던 플래티나는 자신을 속이고 기만한 진우를 향해 살의어린 눈빛으로 노려보면서 자신의 상처를 확인하였다.

상처는 없다. 아무래도 꽤나 오랫동안 기절한듯 싶고, 그동안 회복제를 투여받아 회복이 된 듯 싶다.

"아주 딱 좋을때 일어났어. 안그래도 슬슬 감을 다시 되찾아가는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거든."

즐거워 보이는 미소를 띈 그는 '이제 곧 옛날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기다려라' 라는 말을 남기고선 왼쪽 방향으로 나아갔고, 플래티나가 고개를 돌리면서 그의 움직임을 따라가니 몇 미터 너머로 건장한 남성이 울음을 터트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 옷……. 우리가 상대해야 했던 중국군이라는 놈들의 옷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중국군 군복을 입고 있는 남자의 몸 상태는 완전 엉망진창이였다.

일단 팔다리는 성한곳이 없고, 한 쪽 눈은 뜨거운 뭔가로 지져지고 으깨진 상태였다.

"으허허헝……. 살려주세요…제발 살려주세요……."

40~50대로 보이는 건장한 체구의 남성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말투로 울먹거리며 살려달라 부탁하였지만, 진우는 살짝 비웃음이 섞인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에게 입을 열었다.

"이제 겨우 두 시간 좀 지났을 뿐인데 벌써 약한 소리야? 특수 요원들은 하루종일 고문 받아도 끄덕도 없다는데 위~~~~~~대한 중화민족의 장교님께서 너무 약한 소리 하시네~"

하지만, 중국군 장교는 눈물을 흘리며 살려달라는 말을 반복하였다.

플래티나를 쓰러뜨리고 그녀를 조교하기 전, 예전의 감각을 되찾기 위한 희생양이 필요했었던 진우는 하리셴 무캄에게 혹시 포로로 잡은 중국군이 남아있는지 물어보았다.

다행히 공개 처형용으로 직위가 높은 장교 몇 명을 사로잡는데 성공하였고, 그 중에서 한 명의 포로를 제공받게 되었다.

"아까처럼 계속 지껄이셔야지? 제네바 조약이 어쩌고 저쩌고~ 포로 대우 어쩌고 저쩌고~ 나불나불 지껄이던 그 건방진 입은 대체 어디 가셨나~?"

"으허헝…죄송합니다…죄송해요……. 제발…제발 이제 그만……."

체통 불구하고 어린애처럼 눈물을 흘리며 사정조로 애원하는 장교였지만, 이제 그에게 볼일은 모두 마친 진우는 날카로운 단검을 쥐면서 그에게 다가갔다.

그에게 다가가자마자 그의 입을 손으로 강하게 틀어막았고, 그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하려 한다는 것을 깨닫은 장교는 고개를 도리질치고 눈물을 흘리며 거친 호흡 소리와 함께 읍읍 거리기 시작하였다.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노래가 하나 있거든? 거기서 3단 고음이라는게 있는데, 그 3단 고음을 불러보면 곱게 풀어줄테니까 걱정 말라고."

그리고선 어떤 노래의 가사를 작게 흥얼거리기 시작하였다.

"~~~~~나는요~ 오빠가~~ 좋은거어얼~~~ 하나, 둘."

푸욱!

"끄으으으읍!!"

하나, 둘 부분에서 장교의 복부를 깊숙하게 찔러낸 진우는 그의 비명 소리를 무시하며 다음 가사를 읊어냈다.

"아임 인 마……."

푸츅- 푸추우우욱---!!

진우는 그의 복부에 꽂은 칼날을 천천히 8자 모양으로 휘저으면서 마지막 가사와 함께 장교의 입을 틀어막은 손을 풀어주었다.

"드리이이이~~~~~"

"아아아악-------!!"

고통어린 장교의 비명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고, 진우는 자신의 고음을 한단계 올리며 단검을 순간적으로 강하게 위로 들어올리며 장교의 내장을 찢어발겼다.

"아아아아아아아--------!!!"

"이이이이이이이~~~~~~~~"

몸이 말 그대로 찢어 발겨지는 고통에 피를 토해가며 비명을 내지르는 장교.

