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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중국 화남 지역의 어느 중소 도시.
도시 규모에 맞게 대대급 규모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는데, 페리샤가 중국과 미국의 사이를 돌이킬 수 없게끔 만드는 최후의 한 수가 바로 이 곳에서 벌어지려 하였다.
부대내 창고.
"으으읍! 으읍!!"
덥썩!
두 팔이 밧줄로 묶여있고, 입이 테이프로 막혀있는 미군이 고개를 마구잡이로 흔들어댔지만, 남궁 신은 그런 미군의 양 머리를 고정시키듯 붙잡고선 그의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알아듣지 못할 기이한 언어를 읊어내기 시작하였다.
"……."
신의 두 눈동자를 마주본 미군의 표정은 순간적으로 동공과 함께 힘없이 풀리다가, 이내 원래대로의 눈빛과 표정으로 되돌아왔다.
찌익-
입가의 테이프를 때어내고 밧줄을 풀어준 신은 자신의 두 눈을 마주본 병사를 향해 입을 열었다.
"너는 지금부터 나의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한다."
"예."
그렇게 제대로 세뇌 마법이 제대로 걸리게 된 것을 확인한 신은 세뇌된 병사의 밧줄을 풀어주고 평소처럼 행동하라는 명령을 내린 후, 살짝 벅찬 숨을 고르듯이 크게 호흡하였다.
"후우우……."
"확실히 대단한 능력이긴 하네. 설마 대대급 병사들과 장교들을 모두 세뇌할 수 있을 줄이야."
그 옆에서 병사들을 제압해오는데 도움을 준 하린이 대단하다는 듯이 읊조렸다.
"하아…나도 마법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는데……."
"너도 배울 수 있어. 마나만 느낄 수 있다면 말이지."
마치 '밥을 먹을땐 숟가락으로 퍼서 먹는거야' 라는 레벨과 똑같다는 듯이 말하는 신의 모습에, 하린은 입을 세모꼴로 세우며 토라진 표정을 지어보였다.
"예예~ 수능따윈 별거 아니죠~ 국영수 위주로 공부하면 끝이죠~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이랑 채소 위주의 식단이면 모든 질병에서 해방이죠~"
대놓고 비꼬아대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마나를 느끼지 못하는 자의 심통이 잔뜩 섞여있음을 느낀 신은 좀 더 마나를 쉽게 느낄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정신을 비우고 평소 사용하는 이능력의 감각을 완전히 제거해야……."
"씨이! 그게 말처럼 쉽냐곳! 이능력의 감각을 지운다는게 염동력자에겐 호흡을 멈추라는 뜻이랑 똑같다고!"
하린뿐만 아니라 경험이 풍부한 이실리아와 아키도 이능력의 감각을 지우라는 신의 힌트에 난색을 표하면서 마나를 느끼는데 실패하였다.
신이 보기에는 그녀들이 마나를 느끼는데 실패하는 이유가 평소 사용하는 이능력의 감각이 워낙 강해서인데, 그녀들에게 있어서 이능력의 감각이 없어진다는 것은 신체의 일부분이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똑같은 말이였다.
유일하게 마나를 느끼는데 성공한 인물이 페리샤인 이유도 거기에 기인했으리라.
문제는 신이 이능력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능력의 감각과 조화를 이루면서 미세한 마나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수 없다는 것이였다.
"흥, 됐어. 그냥 인연이 없는 능력이라 생각하지 뭐. 그건 그렇고 이 세뇌는 언제까지 지속되는거야?"
얻을 수 없는 능력에 연연해봤자 이득은 없다고 판단한 하린은 깨끗하게 마법에 대해 포기하면서, 신이 걸어둔 세뇌 마법의 지속 시간을 물어보았다.
"간단하게 걸었으니까 내가 연결을 끊거나 하루 정도 내버려두면 끝이야. 거기다가 마인드 컨트롤 능력과는 다른 능력이라서 일반적인 이능력 탐지기로는 알아낼 수 없고."
전 세계적으로 다른 능력자에 비해 그 숫자가 적은 마인드 컨트롤 이능력자들이지만, 그들의 능력은 사람의 생각을 조종한다는 매우 위험한 능력인지라 많은 국가에서 마인드 컨트롤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어두었다.
그 중 하나가 마인드 컨트롤에 걸리게 되면 남게 되는 이능력의 잔재를 탐지해내는 탐지기로, 마치 항공에서 금속 물질 탐지를 하는 막대기처럼 생긴 금속 탐지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마인드 컨트롤 능력에만 반응하는 탐지기다.
마인드 컨트롤에 걸리면 뇌파가 비정상적으로 변하면서 그 부분이 탐지기에 걸리면 빨간색으로, 걸렸었던 마인드 컨트롤의 잔재가 남아있다면 노란색으로 발광을 하게 되는데, 주로 비이성적인 활동을 하거나 갑자기 사람이 달라졌을때 주로 사용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신의 세뇌 마법은 탐지기에 걸리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세뇌 마법에 걸려있는 상태라면 뇌파가 비정상적이 되기 때문에 붉은색을 띄겠지만, 걸린 이후에는 이능력의 잔재가 남지 않기 때문에 탐지기에 발각되지 않는다.
즉, 세뇌 마법이 풀리기 전까지만 탐지기에 걸리지 않으면 이들에게 세뇌가 이루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보면 볼수록 진짜 사기같은 능력이라니깐……. 어쨌든 내가 해야 할 일은 모두 다 했으니 뒷일은 맡길께."
이 곳의 병사들과 장교들을 세뇌시킬 때, 음파를 차단하거나, 강풍을 불게 만들어 눈을 못 뜨게 만든다거나 시선 다른쪽으로 돌리게 만들어 시간을 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던 하린은, 이 일의 포상으로 진우의 양물을 봉사할 수 있는 영광을 얻었기에 빨리 기지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었다.
스팟-
특유의 공기 빠지는 소리와 함께 하린의 모습이 한순간에 사라졌고, 그녀 덕분에 일을 편리하게 마칠 수 있었던 신은 자신의 얼굴을 더듬기 시작하였다.
우득- 꽈득-
그리고 울려퍼지는 끔찍한 뼛소리.
마치 매우 뼈로 된, 뻑뻑한 조각들이 억지로 끼워지는듯한 듣기 싫은 소리들이 퍼지면서 신의 얼굴 형태가 바뀌기 시작하였다.
끄드드득- 깍!
"흠, 이정도면 괜찮으려나?"
미리 가져온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확인한 신은 만족스럽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의 동양적인 미남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이국적인 외모의 남자가 거울 너머로 보였지만, 신은 입을 아이우에오 모양으로 만들면서 제대로 역용술易容術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였다.
무황 독고무린은 중원 최강의 실력자가 된 이후, 아무도 자신에게 덤벼들긴 커녕, 대련조차 요청하지 않아서 매우 무료한 나날을 보내왔다.
아무리 자신의 무공을 갈고닦아도 그것을 사용할 적수가 없게 되자, 독고무린은 역용술을 하나 배워서 자신의 얼굴을 완전히 바꾼후에 일개 낭인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겪는걸 즐겨하였다.
'마치 드래곤들의 유희와도 같았지. 강자들의 생각이란 다 비슷한건가?'
칸베르크와 루오의 세계에 있던 드래곤들이 너무나 무료한 나머지 인간이나 다른 종의 삶을 즐기기 위해 폴리모프하여 자신들만의 설정을 잡고 노는것을 드래곤의 유희라고 불리웠는데, 강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적은 무료함인듯 싶다.
어쨌든 거울 너머에 있는 자신의 모습은 꽤 살이 탄 백인 병사로 보일 정도였기에, 이정도면 되겠다 싶은 신은 자신의 체격에 딱 맞는 장교용(소위) 군복을 입고 주차장으로 향하였다.
평소처럼 자신들의 일과를 수행하고 있던 병사들은 생전 처음 본 소위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낄법도 하지만, 그들은 마치 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지나쳤다.
이윽고 주차장으로 향한 신은 너무 크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작지도 않은, 적당히 강한 군용 차량을 물색하기 시작하였고, 이내 위장색이 칠해진 험비를 발견하였다.
열쇠 구멍에다가 검지 손가락을 갔다댄 신은 상대방을 밀어내는 1서클의 기본 마법인 푸쉬를 사용하였고, 푸쉬 마법의 힘을 열쇠 모양에 맞추며 빙글 돌렸다.
딸칵-
그리고 운전대에 앉은 후, 또다시 엔진 시동을 위해 열쇠 구멍에다가 푸쉬 마법을 사용한 후 빙글.