하지만, 진우는 그의 고통에 아랑곳하지 않고 칼날을 대각선 아래 방향으로 힘껏 내리면서 그의 상체를 잘라냈다.

"까아악…끄…꺼억……!"

"이임…어이, 잘 가다가 왜 이래?"

내장이 잘려나가는 고통에 의해 마치 숨이 막힌듯한 고통어린 신음성을 내뱉던 장교는 피를 울컥 토해내면서 고개를 떨궈버렸고, 진우는 실망이 가득한 표정으로 플래티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상하게 꼭 이 부분을 넘기지 못하더라고. 아아~ 함께 듀오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는 할까?"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 플래티나가 뭐라 말을 하지도 못했건만, 진우는 피와 내장 조각 약간이 묻어져나온 단검의 면을 자신의 손바닥에 슥슥 칠하더니 피칠이 된 손을 오무리며 자신의 코 근처에다 가져갔다.

"스으으읍--- 후하아~ 역시 생기 넘치는 피의 냄새는 최고라니깐. 마약은 해본적이 없지만 한다면 대충 이런 기분일까? 아, 이번건 좀 중2병 같았다. 그치?"

누가 묻지도, 답하지도 않았는데 혼자 횡설수설하며 낄낄거리는 모습에, 플래티나는 지금까지 인간과 오랫동안 대화해본적도, 그들이 어떤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그는 일반적인 인간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네놈은…미쳤어……!"

"어허~! 미치다니! 말이 너무 심한거 아냐? 좀 더 순화된 표현이 있잖아. 언덕위의 하얀집 전화 번호라던가 전문 정신과 의사라던가 그런걸 가르켜 주는 간접적인 방식도 있는데 꼭 미쳤다는 험악한 말을 써야겠어?"

피를 주르륵 흘리는 장교의 시체를 뒤로 한 진우는 미리 챙겨둔 깨끗한 물이 든 그릇에다가 손을 씻으며 피를 닦아냈고, 뜨거운 숯이 들어간 화로 위로 손을 올리며 말리기 시작했다.

"자기 자신이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만 하면, 평범한 사람인것처럼 자기 자신을 위장하고 연극하면 사회속으로 들어갈 수 있지. 하지만, 자기 자신을 계속해서 감추고 숨겨야만 한다는건 정말 고역이야. 시간이 지날수록 스트레스가 쌓여서 한계가 찾아온다고 해야 할까?"

그렇게 손을 대충 말린 진우는 화로 위쪽에 세워진 막대기를 잡아올리자, 거기에는 肉(고기 육) 모양의 한자로 이루어진 금속체가 약간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옛날의 나는 그 스트레스가 극한까지 쌓여있었던 참이였지. 아마 거기서 참지 못했으면 엽기 연쇄 살인마가 탄생했을거야. 음, 좀 더 익혀둬야 겠네."

달그락-

막대기를 다시 화로쪽으로 내려놓으며 자신이 가져온 여러가지 조교용 도구들을 확인하기 시작하였다.

평소처럼 사용되는 애널 비즈라던가, 바이브레이터, 진동 기구 등등, 여러가지 성인용 도구들도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그 안에는 해머가 하나 섞여 있었다.

"그런 내게 '힘' 이 생겨났지. 마음껏 죽여도! 마음껏 간살해도! 마음껏 싸재껴도! 아무도 뭐라 할 수 없는 '힘' 을!"

방금전까지만 해도 싱글벙글 웃던 진우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금방이라도 누군가를 찔러 죽여도 아무런 이상이 없을 정도의 살기어린 표정을 짓다가, 이내 다시 추욱 늘어지며 사람 좋은 미소를 띄어보였다.

"뭐, 여기까진 옛날의 이야기. 이제는 그 때의 스트레스를 다 풀어서 무분별한 살인 따윈 안한단 말씀. 지금의 나는 그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보내서, 내 노예가 된 암컷들에겐 상냥하고 부드러우며, 자상한데다 함께 장난도 쳐주는 그런 주인이 되었단 말이지."

아마 그와 처음 만난 시절의 노아가 듣는다면 피눈물을 흘릴법한 대사를 아무런 양심의 가책없이 지껄인다.