부르르르릉---!!
그렇게 엔진 시동음이 울려퍼지면서 제대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설명은 되게 간단했지만, 이렇게까지 사용하기 위해서 염동력의 컨트롤 능력이 첫째 주모님(이실리아)보다 뛰어난 노아에게 집중 훈련을 받아서 몇시간 동안 특훈을 해야만 했다.
굳이 이렇게까지 훈련을 한 이유는, 외부에서 강제로 열었다는 흔적이 남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운전대를 잡은 신은 부대 내를 한바퀴 돌면서 평범한 차량보다 무겁고 힘이 강한 험비의 감각을 익혔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대대의 정문 입구쪽으로 나아간 신은, 정문 입구를 지키고 있는 위병들과 차량이 입,출입을 기록하고 있는 위병조장을 무시하며 열려져 있는 문을 여유만만하게 지나쳐나갔다.
군대의 모든 차량뿐만 아니라, 민간 차량도 들어오는 순간 기록을 해야 하는게 당연한 수순이지만, 기이하게도 위병들과 위병조장은 기록을 하지 않고 멍하니 험비의 뒤를 바라보고 있었다.
뒤이어 각 지역에 설치한 감시용 카메라중, 험비가 나간 정문의 감시 카메라가 파지직 소리를 내면서 망가졌으나, 아무도 거기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부우우우웅---
대대는 민가가 거의 없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몇분동안 운전하여 목표로 한 중소 도시에 도착하였다.
일단, 평범하게 신호등의 신호에 따라 움직이면서 평화롭게 운전을 하고 있었다.
'흐음…목격자가 적당히 많고, 도주로가 원활한 곳…….'
신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적당히 좋은 자리를 물색하기 시작하였고, 이내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공원 부근에 멈춰섰다.
공원에는 사람이 드글드글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존재하였고, 길이 잘 정비되어 있었다.
'좋아, 그럼 시작해볼까.'
그렇게 다시 운전대를 잡고 속력을 높여가던 신은, 약 50m 정도 직진하다가 사거리가 나오는 위치에서 건너편 상점을 향해 무단횡단을 하는 한 중국인 여성을 발견하였다.
'이거다!'
암살을 특기로 삼은 마법사들이라면 반드시 배워야 할 무음 주문을 통해, 소리없이 마법을 완성시킨 신은 무단횡단을 하던 중국인 여성에게 슬로우 마법을 걸었다.
끼이이이이익---!!
그리고 뒤이어 마치 들으라는듯이 브레이크된 바퀴가 도로 표면을 긁어대는 거친 마찰소리.
콰당!
"꺄아아악!"
슬로우 마법으로 인해 움직임이 느려졌던 중국인 여성은 슬로우가 풀림과 동시에 신이 몰고 있던 군용 험비에 거칠게 부딪혔고, 그 고통으로 인해 비명을 내질렀다.
아마 여기서 평범한 중국인이 사건을 일으킨거라면, 중국인들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제 갈길을 갔을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냐 싶겠지만, 중국에서 평위라는 이름의 남자가 사람들에 치여 쓰러진 할머니를 도와줘서 병원에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었다.
여기까지라면 도덕성이 충만한 중국인 남성의 훈훈한 미담으로 끝이 났겠지만, 쓰러진 할머니는 골절과 함께 8급 장애로 판정되어 엄청난 진료비를 물게 되었다.
문제는 그 할머니가 자신을 이렇게 만든 범인을 자신을 도와준 남자, 평위를 지목하였다는 것이다.
중국 법원은 1심에서 양측 모두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여 평위에게 4만 위안(한국돈으로 700만)을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당연히 평위는 항소를 하였고, 2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합의하여 법정싸움을 종결시키게 되었다.
이 사건은 중국의 도덕을 50년 퇴보시킨 사건이 되어버렸고, 그 이후로는 누군가가 교통사고를 당하든, 아파서 쓰러지든간에 못 본 척 하게 되었다.
지금의 교통 사고도 중국인이 일으킨 사건이라면 다들 못 본 척을 하며 시선을 외면하였겠지만, 미군 군용 험비의 모습에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게 된 것이다.
"뭐야!?"
운전대에서 나온 까무잡잡한 백인은 당황해하며 쓰러진 중국인 여성을 확인하였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중국인들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
"씨발! 뭘 보고 있어! 다들 꺼져! 꺼지라고!"
여기서 중국인들의 중화사상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중국인이 중국인을 다치게 하는건 상관없지만, 백인이 중국인을 다치게 한 것은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중국인들의 눈초리가 점점 심상치 않게 변하면서 사방에서 다가오기 시작하자, 신은 당황해하며 재빨리 험비 안으로 탑승하여 운전대를 잡았다.
부우우우우웅--!!
우드득!
"꺄아아아아아!!"
그리고 그 자리에서 급격하게 커브하여 다른 차선으로 침범을 하였고, 그 와중에 쓰러진 여성의 다리를 바퀴로 짓밟아나갔다.
"~~~~~!!"
"~~~~!! ~~~~!!"
뒤로 중국인들이 험악한 말투로 뭐라뭐라 지껄여댔지만, 첫번째 임무를 마친 신은 일부러 당황한듯이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자신이 왔던 부대 방향으로 움직여나갔다.
끼이이익!
그 때, 사거리에서 빨간불임에도 불구하고 좌회전을 하는 신의 운전에 의해 깜짝 놀란 중국 운전자들이 급정차를 하게 되었고, 그 상황을 모르는 후방의 자동차들이 정치한 자동차의 뒤를 치면서 다중 추돌 사건이 일어났다.
부우우우웅--!!
위융 위융 위융 위융 위융-
신의 폭주 운전은 계속되어갔고, 뒤이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중국의 경찰차들이 신의 험비 뒤쪽을 추격해오기 시작하였다.
중국의 경찰들이 백인 군인이 뺑소니를 치고 갔다는 신고에 재빠르게 움직인것도 있었지만, 신이 직진을 해도 되는 거리를 일부러 자회전이나 우회전을 통해 시간을 질질 끈것도 있었다.
'자, 그럼 제대로 해볼까!'
경찰들이 왔으니 일부러 시간을 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신은 진지하게 미군 부대를 향해 최단 거리로 돌아가기 시작하였고, 중국 경찰들을 길게 이어붙이면서도 당황해하지 않고 능숙하게 핸들을 돌려나갔다.
'크흐으~! 이게 형님이 미국에서 하신 놀이란 말이지! 이거 진짜 버릇이 되어버릴것 같은데!'
이능력을 쓰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의 실력으로 경찰들의 추적을 벗어나야 한다는 스릴감에 방금전까진 작위적인 큰 숨소리를 냈다면, 지금은 흥분과 쾌감어린 호흡 소리를 거칠게 내뿜고 있었다.
그렇게 스릴 넘치는 추격전도 미군 부대로 돌아가는 일직선 도로를 맞이하면서 끝이 났다.
와지지직!
순간, 험비에 탑승한 신의 기준으로 5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갑자기 커다란 나무가 쓰러지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런 돌발 상황에 당황할법도 하지만 이 나무가 쓰러진 이유는, 페리샤의 지시대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아키가 닌자도를 휘둘러 나무를 베어낸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엑셀을 깊게 밟으며 빠르게 무너져내리는 나무 아래를 지나쳐갔다.
콰앙!
하지만, 뒤쫓아오던 경찰차들은 갑자기 쓰러진 거대한 나무 때문에 진로가 막히게 되었고, 그 시간 안에 재빨리 부대 안으로 돌아간 신은 정신을 집중하여 움직이고 있는 자동차째로 텔레포트 마법을 통해 미리 눈여겨본 작은 숲 쪽의 좌표로 이동하였다.
마지막으로 제한 시간이 5시간 남은 초고성능의 소형 시한 폭탄을 작동시킨 후, 뒷좌석에다가 대충 내던진 그는 그대로 차에서 내려 도망치듯이 인적이 드문 곳으로 도망쳐나갔다.
일반적으로 무생물들은 자신들의 형태가 망가지는 것을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는데, 자신의 형태가 완전히 망가져버린 폭발로 인해 신의 모습을 기억해내지 못할 것이다.
설령, 고레벨의 사이코 매트러들이 와서 정밀 조사를 해도, 저 차량이 기억하고 있는것은 사람을 치고 호흡이 거칠어진 백인 남성의 모습과 숨소리뿐 이리라.