"네 놈의 과거사 따윈 내 알바 아냐! 당장 풀어! 풀라고!"

절그럭- 절그럭-!

플래티나는 팔다리를 격하게 흔들어대며 풀어달라고 소리쳤지만, 이미 일반인 수준의 힘밖에 남지 않은 그녀에겐 단단한 쇠사슬을 풀어내는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에이, 그렇게 말하면 섭하지. 내가 누구 때문에 '기본' 으로 되돌아왔는데. 최소한 명령만이라도 제대로 들었으면 내가 옛날로 되돌아갈 일도 없었다고."

"내가 인간 따위의 명령을 들을것 같으냐! 나는 누구에게도 절대 복종하지 않아!"

씨익-

진우는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겠다는 그녀의 확신어린 주장에 미소를 지어보였고, 온갖 성인용 도구들이 정리되어 놓여진 곳으로 향하더니 그 속에 섞여있던 해머의 손잡이를 잡아 올렸다.

"예~~~~~전의 어떤 암컷은 내 노예를 죽인적이 있었지. 그때 진짜 눈이 확 뒤집혀서 내장이 곤죽이 될때까지 함마질을 한 뒤에 내 물건을 쑤셔박아 주니까 입으로 피랑 내장 조각을 꿀럭 꿀럭 토해내더라고. 색다른 감각을 원할때는 척추를 부숴서 삽입도 해봤단 말씀. 아, 물론 지금은 죽지 않게끔, 내장이 뭉개지지 않게끔 힘 조절 잘 하게 되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오…오지마! 오지마아아!"

그는 '그 경지에 다다르는데 10명 좀 넘게 죽었지만' 라는 뒷말을 삼키면서 해머를 어깨에 기대며 플래티나에게 다가갔고, 그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건지 이해한 그녀는 다급한 목소리를 내질렀다.

"배에 힘 딱 줘라. 안 주면 내장 상한다."

하지만, 진우는 해머를 양 손으로 쥐면서 휘두르려는 자세를 취하며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조언을 내뱉었다.

============================ 작품 후기 ============================

배빵의 하드코어 버전이라면 이정도는 되야겠지요?

걱정 마세요. 차기작은 배빵이 조교의 메인 컨텐츠라고 말하긴 했지만 거기선 주먹으로만 합니다.

참고로 추가 설명을 하자면 자신은 강자라고 거들먹거리는 모험가들을 상대로 머더러짓을 하며, 자존심도 다 내팽개치게 만들면서 살려달라고 질질짜게 만드는 것이 주 목적인 악 성향 플레이의 던전물 소설임.

제가 내일 외가쪽 가족들이랑 모두 1박 2일 여행을 하게 됐기에 이번편은 약간 편법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분위기 잡는데 소설의 3분의 2를 소모했으니, 나머지 3분의 1 부분은 조교씬을 써야겠지만 그 3분의 1 때문에 신고 먹어서 뒤에 있는 추가 내용을 못 보면 좀 그렇잖아요?

내일 곧바로 글을 쓸 수 있는 상황이면 미친듯이 써서 연재하면 되겠지만, 아쉽게도 1박 2일 여행을 가야 하기에 머리좀 썼습니다.

그래서 용량이 좀 낮더라도 3분의 2만 써두고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다음편 분량은 좀 더 양이 많아져야겠지만요.

...그냥 탁 까놓고 말하자면 얍쌥이 입니다 ㅎㅎㅎ;

군평리로 간다고 했으니, 그쪽에서 사시는 분들중에서 딱 봐도 엄청난 대가족이 팬션 잡고 놀면 '아, 저 사람들중에 그 변태 작가가 있구나' 생각하시면 됩니다.

갑자기 "야! 사바트!" 이러는데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리는 놈이 있으면 잭팟.

PS:블로그 주소는 앱 쓰시는분들도 보실 수 있게 작품 설정란에다가 등록했습니다. 솔직히 앱은 아예 안 써봐서 어느놈이 더 편한지 알 수 없어요;;

그러니 작품 설정도 불편하시다 싶으시면 더 보기 편한 곳을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