그렇게 멀찍이 도망친 신은 자신의 신호기를 통해 대대 정문 입구를 정찰중인 소형 벌레형 감시 카메라가 찍고 있는 영상을 출력하였다.
경찰쪽에서 1~2레벨의 신체 강화자가 있었는지 나무를 옆으로 치운 중국 경찰들은 대대 입구의 위병들을 향해 외치고 있었다.
"미군은 당장 뺑소니를 친 범죄자의 신병을 인도해라!"
다행히 타국의 부대 진지에 정면으로 들어가는 바보들은 아니였는지, 입구쪽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차를 세우고 마이크로 뺑소니의 신병을 요구하고 있었다.
"큭큭큭. 그렇게 쉽게 넘겨줄것 같았으면 애초에 그쪽으로 도망 안갔지."
아직 신의 세뇌 마법이 끊겨있지 않은 위병들은 각각 입구 근처에 설치된 엄폐물에 몸을 숙이면서 총구를 겨누는 상태였고, 마찬가지로 몸을 숨기고 있던 위병 조장은 신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기 시작했다.
"오늘 이 입구를 지나친 미군 차량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냐! 수십명의 경찰들이 지금 그 안으로 들어가는걸 목격했는데!"
위병 조장의 단호한 목소리에 중국 경찰들의 대표격인 경찰이 황당하다는 듯이 반론하였다.
"어쨌든 오늘 우리쪽 차량은 이 입구를 지나지도, 돌아오지도 않았다! 더이상의 무력 시위는 적대 행위로 간주하겠다!"
"개소리 지껄이지 마!! 우리는 뺑소니 차량이 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다고!!"
중국 경찰들과 미군 위병들의 분위기는 서서히 험악해지기 시작하였고, 뒤이어 미군의 기지 내에서 경고음이 울려퍼지더니 완전 무장을 한 미군 병사들이 입구쪽으로 우르르 몰려오면서 총구를 겨누기 시작했다.
"으읏……!"
이쪽은 권총밖에 없지만, 저쪽은 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병사들.
중국 경찰들은 울분어린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압도적인 화력의 차이로 인해 더이상 강하게 나갈 수 없었다.
게다가 이 장면들을 모두 경찰차의 블랙 박스로 찍었기 때문에, 여기서 자신들이 나서지 않아도 정치가들이 알아서 해낼 것이라 판단한 경찰들은 울분을 삼키며 경찰차에 탑승하여 돌아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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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닥- 따닥- 따닥-
"흠흠흠~"
한 편, 전함 내의 PC용 컴퓨터 앞에서 무언가를 두들기고 있던 페리샤는 기분 좋은 멜로디를 콧노래를 흥겹게 부르고 있었다.
무언가 장편의 메일을 완성한 페리샤는 중국의 대형 언론사 여러 곳의 메일 주소를 적었다.
메일의 제목과 내용 일부분은 이러하였다.
-제목 : 제보, 주한미군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도주하다
-내용 : 한국에 주둔한 주한미군 차량이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부대로 돌아간 후에 그 어떤 차량도 오가지 않았다며 발뺌을……
아마, 평상시였다면 한국에 주둔한 주한미군이 뭘 하든지 자신들하고 무슨 상관이냐 싶겠지만, 이 메일이 보내지기 전에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이 제보 메일은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마우스로 보내기 버튼을 누르는 페리샤의 손가락질 하나로 인해, 두 국가의 거친 진흙탕 싸움은 더더욱 더럽고 추잡하며 거칠어질 것이 분명했다.
딸칵-
미국과 중국의 감정 싸움에 기름을 쏟아부을 거대한 기폭제 하나가 그녀의 작은 손가락질 하나로 중국의 거대한 언론사들에게 전달되었다.
============================ 작품 후기 ============================
페리샤가 없었으면 진우가 그 역할까지 도맡아야 하는데, 그러면 너무나 큰 먼치킨이 되어버리죠.
진우는 똑똑하긴 하지만 살짝 모자라고, 그 좋은 머리를 변태적인 성욕을 위해 올인해야 제 맛 아닌감요?
PS : 참고로 저번화 후기에 말한, 대체역사소설의 줄거리 일부는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부분만 쓴 것입니다. 제가 군사적 지식이 좀 많이 미흡해서 핵지뢰가 될 요량이 많다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대체역사 소설이 쓰고 싶네요 ㅎㅎ